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 싫어요...

[..]

제 성격이 좀 별납니다.
그렇다고 남에게 괴팍하게 굴진 않구요...오히려 남한텐 싫은 소리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저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참 별납니다.

문상을 가야하는데...
정말 가기 싫습니다.
싫은 사람도 아니고, 가까운 사람의 부음을 듣었는데...정말 가기 싫습니다.

그냥 아무 감정없이 형식적으로 가는 문상은 잘 갑니다.
예를 들어 한번도 뵙지 못한 동료의 모친상이라든지, 남편 동료 부인의 부친상이라든지...
기쁜 일보단 슬픈 일을 더 챙겨야 하는 법이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해서 조금만 친분이 있어도 애사엔 거리가 멀어도 가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까운 사람들 상 당한 곳엔 정말 가고 싶지 않고, 어디 도망가 버리고 싶단 생각이 먼저 듭니다.
미성숙한 인격 탓인지, 절망스러운 일은 그저 피하고만 싶네요.

그냥 황당한 부음을 듣고 황망해 몇자 적어 봤습니다.

[...]

맞아요 그럴땐 정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돌아가신 분한데는 너무 죄송한 마음이지만요..

[결혼식]

에도 가기 싫습니다.
조카 결혼식인데......
너무 가기 싫어요.
내 삶이 무너진 그 이후로 사람들 모이는데 가기 싫고
축하 위로...... 이런 것 다 힘겨워요.
세상은 왜 이렇게 복잡한 일이 많은걸까요.
저도 도망가고 싶어요.

[가까운]

슬퍼하는 모습을
제대로 위로할 방법이 없어서 그럴꺼에요.
그런데요, 안가시면 나중에 많이 미안해져요.
두고 두고 미안해지거든요.
상을 당한 분에게는 와 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될겁니다.
다녀오실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