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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이야기 주저리 주저리

주절 주절 조회수 : 1,090
작성일 : 2006-10-25 02:39:26
게시판에 올라온 여러 사연들에 비하면 전 정말 운좋은 며느리죠
그래도 이 나라에서 며느리로 산다는건
어느정도의 부당함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 인것 같습니다.

다들 시댁에 갈때
오늘 나눌 대화에 대해 미리 연습해 가시나요?
아님 순발력으로 그때 그때 대처 하시나요?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와 이렇게 잠 못이루고 있습니다.

부부 둘다 아무 이상이 없는데
애가 안생겨 시험관으로 아이 낳았습니다.
애 낳은 다음날 시어머님 병실에서
당신들 기도로 생긴 애니 감사해 하고 저도 이제 신자가 되라는 말씀 하고 가셨습니다.
열심히 신앙 생활 하시는 분이고 일반 생활도 흐트러짐이 없는 분이라
그분의 종교에 대한 은근한 강요는 그리 심한 요구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서 성당에 나가겠다고 말씀 드리고
교리공부도 나름 열심히 시작했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 어떤 꺼림직함이 남아 영세 받기 직전에 포기 하고 계속 보류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필요에 의해서(원하는 걸 기도로서 얻으려고) 성당에 간다는 사실이 제일 걸렸습니다.
그렇다고 마음속에서 깊은 신앙심이 우러나는 것도 아니고...


둘째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님이
그러십니다
아이를 주셨으면
감사하고 보답을 해야지(제가 신자가 되는것)
당연한듯 받기만 하고 있으니 아이가 안생기는 거라고
제가 열심히 기도를 해야 하는거라고

옳은 말씀 같기는 한데
신자도 비신자도 아닌 중간 입장에서 보자니
어찌 생각하면 억지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당연한 말씀 같기도 하고

그리고
저녁때 들은말은
수능 앞둔 자녀를 둔 신자 하나가 있는데
요즘 기도를 열심히 한다고
평소에 신심이 두텁지도 않으면서 바라는게 있을 때만 열심히 기도 한다고
얌체 같다는 말씀을 아버님과 나누십니다.

그말씀도 맞습니다.
필요할때만 신을 찾는 건 정말 얌체같은 짓입니다.

어머님이 제게 바라는 것도 얌체짓은 아닐껍니다.
그럼  전
마음이 움직이지도 않는데 진실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야한다는 건데...
그게 가능할까요?
아님
아이가 생기게 해달라고
원하는게 이뤄질때 까지 얌체처럼 기도를 해야 하는걸까요?

어머님이 바라는 게 어떤건지 알겠는데
그게
쉽지가 않은 일이라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혹시
제가
개신교 교회에 나가거나, 절에 가거나 했을 때도 이렇게 속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을까 싶은 의심이 들더군요.
사실 전 종교에 편견이 없는 편이라
어떤 것이든 상관이 없거든요.
그런데 어머님은 성당으로 못박으ㅅ시고
진실한 신앙심도 기대하시고...

이런 부담이 쌓여서
이때껏 감사하며 살던 마음조차
무르고 싶어 집니다

또 한가지
저희 집문제에 대해
시부모님들이 저희에게 권한을 주지 않습니다.
이제껏 있었던 일들 열거하기 힘들지만

오늘 집 문제 때문에 한참을 얘기 듣고 왔는데
처음엔 무슨 말씀인지 말 못알아 들었고
(시댁에 집이 한 채 있는데 양도세 때문에 이집을 언제 팔고 저집은 2년 거주를 해야하고 전세입자를 언제 내 보내야 한다는 둥...)
계속 설명을 듣다보니 돌아가는 상황을 짐작 하겠는데
왜 시부모님 재산 관리 하는데
저희가 여기로 갔다 저기로 갔다 이사를 다녀야 하는지
왜 저희 집을 못 사게 하고 전세 살라면 살아야 하고 아버님 명의로 집을 사라면 사야하는지
나름 타당한 이유를 설명 하시는데...
그건 그분들 입장에서 세금 절약하려는 방법으로 이리저리 굴리시는 거고
저희는 이용만 당하는 건데
(저희 주시려고 그러시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절대 바라는 것 없고 어찌됬는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려고 시댁에서 조금만 빌리면 진작 살 수 있었던 집을 아직도 못하고 있습니다)

