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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집나간 지 이제 11개월이 넘었네요....

어찌 하오리까 조회수 : 2,569
작성일 : 2006-11-15 17:05:24
저번에 글 올린 어찌 하오리까입니다.

아직 해결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전화 한 번 없고요... 해도 안 받습니다. 시댁에서는 전화 안 받는다고 했더니 '그럼 네가 거기 내려가서 대화를 계속 해봐야지. 그렇게 지내면 되냐?'고 하시네요. 시어머니도 스님이고 남편 형도 스님이에요. '내 아들이 모자라서...'라고 한 마디만 하셔도 야속하지 않을텐데 '둘이 어찌 그리 똑같냐(여기서 한번 "허걱!'). 네가 내려가서 얘길 해봐라. 그래야 일이 해결되지(여기서 다시 허걱)'라고만 하십니다. 아들 한번 붙잡고 말씀해보셨냐니까 '걔가 알아서 해결한다고 했다'나요....
그래서 '저런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사람인 줄 알았으면 결혼을 안 했을거다'라니까 '아들이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다고 말하는데 누가 기분이 좋겠냐'고 하시더군요... 유, 불리를 가려서 시어머니 노릇 스님 노릇을 하십니다. 그 형님도 마찬가지고요...
"전 시어머니라고 생각하지 않고 스님께 하소연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감히 시어머니께 아들이 잘못했다 어쩐다 하겠습니까? 소심해서 그렇게 험한 말을 어른 앞에서는 못합니다. 스님이시기에, 하소연하는 것입니다. 다른 신도들이 그렇게 하듯이요.."
했더니 별 말씀 못하시더군요. 맨날 그러셨거든요. "내가 보통 시어머니면 사돈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고 그럴텐데 못그런다"고, 동서들한테 그러시더래요. 저도 저번에 직접 들었죠. '내가 스님이라 못한다'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습니다. 제가 누구한테 이런 부끄러운 가족얘기를 하겠습니까... 친구들도 나이차이 많이 나는 남자니 잘 사는 사람이겠지 하고 얘길 하는 형편인데요.... 다 스님앞이니 남편 흉을 보는 거지 시어머니 앞에서야 감히 어느 앞이라고.... 절대 욕 못합니다..."
솔직히 이렇게 말씀드리며 얼마나 속으로 고소해했는지 모릅니다................ 남편이 맨날 '중생이 스님 욕하면 어쩌구..' 했는데요, 나중에 뭘로 태어나건... 무슨 상관입니까. 아무리 스님이어도... 고소한 건 고소한 거죠...

저도 결혼하기 전엔 불교였는데요(그러니까 이렇게 남편쪽이 처지는데도-열살 연상의, 변변한 일거리도 없는. 결혼 전에야 먹여살릴 능력이 되는 줄 알았는데 결혼하고보니 속인 게 한두 개가 아니네요- 처진다는 생각없이 결혼을 했죠. 최소한 어머니를 스님으로 두었으니 사람하나는 진실하고 책임감이 강하겠구나 해서).. 이혼하고 나서 즉시 개종하려구요... 친정어머니께서 통곡을 하셨습니다. "내가 절에 다니지 않았다면 네가 저런 사람하고 결혼하겠다는 맘을 먹지는 않았을 거 아니냐"면서요... 실제로 요즘 절에 거의 나가시지 않습니다...

저번 추석때 둘이서 그 긴 연휴를 어찌 보내나-시댁은 가기 싫었습니다. 그래도 가야 했을까요???-하고 스케줄을 이리저리 짜다가 결국 친정부모님이 계신 중국으로 갔습니다. 갓결혼한 올케 눈을 피해 아버지, 어머니, 저, 딸내미는 하이난에 갔다 왔지요. 집나간 남편 덕분(!)에 명절 스트레스 안 받고 휴양지에서 잘 놀다가 왔습니다.
나중에 동서한테 전화하니 시어머니가 '얘는 안 온 거냐, 못 온거냐'하셨다더군요.
회사 일때문에 핸드폰을 로밍해가지고 갔는데, 시댁식구들한테 전화한통 없었거든요. 뒤에서 찾는 건 뭐랍니까.... -.-

