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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스트레스..

.. 조회수 : 1,538
작성일 : 2006-11-22 09:09:45
친정이랑 아주 가까운곳에 집을 마련했어요.
엄마는 이도저도 다 처음인 제게 하나라도 더 해주시고 싶으셔서 이것 저것 잘 채워주십니다.
정말 고마운 일인데.. 배부르고 등따셔서 철이 안들어서 그런가.
그것도 은근 스트레스에요.

못된 딸인 제 얘기라 어디에도 얘기 못하겠어서 그냥 이런데나 익명으로 적을려구요.


저는 다리미대, 양념통 하나도 예쁜거 살려고..
왜냐면 그런게 한번 사면 잘 안바꾸게 되는거니까..
기왕 살때 처음에 잘 살려고 정말 힘들게 돌아다니거든요.
5일 걸려서 인테리어 웹사이트 한 열두개 돌아서 겨우 예쁘다 싶은 몇만원짜리 양념통 골라놔서 배송요청해놨더니 어느날 엄마가 이마트 이베이직 양념통을 사셔서 그 안에 양념도 다 채워주시고 견출지도 이름도 다 붙여주시고 씽크에 넣고 가셨어요.
그래서 제가 산 이쁜 양념통은 집에도 못가져가고 회사에 그냥 있네요.

며칠전엔 티슈 사러 갔다가 아무래도 넓직한 티슈는 별로 이쁘지도 않고 그래서
정사각형티슈로 사겠다고 결정하고 티슈케이스 이쁜거 살때까지 안산다 그러고 있었고..
신혼여행 가서 예쁜 원목 사각 티슈케이스를 힘들게 이고 집에 왔더니만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니 자리매김한 직사각형 티슈 24개.. 그것도 제가 이건 대체 누가 사냐? 티슈 때문에 인테리어 다 깨지네. 하고 두고 왔던 그거...

아 또 몇주전에 클리넥스의 꽃무늬 2개씩 박힌 3겹짜리 두루마리 휴지 24개 사서 신발장에 넣어두었더니
엄마가 그게 거기 있었는지 몰랐는지 다용도실에 자리잡힌 역시 제일 싼 그냥 보통 2겹 휴지

어제는 남편이랑 이마트 가서 장보다가 다리미대 봤더니 최근에 cj몰에서 본 한샘 다리미대보다 예쁘지도 않은 것들이 훨씬 비싸서, 집에 가서 한샘 스탠드 다리미대 주문해야겠다~ 하면서 룰루랄라 왔더니만.. 그리고 전 꼭 스탠드 다리미대 쓰고 싶었는데.. 그리고 다림질은 남편이랑 나눠할꺼라 더더욱.. 옷벗으려 드레스룸에 들어가니 떡하니 자리매김한 앉은뱅이 정말 안예쁜 다리미대...

원래 마아가린 안먹고 버터 먹어서 그리고 버터 미리사면 변질될까봐 나중에 사자 그러고 있었는데.
어느새 집에 들여져 있는 마아가린. 저거 다 밥 비벼먹을때 쓸까요..

흑.. 이런거 투덜거린다는게 못된 딸이지만.. 좀 스트레스에요....
다리미대 하나라도 하나 있으면 안 바꾸게 될거잖아요...
전 제가 쓰는건 맘에 드는거 쓰는게 좋아서 뭐 돈 들여서 바꾸는게 돈 아깝진 않지만
자주 저희 집 드나드는 엄마가 그런게 바꿔져 있으면 속상해 하실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 비싼 양념통도 회사에 있는거거든요.

휴지 같은건 바꾼다면 표도 안나겠지만..
영수증도 없으니 바꿀수도 없구요...

아아 이것도 정말 은근 스트레스에요...
모든지 제가 맘에 드는 가구로 혼수하고 싶어서 무조건 다 제가 샀더니
살림이라도 엄마표로 챙겨주시고 싶은 엄마 마음 알겠는데..
아아아아..

정말 어제 다리미대 보고 너무 놀라서
남편에게 '나 기필코 엄마보다 한발 더 빨라야겠어!!'하고 다짐하는 퍼포먼스까지 벌였는데.
이거참 제가 주문하는건 다 인터넷이고 엄마는 마트 가서 사오시니 한 세발은 빨라야 하나.. 원..

IP : 210.108.xxx.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과 같은
    '06.11.22 9:19 AM (61.98.xxx.160)

    딸을 둔 아짐입니다.
    엄마 맘 상하지 않을만한 방법을 연구하셔서 꼭 사실대로 말씀드리세요.
    더 쌓이기 전에요.

    저는 미리 딸에게 물어보는 스타일이지만 무슨 실수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에효, 우리 딸에게도 정말 조심해야 되겠군요.

