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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동서(저) 좀 구제해 주세요.

낮설음 조회수 : 1,704
작성일 : 2006-11-03 13:47:06

이제 결혼한지 9개월차네요.
시댁이니 머니 신경도 안쓰고 사는 무신경한 며느리에 올케에 동서... 랍니다.

그동안은 집안에서 부딛힐 일이 없어서 무덤했지만 이제 2월이 되면 온갖 행사란 것들이 주르륵~ 몰려 있는 집안이라 미리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답니다.

우선 저를 보자하면..
내성적에 낮가림이 심하고 무관심하며, 특히나 아는게 없는... 그런 녀석일까요.


결혼전에 친구가 새언니 뒷담화를 까면..
"그럼 안되지.." 라는 말보다 "그게 왜?"라고 되려 질문을 했더랍니다.
나중엔 "너는 몰라서 그러는 거지만 새언니는 알아도 안하는 거라구"라는 말을 들으며 "너 결혼하면 어쩌니..."라는 말까지 들은.. ㅠ.ㅠ
결국엔 "결혼하면 '나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어필을 팍팍 해야해"라는 조언까지 들었습니다.


결혼후 8월에 처음으로 휴가삼이 시댁엘 갔습니다.
약간의 각오만 다지고 들어갔거늘 어찌나~ 신경이 곤두서는지..
안절부절 못하고 주방에 성님 서있기만 하면 옆에서서 어정대다가.. 결국엔 곤두선 신경으로 꼴딱 밤을 새고 아침도 안먹고 내려왔습니다.


10월.. 추석이 있었지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기분으로 갔습니다.

타인과 함께할적에 90%를 듣는것으로 일관하는 저와
또 만만치 않게 과묵하신 성님.

시엄니라도 계시면..
그간 서울의 큰며느리 역할을 하신 모습으로 이리저리 저를 부려 주실터이건만, 말도 잘 못붙이고 어정거리는 저를 또 모른채 하실까..

하지만 이번엔 일이 또 일인지라 부려주시긴 하더군요.
그래도 저한텐 쉬라 하고 하루종일 부엌에서 떠나지 못하는 모습에 안절부절 못하였지만...
(맞벌이에 아이에 시아버지까지 모시고 사는터라 밀린 청소하신다데요...)


제게 가장 무서운건 아.침 이랍니다.
제가 워낙 음식이 안되는 녀석이라(결혼전에 제가 해먹구 살아야 했던지라 몇가지 음식은 할줄 아는데 90%가 맛이 없습니다. ㅠ.ㅠ) 제가 끓인 찌개 하나 넘들 먹이긴 미안한 것인지라... 차마 홀로 주방에 설 자신이 없어.. 죽어라 방콕을 하게되는..


헌디, 추석전날엔 11시가 되어 일어나고.. 추석에는 성님이 시간제시를 해주셨건만 또 늦잠을 자고...
거참... 꼬맹이 주제에 시댁와서 죽어라 잠만 퍼자니..



성님이 주방에 서면 쪼로로 달려가서 어정대고..
성님이 청소하면 같이 걸레들고..
성님이 쉬면 방에서 놀고..

그러고 있습니다만...
제가 안절부절 못하는 만큼, 성님이란 분도 속답답해 죽으려 들지 않을까... 싶지요.

먼가 하려해도 무엇하나 어디 짱박혔는지 알수없는 집안.
(휴가때 아침에 찌개 하나 끓여보라시는데...
된장, 간장 하나 떨렁있는 찬장과 냉장고 보고 절망.
추석땐 화장실이 넘 지저분해서 청소를 해주야 하나... 하다가 솔하나 보이지 않는것을 보고 포기.
휴가때부터 지저분한 가스렌지좀 닦고싶어했다가 추석때 시도했다가 원하는 도구, 세제 모두 갖춰지지 않았기에 지지않는 때에 포기)


무언가 해야 할듯한 마음에 압박에는 눌리지만...
작은것 하나에도 물어봐야 하는 상황에 손놓고 맙니다.

꼭 해야할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만이라도 물어물어 하겠는데
내가 해야 할것이 무언인지를 모르겠네요.

