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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친 집값. 니가 나를 죽이는 구나...

ㅠ_ㅠ 조회수 : 2,439
작성일 : 2006-11-02 19:51:54
도서관에서 9급 공무원 준비하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했네요.

전에 살던 전제 아파트. 진짜 영화 '소름'에 나오는 아파트 같은 집.
결혼하기 전에는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살진 못했어도
그래도 부족한 건 없이 살아서. 사실 처음에 남편이 이집에 살게 될거라고
미안하다고 말했을때 정말 놀랬었습니다. 이런 집도 있구나...그래도 저 맹세코 이집 형편 없다거나
거지 같아서 못살겠다거나 그런 소리 안했습니다. 아이가 걸어다니고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젠 정말 이사가야겠다는...그런 얘기밖에 안했습니다.

남편만 믿고 왔기에 계단에 쓰레기 더미가 있고 걸인들이 지나다니고..
아이랑 시장 갔다가 잠깐 문앞에 놓아둔 지갑이 10초만에 없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낮에도 깜깜 밤에도 깜깜
늘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러서 여름에도 문도 열수 없는, 창을 열면 온통 옆 빌라의 벽인 집에서
탈출하고 싶었습니다.
2년 버티다가 이사가자는데 남편이 첨엔 그러마 했어요. 그런데 도통 집 알아볼 생각도 안하고
내가 어디에 이런 집 있다더라 가자 하면
있는 화 없는 화 다 내면서 저를 원망하더이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서 재차 물었더니
지금 이집 6000이면 사는데 어머니 집에 들어가 살고 우선 이집을 사자. 그리고 여긴 전세를 주자.
그땐 재건축 말도 없었고 전 단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싶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게 여긴 곧 개발될 가능성이 있으니 조금만 참자 뭐 그랬다면
절 붙잡아 놓고 조금만 차분하게 얘길 해주었다면 제가 다르게 생각해 볼수도 있었겠네요.


어머니 집도 만만치 않습니다. 개인생활 전혀 없는 곳. 좁은 건 둘째 치고 제가 못 참을 것 같았어요.
시아버지도 재혼하신 분이라...것도 걸리고...제가 나쁘다고 하시면 할말 없지만.
남편은 계속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한 몇년만 버티자고.
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아기 낳기 전엔 사랑으로 버티며 살았는데 아이낳고는 도저히 버틸수가 없어서.
남편에게 처음으로 그러려면 나가라는 소리 몇 번이나 들으면서
저 혼자 아이를 업고 이 부동산 저 부동산
겨우 지금 사는 볕 잘드는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조그만 문제만 생겨도 늘 마음 졸이며 살았습니다. 완전히 무슨 종처럼, 고분고분. 조그만 일에도 화내고 무시하고...정말 못참겠었지만...아이때문에 참았습니다. 1
그래도 아이가 창 밖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참았습니다.


요즘 집값이 미쳤다면서요.
그 집이 2억 5000이 됐답니다. 다쓰러져가는 15평 아파트가. 여기 서울 용산입니다.
시어머니 살던 빌라는 2억이 됐다네요. 며칠전엔 그 일로 기분좋아하시더니
이젠 제 일로 죽상이 되셨나보죠.

남편 지금 시어머니가 전화해서 속상해 한다면서
저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하네요.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애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공부하는 저한테
너 때문에 돈 날렸다고 그것도 못참냐고.
그때 제게 무슨 소리를 했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아무래도 제가 어려서 상황판단을 못했을 수도 있지요.


시어머니 이제 저한테 기세등등하시겠네요.
제가 바득바득 우겨서 겨우 그집 이사가서
이억 날렸다고...


참...누구한테 하소연을 해야할지...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제가 누구에게 사과를 해야하며 죄인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사랑이고 뭐고 돈 앞에서는 배려심도 없고...
지금까지 노력해왔던거 모든게 물거품이 되는 느낌.
그런 거 아세요?

IP : 221.147.xxx.11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2 7:58 PM (221.165.xxx.69)

    충분히 이해가죠....

    그 상실감.. 남들은 모르죠. 나름대로 아낀다고 해도 고개 들면 나는 언제나 초라한 제자리이고..
    멀고 불가능한것처럼 느껴져 속상하고 위축되다가 화가 나기도 하고요...

    그래도 멀지않았습니다. 옛말하면서 여유로와질 날이요.
    인생에 3번의기회는 있다고 하죠...
    아마 곧 님께도 그기회가 올거입니다. 믿으세요.

    그때가서 시어머님께 큰소리치세요...

  • 2. ,,
    '06.11.2 8:02 PM (211.186.xxx.146)

    집값땜에 사람 여럿 잡네요,,
    몇해전에 어떤아줌마 집팔고 뜨자마자 4억인가 올라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던
    사건 기억나네요
    화병에 우울증에 그랬다던데,,집값이 사람 잡습니다,,

  • 3. 재물은
    '06.11.2 8:03 PM (222.109.xxx.83)

    팔자에 있어야 하고 재물복이 있거나 그 집을 잡읏 있는
    혜안이 있어야 합니다. 결과가 이렇게 되서 그렇지
    님의 탓이 아니고 남편의 잘못도 있습니다.