자식들 도와주시고 싶고
그럴 여력이 있으시다면
집 산다고 할때 자금좀 빌려 주시고
저희가 모르는 척 그돈 받고 안돌려 줄 사람도 아닌데
집 산다고 하면 무조건 반대만 하시고
오늘 들은 말은
"난 걱정 안한다. 그 집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그 말씀은 나중에 저희 줄거라는 걸 암시하시는건지?
차라리 주신다고 하면
정중히 거절이라도 할텐데

집으로 돌아와 허공에 대고 떠들었네요
"어머님 그집은 어머님 꺼쟎아요?
어머님 어떤 마음으로 그러시는 거 충분히 짐작은 하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저흰 어른이 아니예요.
어머님 다 알아서 하시고
저희는 그냥 따라만 한다변
그건 저희가 미성년자이거나 영 머리가 떨어지거나 한다는 뜻 아닌가요?"

그냥 그렇게 말해버릴걸 그랬나요?
딱 부러지게 뭘 요구 하셨다면
저도 그렇게 대답했을 텐데
이러저러하니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있고 그럴 수도 있고
(1안, 2안, 3안 이렇게 방법을 말씀하시고)
결론은 아직 시간 있으니까 생각 해봐

그렇게 말씀 하시고
1안쪽으로 일을 진생하시는....
2안, 3안은 너무 독단적인 제안이라는 인상을 무마하기 위해 저희를 좀 생각해주는 듯한 제안을 하시고
거기에 따를 단점을 부각시켜 결국 1안을 선택해야 한다로 몰아가시는....
그러나 말로는 딱 부러지게 이거다
라고 말씀을 안하시니
그게 아니예요
라고 대답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언제라도
내가 언제 너희한테 강요했니?
이런 방법이 있고
우리가 너희보다 오래 살았고
집에 대해서도 잘 아니까
조언을 주는거지...
이렇게 나오시면
할 말이 없는거죠.
이제껏 그런 이유로 집도 못사고
전세만 전전 하고 있어요


남편은 무시하라는데
이번에도 집을 못 살것 같네요.
그냥 넋두리예요
IP : 221.133.xxx.8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종교라는것
    '06.10.25 2:56 AM (218.148.xxx.227)

    저도 성당에서 세례를 받긴 했어요.
    전 제발로 찾아갔습니다만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강요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야 제발로 찾아갔다지만 저희 집 식구 그 누구에게도 다니라고 말해본적 없습니다.
    저희 엄마 저의 뒤를 이어 본인이 스스로 나가셨구요.
    아버지 역시 어느날 갑자기 교리 받으셔야겠다고하시며 그렇게 세례 받으셨습니다.
    지금 저는 냉담 중입니다. 자랑할만한 내용도 아니지만..
    일을 하다보니.. 결혼을 해서 무교인 신랑에 불교인 시댁이라는 핑계거리로 냉담중이긴 하지만..
    그래도 맘은 그렇지않아요..
    종교는 누가 억지로 떠민다고 될일은 아니라는 생각인데요.. 남편분과 얘기해보시고...
    시부모님께서 그런 말씀 하실 때 남편께서 한말씀 하시도록 하시는것이 어떨까 싶네요.
    그렇게 강요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그냥 지켜보시는 편이 어떠시겠냐고..
    아내도 세례 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니 시간 좀 더 주자...뭐 이런 식으로 이해시켜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집에 관한건.. 제가 아는 사람은 원글님과 딱 반대에요..
    친정에서 그러는데...
    그것도 보기 안좋더라구요...
    며느리 된 입장에서 반기들고 나설 성격은 아니신듯 싶은데...-글을 읽다보니 원글님 성격이 그냥 그러신것 같아서요....-
    읽다보니.. 제가 다 답답해지네요...
    나이가 60이 되어도 자식은 자식이라지만... 부모님께서 너무 본인들 주장만 고집하시는 것 같아서 답답하네요...