지금 친정에서 준 3000만원을 보증금으로 해서 아파트에 월세를 살고 있습니다. 월세 50만원은 시댁에서 주기로 한 건데요.. 그나마 날짜를 제대로 지켜주지 않아서 곤란했던 적도 꽤 있었지요.... 내년 2월이 월세가 끝나는 날인데, 친정에서는 이참에 서류정리하고 친정집(지금 모두 상해에 사시기 때문에 집이 비었습니다)으로 들어오라 하시고, 시댁에서는 '네가 집이 없긴 왜 없냐. 절이 네 집 아니냐. 절에 들어와서 살아라' 하시네요. 생활비는 절에서 준다카고.
남편이 주식합네 해서 결혼 하자마자 제게 갖고간 것만 거의 6,7천만원이 됩니다(금융권 대출 포함). 제 이름으로 받은 대출이고 6년이 다되는 지금까지 제가 이자만 꼬박꼬박 넣고 있었죠. '애를 낳으면 엄마가
키워야 되는 거다'라고 해서 하던 일을 다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아 있었으니 원금을 갚을 수도 없었고요.  게다가 이 사람이 강원랜드가서 제 카드로 400만원이나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다 날렸던 일도 있었고(결제하기 전날 알고 난리를 쳤는데 눈하나 꿈쩍 않습디다. 오히려 '내가 돈을 따가지고 왔으면 네가 이런 말도 안했겠지?'하더군요. 이런 미친놈...) 중간중간 제명의로 발급받은 가족카드로 금깡?인가뭔가를 해서 할부로 금값을 갚아줬던 것도 너덧번 됩니다. 한번에 백만원씩이니 것도 무시할 게 못되었죠.
그래서 이혼을 결심하고 전화를 했죠. 그랬더니 '내 운이 좋아지는 내년 입춘 이후에 하자'고 하네요. 되게 선심쓰는 것처럼.
어쨌건... 위자료 얘길 꺼냈습니다. 무능력자인 남편, 돈 나올 구멍이 있을 리가 없죠. 절을 저당잡히면 모를까... 근데 그러겠습니까? 하여간 '지금은 돈이 없을테니 각서쓰고 공증받자'고 했더니 펄펄 뛰네요. 무슨 위자료냐고... 자기는 위자료를 줄 생각이 없다구요. 자기가 뭔 잘못을 했냐면서. 그래서 최소한 나한테 빌려간 돈은 줘야 하는 거 아니냐(피땀흘려 미혼시절 모은 돈, 친정부모님께서 주신 축의금, 금융권에서 빌린 2500만원) 했더니 그건 다 갚지 않았냐면서 줄 게 없대요.
이 사람, 결혼하고 나서 한 1년 반 정도 150만원 갖고 왔습니다. 살림은 처음에 오피스텔 월세 살다가 애가 태어나서 그 이후엔 '어떻게 3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애를 키우냐'는 친정부모님의 말씀에 처가살이를 했고요. 그때 오피스텔 보증금은 고스란히 다시 시댁으로 돌아갔죠. 지금 생각하니 그걸 제가 챙겼어야 했는데... 도둑놈같은 남편을 믿은 무식한 제탓이지요...
자기딴에는 150만원을 되게 대단하게 갖다줬다고 생각했는지 그걸 여지껏 우려먹네요. 150만원 곱하기 18개월하면 2700만원이니 이 작자 계산대로하면 금융권에서 빌린 2500만원은 다 갚고 200만원이나 남네요!!! 지금 계산해보니깐.... 오호~ 그래서 그렇게 당당했나???
(친정에다 듬뿍 퍼다주기나 해봤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빌붙는게 하루이틀이어야 딸이라도 당당하죠.... 생활비라고 드린 적도 한 번 없고 가끔 시장나가서 억지로 제가 계산한다고 한 게 다인데.... 오히려 친정어머니께서 일부러 제 생일때 과하게 생일선물이니 뭐니 명목을 붙여 현찰을 주시면 그건 당시 젖먹이 애기랑 이자갚는 걸로 들어가서... 남는 게 없었네요. 그걸 챙겨놨어도 천만원은 족히 될텐데)
150만원 갖다준 거, 그거 다 '너네 식구들입'으로 들어간 거 아니냐고... 내가 뭘 너한테 더 내줘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당당한 이 사람.... 그래서 지금 당장 달라는 게 아니다, 일단 각서만 써달라고 했더니 줄 돈이 없는데 무슨 각서냐는 겁니다.
이렇게 말하니 돈도 돈이지만 이 작자 생각하는 게 너무 괘씸해서 소송을 벌일까 생각중입니다. 시댁 입장(신도들의 눈...)도 있고 해서 그냥 조용히 합의이혼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제 생각대로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요.