제가 이럼 낭군이라도 무언가를 안다면 스트레스 받더라도 도움이 되겠거늘...
누가 제 짝 아니랄까봐 낭군은 저보다 더하네요.. ㅠ.ㅠ

여태 시댁에 전화한통 한적 없습니다.
물론 울 아빠한테도 전화한통 한적 없습니다.
그저 '(시)아빠한테 전화좀 해보지?'라고 낭군 옆구리만 찌르고 지나갈 뿐입니다.
(듣는게 90%인 녀석에게 안부전화는 쥐약입니다. )


밥하는 것처럼 너무나 기본적인...
그런것들 좀 알려주세요.....


IP : 220.88.xxx.20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3 2:02 PM (211.45.xxx.198)

    에구 맘도 고우셔라.
    그런건 세월이 저절로 해결해 준답니다.
    전 시어머님과 대화가 잘 안되서 어쩔땐 하루종일 두마디정도밖에 안했는데
    어머님께서 그러시더라구요.
    너랑 있으면 입에 거미줄 치겠다.
    ^^;;;; 세월이 지나니 되는말 안되는말 조잘 거리게 되더라구요.
    어머님도 재미없는 말에 맞장구도 처주시고요.
    뻘쭘히 서있던적 많았는데 세월 지나면 저절로 위치를 찾게 되요.
    한해 다르고 두해 다르니 좀만 참으시오소서...

  • 2. 이론...
    '06.11.3 2:08 PM (121.131.xxx.38)

    전 제동서가 님과 비슷한 경우라 좀 속상했었는데....
    명절에 저는 죽어라 일하는데 옆에만 서있고 시키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늘 깨우지 않으면 10넘어서 일어나고... 자기는 과일이나 깍겠다면 과도만 잡고 있고....
    형님인 제입장은 속이 터지더군요...
    그런데 님은 본인이 속상해 하시니 개선의 여지가 무지하게 많습니다
    조금씩 다가가 보세요...
    형님이 설겆이를 하면 옆에서 같이 헹구고
    음식을 하면 파라도 다금고... 가르쳐달라고 하시고...
    잘 못하더라도 먼저 조금씩 해보세요...
    노력만이 사랑받는 길입니다...

  • 3. ^^
    '06.11.3 2:14 PM (210.92.xxx.195)

    님...아직 좀 낯설고 어색하셔서 그렇지 점점 괜찬아질거에요..형님입장인 저로선 님같은 동서같음 제가 먼저 말도 걸고 하겠는데요...마음이 느껴지자나요...제가 일을하건말건 부엌에 있건말건 도련님옆에만 꼭 붙어있는 저희 동서 생각하니..에효..

  • 4. ..
    '06.11.3 2:29 PM (125.132.xxx.107)

    형님 저 아무것도 모르고 어려우니까 가르쳐줘요~ 하고선 모르는것 초등학생수준이라도 묻고 또 묻고 하세요.... 또 세월이 해결해줄거예요
    친정엄마한테 조언구해도 되구요...

  • 5. ㅎㅎ
    '06.11.3 2:30 PM (163.152.xxx.45)

    그냥 처음부터 터놓고 말씀드려보세요.
    제가 이러저러해서 눈치도 없고 솜씨도 없고 그래도 심부름 하나만은 잘한답니다.
    뭘 모르고 어정거리는 것 같으면 제 나름대로 뭔가 해야되지 싶어서 저런다 생각하시고 말씀해주세요....
    그냥 이렇게 말씀드리면 안될까요.

  • 6. 부딪혀야
    '06.11.3 2:57 PM (220.85.xxx.85)

    첨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있어요.저도 님처럼 듣기만하고 시켜주고 부려주면 잘하는데
    먼저 들이밀고 그런거 절대 못했어요.근데 시댁에서는 그런 제성격이 불만이더라구요.
    너는 막내라 무조건 붙임성있게 물어보고 이건어떻게해요 어떻게 할까요?만하면
    줄줄이 다 알아서 해줄텐데 입꼭붙이고 꿔다놓은보리자루같다는 뉘앙스의 말을 들었답니다.
    그게 맘에서 우러나오면 제일 좋지만 안되면 그냥 흉내라도 내세요.
    하려는 맘이 없는것도 아니고 하고싶은데 주변환경이 협조를 안하는거잖아요.
    근데 그게 두어번 오해받기 시작하면 기분나쁘고 서럽다가 나중엔 응 나 원래 그런애야.
    다들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제부턴 아예 안하면되겠네 이렇게도 흘러간답니다.
    그냥 들러붙으세요.어머님 뭐는 어디있어요? 형님 전 뭐할까요?
    전화도 아직 한번도 안하셨으면 너무하셨어요.그냥 할말없어도 친정이나 시댁이나 자꾸
    해버릇하면 할말이 생겨요.저도 대부분은 요리강습에서 육아 살림살이 교육으로 끝나지만요.

