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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로 울지마....
퇴근이 늦어 10시가 한참 넘어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이 그리 많진 않더군요.
그래도 자리는 노약자석밖에 비어있질 않아서 앉지는 못하고 노약자석 옆 통로에 기대어 서있었어요.
제 오른쪽에 있는 노약자석엔 나이든 할머니 한 분과 젊은 커플이 앉아있었고,
제 왼쪽에 있는 노약자석엔 한 눈에 봐도 오늘 어디 아프거나 무슨 힘든 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가냘픈 아가씨가 하나 앉아있었어요. 옆 자리 둘은 비어있었고...
한 정거장 갔는데 5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 사이로 보이는 키가 작은 아저씨가 한 분 타시더니
제 왼쪽에 있는 노약자석, 그 가냘픈 아가씨 옆에 앉더군요. 그러더니 그 아가씨한테..
' 노약자석에 앉아서 가니 몸은 편하겠지만 마음이 불편하겠지. 어딜 버르장머리 없이 앉아있어!' 라고
하더군요. 술 취한 분도 아닌 것 같았고 그냥 좀 심술맞게 생긴 아저씨가....
그래서 그 아가씨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 앞에 섰어요. 그랬더니 그 아저씨...
팔을 뻗어 그 아저씨 허리춤의 옷이며 일어나서 팔이며 잡아당기면서 '괜찮아, 앉아. 앉아' 이러더군요.
그 아가씨가 거의 끌려가듯 앉았지요.
그리고는 팔로 머리를 짚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 미친건지.... 또 혼자서 큰 소리로
' 요즘 것들 보면 예의가 없어. 유약하기까지 하고 . 쯧쯧.. 노약자석을 왜 만든지도 모르나 '
이러시니 갑자기 그 아가씨가 울기 시작하더라구요.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눈물이 계속 흐르는지...
제가 나서고 싶었어요. 아저씨도 노약자는 아닌 것 같은데 몇 살이시냐고..
정말 어제 너무 힘들어보이는 아가씨였는데......
몇 정거장 더 가서 그 아저씨가 일어서더니 제 오른편 노약자석으로 와서 그 젊은 커플에게
' 노약자석은 비워둬야지 않겠나' 하더군요. (남자가 몸이 되게 좋아서 그렇게 좋게 말했는지)
그 젊은 커플 중 남자애가 '자리도 비었는데.. 어르신 앉으실거면 비켜드릴게요' 라고 하니
' 내가 앉으려는게 아니야.' 라고 말 하고 지하철 문 열리자마자 '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이라고 외치고
뛰어가듯 내리더라구요. 비겁한 아저씨 같으니라고....
그 가냘픈 아가씨는 한참을 더 혼자 울었어요.
저보다 대여섯 살 어려보였는데, 그런 미친 놈 때문에 울지 말라고 토닥여주고 싶은거 꾹 참았어요.
저는 이런 일 당하기 싫어 노약자석엔 자리 있어도 절대 안앉는데, 꼭 비워둬야 할 의무라도 있는건지..
노약자석이라는 자리를 만든게 우스운 것 같아요.
그냥 어른 공경 문화를 더 확산하면.. 노약자석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줄 수도 있을텐데.
1. 마자여..
'06.10.21 9:25 PM (211.187.xxx.150)저도 오래전에 버스를 탔어요.
임신초기라 몸이 안좋았는데 멀미까지 심해서 구토까지 나오려고 하고..
정말 힘들때 ..제가 앉아 있는데 어르신이 제 앞에 서 계신데도
제가 도저히 일어나질 못하겠더라구요.
버스 안에서 그 어르신께 욕 많이 먹었습니다.
결국 중도에 내려 택시 타고 간 기억이 있답니다.2. ..
'06.10.21 9:28 PM (222.101.xxx.252)그 옛날 버스좌석에도 경로석이 몇곳 있었지만..지금처럼 막무가내로 비워둬야하진 않았던거 같아요..지하철의 노약자석이 생기고..나이드신분들이 단체로 어디서 교육이나 받아온 양 어느날 갑자기 대놓고 호통치고 욕하시는데..보기 안좋아요...저는 노약자석이 아니라 일반좌석에 앉아있다가도 나이드신분이 앞에 서시면 비켜드리는데..대낮에 텅텅 빈 지하철 안에 돌도 안지난 젖먹이데리고 빈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왠 중절모쓴 영감님한테 야단맞고 정말 기분 안좋더군요...
3. ..
'06.10.21 9:35 PM (58.143.xxx.45)아예 전철에 칸을 나눠서 타라고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심하게 욕하는 노인네들보면 그렇게 자리에 앉아서 가고 싶으면 택시타지 뭐하러 전철타냐고 한마디 해주고 싶어요.
4. 그래도
'06.10.21 10:16 PM (218.236.xxx.180)그건 아닙니다. 경노석앞에 잔뜩 모여서있는 어르신들보면 정말 맘이 아픕니다.
일반석 젊은이들은 아예 여긴 "젊은이 자리"라는듯 당당하게 앉아있는게 보통이구요.
경노석 없앴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노인들이 그6자리밖엔 못앉는듯 변해버렸어요.
