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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 대한 내공은 언제쯤 쌓이나요?

언제쯤 조회수 : 1,278
작성일 : 2006-11-02 08:44:30
둘째 산후조리 때문에 요새 고민이 많거든요.
오늘도 5시에 깨서 생각하다 다시 잠 못 들고...
게시판 들어와 글 쓰다보니 한 바닥 장문이 되어 그냥 지우고 말았어요.

제 시부모님은 최대한 잘해주려 노력하시지만, 워낙 기준이 당신께서 하셨던 시집살이에 맞춰져 있어요.
50대이신데도 너네는 새로운 가정이 아니고, 너만 우리 집안에 시집온거다, 너네 친정은 어떻게 사는지 몰라도, 시집오면 우리집 방식을 따르고 이어가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몇 년간 곁에서 봐온 사람들의 반응도 좋겠다~~ 하다가 뜨악하기도 하고 그래요.

워낙 낙천적이고,  공부나 하는 일도 잘 되었고,
싸움 한 번 한 적 없고, 누구 미워한 적도 없고, 문제 있음 대화로 해결하고...
스트레스 안 받고 살았는데,,
지금도 시부모님 문제 빼면 별로 그럴 일이 없고요.
제 인생 첫번째이자 최대의 태클인데, 바꿀 수도, 모른체 할 수도 없는 이 문제가 어느 날에야 극복이 될까요?
갈수록 맺히는 건 늘어가는데, 말은 안 통하고... (아들들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고 하는...)
그런데 매일 전화 2-3통은 하고, 일일이 간섭받아야 하고...

작년봄부터 갑상선에 문제 생기더니, 얼마전에는 임신 중인데 심장 판막이 헐거워져 피가 역류한다 해요..
가족력도 없고, 특별히 비만도 아니고, 좋은 음식 섭취하려 노력하고, 많이 걷는 편인데...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 가지려던 노력도 버리고 싶고, 딱 남편의 부모, 손자의 조부모로만 대하고 싶기도 한데, 또 제 종교인 기독교의 가르침은 그렇지 않고, 도리상 그러면 안 될 것 같고...

지금 5년차인데, 언제쯤 되면 속으로나, 겉으로나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내공이 쌓일까요?
빨리 벗어나고 싶어요 ㅠㅠ

IP : 211.243.xxx.19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1.2 8:49 AM (222.237.xxx.156)

    어느 순간이 되면 에구 저 노인네 불쌍하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갑자기 힘빠지고 초라해 보이고 시부모님이나 저나 서로에게 포기가 되고 적응이 되고 그러면서 한 가족이 되나부다 싶어요. 아마도 부모님 돌아가실때까지 욱하고 치밀어 오르고 미치게 돌겠고 그러겠지만
    시간이 약입니다.

  • 2. 경험자
    '06.11.2 9:03 AM (220.85.xxx.69)

    건강에 이상이 생기실 정도라면 뭔가 대책이 필요하신 것 같아요.
    전 그냥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여러 가지 사건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가 재정립 되면서 시간이 흐르면 된다는 뜻인 것 같아요.
    몸도 아프신 데 남편께 잘 협조를 얻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좋은 며느리 15년 하다
    몸에 이상 생겨 드디어 포기하고
    저도 제 자릴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 제 건강 생각해서 배려해 주는 사람 없더군요.
    예전에 잘했으니 좀 봐주겠다는 생각도 절대 없구요.
    더욱 더 잘 하기만을 요구하더라구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기독교의 최고 가르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3. ,,,
    '06.11.2 9:04 AM (220.116.xxx.215)

    세월이 약이랍니다.ㅎㅎㅎ

  • 4. 안쌓여요
    '06.11.2 9:08 AM (203.170.xxx.7)

    포기가 약인듯...

  • 5. 시댁이
    '06.11.2 9:29 AM (124.54.xxx.30)

    원글님께 내공이 쌓이도록 하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끌려다니지 마세요.^^

  • 6. 원글
    '06.11.2 10:02 AM (211.243.xxx.194)

    여러분들 답변 감사하구요..
    다 표현은 달라도 비슷한 의미인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는 제 몸과 정신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어요.

    글 읽다 문득 그 고된 시집살이를 살아온 울 시어머님 내공이야말로 장난 아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웃었습니다.
    무림의 고수들도 아니고 ^^;;

    그리고 경험자님, 저보다 훨씬 높은 연배시겠죠?
    저도 이번 검사 결과 말씀드리면서, 체중 많이 늘면 심장 부담된다고 영양식해서 체중조절 하랬다고 했더니, (첫애 10kg 늘었던 것과 비슷하게 늘고 있음에도..)
    지체없이 돌아오는 첫마디가 '아기 영양실조 걸리면 어쩌라고? 너 친정가서 아기 못 낳겠다'(은근히 안 좋아하시는 눈치셨거든요)
    출산관련 외에 제 몸에 대한 건 한 마디도 안 하시더라구요.
    그러려니 하면서도 너무 서운했어요.
    경험자님도 얼른 건강해지길 바래요.

  • 7. 에휴
    '06.11.2 10:14 AM (218.236.xxx.180)

    힘드시겠네요.
    그치만 시댁빼곤 이제껏 평온한 삶을 살아오셨다니 그점, 참 감사할일이지요.
    건강한아이와 남편, 경제적인 안정, 성실한 남편, 친정과 시댁에 평안..
    저는 힘든일이 날 너무 지치게할땐 내가 뭘 가졌나 바라봅니다. 감사할일이 많구나... 하고 맘고르지요.

    시부모님이 너무 꽉쥐고 흔드시네요. 님도 상당히 받아주시는 성품같고..
    전화 너무 자주하시면 받지마시고 시장갔었다 그러세요.
    아기나 남편걱정만 하시면 웃으며"어머니, 저도 요즘 몸이 않좋아요. 저 좀 챙겨주세요"하세요.
    너무 참으시면 몸 정말 상합니다. 속으로 스트레스받지마시고,
    농담조로 받아치기도 하세요. 말이 쉬운건 저도 압니다.ㅜㅜ

  • 8. 힘드시죠.
    '06.11.2 10:29 AM (211.111.xxx.148)

    스트레스 쌓일때 친구들이랑 시댁 욕도 하고 남편 잘때 엉덩이 꼬집기도 하면서 좀 푸는거죠.
    그리고 가능하면 덜 부딪히고요. 그냥 네.. 네 하면서 흘려듣고요. 욕 좀 들어도 원래 시짜 들어가면
    그런거다고 생각하고 할 얘기는 가능하면 하시고요..
    말은 쉽죠.. 어려운 얘기네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아이들 둘 낳으면 여자들 간이 커진다 (여성비하적 발언 - -;) 는 의미는 아이 둘 낳고 키우다 보면
    좀 대범해진다고나 할까요.. 본인의 그릇이 좀더 커지고 사소한 건 신경 안쓰게 되면서
    점점 내공이 쌓이지요.
    님 화이팅!!!

  • 9. 그런데
    '06.11.2 10:46 AM (125.241.xxx.98)

    그게 사람에 따라 다르다느 것이 문제이지요
    20년 되갑니다
    시댁에 전화 안햇다고 난리가 낫습니다--부모님 80이 다 되갑니다
    이후로 추석때 얼굴 보고 안 봅니다
    명절때만 얼굴 보일겁니다
    나쁜 말로 그 나이정도 되면
    큰아들 큰며느리 눈치 좀 보면 안되나요
    불쌍하다 생각 하려 했는데--나도 친정부모님 계시니까요
    생각 바꿔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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