  • 2. 그러게요
    '06.11.22 9:30 AM (211.33.xxx.43)

    글 보니 친정어머님이 원글님 부부 안계실때 혼자 오셔서 이거저거 신경써주시고 가시나봐요.
    신혼이라 걱정되어서 물론 챙겨주시는거라지만 반대로 시어머님이 그런다 생각하시면 기분 안좋으실텐데..

    저는 친정엄마가 집까지 오셔서 반찬 다 해주시고 청소까지 해주고 이런다는 얘기 들으면 좀 안좋게 생각되어서 한번은 엄마한테..이렇게 얘기했어요.
    결혼했음 자기 살림 알아서 해야지 집까지 와서 이거저거 해주고 그러는거 싫다고 안좋아보인다고 했더니만 엄마들 다 그렇게 해주고 싶어한다 하시더라구요,
    저보고 니가 유별나서 엄마가 그냥 신경안쓰는거라고 .. 엄마들 맘 다 같은건가봐요..
    지금이라도 잘 말씀드려서 좋게 해결하세요.

  • 3. 울엄니..
    '06.11.22 9:54 AM (222.117.xxx.191)

    우리집에 놀러오고싶으신 맘으로..(집들이때 한번 오셨음)
    " 요즘 젊은새댁은 친정엄마오는것두 불편해한다지..?"
    " 엄마.... 무관심이 가장 큰 사랑이래요...."

  • 4. ..
    '06.11.22 10:02 AM (210.108.xxx.6)

    휴.. 저도 왠만하면 안오셨으면 하는 맘이 있는데.. 안오시기엔 너무 가깝게 사세요. 바로 옆동이니까.
    그리고 저희 시어머님은 엄마한테 만날때마다 부탁. 애들 좀 잘 챙겨달라고;;;;
    물론 시어머님이 오시는것보다야 천배 좋지만.. 엄마도 시어머님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시는 것 같아요. 시어머님이 애들 잘 부탁한다고 자꾸 그러시니까요.
    그리고 제 남편은.. 장모님이 우렁각시같다고 그냥 마냥 좋대요;;;;
    아아 저는 하루 빨리 제 살림으로 만든 후에 파출부를 부르던가 해야지.. 지금은 이것저것 자리 잡힌게 제 스타일이 아니라 엄마 스타일이라 제 스타일로 만든 후에 파출부를 불러야 될것 같아서요. 엄마가 두집 살림하시는 것 같아 죄송스러워요. 엄마 집 살림도 큰데요. 근데 오지 말라고 하면 되게 서운해할것 같아서.. 아 괴로워요.. ㅠ.ㅜ

  • 5. 그러게요
    '06.11.22 10:03 AM (59.26.xxx.101)

    난 신혼여행갔다가 돌아와보니.
    시어머니가 이것저것 사다 놓으셨던데....
    (별루 안좋아하는 플라스틱 하얀 얇은 도마, 아주 싼 가벼운칼, 목욕탕에서 사용하라고 빨간 바가지. 분홍색 설겆이 통등..)
    처음엔 좀 화도 나고 신혼살림인데. 싶었는데....
    어느새 다 꺼내서 잘 사용하고 있네요.

    전 그래도 그런 친정엄마 계셨으면 좋겟어요....
    새살림 채워넣으시는 재미..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하셧겠어요..

  • 6. ㅋㅋ
    '06.11.22 10:09 AM (222.234.xxx.228)

    이런 경험 없는 사람 아무도 없들거에요.

  • 7. 님은
    '06.11.22 10:11 AM (220.75.xxx.143)

    그래도 친정엄마니까 좀 낫지요, 저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니까 기다렸다는듯 시어머니께서 동대문에서 그당시 천원에 서너장씩주는 하얗고 커다란 면팬티 입으라고, 주셔서 정말 당황했어요. 주부는 이렇게 알뜰해야한다면서.....................

  • 8. 서운해하셔도
    '06.11.22 4:18 PM (124.50.xxx.164)

    정확하게 얘기하고 사양하셔야 합니다.
    어머니 입장에서도 일껏 시간과 돈, 노력을 들였는데
    상대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면 하나마나한 일이잖아요.
    화를 내거나 싸우자는게 아니니
    어려워 마시고 이 부분은 내가 하겠다고 선을 그으세요.

  • 9. 미리
    '06.11.22 10:01 PM (211.219.xxx.65)

    이야기하심이 어떨까요..
    나 뭐뭐 필요해서 주문했어요..라고..
    그리고 지금은 아직 신혼이니 어머니가 아쉽지 않겠지만 아기라도 생기면 어머님이 무척 고마우실꺼예요..
    어머님의 따뜻한 마음과 알뜰함이 느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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