소리지르는 무례한 어른들이 생긴건 그떄문아닐까요? 예전엔 어느곳에가든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게 흔했고 몸이아픈 젊은이들이 욕을 먹지않고 앉을수도 있었는데요...
어른들... 그분들 일제시대와 6.25를 뚫고 오신분들입니다. 우리가 이렇게사는것, 그분들 덕입니다.
왜 그리도 무례하게 변했을까 생각해봐야합니다. 우리가 먼저 무례한건아닐까요?
저 30대후반입니다만 하루하루 무거워지는몸을 느끼면서 우리할머니, 우리아버지 생각을 합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돈못모아 택시 못탈수도 있지않나요?
끝없이 높은 지하철계단을 저도 오르기힘든데 우리 할머니는 어찌 오르셨을까...........
우리의 무례를 먼저 고쳐야합니다.!!!!! 부디요...5. 노약자란
'06.10.21 10:29 PM (220.83.xxx.25)풀이하자면 늙은 사람과 약한 사람들이란 뜻인데,
그럼 몸이 약한 이들-아프거나 많이 피로하거나 한 사람들-을 포함하는 개념 아닌가요?
그럼 그 아가씨가 앉아가는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네요.
게다가 노인들이 자리가 없어 서있는 상황도 아니고 자리가 비어있었으니 더더욱 문제될 게 없는데,
그 아저씨 판단착오에 지나치게 나서는 사람이군요. 무교양...6. 서로 이해
'06.10.21 10:31 PM (121.134.xxx.68)하면 좋겠어요...
전 임신 때 배가 조금 나와서 8개월인가 9개월 때 노약자석에 앉았는데 어떤 분이 손가락질하시더라구요...
제가 일어나자 주위 분들이 저 임신했다고 그분께 알려드리니까 미안해 하긴 했는데... 영 기분이 그렇더라구요...7. .님
'06.10.21 10:35 PM (218.236.xxx.180)양보를 강요?하면않되지요.그렇지만그말씀은
젊은이들간엔 맞는말씀이지만 체력이 않되는 노약자에게는 맞는말씀이 아닌것같네요.
요즘 노인에게 자리비키는 일이 흔치않아요.
저도 무례한 노인들이 좋지않지만 무례한 젊은이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단순히 일반화시키기는 어느경우에나 오류있는결론이 나오겠지만요,..
지하철에타시면 한번 눈여겨보십시오.
젊은이들눈치보며 노약자석에 우루루몰려있는 노인들이 훨씬 많다는거, 알게 되실겁니다.8. 요즘엔
'06.10.21 11:18 PM (123.254.xxx.31)젊은 사람들이 몸이 약한사람들이 많아요..
특히 여성들은 빈혈같은것도 많잖아요? 임신 초기엔 표시도 잘안나구요.
그럼 버스나 지하철에 "여성분 좌석"을 만들어주던지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어떤 지하철은 여성전용칸이 있다지만 눈씻고 찾아봐도 그런거 없던데..
나이드신분들은 약도 많이 드시고 좋은 것도 많이 챙겨드시지만 젊은 사람들은 그렇게 되겠나요?
젊으면 아프지도 못하나요? 돈은 똑같이 내면서 왜 빈자리를 비워둬야하는지 모르겠다니까요?
"노약자"란 의미는 노인이나 몸이 약한사람이란뜻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욕은 왜합니까? 남의 귀한 자식한테..9. ...
'06.10.22 12:12 AM (211.40.xxx.250)저는 이십대 후반이지만 허리디스크가 있어서 오래 서서 못 가요.
그래도 노약자석엔 선뜻 앉지 못하죠, 간혹가다 대놓고 뭐라 하시는 분들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께 제가 허리가 안좋아서요, 하면 젊은 게 늙은 나보다 더 아프냐고 막 뭐라 하실 때도 있어요.
저도 돌아다니고 하다 보면 정말 허리가 아픈데...그래도 뭐 외관상으로야 아무렇지도 않으니 별 수 없죠.
저 같은 사람도 노약자석에 앉으면 속으로 욕하시는 분들 계실거라 생각하니까 씁쓸하네요.
허리가 어지간하면 대부분 자리 양보하려고 합니다, 안보이는 속사정까지야 헤아리기 어렵겠지만 무조건 욕하지는 말았으면 하네요.10. 저도 임신초기때
'06.10.22 1:43 AM (218.144.xxx.133)갑자기 주저 앉을거 처럼 현기증 나서 내렸다가 다시 탄적 있어요..
아무리 노인분들 힘든건 알지만,,대놓고 호통치는건 좀 그래요...11. ...
'06.10.22 10:41 AM (211.218.xxx.75)저 임신했을때 어지러워서 아찔하는걸 손잡이 잡고 버티고 있는데도
앞에 앉은 젊은이들 일어나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저 여자 왜 저래?'하는 반응이었죠.
결국 나중에 기절했는데 그러고서는 다른 쪽에 있던 사람이 앉으라고 하더래요.
저는 기절했으니 모르고 같이 있던 사람이 얘기해주더라구요.
힘들면 말하지 왜 그냥 버티고 있었냐던데
제가 이런저런 더러운 꼴 안보려 하다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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