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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 대해 고민입니다.(패배주의자 근성?)
초등학교 저학년이구요.
어릴때부터 많이 순진하고 느려서 아이들에게 많이 놀림을 받았어요.
저 밑에 댓글로 쓰다가 이럴것이 아니라 선배 엄마분들의 도움을 받고 지금이라도 제가 바뀌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바뀌고 도움을 줘야 할것 같아서 질문 드리는거랍니다.
순진하고 느리지만 학업적으로는 훌륭한 편입니다.
그러니까 말로 표현을 좀 어버버버 하지만 독후감은 잘 쓰고
애들이 놀리는것에 잘 울고 어린애처럼 따지고 들지만(유치할정도) 수학은 백점맞고 이런식이었어요.
그리고 제 양육태도는 아이를 좀 많이 잡는 편이고, 밖에 나가서 아이가 양보잘하고 착한 아이이길
바라는 편이구요.
내 아이가 놀림받아도 1학년중반가지는 너한테 문제가 있는거고.. 친구들을 야단치지는 않고
어머나 그래? 하고 같이 웃는 편이었어요.
그게 점잖다고 생각했고,, 남들 보기에 호탕한 엄마처럼 보이겠거니 한것이지요.
나쁘다고 하실지 몰라도 아이를 처음 키우는 저는 속물적으로 막 내보이는게 나쁘다고 생각했어요.
아이의 단점도 서슴없이 이야기 하곤 했구요.
하지만 잘 보면 제 아이는 선생님께서 반할정도로 순진하고 착한데다 성적도 좋은..
나쁜 아이는 아니구요..
그런데 착하고 순진한거는 그거고.. 교실에서 물건을 아무데나 놓는다던지 정리를 못하는 습관때문에
아이들에게 구박을 많이 받았어요.
그게 참 치명적인 단점이었지요..
그런데 지금 고학년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아이가.. 좀 뭐랄까 슬프게 변해버렸어요.
그래도 작년까지만 해도 애가 당당했는데요.
이제는 옷을 좋은걸 사줘도 저같은 애가 이런 옷을 입어도 되요. 라든지..
다른 아이들이 이아이가 책을 이만큼 읽었다고 선생님이 칭찬하시면..
꼭 앞에서 그런다는거에요. 나는 100권 읽었지만 말 안한거야. 니까짓게. 한두명이 아니라..
여러명이 붙어서 그래 나도 봤어. 이렇게..
그러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예요. 다른 아이들은 100권 읽었어도 말 안했대요.
독서골든벨도 좋은 성적이 났는데 나는 공부를 안해서 못했지. 너까짓건 암것도 아냐.
이렇게 말하면 정말 한번도 안읽고 본게 그정도면 잘한거죠. 전 한번 읽었으니 좋은 성적도 아니에요.
운동도 잘하는 편인데 니가 어디 대표면 나는 어디 대표다. 이런식으로 아이들이 떼로 몰려와 그렇게
하고.. 그러면 제 아이는 아 그런가보다 하고 저보다 대단한 아이들이 많아요.
그 아이들은 기록이 이만큼 나왔지만 비공식이었대요.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이런식이에요...
거짓말인게 눈에 보이는데 이 애는 다 믿고 자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꾸 낮추니..
아이들이 이제 여러명이 모여들어서 그런식으로 하는거에요.
한번은 펑펑 울고 왔어요.
길에서 계속 아이들이 네 가방은 똥으로 만들었고 너는 똥보다 못하다고...
그래놓고 전화가 걸려 왔어요.
내가 좀 심했다고 사과전화요.
그 아이는 집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유치원때부터 아이를 놀렸었어요.
심지어는 좋은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안 놀겠다고 했는데..
웃긴건 내 아이가 고집이 저러니 어쩔수 없다며 엄마가 선물을 사들고 와서 부탁을 하더라구요..
이해해 달라고...
그래선지 그렇게 큰 비슷한 아이들 (제 아이의 옷을 화장실에 버리거나 하고서도
내 아이가 사과하고 싶지 않다하니 어쩔수 없다고 말한) 은 다 당당하고 멋있게 커가는데...
다 이해해야 한다고 착하게 커야 한다고 가르친..
워낙에 착하고 순진해서 담임선생님들이 감탄을 하신 (요즘 보기드믄 아이에요. 어머님) 우리아이는
옷도 좋은거 입음 안되는줄 알고
자기는 교장선생님에게 상을 받아도 안되는줄 알고...
심지어는 무언가 자기가 잘해도 다들 이것보다는 잘한다면서 침울해져요...
어떤 아이가 니까짓게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난 열심히 안해서 그런거고.. 넌 언제든 이길수 있어.
하는 말을 어제 듣고 왔다는데 막 열이 나더라구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제 아이를 잘 가르칠수 있을까요..