내일 가정법률상담소에 먼저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하면 되는 건가.... 찾아가면 제가 처한 상황도 상담을 받아볼 수 있을까...... 나같은 한심한 인간이 또 있을까..... 그래도 지금이라도 정신차린게 어딘가....... 등등등.... 그냥 맘이 황량하여 끄적거려봤습니다..
IP : 211.226.xxx.10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은미
    '06.11.15 5:36 PM (210.95.xxx.241)

    토닥거려 드립니다. 쭈~욱 읽어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근데 시어머니께서는 스님이기 이전에 한 남자의 엄마가 먼저인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잘났건 못났건 내 자식의 일인데 스님이라는 이름하에 너무 나몰라라 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일 없이 잘 살때는 모르지만 이혼얘기 나오는 그 순간부터는 시댁식구들 진짜 황당할 정도로
    안면몰수하는 집 주변에서 좀 봤네요
    마음의 상처가 많을텐데 딱히 뭐라 말씀도 못 드리겠습니다
    다만 일이 잘 마무리 되기만을 바랄뿐...

  • 2. 몰라
    '06.11.15 5:51 PM (59.23.xxx.164)

    가슴이 답답하네요.
    이혼이 능사는 아니지만 이해는 됩니다.

  • 3. 맘아프네요...
    '06.11.15 6:22 PM (203.229.xxx.2)

    기운내시고... 또 지난일 빨리 잊고 새출발 하실수 있길 바래요...

  • 4. ...
    '06.11.15 7:37 PM (211.49.xxx.67)

    에고 어떻게 생각하실 지 모르겠는데요. 이혼하시기로 결정하셨으면 대차게 나가셔서 위자료도 꼭 받고 하셨으면 좋겠어요. 남편분이 남편의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거니까 이혼소송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 집안 종교핑계대고 정말 제대로 짜증이네요.

  • 5. ...
    '06.11.16 12:26 AM (220.75.xxx.143)

    힘내세요. 아이도 있는데, 엄마가 당당하고 씩씩해야 아이도 당당하고 씩씩하답니다.

  • 6. 하늘찬가
    '06.11.16 10:56 AM (121.141.xxx.113)

    그 절 앞마당에 가서 이쁘게 엎드리세요.. 피켓하나 써서 세워 놓고요..
    어머님 아들이 노름해서 저 못살겠어요..
    아들이 빚을 너무 많이 져서 그것 좀 어떻게 해결해주세요..
    쌀도 없네요.. 하고요... 힘내세요...

