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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일 시키는 남자

11 조회수 : 2,077
작성일 : 2006-11-19 02:34:31
처음에는 제 말을 잘들어주고 존중해주어서 좋았습니다. 친절하기도 하구요..
제 일도 잘 도와주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를 돕고 싶은 마음에 힘든일도 자진해서 하고 그의 사무실 청소도
해주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의 잔무를 돕기도 하고요.
아직까지 서로 깊은 관계는 아니고 좋은 만남을 갖고 있는 단계이지만 제 감정상으로는 그를
많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그가 왠만한 일은 제게 떠넘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같이 뭘 먹으면 제가 다 치우는 동안 자기는 다른 일을 보고있고, 자기 사무실에 놀러간 날은
음식물 쓰레기 봉투 좀 버려달라고 하더군요.
함께 차를 타는데 그가 갖고 있던 짐을 싣지 않고 차에 타길래 저도 그냥 차에 탔더니 자기는 운전해야 한다며 짐을 실어 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안하겠다고 하고 결국 그가 짐을 실었지만 그가 저를 더이상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이런 불만 사항을 제외하고 그외의 다른 부분에서 그가 잘해주기 때문에 갈팡질팡한 마음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IP : 59.6.xxx.19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죄송하지만
    '06.11.19 2:44 AM (67.84.xxx.150)

    그 남친,기본이 의심스럽습니다.
    저 같으면 뻥~차겠어요;;;

  • 2. 줄다리기
    '06.11.19 6:41 AM (219.248.xxx.234)

    제가 보기엔 남친분의 본성보다 님이 자초한 면이 더 큰 것 같아요.

    인간관계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식 중에서도 몸이 약하고 자주 아픈 아이에게는 신경을 아무래도 더 쓰게 되지만
    씩씩하게 제 할일 알아서 척척 하고, 심지어 바지런하게 엄마를 도와주는 아이는 오히려 믿음직해서 때로 엄마가 기대게 되기도 하듯이 말예요. 여기 자게에서도 시어머니들 얘기하면서 , 기대는 자식에게만 줄창 기댄다는 불만이 많잖아요. 만만하고 편한 것도 타성이 됩니다. 조심하지 않게 되지요.

    남녀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죽어라고 고생해서 고시 뒷바라지 하는 여자들의 뒤끝이 좋지 않은 거 흔히 볼 수 있죠. 상대에게 너무 잘 하다 보면 그 사람은 님을 자기가 챙겨줘야 할 대상으로 보기가 어려워져요. 주고받음의 균형이 맞지 않는 관계가 되어버리는 거죠. 그게 심해지면 줄곧 베풀기만 하는 상대에게 부채감을 느끼고 살짝 부담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상대가 님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결정적인 때, 나서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좋지만, 매번 알아서 궂은 일을 도맡아 챙겨주는 것은 상대방의 타성만을 키워줄 뿐입니다.

    그 남자가 기본이 안 되고 원래 싸가지가 없는 나쁜 남자라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게 원래 그렇게 생겼습니다. 엄마가 생선 내장을 좋아한다고 그것만 먹으면 나중에 아이들이 우리 엄마는 이거 좋아한다고 늙은 엄마에게 생선 내장만 준다는 얘기도 있잖습니까? 그 아이들이 못 되서 그럴까요? 물론 엄마가 왜 그랬는지 속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는 둔한 자식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엄마가 자초한 면이 더 큽니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니까요. 남자들은 더합니다. 대부분 아주 둔한 존재들이죠. 콕 집어 설명하거나 일일이 가르치기 전에는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남자들도 있습니다. 여기 주부님들 답글 읽다보면 남편이 무지 답답하고 눈치 없는 인물인데 그래도 가르치는 건 잘 하더라는 얘기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착한 여자 콤플렉스...그거 나중에 대접받고 사는 데는 사실 장애가 되죠. 그래서 남녀관계를 줄다리기라고 하는 겁니다. 마냥 끌려가기만 하는 여자는 남자 입장에서도 재미 없어요. 살짝 당기기도 하고 튕기기도 해야 관계의 균형이 맞는 겁니다. 그걸 굳이 남자들의 속성이라 할 것도 없고. 모든 인간관계의 원리라고 생각해요.

    그 분에게 솔직하게 님의 심정을 얘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챙겨주고 보살펴 주다가 갑자기 돌변하면 당황할 수도 있으니까요...그렇게 느끼는지 몰랐다고 하면서 미안해하거나 당황하거나 놀라는 눈치면 가능성이 있는 남자이고, 당연한 걸 시켰는데 뭘 그까짓 것 가지고 그러느냐고 되레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면 재고하십시오. 그리고 다음번 관계에서는 님이 함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현명하게 줄다리기를 하면 되는 겁니다. 예쁜 사랑하세요....^^*

  • 3. 맞습니다..
    '06.11.19 7:14 AM (220.124.xxx.181)

    줄다리기님말씀에 동감합니다..

  • 4. 저는
    '06.11.19 9:10 AM (220.75.xxx.143)

    이제 고2인 딸이 마트나 슈퍼에서 무얼들어주려고 하면 못하게 해요. 습관될까봐서리
    제가 그렇게 했더니,제 평생이 그렇더라구요. 공주여야한다는건 아니지만, 당연히 할
    여자라는 생각은 상대방이 안갖게 하려는거지요.

  • 5. 인생이
    '06.11.19 9:25 AM (221.148.xxx.13)

    모두 줄다리기님 말씀 같네요.
    제가 같이 사는 남자는 자라면서 부모님께 싫은 소리를 못 듣고 자란 사람입니다.
    그러니 잘못을 해도,말을 함부로해도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거죠.
    살면서 그런 부분 가지고 많이 싸우고 고치며 살아왔습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라는 건 자라 오면서 서열에 따른 부모님들의 태도나 자녀 교육 방법에 따라
    가지관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아요.
    원글님 남자친군 사람에 대한 기본 배려라는 게 없어 보입니다. 님이 잘해서 그런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성향이 그렇다면 한 번 다시 생각해 보셔요.님이 넘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

  • 6. 줄다리기님
    '06.11.19 9:46 AM (124.60.xxx.119)

    만세 만만세!!!

  • 7. ....
    '06.11.19 10:07 AM (218.49.xxx.34)

    기본적으로 여잘 아끼는 자세가 안되어 있는 사람은 일생 그럽니다 .
    감당하실거면 인연 이으시고 아니면 그를 변화시켜 보려 애쓰진 마셔요

  • 8. 인간본성
    '06.11.19 10:49 AM (211.204.xxx.13)

    줄다리기님 말씀이 옳아요

  • 9. ..
    '06.11.19 10:49 AM (211.229.xxx.21)

    아니요... 원래 그런 사람 있습니다...자기 엄마가 그렇게 키워서....자기 여자친구도 자기엄마한테처럼 바라는 사람...만약 결혼하면 더할겁니다....저는 그런남자와 더 사귀는거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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