댓글로 니 아이니까 니가 순진하게 본거지 사실 바보아니냐는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여러가지 심리검사도 해보았고.. 천재라고 볼수는 없지만 바보도 아니라고 그런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도 받았답니다.
착한 편인것이죠. 라는 말을 여러번 듣는 아이에요.
뭘 잘했다고 하면 아이들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한다는데...
심지어는 상장이 나왔어도 그런 말을 한다는데... 제가 어떻게 대꾸해야 하나요?
어디서나 그런 취급을 받습니다.
저는 그냥 아이를 있는 그대로 잘 못하는건 못한다고 하고.. 어떤건 잘하는 편이지만..
이건 못해요. 하고 말하는 편이구요.. 그러다보니 남들앞에서 칭찬보다는 험담을 많이 하는 편이네요.
저학년때 벌써 저렇게 되다니 제가 가슴이 너무 아파요.
저를 좀 도와주세요...
좋은 옷도 남들이 입고 다니는거를 보고 나서야 집어들고 이제 많이 입었다..면서 입는..
정말 가슴이 찢어져요...
왜 우리 아이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1. ..
'06.11.15 12:07 PM (219.248.xxx.41)우울증 아닐까요?
소아우울증.
심리검사 하셨다는데, 치료 얘기는 없던가요?
놀이치료를 통해 아이의 자존감을
살려주었음 좋을 것 같은데...
안타깝습니다.2. 네
'06.11.15 12:14 PM (211.176.xxx.250)아직 그정도는 아닌가봐요. 우울증 진단은 나오지 않았었거든요.
3. ...
'06.11.15 12:17 PM (211.253.xxx.50)칭찬을 아끼지 마세요.
칭찬받고 격려받은 아이가 자존감을 갖게 되요.
어른들도 조그만 칭찬에 으쓱해지잖아요..4. ..........
'06.11.15 12:23 PM (61.66.xxx.98)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님께서도 잘 아시고 계시는거 같아요.
앞으로 애 앞에서 칭찬 많이 해주시고요,
좀 마음에 안드는 구석은 그냥 눈감아 주세요.
애가 듣는 데서 남 앞에서도 칭찬 많이 하시고요.
보통 고슴도치 엄마가 환영은 못받지만,지금 그런거 따질 겨를이 없네요.
님께서도 님의 우아한 사람됨을 남들에게 내세우고 싶어서
남들앞에서 애 단점을 먼저 이야기 한것은 아닌가 반성해 보시고요.
무조건 애편이 되세요.
애를 심하게 괴롭히는 아이가 있으면 그집에 가셔서 따지시고요.
엄마가 좀 무식한 사람 취급받으면 어떤가요?
일단 아이가 중요하지 않은가요?
그리고 전혀 새로운 집단,운동이던 취미던 학원이나 문화센터나 그런곳을 등록시켜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집에서 좀 먼곳을 택하시더라도 학교애들을 마주치지 않을 곳으로요.
지금 제가 생각나는 것은 이정도네요.
만약 더 생각나면 다시 쓸게요.5. 기를 살려주세요
'06.11.15 12:44 PM (219.255.xxx.61)아이가 너무 자기를 낮게 보네요
엄마가 아이를 과대해서 칭찬하지마시고
구체적으로 너는 이게 좋은점이야, 너는 이걸 정말 잘하는구나, 너는 이색깔이 정말 잘어울리는구나
아이가 자존감이 낮아요, 다른사람앞에서 아이를 높여주세요,
저도 밖에 나가서 아이가 버릇없단 소리 들을까봐 다른사람있는데서 아이를 낮추는 말을 많이했어요
지금 엄청 후회하지요, 칭찬밖에 없는거 같아요,
아이가 잘한게 있으면 바로 그때에 칭찬하시고 넌 이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자꾸 올려주세요.6. 같은 마음
'06.11.15 1:09 PM (218.52.xxx.24)저희 아이와 너무 흡사한데 이젠 아이들과 매일 다투기까지 해서
심리검사를 받고 놀이치료를 시작했어요
양육태도도 저와 너무 비슷한데 제가 더 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4학년인데 더 늦기전에 치료를 하기
시작한 걸 다행으로 생각하구요. 너무 제 양육태도가 잘못 되었다는 걸 느낌니다.
엄마가 변해야 아이가 변하구요. 전 매일 아침 새벽기도로 제 죄를 회개하고 아이에게 제가 무조건 참을 힘을 주시라고 기도합니다.7. 저도
'06.11.15 2:32 PM (219.250.xxx.239)저와 비슷한데요. 아이가..제가 그랬어요. 그리고 지금도 좀 그런거같아요.
아이 듣는데서 아이를 칭찬하시고 기 세워주세요.