  • 7. 원글입니다
    '06.11.16 1:48 PM (211.226.xxx.104)

    모두 감사합니다. 친구들한테는 너무 부끄러워서 말도 못꺼냅니다. 익명방에 와서 털어놓으니 후련하군요..
    결혼 전에 남편이 XX동 34평짜리 재개발 분양권을 갖고 있다는 말을 했었지요. 거기에 1억정도 보태면 되는 것이었고요. 근데 결혼하고 3년이나 지나서야(입주가 막 들어갈 시기지요, 그때가 아마)그 분양권을 3800만원에 팔았다는 걸 알았어요. 것도 결혼전에 팔았대요. 그래서 제게 말할 필요가 없었다는군요. 그럼 분양권 있다는 얘긴 왜 한 거냐고요....
    왜 팔았냐고 하니 모처에 스님(시어머니죠)이 기도하실 절을 짓는데 들어갔대요. 그러면서 보시하는 게 뭐가 나쁜 거냐고 되묻더이다.
    친정 부모님께서 "자네 어찌 그럴 수 있냐"고 역정을 내셨지요... 집이 없어 친정살이를 했으니... 상황을 아실 수밖에요... 그리고 자식이 아무리 속이려해도 부모님들이 뻔히 속을 다 알면서 속아주시기도 하잖아요. '보시가 왜 나쁘냐'는 당당한 남편의 말에 폭발하신 거죠.
    아버지께서 역정을 내시니 이 인간, 잘못했다는 말한마디 없이 '이래서 문화가 다르면 살아가기 힘든 거지요. 오늘은 밖에서 자고 오겠습니다'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집을 뛰쳐나갔지요. 이 사람이 저희 부모님이 싫다는 이유는 '나를 야단친 사람들'이란 겁니다. 무능력한 사위이긴 하지만 딸이 선택한 사람이라서 얼마나 극진히 대하셨는데... 참.. 머리 검은 동물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만.......시댁에서 '난 매 한번 안들고 키웠다'고 맨날 자랑처럼 말씀하셨는데, 그 최후란 저런 놈을 양산하는 거죠... 으휴...

    시댁에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가서 집 문제를 해결해달라, 월세를 얻어서라도 나가게 천만원이라도 빌려달라고 하니 "여기가 집인데 어딜 가려고 하느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분양권(요즘 시세로 최고가 7억이 넘더군요)을 4천만원도 안되는 값에 팔아버렸나봐요. '집'(절)이 서울에도 있고 시골에도 있고.
    아무래도 분양권을 팔아버린 건 공짜 공양주가 필요했던 모양인가봐요. 요즘에도 '너희가 왜 집이 없냐? 여기가 네 집이다' 라며 남편도 버린 저를 데리고 살라카는군요.

    일반적인 시댁이면 들어가서 살지요... 그 정도 각오 안 하고 한 결혼도 아니거든요.
    그런데 절집이면.. 아시죠? 무슨 재 무슨 재... 해서 무지 많은 거. 그리고 이 절은 개인적인 재 지내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정말 일이 많습니다.... 들락날락거리는 사람들한테 일일이 끼니 챙겨야 하고.....
    전업이라면 또 모를까... 회사에 매인 몸인데... 평일엔 7시에 퇴근해서 절 살림 챙기고 주말에는 각종 법회니 제사니 재니 해서 쉴틈 전혀 없이 종종거려야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같은 행사날에는 엉덩이가 바닥에 붙어있어보질 못했습니다... 새벽에 시작된 일이 저녁 9시나 되어서 끝나고 앉으려니 다리가 부서질듯 아프더군요....

    다 좋다 이겁니다.
    남편이 남편 노릇, 가장노릇 하면서 생활비라도 갖다 준다면.
    내가 생활비 벌어 근근히 생활하는 형편인데 아예 시댁으로 들어와서(집도 없고 남편도 가정에 관심없어서 갈라서겠다고 하니 너희가 왜 집이 없냐면서 내놓은 해결책이지요) 살라고?????
    하늘찬가님 말씀대로 피켓들고 시위라도 하고 싶어요....
    어느 절인지 확!~ 말하고도 싶고요.
    근데.. 아마 그러면 명예훼손죄로 저를 고소할 사람들입니다... 7년을 겪어보니 이제야 알겠어요. 종교인이라고 다 깨끗하고 성스러운 게 아니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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