  • 7. 낮설음
    '06.11.3 3:15 PM (220.88.xxx.207)

    눼... 죽어라 설것이만 해댔답니다. 오죽하면 결혼식날 함께 미용실가자 들른 시댁에서 여인분들 준비할적에도 말입니다. '새신부가 결혼식날 설것이 하는거 아니라는데..'라는 말을 들었답니다.

    휴가때는 말도 못붙이고 어정대다가 추석때는 워낙 일이 많을것이기에 '저 뭐해요?', '이렇게 하는거 맞나요?'해감서 시금치 삶는법, 전부치는 법까지 하나하나 다 물어봤더랍니다.
    (왜 집에서 해먹는 부침개는 안타는데 전은 죽어라고 타냔 말이다~~!! ㅠ.ㅠ)

    문제는...
    이제 고만하고 쉬세요~ 하고는 성님은 주방을 떠날줄 모르신다는 게죠...
    성님 쉬시고 움직이실 적에 저를 안부르신다는 거죠..

    딱 성님이 고모만 같았어도(저를 올케라 칭하시는분 호칭이.. -.-;;;. 고모라 부르라 하시긴 하였는데...)
    '올케야~ 청소하자~', '밥 묵자~', '이건 이러는게 아니지~'하실터이거늘..
    성님은 묵묵히 홀로 일하시니... ㅠ.ㅠ

  • 8. ^^
    '06.11.3 4:04 PM (147.46.xxx.219)

    형님이 밖에서 일하시면 기척이 있지 않나요? 피곤해도 꼭 쫒아가서 일 거드시구요.
    세제와 솔 없으면 다음부터 사가세요. 써보고 좋은 것 있으면 '어머니, 이게 요즘 나온 거래요, 써보세요' 하고 가져다 드리기도 하구요.
    제 복 제가 끼고 태어난다고 하지요. 시댁에서도 살갑게 구시고 노력하는 모습 보여주시면 미워하시진 않을 거예요. 그런데 글을 읽어보면 지금은 좀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전화하기 힘드시면 문자라도 보내시구요.

  • 9. 에고..
    '06.11.3 4:28 PM (211.208.xxx.32)

    읽는 동안에 제가 다 안쓰럽습니다...걍~ 눈 찔끔 감고 용기를 내어 툭 까놓고 형님한테 말씀하세요...
    아무것도 할줄 아는것도 없고 말주변도 없으니 형님이 알아서 부려먹으시라구요...시키는건 뭐든지 하겠다고...
    그 과정이 한번은 있어야 할것 같습니다. 그게 서로 편하지 않을까요...?
    형님분도 나름대로는 손아래동서가 많이 어려우실것 같아요. 그나마 일년되기 전에 한번 그렇게 말을 터 놓으셔야지
    이러다가 세월가면 더 말하기 어려워지고 원글님께 아기까지 생기면 애 때문에 더욱 못합니다.
    맘 굳세게 먹고 형님한테 전화하세요. 얼굴보고 말씀하시는것보다 낳지 않을까요...?
    미리 대강의 원고(?)라도 써놓고 읽으시던가요...아니면 핸드폰으로 문자라도...^^;;;

  • 10. 글고..
    '06.11.3 4:31 PM (211.208.xxx.32)

    처음이 어려워서 그렇지, 동서간에 코드(?)가 맞아서 죽이 잘 맞으면 그것보다 좋은게 없습니다.
    시어머님께 혼나도 서로 흉보고 끝내고...^^;; 남편흉 남에게 안보고 내 집안에서 보고 끝내고...ㅎㅎ
    형님분을 잘 만나신것 같아요. 알아서 혼자 다 하시려 드는걸 보면...선물공세라도 파팍~ 해보심은 어떨지...^^;

  • 11. 아니
    '06.11.3 5:08 PM (218.237.xxx.101)

    아무리 그렇대도 추석전날과 추석때 11시까지 늦잠을 잤다구요?? 형님이 참 속이 좋으신 분이군요

    글고 도구가 없어 일을 못한다면 담에 갈때 사들고 가면 되지요
    그건 핑계일 뿐이네요

  • 12. 난감
    '06.11.3 5:22 PM (124.5.xxx.181)

    왜 도구 까지 사들고 가서 청소를 해야 하는지..... 저로서는 알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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