저희 아버지가 꼭 제 앞에서와 제 친구들앞에선 제 기를 죽이고 자존심을 구기시더니 친척분들 앞에선 제 칭찬 많이 하셨대요. 하지만 전 그게 아버지의 자존심 세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위에 위에 분 말씀대로 두리 뭉실하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점이 참 훌륭하구나 멋지구나..말씀해주세요. 너의 이런 모습들은 정말 멋지다. 그런 아이를 본 적이 없다..이런 식으로..8. 제가
'06.11.15 2:55 PM (125.178.xxx.83)제가 약간 그런 기질이 있거든요. 물론 주변에서그렇게 못느끼고 저희엄만 그런 얘기하면 억울하다
펄펄 뛸텐데 ㅎㅎ 저희 엄마가 좀 그랬어요. 너무 겸손하게 폐끼치는걸 싫어하고 그래서 남앞에서
"아유 우리애가 뭘요.." 이런 분위기. 제가 언어감각이 참 좋고 기억력도 좋고 피아노 학원을 가도
악보 빨리 보고 참 또릿또릿했어요(ㅋㅋ) 그런데 항상 큰 시험에 두근거려 망치고 그래도 성적은
상위권이긴 했는데 사회에 나오니까 정말 겁이 너무 많고 손해볼일이 넘 많더라구요.
겉은 하하호호 밝은데 은근히 주눅도 많이 들고 걱정도 사서많이 하고..
정말 객관적으로 심하게 떨어지는 사람들이 나보다 잘되는걸보고서야..(더구나 자부감이 너무 넘치
는걸 보고서야) 내가 좀 잘 못됐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잘 안 고쳐져요 그런데.
아이 칭찬 많이해주세요. 아직 어려서 그래도 괜찮을꺼에요 . 괜찮다면 아이가 잘 할만한 학원을
다니면서 대회에도 많이 내보내고 능력이 있단걸 알려주세요
예전에 제가 인간극장에 산골9남매란 에피소드보고 충격받은적있거든요
기회되면 보세요. 그 엄마가 너무 칭찬을 잘하는데아이들이 넘 밝고 긍정적이에요9. 저를
'06.11.15 3:49 PM (211.41.xxx.143)보는것 같네요. 저도 부모가 엄격하고 겸손해서 자식 기죽이는 그런 분들이셨죠
일등해도 칭찬해주면 기고만장 할까봐. 오히려 이것밖에 못하냐 소리나 듣고.
밖에나가서 다른사람 눈밖에 나는 행동할까봐 너무 자신을 낮추게만 가르쳐서
제 의견 말하는것 조차 죄스러워하고.....
고등학교때 저의 이런 문제를 깨닫고
저보다 못한 애들이 자신을 합리화하고, 잘못해도 당당한 모습들에 뭔가 잘 못됬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뭘... 내가 어떻게....
하다 대학도 낮은데 써서 수석 입학하고도 내가뭘... 내가 어떻게... 하다가 거의 꼴지 수준에 졸업하고
지금 아이 키우면서
어릴적 부모를 원망 많이 해요
아이가 이렇게 예쁘고, 소중하고, 가능성이 많다는 걸 알고나니
왜 우리 부모는 날 기죽이게만 했는지...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고쳐지지가 않아요
너무 솔직해 손해본 적도 많고
그래도 님
아직 늦지 않은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잘하면 많이 많이 칭찬해주세요
제가 과외를 오랫동안 했었는데
제 컴플렉스 때문인지 아이들에게 정말 많은 칭찬을 했었고
그다지 신통한 선생도 아니었는데 그 아이들은 다 성적이 많이 올랐어요.
그거 보면서 전 절 조금씩 치유해 갔는데
스스로 인정하기가 너무 힘이 들어요.
머리론 이해가 가는데 매 순간 순간 내가 뭘...내가 어떻게... 하며 한발짝씩 물러나게 되죠
엄마가 변하면
아이가 변할 수 있어요
전 제 아이가 저처럼 욕심도 없고, 양보도 잘하고, 약지도 못하고( 남이 때리면 엄마한테 이르지도 않아요) 그런게 절 닮은것 같아 너무 너무 속상해요
차라리 이기적이고, 고집센 아이라면
잘 다듬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착한 아이에게 이기적이어야 한다. 니 자신이 누구보다 먼저이다.
라고 가르치기가...
도저히 그런말을 제입으로 할 수가 없어
스스로 약아지기를 그냥 바라고만 있답니다.
하루에 열번도 넘게 "넌 최고야" 라고 말해주고만 있습니다.
제가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정말 좋은 아이인데...
세상에 살기에는
그런 교과서적인 마음으로는 너무 힘들쟎아요
저를 보는것 같아서
좀 말이 길었습니다.10. 토닥토닥
'06.11.15 5:23 PM (221.141.xxx.213)남 얘기 같지가 않네요.
아이도 괴롭지만 지켜보는 엄마도 못지 않지요.
맘껏 많이 사랑해주세요.
많이 안아주시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많이 말해주세요.
금방 좋아지지 않아도 심지 굳은 아이로 어려움 견뎌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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