  • 4. ㅜㅜ
    '06.11.2 8:15 PM (222.112.xxx.35)

    참....집이 무슨 환율도 아니고 왔다갔다.. 정신없는 우리나라..... 기본적으로 안정된 생활자체가 안된다는?? 웃기는 상황인거같아요.

  • 5. 또다른
    '06.11.2 8:16 PM (210.91.xxx.61)

    기회가 올거라 생각하면서 살아야죠...
    기운내세요.
    아.... 남편분이 야속하네요..

  • 6. ..
    '06.11.2 8:17 PM (211.176.xxx.250)

    참 초연해지기 힘든게 돈문제 집문제지요..
    같은단지에서 평수 늘리기도 힘들고..
    항상 올바른 생각대로 경제가 돌아간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전 이번 집값은..
    너무 미친듯 올라가고.. 지나치게 비정상적으로 느껴진다 생각 된답니다..
    너무나 비정상적인것은.. 다시 정상적인것으로 돌아가려고 하게 되지 않을까도 싶어요..
    기다려보시면 어떨까요?
    전.. 강남 집값은 버블이란 생각을 해본일이 별로 없는데요..
    기타 다른 지역..버블인 지역이 상당히 많은것 같구요..
    호재가 너무 많다는것도 이상해요.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면서..여러가지로 삐걱대던 부분..다 튀어나올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 7. 버블
    '06.11.2 9:13 PM (219.241.xxx.29)

    강남 빅쓰리빼면 그리 좋은 학군도 아니고
    20년, 30년씩 돼서 녹물 나오는 집 들 가격이 버블이 아니라니
    .. 님 강남 집값 버블 맞구요
    세금 많이 물려야 됩니다 규제는 완화시키더라두요

  • 8. 강남이
    '06.11.2 9:23 PM (221.140.xxx.162)

    버블이 아니라뇨.
    왠만한 아파트들이 10억 가까이 되는데..
    10억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요새는 1억도 돈같지 않게 느껴지니...
    남편 연봉이 1억 넘지만 강남권 진입 꿈도 못꾸고 집값 너무올라 사고 싶은맘도 안듭니다.
    저 역시 시어머님과 집때문에 마찰이 있었구요.
    지긋 지긋합니다.
    그래도 버블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서 오히려 안심이네요

  • 9. 동병상련
    '06.11.2 10:00 PM (59.5.xxx.190)

    저도 그랬어요.
    재건축 아파트 팔고 나니 이억 삼억 오르더니 이제 그 자리에 래미안 들어옵니다.
    일전에 사주 보러 갔었는데 그 분이 그러더라구요.
    재물운이 그때가 아니었다고. 그리고 저는 차근히 조금씩 모아야지 한꺼번에 들어오는 사람은 아니라구요. 저도 그 일때문에 2002년에 홧병 직전까지 갔어요.
    그런데 서서히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이제는 기회가 오면 알아 보고 놓치지 않을 소중한 지혜가 그 경험을 통해 얻어진 것도 같고
    지금 내가갖고 있는 좋은 것을 생각하며 위안 삼으세요.
    그 집은 놓쳤지만 원글님께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셔서 평생 안정되게 다닐 수있는 직장이 생기실거예요.

  • 10. ...
    '06.11.2 10:08 PM (211.109.xxx.30)

    지금 집값 정말 난감합니다.
    어떻게 될려는지 알면... 그럼 돗자리를 깔겠죠.
    앞날을 어찌 알겠습니까?
    그보다 더 큰 기회를 위해서.. 그래서 지금 힘든거라 위안 삼으세요.
    지난일 어떻게 할 수도 없는걸요.
    앞으로 오는 기회는 꽉 잡으세요.
    시험도 열심히 공부하셔서 꼭 합격하시구요.

  • 11. 제정신이 아닌거죠
    '06.11.2 10:14 PM (220.124.xxx.119)

    월급 차곡차곡 모아 집사는 재미...꿈이 없어진 나라...
    지금도 지금이지만...자식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집얻을때 돈..조금이라도 보태주는 시댁만나기 지금은 좀 쉽지만..
    저희자식대에 장가 시집 보낼때는...지금 어른들처럼....무슨 돈으로 집값...전세값 보태 주나요..
    교육비에 재산 탕진....집값 이자 내느라 월급 탕진...생활수준 빈궁 그 자체..쪼들리고...
    아니면 지금 편하고 말지..하면서 펑펑 써 없애거나...
    무슨 돈으로....노후대책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집 값 아무리 오른다고 좋아해봤자...
    지금의 부모님들 세대만도 못하게 살꺼 같아요...
    지금은 뭐 잘사나요.....엄마시대보다 분명 못사는거 맞아요...
    그래도 엄마는 예전에 마사지사도 불러 집에서 마사지도 받고...
    그당시에도 홈파티 해서 그릇사들이고,..그랬던거 같은데...
    지금은 꿈도 못꿔요...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도 엄마아빠세대보다 못사는거 맞는거 같아요..

  • 12. ....
    '06.11.3 1:44 AM (222.121.xxx.24)

    저도 님과 비슷한 상황인데요 시댁눈치보입니다 정말 내가 이러고 살아야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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