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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직장동료
어떤 경우엔 공감도 하고 어떤 경우엔 '이런 글을 쓴다고 무슨 도움이 되나..'란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다 얘기 할 곳이 없으니 저도 글을 한 번 써볼까 싶어지네요.
아주 사소하지만 매일매일 마주치다 보니 짜증이 쌓입니다.
본인한테는 물론 주변 동료들과 얘기할 만한 꺼리도 안되니 제가 문제인지도 모르지요.
같은 팀에 근무하는 미혼의 남자직원이 있습니다.
좋은 대학 나왔고 일 열심히 하고 윗분들에겐 무지무지 싹싹하죠.
평판도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사무실에서 시시때때로 트름하고 코 풀고 가래 끌어 올리고 옷 속으로 손 넣어 배 만지고..-_-;;
익숙해지기 어려운 지저분한 습관입니다.
그리고 말끝에 욕 한마디씩 붙입니다. 영어로..fuck들어간 말이나 우리말로 *..이런 거.(차마 쓰지는 못하겠네요.)
그리고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은지 야근을 일주일에 서너번은 합니다.-여자친구 집이 멀어서 주말에만 만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취하죠.
어이없는 건 일을 위한 야근은 그 중 50%나 될까, 저녁 시켜서(회사 돈으로) 먹고 그냥 집에 가는 날이 훨씬 많다는 겁니다.
가만히 보면 개인적으로 돈 쓰는 경우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알뜰한 건 칭찬해줘야 할까요?)
술 마시고 싶으면 회식하자고 하고 회사 식당밥이 지겨우면 점심 나가서 먹자고 팀장님께 얘기합니다.
당연히 팀장님이 회사비용으로 점심 사고, 술 삽니다.
12월에 결혼을 하는데 저희 직원 모두는 작년 10월쯤부터 그 얘기을 머리에 새겨지도록 들었구요.
예식장 결정, 웨딩촬영, 혼수 등등 결혼에 필요한 모든 문제!!를 저희 사무실 직원 모두!!와 상의합니다.(우리 회사 직원 모두와 상의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닙니다.)
조언을 구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 과정을 모든 이가 낱낱히 알고 있다는 건 저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죠.
게다가 결혼 준비에 바쁘다고 일을 미루는 적도 많습니다.
그 직원이 담당하는 일 중의 한 가지는 일년치의 반을 제가 했다지요.
그리고 벌써부터 결혼하고 신혼여행가면 자기 일 못하니까 미리 저에게 이러저러한 거는 해달라고 얘기하더군요.
올해 유난히 결혼하는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사내커플을 포함 10여명도 넘는 사람들이 결혼을 했는데 거의 한 두달 전에 결혼사실을 얘기하고 청첩장 돌리고 그럽니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다른 팀 남자직원은 결혼 한 달 전까지도 아무도 몰랐습니다. 게다가 사내커플..
그렇게 감출 필요는 없지만 너무 나대는 것도 우습지 않나요?
오늘 아침에도 우리 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을 마무리하는 시점인데 '청첩장 돌릴 시간 없어 큰일이다!!'라고 하더군요.
업무의 경우도 윗사람이 시킨 건 열심히 하고 회사 일이라곤 해도 개인적 이익이 돌아가는 일에 더 열심입니다.
더 중요한 일을 미루거나 대충 하더라도 그 일에 집중하죠.
성과가 드러나는 일이라면 끌어안고 있지만 그 외 일들은(자기 일마저도) 자기가 팀장이라도 된 양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시킵니다. 너무 웃겨요.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을 저만 불쾌하게 여기는 거라면 반성해야겠지만, 하소연은 한 번 해볼까 해서 글 적습니다.
적으면서도 '이게 무슨 짓인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속은 좀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1. ^^
'06.11.17 12:31 PM (211.211.xxx.139)제가 읽으면서 웃었어요..어딜가던 이런 사람 한명은 있나봐요..ㅋㅋㅋ
회사다닐때 저희팀에 이런 남자 있었거덩요...결국엔 짤렸어요...2. 작은기쁨
'06.11.17 12:33 PM (211.237.xxx.50)저라도 짜증 날것 같아요...
결혼하면 좀 나아질지.....아니면 와이프 이야기까지 들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요...
주변에 왜 이리 갑갑한 사람들이 많은지..
