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총각이 없어 걍 포기할라고 할 즈음에
아는 할머니가 선을 보라구 하셨지
우린 서로 "앗!"했쪄...
선 보구 한 달만에 약혼하구 석달 후엔 결혼했어.
확신도 있고 늦었다구 생각했기에 미룰 필요가 없었지.
가자 마자 애가 들어서서 대단하게 입덧을 했다지 아마.
멀쩡히 있다 신랑만 들어오면 토하는 거야.
절대 엄살은 아니고 밥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그런 게지.
난 결혼이 그런 건 줄 몰랐어.
언니도 없고 오빠도 장가 안가서 애 낳고 사는 게 어떤 건지 몰랐어.
수 많은 일과 부담이 있는데 일도 손에 안 익었고 애가 덜렁 나왔어.
남들이 아기 이쁘다고 하는데
난 이쁜 줄도 모르고
또 내가 낳았으니 이쁜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
울 아부지 첫 손녀를 안아보구 '300년'이라구 부르셨어.
300년만에 한 번 나올 이쁜 아기라구...
그리구 2년 후엔 둘째...
아무도 도와 주지 않고 나는 쑤세미 머리를 하구 뒹굴었어.
집, 시장, 병원, 친정, 시집, 교회 밖에는 간 곳이 없어.
그때부터 만성 소화불량이 시작되었지.
밥 먹으려고 하면 애가 울고
밥 먹으려고 하면 기저귀 갈아야 하고
밥 먹으려고 하면 전화 오고
등 등
신앙도 바닥을 쳤어.
교회 가서 말씀을 들을 수가 있나.
조용히 기도를 할 수가 있나.
그저 사람들 얼굴만 보고 다시 집에 오는 거야.
나의 처녀적 믿음은 다 가짜라는 생각까지 날 괴롭혔어.
그리고 한참을 지나 셋째.
큰 애가 초등학교 들어간 해 가을에 응애!
또 시작인 줄 알았지.
기저귀 가방 들고 10년 공부를 완성해야 하는 거야.
만년에 낳은 아기는 천사같이 예뻤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하고
뭐든지 용납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이번엔 젖 먹이는데 성공해서
돌 지나고도 반년을 멕였지.
만병 통치약이 젖이었던가!
울어도 젖이요.
배고파도 젖이요.
서러워도 젖이요.
우리 젖순이 젖이면 만사 OK다.
하여간 이럴 즈음에 하나님이 말씀하셨어.
"현숙한 여인아, 네 수고를 내가 안다."
주님이 아신다니
주님이 아시면 다 된 것거야.
모두 섭섭함과 아픔이 다 낫는다.
내가 힘들 때 주님이 아셨구나.
내가 피곤할 때 주님이 보셨구나.
일에 치일 때 주님은 그 일의 강도를 다 아셨구나.
남편도 모르고 친정 엄마도 모를 때 내 주님은 아셨구나.
걸어도 발이 땅에 닿지 않고
난 나는 듯이 다녔어.
'아버지 하나님이 아신대.'
붕붕 떠서 다녔어.
'아버지는 이런 분이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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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회상하는 랩
주혜맘 조회수 : 379
작성일 : 2006-11-04 09:08:54
IP : 61.83.xxx.19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숙희
'06.11.4 10:02 AM (211.43.xxx.135)공감이 가요.
저도 셋인데요. 첫째랑 세째 터울이 7년이랍니다.
저도 세째 가졌을 때는 힘든 일이 많았었는데, 아기 얼굴 보면서 넘겼어요.
막둥이가 위로가 되고 기쁨을 주더라구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세째를 일부러 주셨구나 하는 생각도 했답니다.
정말 애기를 키울 때는 신앙도 바닥을 치더군요.
더구나 양육기간이 10년이 넘어가니......
가슴을 치면서 울기도 많이 했답니다. 아니, 소리는 못내고 그저 가슴만 까맣게 태웠죠.
아이가 커가니 이제는 회복이 되는 듯해요. 근데, 회복되는데 시간이 참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래도, 여전히 나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이제는 힘내어 하나님 0순위로 살아야겠다 생각해요.
읽다보니 마음이 다시 찡해지네요. 우리 화이팅해요.2. 주혜맘
'06.11.4 5:21 PM (61.83.xxx.199)아이가 크고 나니 또 무르팍이 허전해요. 품에 안아줄 귀염둥이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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