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오면 적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늘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던 건데
요즘따라 경쟁자란 걸 느끼게 되어 할퀴고 덤벼들게 됩니다
왜 그동안 적을 몰라보고 살아왔는지...
아니 적이란걸 인정하지 않고
아무런 일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을 했다고 해야 맞을겁니다
내가 눈을 돌리는 사이 적이 내게 남겨준 상처는 어느새 불치병처럼
내 몸에 흡착되어 떠날줄을 모르고 오늘도 같이 호흡을 합니다
나는 늘 나 혼자와의 대화로만 모든걸 풀려고만 했습니다
상대가 없었던거지요
늘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이제와서 보니 더 이상 엉킬 부분이 남아있지 않은 모습으로 내 눈에 다가옵니다
왜 해결이 된다고 착각을 하면서 지내왔을까요?
왜 모든것이 내 눈앞에선 해결이 된 것처럼 보였을까요?
눈을 뜬 순간부터 나와의 싸움을 하며 매일매일 다리를 건넜습니다
이제까지는 내가 건너던 다리가 나에겐 가장 안전한 다리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옆도 쳐다보지않고 그냥 앞만 보며 걸어왔고
그렇게 걸어야만 된다고 내 자신에게 주문을 외웠습니다....
얼마전에 내가 걷던 다리로 들어서기가 싫어서
다리옆의 풀밭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물이 오른 부드러운 풀들은 맨발인 나의 발을 편안하게 맞이해주고
향기로운 여러 빛깔의 꽃들은 내 얼굴에 웃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나의 웃음소리는 하늘을 가득 메웠고
나의 몸은 날아오르는 새가 되어 하늘을 날고
초봄의 개구리가 되어 폴짝 폴짝 뛰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한참을 가다보니
어느새 그 날 건너야 할 다리의 저 쪽에 도착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나온 풀밭과 다리를 바라다보며 한참동안 통곡을 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왜 외면하고 살았을까'
'왜 내가 걷고 있는 다리를 통해서만
나의 하루가 지나갈수 있다고 믿었을까'
이젠 내가 지나가야 하는 다리가 버겁게 느껴집니다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보입니다
바람에 다리가 일렁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그 동안 건너던 다리는 튼튼한 콘크리트가 아닌
아주 높은 산꼭대기의 골짜기에서만 볼수 있었던
바람만 불면 흔들거리는 그런 구름다리였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뜰때마다 다리앞에서 서성입니다
내가 꼭 건너야 하는 다리인지 매번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도 내가 건너야 할 다리 아래엔
차가운 계곡물이 바위에 부딪치며 저 아래로 저 아래로 흘러만 가고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내가 서 있는 이자리가 나를 옭죄어옵니다
내가 만든 이 자리...
이젠 나도 향기로운 꽃에 묻혀 맨발로 풀밭을 뛰어다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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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
답답해요 조회수 : 622
작성일 : 2006-12-04 08:40:08
IP : 125.186.xxx.1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6.12.4 11:03 AM (210.104.xxx.5)구체적인 말씀이 없으셔서 답글들도 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생활이 갑자기 가슴에 내려앉은 바위마냥 무겁고 힘들게 느껴지시나 봅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다.. 이게 해결책이다..라는 말씀은 드릴 수도 없구요, 그저 잘 생각해보시면 어떨까 하는 맘이 드네요.
자신의 현재 위치.. 모두 자기 스스로가 쌓아온 것이지요.
후회스럽고 괴로워도 누구 탓 못하는 일일 경우가 많구요.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지지 않는 굴레와도 같은 힘겨움을 저 역시 많이 느낀답니다.
자기를 위해 가장 좋은 길이 어떤 길일지 생각해 보실 시간인 것 같네요.
그 길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길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더이상 숨 쉴 수 없을만큼 답답하고 괴롭다면 다른 길을 가는 게 더 좋겠지요.
도움되는 말씀, 한 마디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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