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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50이 넘으면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

며느리 조회수 : 2,438
작성일 : 2006-11-05 00:29:28
저는 결혼한지 4년차 며느리 입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저희 시어머니 이야기지요

저희 어머니는 남편(즉 저희 시아버지)를 약간 소흘하게 대하세요

참고로 저희 아버님은 평생 사업을 하셨고 지금은 도시외곽에 전원주택을 짓고

소일거리로 농사를 지으시며 아들(저희 남편) 일을 도와주시지요 ..


어머닌 기분이 좋으실땐 내 남편같은 사람없다, 너희들은 아버지만큼만 살라고 하시는데

평소에 대하시는 모습은 며느리 입장에서 볼때 민망할정도로

하는일마다 핀잔 주시고 (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

어디 다니실때 같이 안가시려고 무척 애쓰시고 밖에 나가면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세요


저와 어머니는 결혼한후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는 편이었는데  

제가 평소 아버님께 너무 말씀을 격하게 하시는것 같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니 입장에서 남편이 일을 그만두면서 집에 함께 있게되니

그때부터 안보이던 남편의 단점들이 보이면서

견디기 힘들고 답답할때가 많다고 하시네요  

결혼 초에는 어머니도 출근하는 남편에게 허리숙여 인사할정도로 깍듯했다고 하시는데...


제가 결혼하고 잠시 시댁에서 다 같이 살았던적이 있는데

저도 일을 하던때라 어머님이 살림을 맡아서 하셨어요

그때도 너무 눈치 보였던건 ,, 어머니에게 남편은 언제나 순위권 밖이고  

아들이 같이 밥먹는날은 반찬거리 하나라도 더 만드시려고 애쓰시면서

두분이서 계실때는 밥도 안차려 주시는것 같았어요 ...


아버님께서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어머님을 힘들게 했던적이 없고 ...

언제나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사셨던 분이시라 너무 존경스러운 분인데

돈을 못벌게 되면서 부터 그 모든 관심이 아들에게 옮겨 가다니 ...

남자라는 존재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지요


지금의 남편을 보면서 나도 늙어지면 저사람을 무시하고 귀찮아할까 ?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처음 결혼했을때는 한공간에 있는것만으로도 좋아

" 어머니 ,, 저는 제가 설겆이를 하고 있을때 저사람이 거실 쇼파에 앉아 있으면

그냥 한공간에 있는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요 " 라고 말씀드렸더니

" 어머 ~~~ 너무 부럽다 얘 !!! " 하시면서

당신께서 40대에 보았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이야기를 하시면서

그때 당시 흘렸던 눈물과 생각들을 이야기해주시며 너희들이 너무 예쁘고 부럽다 하셨던 분이시지요


그렇게 좋았던 남편이 함께 살면서 점점 그 느낌이 사라지고

바쁜 생활에 찌들어 살면서 그런 남편이 나이가 들어 무능해 졌을때

나도 그렇게 남편을 하찮게 여기게 될까봐 우울해 져서 끄적거려 봅니다.


나역시 짧은 결혼 4년동안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남편이 나에게 서운하게 할때마다 그래 너 나이들면 보자.. 하는 마음이 들때가 있는데

나이든 남자가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것은 ... 저희 아버님을 보니 참으로 초라해보이고 안쓰러워보여요

참... 저희 친정아버지는 일을 하고 계시고 아직은 집에서 권위높은 가장이라

그와 비교해 시아버지를 생각하면 더 마음이 시리기도 하고 ..


하다못해 젊디 젊은 내 신랑이 혼자 밥을 차려먹는 모습을 봐도 그렇게 어설퍼 보일수가 없는데

나이들어 남편이 그러고 있으면 얼마나 궁색해 보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  

참 별걱정을 미리부터 하고 살지요 ^^ ?


정년이후에 두분이서 사시는분들 ... 어떤 마음으로 사시는지 그냥 문득 궁금해서요

참 간단한거 물어보면서 제 이야기가 너무 길었죠 ^^ ?
IP : 124.57.xxx.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효..
    '06.11.5 7:47 AM (125.178.xxx.36)

    저도 며느리 입장에서 그런 모습 뵈었었어요.
    아버님 아프실때 저 앞에서 얼른 죽어버리라는 이야기까지 뱉으시더이다
    물론 당신께서도 너무 힘드셔서 그런줄 알긴 알죠.. 그러다 아버님 돌아가시고
    시간이 흐른뒤 어머님이랑 전화통화하다가 제게 그런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아버님을 홀대하고 막대하는 모습을 며느리에게 보인것 같다구.. 아버님 가시고 나니
    당신이 너무 잘못 했었다고 .. 힘들어하고 아파하시더라구요
    살아계실땐 시어머니 흉 많이 보고 그랬는데 나중에 후회하시고 뉘우치시는 거 보고 놀랐었어요..
    저도 지금은 남편을 하늘 처럼 떠받들고 살지만 언젠가 은퇴하고 집에서 같이 있을 거 생각하면
    무섭답니다... 제 자신이 무서워요.. 남편 업신여기고 귀찮아 할까봐...
    그러지 않게 지금부터 마음을 다잡고 있긴 하지만... 사람이란게 모르잖아요..
    그래서 가끔 기도해요... 애기아빠 은퇴 후에도 일 할 수 있게 ... 어디 나가서 일 할 수 있게 해달라구요
    그리고 저사람이 지금 돈 잘 벌어오고 아이들에게 잘 하는것들 잘 기억하자 그러고 있네요..

