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세상은 좁다.

잠시 익명 조회수 : 2,535
작성일 : 2006-12-05 14:23:10
세상은 참 좁더라구요.

어느날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그녀와 완전 끝내지 않고 절 만난지 1년이 넘었더라구요 참나..
그녀는 가장이였는데 아픈 어머니랑 함께 살고 있었어요.
와병 중인 그녀 어머니를 뒤로 한 채 그들은 다른 방에서 사랑한다 말하며 그 짓거리를 했다네요.
(그녀가 그를 잡으려 수치심을 뒤로 한 채 제게 한 말이였어요.오죽했으면 그런 말까지 했을까요..)
둘 다 나이가 있기에 그녀는 당연히 결혼을 생각했는데 그 놈은 섹파로 밖에 생각치 않았던 거 같아요.
물론 제게는 저밖에 없다고 위해주고 순진한 척 다 하고..
어쨌든 양다리였던 거죠.
제일 화가 났던 게 그 놈의 그 따위 행각보다 똑똑한 척 다 하면서 정작 바보처럼 우습게
당했던 제 자신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었답니다.
그녀에게 전화가 오고 확인 차 묻는 말에 자꾸 거짓말을 하는 그 놈 땜에 셋이서 만났어요.
나도 나지만 그녀도 참 슬퍼보였네요.
얼마 후, 그 놈의 결혼 소식을 들었어요.그녀도 나도 아닌 다른 여자와..

그 놈에게 고마운 점도 있어요.덕분에 내 자신에게 투자를 더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해서
정말 몇 년간, 내 인생에서 제일 바쁘게 살았던 순간이거든요.
저도 이제 결혼을 해서 아기도 있고 남편과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남편에게도 이런 얘기 한 적 있는데 별로 대수롭게 생각 안 하더라구요.
사실 교제는 했지만 깊은 관계도 아니였고 그냥 제 자신에 실망을 너무 많이 해서 혼자 생쇼예요.
임신 내내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 놈에 대한 분노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고 몇 년 지난 지금도
가끔 피가 거꾸로 솟아오릅니다.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제 성격 탓에 더 그런 거 같아요.

산부인과에서 그녀를 만났어요.그녀도 다른 남자 만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듯 했어요.
그녀는 절 보고 흠칫 놀라더군요.
얼마전에는 아기와 함께 문화센터에 등록했어요.
할머니와 함께 온 아기가 있더군요.그 할머니에게 이름과 개월 수를 듣는 순간
그냥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어요.
그놈과 저는 **모임에서 만났기에 자세히는 몰라도 간간이 소식을 어쩔 수 없이 듣게 되거든요.
집에 와서 얼마나 심장이 떨리던지..

몇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치를 떨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우습기도 하고, 그 당시에는 내 인생에서
제일 치욕스런 순간이라 생각했기에 아직도 떨떠름 한가봅니다.
그녀는 저보다 더 치를 떨었겠지만..

세상은 참 좁네요.
같은 지역에 살면서 한번도 마주친 적은 없었는데 만나면 귀싸대기를 세게 때려주는
상상도 가끔 했답니다.제 친구는 그 놈 몇 번 봤다네요.
다음 수업시간에 그 애 보면 할머니 안 보는 사이에 확 꼬집어 줄까도 생각했었고,
그 할머니한테 아는 척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잘난 사위 두셔서 좋으시겠다고..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한 사람은 언젠가 피눈물 흘린다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겉으로 행복해 보이는(본 적은 없지만) 그 놈에게 살짝 질투도 나요.
물론 저도 남부럽지 않게 행복합니다.긍정적인 성격인데 유독 그 부분에서는 부정적이 되네요.
언젠가 피눈물 흘리는 거 진리겠죠? 아닌가?

IP : 211.220.xxx.24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2.5 2:31 PM (59.187.xxx.10)

    에이 그냥 그넘 그대로 살게 놔두세요.
    그넘 눈에 피눈물나는 일이라는게 그 가족이 다칠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님 이제 행복하시면 된거예요.
    저도 처음 만난 넘에게 그런 비슷한 농간을 당해서 참 아팠던 기억이 있는데
    그냥 그대로 묻어두고 있어요,

  • 2. ...헉..
    '06.12.5 2:38 PM (59.15.xxx.155)