그래도 힘 내세요^^3. 하소연
'06.11.17 12:38 PM (210.104.xxx.5)우와~!! 답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오늘 사내동아리 발표가 있는데 발표해야 한다고(이건 동아리 개개인에게 이익이 갑니다. 상금이 크죠.) 다른 일을 또 저한테 넘겨주십니다. 참..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암튼 조금이라도 이해 받았다고 생각하니 넘 기뻐요..ㅠ_ㅠ4. ㅎㅎ
'06.11.17 12:57 PM (210.94.xxx.89)그냥 무시하세요. 신경쓰기 시작하면 괜히 정신건강에 해로와요.
저는 그런 사람 보면 쯧쯧..하다가
저런 인간 델꼬사는 사람도 있는데..내가 왜 신경쓰지? 그러면서 참아요.ㅋㅋ5. 하소연
'06.11.17 1:06 PM (210.104.xxx.5)저도 무시하고 싶어요.. 근데 자기 일을 저한테 떠넘기니 그게 안되네요.
일의 성격이 비슷해서 못한다고 할 수도 없답니다. 쳇.-_-+6. 저도
'06.11.17 1:16 PM (125.246.xxx.194)회사에 친한 언니 한분이 그래요..저흰 다같이 그언니 청첩장도 접었답니다...-_-;;
매일매일 결혼준비 하면서 짜증나는 일 토로하는데
요즘은 듣기가 힘들어지고 있슴다...(표정관리에 어려움 겪고 있음)
이 분은 제 차를 자기 차처럼 이용하시는데,
회사에서 다같이 영화보러 갔다가 집에 가는데
당연하다는 듯 제 차를 타더라구요(방향이 다른데...묻지도 않고)
나가는데 주차비 2천원이 나왔는데 언니가 내더라구요
속으로 "왠일이지?" 했더니
"이건 공금으로 해야지..."
끄응...7. 걍
'06.11.17 1:19 PM (220.85.xxx.68)그런 인간한테 걸려 들 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큰 위안 받으시길 바랍니다.8. 하소연
'06.11.17 1:24 PM (210.104.xxx.5)결혼하고 지저분한 버릇만이라도 없어지면 좀 살 것 같은데.. 과연 될런지요.
그 여자친구는 어떻게 참는지 그것도 신기합니다.=_=;;;9. ?
'06.11.17 3:24 PM (222.110.xxx.10)그런 남자의 일을 좀 해주나요..? 좋은 회사 분위기인가봐요. 우리 회사같음 택도 없는 이야긴데요.
저희라면 그 남자, 하루도 못가 왕따 되었을 거에요. 좀 너그러운 곳인가봐요..10. 하소연
'06.11.17 3:41 PM (210.104.xxx.5)저도 궁금한 게 다른 사람들은 불쾌하지 않은지.. 다들 아무 말이 없어요.
회사 분위기가 그리 팍팍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요..(저만해도 근무시간에 이러고 있으니..=_=;;;;)
같이 뒷담화(-_-)라도 하면 덜 짜증날 것 같은데요..11. 하소연님!!
'06.11.17 6:18 PM (222.110.xxx.12)저랑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분 아녜요?? 아니다, 울사무실엔 여자 나혼자 뿐이니..
좋은 대학 나왔다는거 빼고는 너무나 공통점이 많으시네요.
저희 그 대단하신 분은 지금 결혼휴가중이십니다. 내내 결혼얘기로 여러사람 진빼기,
사적인 일때문에 바빠서 회사일 안하기, 내돈은 피같고 남의돈은 돌같고...
저희 사무실은 공적인 회식 말고 개인적으로 한잔씩 잘하는 편인데요,
3년동안 술한잔을 안사면서 어찌나 마시러 가자고는 잘하는지..
또 만만한 사람이 살 거 같은 분위기면 비싼것만 먹잡니다..하.
하소연님덕에 제 속풀이만 잘하고 가네요. 또 저희 사무실도 왠만치 다들
무던해서 별말없으니 속은 까칠한 저는 짜증 만땅입죠.12. 하소연
'06.11.20 3:33 PM (210.104.xxx.5)어머어머어머!!! 세상에 그런 사람이 한 명은 아니었군요.
놀라워요. 제가 쓸까 하다가 지나치다 싶어서 뺀 얘기들을 더해 주시네요.(다른 사람한데 빌붙기=_=;)
뒤늦게 답글 확인하고 괜히 속 시원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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