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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등뒤에 숨은 남편

해결사마눌 조회수 : 1,588
작성일 : 2006-12-04 08:15:39
제 남편 이야기입니다.
아마 제 남편은 마누라가 해결사인 모양이예요.
늘 뭔가 일이 있으면 제 등뒤에 숨어 버리네요.

집을 팔거나 살 때,
시댁에서 힘든 요구를 할 때,
다른 사람과 뭔가 네고를 해야 할 때도,
하다못해 이사를 할 때도,
여행을 갈 때도,
문제해결을 누군가를 만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
'언제 어디서나 문제가 생기면 숨는다'가 제 남편의 모토입니다.

저 남편에게 미뤄버리고 모른 척도 해봤는데요...
그럼 결과가 이렇게 됩니다.
....무조건 상대방 의견 수용!!!
오죽하면 이해가 걸린 상대방에게 '좋은 분이시네요'소리를 듣겠어요...

착한 사람이예요.
다른 사람 의견 잘 들어주고,
나름 배려 많고,
근데 그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그사람의 이런 점이 저를 참 힘들게 합니다.

저같이 착하기만한, 등뒤에 숨어버리는 남편때문에 힘드신 분 계시지요?
어제 쿨쿨자는 남편옆에서 밤새 속상해 하다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IP : 203.243.xxx.11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2.4 9:03 AM (218.51.xxx.156)

    하하...어쩜 구구절절 우리집 남자 이야기네요..
    저희집 남자들 내력이라죠..근데 딸래미까지 아빠 닮았네요..속터져...ㅎㅎ
    그래도 착하잖아요..낙천적이구...제가 못가진 걸 가진것 같아서 가끔은 부럽기까지 한걸요.
    우리집 두 사람은 저만 해피하면 아무 걱정이 없다니까요.
    사람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구 우리가 더 씩씩해지고 독해지면 되지요 뭐..웬지 비장해 지네요^^
    이런 남자 옆에서 살다보니 자꾸 목소리만 커지는 아짐이...^^

  • 2. 나도 똑같아
    '06.12.4 9:07 AM (222.106.xxx.19)

    일단 눈물 좀 훔치고....ㅠㅠ
    처음에는 남편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남성상의 이미지가 아니어서 적응하는 데 무척 힘들었지요.
    이제 결혼 15년차. 남편에게 의지하지 말고 이 세상의 중심으로 나를
    세우고자 불끈 주먹을 쥐어보는... 씩씩한 아줌마가 되렵니다. 꼬랑지 좀 내리고... 사는 게 힘들다. 남편아...

  • 3. 그런남편과님..
    '06.12.4 10:09 AM (218.236.xxx.180)

    부럽네요
    아마 원글님 남편분도 그런 맘으로 사실겁니다.ㅎㅎ
    부부중 누군가 한명은 좀더 나서는 타입이고 다른쪽은 뒤에 있는형인거 같아요.
    담당분야가 있어서 서로 골고루 역할분담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데 남편이 나서는형이라면 대부분 그런경우 아내는 남편을 받아주고 참아주고하며살꺼에요.

    주위에 너무 남편에게 모든경제권,집문제,심지어 은행에 어떤통장이있는지,맡기고 사는 아내들이
    있는데요, 남편이 다알아서 해요.. 좋아하시지요. 글쎄요...
    만약 큰사고등이 생기면 과연 나혼자서도 이세상 살수있나? 한번쯤은 생각해보는게 좋을꺼같아요.

    원글님, 속터지시겠지만 남편과 진지하게 이런점이 힘들어..하고 얘기해보세요.
    착하신분이니까 나아지시려 노력하겠지요.

    저도 연애때 그런점이 답답했는데 남편도 사람인데 어찌 모든걸 갖추겠나 이해하고
    그나마 날 타박치않고 오히려 응원해주어 고맙다 생각하고사니 이젠 나랑 맞춤형같습니다.

  • 4. 완전 동감~
    '06.12.4 11:09 AM (124.62.xxx.22)

    딱 내남편 이야기예요...
    남편이 그러니 여자인 제가 억세지고, 강해질 수 밖에 없네요//
    저도 때론 약한 여자이고 싶고, 남편의 든든한 기둥뒤에 기대고 싶기도 하는뎅.....--;;
    이젠 이게 내 팔자인가 싶어요....

  • 5.
    '06.12.4 2:42 PM (222.108.xxx.126)

    울남편도 그래요.
    누가 보험가입 권해도 집전화 가르쳐주고 집사람과 통화해라.
    카드사에서 어쩌고 전화와도 집으로 전화오구...
    그래도 이게 나아요.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설치면서 손해만 보고 오면 더 열받아요.
    남편한테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직장만 열심히 다니라고 했어요.
    친척중에 남편한테 누명씌운 사람있어요. 돈 빌려줬다고... 온 친척들한테 그랬나봐요. 저만 모르고 있었어요. 아마 그쪽에서 남편한테 따졌으면 남편은 그냥 뒤집어 써줬을텐데 저랑 저희 시댁에 따지는 바람에 다 알려졌죠. 오히려 잘 됬쟎아요.
    제가 나서서 해결했어요. 물론 큰소리 안내고 교양있게 강하게 해결했죠.
    이제 친척들도 제가 강한 사람인거 알아서 안건드려요.
    집에 한사람이라도 이렇게 해결사 해야죠. 둘다 착해서 어쩌겠어요?
    전 그냥 제가 나쁜년 소리 듣는게 나을거 같아요.
    저지르는 남편보다 뒤로 숨는 남편이 나아요

  • 6. 해결사마눌
    '06.12.4 6:29 PM (203.243.xxx.112)

    원글입니다.

    저지르는 남편보다 낫다...
    이 말 엄청 위안됩니다.

    저 쿵쿵거리는 소리 하루종일 내는 윗집문제 잘 해결해 보겠습니다!!!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7. 쌍둥
    '06.12.4 6:51 PM (220.75.xxx.143)

    남편 여기있슴다. 어쩜 어쩜 딱 우리남편입니다. 전 그런일 생길때마다 차마 겉으로는 말못하고 속으로 별별 욕 다합니다. 사람좋은거랑 자기할일 지대로 못하는 거랑은 하늘과 땅 차입니다. 에고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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