    그런 일이 저만 있은 일인줄 알았는데..헉입니다..
    저도 어느날 전화를 받았어요. 서른을 앞둔 나이라 이리저리 엮어주려는거 싫어서 말도 잘 안 섞던 일터에서 정식으로 교재 하고 싶다는 고백(?)을 받고 한달쯤 만났을때 왠 전화가 왔어요. 왜 자기 남자한테 비비적 대냐고..황당해서 전화 끊고 그 남자한테 전화했더니 달려왔더라구요. 몇달전에 헤어진 여자친구인데 스토커처럼 그런다고..그래서 그런가부다..반신반의 하면서 만나는것도 뜸하게 그랬었는데 다시 그 여자한테 전화가 왔어요. 전화를 받지 않았더니 문자가 휘리리릭 뜨는데 2년쯤 교재한 사이고 최근엔 동거중이었다고..확인이고 뭐고 하기도 전에 기분 더러워서 인연 확 끊어버렸는데 일때문에 계속 만나야는 사이라 찝찝해 하다가 그여자할 통화를 다시 하게 됐어요. 웃기지도 않게 제가 실연을 당해서 자기가 위로 해주다가 제가 자기한테 맘이 확 넘어가서 어쩔수 없이 만나준거라고 이야기 했다네요. 아주 소설을 썼더만..
    그리고 전 충격 먹어서 2년남짓 연애도 못하고 지내다가 남편 만나서 잘 살고 있는데 결혼 소식이 들려오더라구요. 다른 여자랑 결혼한다고..ㅎㅎ 그러더니 한참뒤에 그 놈(?)한테 연락이 왔어요. 결혼한 기혼자들이니 얘기가 통할거라고 만나자고를 하지 않나..와이프 아기 가졌는데 크면 과외를 해달래지 않나^^
    제가 그랬어요.
    사람이 자기가 잘못한거 다 기억하고 살면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못살거라고.
    시간 지나면 잊혀지니까 살아지는거 아니겠내고..
    알아듣긴 했는지 그 다음부터는 연락 없었어요.
    저는 그 일 있고 참 생각이 많았어요. 자기가 무슨 잘못 하는지도 모르고 그런 일 벌이는 사람도 많구나 싶고..남 잘못한건 두고두고 기억해도 내가 잘못한건 저렇게 합리화 시키면서 사는구나 싶고..
    그만 괴로워 하세요..하면 뭐합니까?
    어기에 쓰는 에너지도 아까워요^^쩝쩝..

  • 3. ..
    '06.12.5 3:18 PM (211.229.xxx.22)

    그냥 지난일은 다 잊는게 좋아요...예전에 내가 똥밟은적이 있구나..하심...

  • 4. ..
    '06.12.5 3:26 PM (211.227.xxx.107)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그냥 다 잊으세요.
    저도 그런 남자를 만난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무덤덤 해집니다.

  • 5. 한번씩
    '06.12.5 3:58 PM (58.226.xxx.75)

    이런 글 보면 어지럽습니다..
    화나서...
    저도 그런 놈때문에 좀 고생했거든요..
    고생하며,,이를 뽀드득 갈며 수도하는 한 3년여동안 다행히 울 남편 만나서
    지금은 잘 살고 있지만,,
    사람 갖고 노는 그런 파렴치한 놈들은 모두 망해야해요..
    끝까지..바닥을 뚫고 저기 지구의 핵까지 갈만큼 망해야지요..
    뒤늦은 반성따윈 가당챦죠..
    전 원글에서 '그녀'에 속하는 편이군요..
    3년사귄 끝트마리에서 그놈이 바람을..

  • 6. 잊으세요.
    '06.12.5 4:06 PM (211.58.xxx.168)

    그 넘은 다 잊고 맘편히 살고 있을텐데 피해자들만 괴로워하는 건 너무 억울하지 않아요?
    날 위해 잊는게 제일 나을 것 같아요.

  • 7. ^^
    '06.12.5 4:14 PM (210.104.xxx.5)

    여기에 답글 남기신 분은 다행히 그 불행!!!을 피해가신 분들이군요.
    그런 사람과 인연을 맺어 그 불행을 겪고 사는 사람, 분명히 있을 겁니다.
    피해가서 다행이다.. 여기시면 좋을 것 같군요.
    그런 사람들.. 절대로 그 버릇 못고칩니다. 그 가정, 겉으로는 평안해도 아마 속은 썩어들어가고 있을 거에요.

  • 8. 바보
    '06.12.5 4:35 PM (125.186.xxx.17)

    여기 그런 놈과 결혼하여 사는 여자가 있습니다
    바로 저예요
    말을 너무 잘하고 순진해보여서 그게 전부인줄 알았는데
    제가 보고 들은건 모두 거짓이었어요
    그래도 자식땜에 이렇게 살아갑니다

  • 9. 그나마 결혼 전..
    '06.12.5 5:55 PM (61.78.xxx.163)

    그나마 결혼 전 바람이라 작은 용서라도.. ㅠ.ㅠ 제 올케는 결혼 4년차인데 바람난지 6개월 만에
    이혼 도장 찍더라구요 이혼사유가 남편에게 거짓이 많아 믿음이 없어서라고.. 내가 보기엔
    올케가 거짓이 더 많던데... 입만 열면 거.짓.말. 결혼 전 가족사부터 (엄마 직업, 언니의 이혼과 재혼)
    글구 혼수.... 4년 내낸 거짓말로 일관하던 올케... 이혼도장 찍구나니 속이 다 시원합나다.
    남자의 바람기도 무섭지만 이런 여자들도 무섭죠... 앙~~~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3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2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8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4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6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8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21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20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6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7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7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11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8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20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52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21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6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5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4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8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7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9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9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2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10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