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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곰솥을 숨기며..

.. 조회수 : 1,273
작성일 : 2006-11-03 12:38:34

오늘 시어머니가 오십니다

오시면.. 살림을 다 뒤져 보시고는 저녁을 하십니다

오늘 새벽까지 벼락치기 하는 심정으로 냉장고, 싱크대, 벽장 뒤지며

시어머니 심사에 들만한 것들 버리고 갈무리 하고 그러다가

문득 ..

친정어머니가 큰맘먹고 사 주셨던 휘슬러 곰솥..

한 번도 개시 안 해본 광채가 빛나는 곰솥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가 ... 옷장에 숨기려다가 벽장 깊숙히 안 보이게끔 숨겼습니다


전에 한 번도 안 써본 가끔 꺼내서 빛나는 광채만 보던 .. 휘슬러 냄비 하나

어머니가 성큼 쓰셨거든요



그 때, 기분이 마치

처녀시절에

백화점에서 몇년에 한 번 큰맘 먹고 산 옷 하나

내가 입어보기도 전에 동생이 입고 나갔을 때의 기분이라서요

냄비에 이런 기분이 들 줄이라.. 그 땐 정녕 몰랐는데요
IP : 203.241.xxx.5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
    '06.11.3 12:46 PM (210.180.xxx.126)

    ""'어머!' 너 이거 안쓰는 구나. 그럼 내가 가져가서 쓰마!"" 이러시면 어쩔려구요?
    마음의 준비 해 두세요~

  • 2. 에구
    '06.11.3 12:53 PM (211.193.xxx.148)

    좋은그릇일수록 자꾸 써야 제값을 하는거잖아요
    안쓰고 모셔두셨어요?ㅎ
    가끔 꺼내서 광채만 보실거믄 보석을 사셔야지요 ㅎㅎㅎ
    예쁘고 좋은그릇 , 가족들 위해 많이, 자주 쓰세요
    곰솥도 어머니오시기전에 미리한번 쓰시죠왜

  • 3. 어머니께서
    '06.11.3 1:14 PM (141.223.xxx.82)

    가져가신게 아니라..성큼 쓰신거라면(가족을 위하야 요리를 하셨다는 말씀?)
    전 일부러라도 밖에 내놓겠는데용~
    윗님처럼,엄니 오시기전에 님이 먼저 써 버리세요.^^

  • 4. ㅎㅎ
    '06.11.3 1:38 PM (211.210.xxx.141)

    주욱~~ 읽어 내려오다 벽장에 숨기셨다는 말에 문득,,,
    시엄니 "어머 너 이거 안쓰는구나" 함서 가져가심 우짤까나 생각했는데 ㅎㅎ
    어머 누가 벌써~

  • 5. ^^
    '06.11.3 2:49 PM (211.117.xxx.142)

    제일 윗 댓글에 '어머'님 너무 재미있으세요..ㅎㅎㅎ
    그릇은 아끼지 말고 마르고 닳도록 써 주세요..
    그게 그릇의 본분이랍니다~^^

  • 6. 원글
    '06.11.3 4:39 PM (203.241.xxx.50)

    그게 쓰려고 꺼냈다가도
    스텐의 번쩍이는 광채를 보면... 헌냄비 꺼내고 말거든요
    내 돈주고는 절대 안 샀을 냄비.. 친정 어머니가 사서 보내실 거라서요 ^^;;
    지금 그렇지 않아도 벽장 안에 들킬까봐 조마조마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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