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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힘들어...

아내 조회수 : 1,549
작성일 : 2006-11-29 11:39:53
세상사는 일이 어찌 그리 만만할까...

인생 선배이신 분들이 보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할까.

그런데도 힘이드네.

마음이 쓸쓸해서 힘들어.

요새 나 우울증이 심해지려나봐.

결혼 전에도 감성이 좀 많은편이라 4계절 바뀔때마다

마음이 참 허하고 슬퍼지는 그런 일들이 많았는데

결혼해서는 이게 우울증으로 바뀐 거 같아.

둘다 없는 집에서 자라 아무것도 준비 못하고 시작했어도

그런거 살다보면 다 채워지고 또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것이겠거니  마음속으론 늘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

그저 한번씩 마음에 담고 사는 것이 꽉 막혀 한숨으로 나오다가

푸념으로 글 한번 남겨도 부담 없는 싸이트에 넋두리도 하면서 살아.

근데 나는 .

결혼 하고 부터  왜그렇게 힘빠지는 일들이 많이 생기는지.

마음은 갈수록 허해지고 우울증도 생겨서

결혼전보다 결혼 후  좋은 것이 뭐가 있었는지 생각해도

생각이 안날 지경이야.

슬픔도 기쁨도 혼자 보다는 둘이 나눠야 한다고 하는데

내가 힘들다고 얘기해도,  내가 아프다고 얘기해도

그냥 건성건성 지나쳐 버리는 당신의 무관심이.

갈수록 힘들어지네.

한번만이라도 내가 아플때  아침에 먼저 아침밥 한 번 차려주면 안됄까?

맞벌이 하면서 얼마 안돼는 돈이라도 모으려고 나도 열심히 살잖아.

올 해 산 옷이 블라우스 딱 하나.  인터넷으로 이만 얼마짜리 고르고 골라 겨우 산 게

올 해 산 옷의 전부고.

그래도 당신에게는 비싼 거 못사줘도 보기좋게 입히려고 디자인 색상 재질 고려해서

열심히 찾아서 다 구색맞춰 사고  

걷는 습관이 잘못돼서 신발 오래 못신는 당신  ..  내가 당신 신발만 몇개를 샀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좋은 걸로 사주겠다고 상품권 모아둔거 가지고 가서 이리고르고

저리 골라 사기도 했잖아.  

결국 일주일도 안돼 앞부분이 쪼금 깎였더라.

나도 열심히 살잖아.  아침 안굶기고 잘 챙기고 일은 일대로 하고

퇴근하고 집안일  모두...

한번쯤은 나 아플때 다 되어 있는 밥  한번이라도 먼저 좀 차려주라.

아니...  그게 힘들면

나 아플때 아무말 없이 아픈 곳 지긋히 만져 주기라도 해주라...

너무 힘들어서 눌러 달라고 할때 아픈사람 한테 안좋은 소리, 짜증내는 일 좀 하지 말아주라.

우리 없이 살고 힘들게 모으면서 사는 거 견딜 수 있고

집안일에 뭐에 안도와 준다고 푸념해도 내가 다 할 수 있고

남들이 보기에도 안좋은 버릇 내가 보기에도 제발 고쳤으면 하는 버릇

시간 기다려 좋아지길 기다릴 수도 있고

그 모든 일들 다 견디거나 익숙해 질 수 있는데

사람 아플때   아프거나 말거나,  한번 만져주고 안마해주는 일이 엄청 힘든 일인양

아픈 사람  짜증나는 투로 대하지 말아주라.

나 적어도 당신 아플때.

그 전까지 싸웠어도 당신이 아프면 마음이 먼저 당신 이마를 짚어주고

괜찮다곤 해도 내가 안쓰러워 물수건 해가면서 여기저기 뭉친 근육도 풀어주고

난  그게 자연스럽게 되던데.

그렇게 까진 바라지 않아.

제발 아플때  그냥 아무말 없이 만져 주기라도 해주라..


제발.




가슴이 답답해서 토해냈습니다.
이해해 주세요..ㅠ.ㅠ
IP : 211.221.xxx.24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메일로
    '06.11.29 11:51 AM (221.159.xxx.5)

    보내보세요.
    말보다 훨씬 효과가 있을 때 있어요...

    힘 내시구요.

  • 2. 마음이
    '06.11.29 12:04 PM (220.75.xxx.143)

    아프네요. 얼마나 힘드시면 그럴까 싶어서.

  • 3. 있을때
    '06.11.29 12:04 PM (59.7.xxx.239)

    잘해~~~
    이말이 딱 생각나는군요
    사람 아플때 서운케하면 그거 참 오래가죠..
    그래서 우린 더욱 건강해야합니다
    그들보다 더 건강하게 재미나게 살아야 합니다
    한번쯤은 이런 원글님의 마음을 상대에게 털어놓으시는것도 좋지않을까 하는생각이드네요
    남자들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하더군요..

  • 4. 원글녀
    '06.11.29 12:14 PM (211.221.xxx.247)

    남편도 남편 나름대로 직장에서 힘들거란 생각을 합니다.
    저도 남자들 많은 회사에서 오래 일해봐서 서로 사회 일이란게 힘들다는 거 알지요.
    저 또한 지금 일을 하고 있구요.
    하지만 이런거 저런거 다 제껴두고.
    제발 아플때 마음이라도 좀 간절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엔 편지 자주 썼는데 이젠 그것도 지치네요.
    메일은 잘 안보는 편이라서 메일관리 잘 안하거든요.
    아플때도 맘 놓고 아프지 못한다는게 그게 서럽더군요.

  • 5. ...
    '06.11.29 1:57 PM (61.72.xxx.253)

    기대를 접고 사는게 젤 편하고 저절로 오더군요...
    내 한몸 내가 챙기는 수밖에 ..자식도 부모도 남편도 내가아프면 서운할 수 밖에 없죠,,,,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남자들 단순 무식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 6. 그래도...
    '06.11.29 2:45 PM (59.5.xxx.100)

    여보란 말이 나오나봐요.......
    읽다보니 그냥 우울해지네요....저도 직장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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