  • 2. 동심초
    '06.11.5 9:20 AM (121.145.xxx.179)

    젊어서 사랑 저축을 많이 해두신 분들은 노후가 편안하지요
    사랑저축이 마이너스인 분들 경제적으로 고통받는건 비할바 아니게 괄시를 받더라구요
    서로 아끼고 믿고 사랑하는거 서로 표현하면서 사랑저축잔고를 늘려가야 합니다
    4-50대 분들도 지금부터 사랑통장에 잔고 늘리기 목표 세워서 한번 시도해보세요

  • 3. 그게
    '06.11.5 9:31 AM (210.57.xxx.87)

    물론 보는 입장에서 그런 마음 들겠지요..
    그런데요..
    부부란건 누구한테 함부로 판단당할건 아니라고 봐요..
    아무리 겉보기에 성실하고 좋은 아버님이라도 시어머님한텐 어떨지.. 두분사이에 남들 모르는 뭔가가 있었는지.. 또 아무리 괜챦은 분들이라도 서로 안맞을수도 있고요.. 그건 아무도 모른다고 본답니다.
    개개인의 성향과 인간성에 따라 심하다... 싶을때도 있겠지만 부부를 보고 판단할때는 항상 그런 뒷문은 열어놔야한다고 봐요..
    제가 그런 입장이거든요...
    남들 보기에는 퍼팩트 남편... 가정적이고 자상하고 어쩌고.. 그런데 부부로서는 반 미치겠는...
    그게 두얼굴이라거나 폭력을 쓴다거나.. 그런게 아닌데도 적당히 겉치레 할수 있는 다른 인간관계하고는 틀리죠.
    시댁 식구들 포함 남편을 아는 사람들은 제가 호사를 누리고 사는줄 알지요...
    그냥 웃고 마는데 맘속은 우울의 바다입니다.

  • 4. 주름진 그얼굴을 사
    '06.11.5 10:54 AM (220.78.xxx.39)

    50대입니다.남편은 은퇴한지 2년이 넘었고요.
    서울서 살다 수도권으로 이사와서 둘이만 사는데,
    출퇴근 했던 옜날보다 지금이 부부사이 더 좋아요.
    우리 둘다 지금에 와서야 부부의 소중함을 알게되었어요.
    결혼생할 30년인데, 지난날에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우리 아들이었지만(자식이 하나라서)
    이제는 제남편입니다.애틋도 하고 바쁘게 살다 늙어버린 그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제가 애지 중지합니다

  • 5. 문득
    '06.11.5 10:58 AM (59.17.xxx.93)

    제 경우와 겹쳐지면서 울컥하네요.(원글니께 화내는 것은 아니예요.)
    정말 부부간의 일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요.
    제 남편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겐 젠틀맨인줄 아세요?
    외모나 다른 사람 대하는 태도에 품위가 철철 넘치고
    매너 짱, 번드르르한 직업에 돈 잘 법니다.
    허나 집에선요. 상상하기도 싫어요.
    아마 나중에 제가 남편과 못살겠다고 이혼한다고 설치면
    다들 제가 복에 겨워서 그럴거라고 손가락질 할 것 같답니다.
    지금은 돈은 잘 벌어주니 그렇지만 (그것도 벌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어요.)
    나중에 그마저 없어지면 님 시어머님처럼 제 남편을 대할 것 같네요.
    젊을떄 진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으면 저도 나이들어 그렇게 될 까봐 겁나요.
    시어머님되시는 분이 정말 이상한 분 아니라면
    저와 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봐요.

  • 6. 그래도
    '06.11.5 11:28 AM (211.204.xxx.170)

    경제적으로 여자문제, 가정폭력 이런거 없이 한 가정을 경제적으로 온전히 책임졌다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해 드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여하튼 돈 벌어다 줄때는 다 참고 살수 있다가.............. 나이들어선 참지 않겠다???
    아무리 가정주부의 역할도 가정경제의 반을 책임지는걸 인정해 주는 사회지만, 결국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먹고 산건데..............너무 얍삽하고 싫으네요.
    최소한 남들 보는데서는 , 그것도 젊은 사람들 앞에선 그러지 말아야죠.
    그게 어른이고 그래서 나이값이 어려운거 아닌가요?

  • 7. 돈이라도
    '06.11.5 12:09 PM (220.117.xxx.58)

    벌어오니 자식 생각에 참고 산 것이지요.
    요즘은 여자들도 나가서 일하면 못 먹고 살까요?
    그래도 큰 잘못한 거 없는 남편이면 한동안 구박? 좀
    하다 같이 늙어가며 측은해하기도 하던데요.
    남편들 젊어 잘합시다.
    월급 봉투만 갖다 준다고 다가 아니잖아요.

  • 8. 어쩜
    '06.11.6 8:50 AM (203.122.xxx.107)

    울 시어머니랑 똑같습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주말부부하시면서 30 년 시집살이하셨답니다.외아들에 고모 이간질에....
    그생각만하다, 아버님이 시할머니랑 비슷한 행동만하셔도 울컼!!
    이유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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