  • 2. 묵묵부답
    '06.10.25 4:59 AM (24.4.xxx.60)

    남편분이 무시하라고 하셨다지요.
    그럼 되었습니다.
    제 남편이 그런 편인데
    부모님께 반응하는걸 최소화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거도 한가지 방법이 되더라구요.
    며느리인 저야 그 앞에서 뭐라 하시면
    예를 들어 그런 제안을 일방적으로 하실때
    당황해서 아...예...뭐.. 이정도 대답만 해도 오케이로 아시더라구요.
    이제 저도 적응이 좀 되가는데 그냥 못 들은 척하시는겁니다.
    아니면 아예 생각해볼께요. 라고 대답만하고
    하지만 표정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주면 안됩니다)
    그냥 후속 조치를 안취하신다던가..
    그러면 어머니쪽은 답답하시고 다소 히스테릭하게 야단치실때도 있지만
    이게 반복되다보니 은근히 어려워하시게 되더라구요.
    이제 자식내외도 성인인데 너무 움켜쥐고 이래라 저래라 하시는거
    맘대로 못하신다는거 아셔야해요.
    저도 제가 마음의 병 안걸리고살려고 하니 이렇게 모질어지더군요.
    성격은 살갑고 싫은 소리 못해서 신혼때 나름 열심히 응대해드렸는데
    그럴수록 정들고 서로 좋은 관계가 된다기 보다
    말랑하게 보신달까 그래요.
    다행히 저도 신랑이 중심잡고 서있어줘서
    이제 그렇게 안 흔들립니다.

  • 3. 기도
    '06.10.25 11:23 AM (211.207.xxx.53)

    저도 천주교 신자입니다. 기도문제만 살짝 말하고싶어요. 수험생 기도하시는 분들 말씀이 (저도 경험상)
    기도하다 보면 마음이 비워진다고 합니다. 혹시 수험생 기도문을 보시면 제가 말하는게 뭔지 아실겁니다. 부모의 욕심과 허욕을 없애게 하는 내용이지요. 기도는 바라는게 아닙니다. 주님께 의탁하고 마음을 비우는거지요. 주님은 우리가 바라는 것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주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너무 절박한 상황이 되면 매달리게 되지요. 님은 아직 그정도로 절박하진 않으신거에요.

  • 4. ..
    '06.10.25 11:42 AM (218.148.xxx.224)

    저의 시어머님이 저로 하여금 천주교에대해 깊은 증오심을 갖게 하셨어요. ㅠㅠ

  • 5. ..
    '06.10.25 10:06 PM (59.11.xxx.47)

    어떤 마음이신지 알겠어요. 전 친정도 시댁도 독실한 천주교인데 방향이 좀 달라요. 저희 친정 엄마는 천주교의 베푸는 사랑을 실천하신 분이죠. 무의탁 노인들 목욕시키고 영아원 아이들 돌보고 청소해주고..
    물론 기도도 많이 하셨죠. 뭔가 바래서 라기 보단 사랑을 나누는 의미로 실천하셨던것 같은데 저희 시어머님은 그렇지 않으세요. 자기가 원하는것을 구체적으로 기도하세요. 그리고는 기도할때 헌금을 많이 냈더니 기도발이 잘 받는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요즘 갑자기 종교에 대한 회의가 밀려오더군요.
    저야 워낙 어릴때부터 독실했으니 이정도지만 님같은 경우라면 그런 생각 드시는게 당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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