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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먹히는 세상. 눈뜨고 코 베일 세상.

조회수 : 973
작성일 : 2006-11-29 21:42:23
울 부모님이 평생을 고생하셔서 몇 평 안되는 상가하나를 사셨다.
(건물이 아님.)
부동산에서는 월세를 30원은 받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우리 가족은 저만하면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상가 문외한)

최초의 세입자가 30원을 낸지 3개월만에 장사가 안된다며
그 반도 못 내겠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은 엄청 비싸게 주고 사신 것을 생각하며 분통했지만
월세도 고의적으로 안내는 세입자에 밀려 15원으로 합의를 봤다.

세입자는 힘들어 힘들어 힘들어를 매월 반복하다
다음 세입자에게 넘겨 버렸다.
다음 세입자는 처음으로 그 업종을 시작하는 분으로
몸이 불편하신 매우 순진하신 분이었다.(어떻게 보면 우리 가족만큼 문외한인)

엄청난 권리금을 주고 들어와
고전을 면치 못한다고 듣고 있다.

계약하실때
열심히 할겁니다. 하셨던 그 분의 모습을 잊지 못하겠다.

부모님께
월세 좀 깍아서 지금 세입자 좀 도와드리자 했더니
화를 내신다.

부모님도 평생 고생해서 사신 상가인데
비싸게 사서, 제 값의 월세도 받지 못하고.

지금의 세입자도
부푼 꿈을 안고 비싼 권리금까지 주고 들어와
고생만하고.

결국
우리 부모님께 비싸게 상가를 넘긴 원주인과
월세 깍고 권리금 엄청 먹고 나간 원 세입자만 이득 본것이 아닌가.

교통비라도 아끼려고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를 한시간이나 타고 다니시는 늙으신 부모님이나
불편한 몸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돈 안되는 장사를 하는 지금의 세입자분이나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다.

순진하고 어리숙하면 당하는 세상.
내코가 석자라 남의 고생을 간과할 수 밖에 없는 세상.

속상하다.




IP : 124.49.xxx.2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같이
    '06.11.29 11:29 PM (211.169.xxx.138)

    속 상하네요.
    다들 힘들지요.
    어쩐대요.

  • 2. 정말
    '06.11.29 11:29 PM (121.143.xxx.171)

    남을 밞아야 내가 일어서는 세상
    서민들은 그렇게 밖에 살수가 없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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