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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넘어가야 할까요?

고민중 조회수 : 817
작성일 : 2006-10-20 02:49:47
지난주 금요일. 밤에 애가 자다깨서 울기 시작해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한바탕 짧게 싸우고 나서 그날은 넘겼으나 다음날 아침 2차로 또 한판.
결국 남편이 그러대요. '너랑 더 이상은 못살겠다. 이혼하자.' 하더니 종이랑 펜이랑 꺼내 들고 와서 적더군요.

1.서류처리 어쩌구 저쩌구  2.양육권 3.재산문제

저도 매우 화가난 상태여서 그래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씩씩거리며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인터넷을 통해 이혼 서류 (제가 외국에 거주하는데 여기는 서류를 인터넷을 통해서 뽑을 수가 있거든요. 국내도 그런가요?) 14장을 주욱 뽑아서 본인이 얘기를 꺼냈으니 먼저 쓰라고 줬습니다.
주니까 받아서 씩씩거리면서 쓰데요. 좀 쓰더니 애 데리고 시댁에 가겠답니다. 그래서 그럼 가서 시어머니께서 애랑 놀아주시는 동안 다 써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

사실 예전에도 한번 크게 싸우고 그때는 제가 먼저 이혼하자고 하며 남편보고 짐 싸가지고 나가라고 한적 있었습니다. 역시 매우 화났던 남편 짐 싸가지고 나가데요. 모텔가서 잔다더니 시댁가서 슬그머니 자고선 (첨에 저한테는 모텔에서 잤다고 했답니다) 담날 옷가지 가지러 와서 싸서 나가길래 그땐 제가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했었습니다.  울기는 또 얼마나 울었는지...그 이후로 아무리 싸워도 절대 이혼얘기는 안 꺼냈습니다. 진짜 할꺼 아니면 절대 꺼내면 안되는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쨌던 이번에는 그러고 서류를 가져가더니 계속 안 주더라구요. 그동안 저는 정말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면서 지냈습니다. 이혼하면 어떻게 살아야하나, 여기있어야 하나,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나, 애는 어떻하나,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야하나...등등등...잠자리도 뒤숭숭하고 몸도 안 좋아지고...

그래도 그 동안 몇 년 같이 살았는데 헤어지는 마당에 좋게 헤어지자 싶어서 그냥 마음 다 비우고 잘 해줬습니다. 대화는 거의 안 했지만 밥도 챙겨주고, 도시락도 싸주고... (워낙 싸우면 밥 잘 안 챙겨 줬거든요)

그랬더니 이 사람. 또 하루이틀 지나니까 괜히 말걸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서류를 내놔라 하고 계속 말을 하니 벌써 버렸다네요. 그러면서 또 친한척. --;;
사실 저는 단단히 마음이 상해서 아직까지 남편이 무슨 얘기만 하면 '아니 이혼할껀데 그건 해서 뭐하나' 하며 쌀쌀맞게 대합니다. 결국 오늘은 남편이 건성건성 그 얘기 왜 자꾸 하냐며 미안하다고 하네요.

글쎄요. 저는 울면서 미안하다고 말한게 생생한데, 이렇게 건성건성 미안하다고 하는데...
전혀 받아줄 맘이 안나요. 그때 싸울때 남편이 정색을 하고 이혼하자고 자리잡고 얘기한 생각만 하면 지금도 눈물이 줄줄 나거든요.

이 남자.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기에는 제가 맘이 많이 상해있고, 그렇다고 남편 앉혀놓고 얘기해서 사과받고 싶은 맘도 없고...이혼할 맘도 크지는 않고...

저 같은 경험있으신 분들... 어떻게 하셨나요?
IP : 149.167.xxx.16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자는
    '06.10.20 4:10 AM (222.239.xxx.201)

    좀 그래요... 여자맘에선 남편이 진지하게 미안하다 하면
    그때부터 물꼬를 틀고 서러운거 미운거 속상한거 다 털어내며
    위안을 받아서 마무리 지어야 감정이 풀리는데
    그래서 그 상황 마무리 짓는데
    남자는 달라요.
    남편은 님과 화해하고 싶은 맘이네요.
    여자랑 감정처리 일처리 방식이 다른거죠...
    사실 여자쪽에서는 속 많이 상합니다.
    저는 머리로는 다 알면서도
    내입으로 말해서 털기도 참 짜증나고,,,
    내가 말하면 욱해서 울거나
    투덜투덜 거리며 징징대는거 같고...
    처음에 좋은 감정 많을때는
    내가 먼저 얘기해서 '내감정은 이렇다'하며
    털다가 울기도 하고 위로 받기도 했는데
    이제는 우는 것도 참... 내가 초라해져서 싫고 그래요.
    그래서...
    우리는 싸우면 말이 없거든요.
    일단 좀 삭힙니다.
    꼴보기도 싫다가 진정되면 맨정신으로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상대방 비난은 섞지않아야 상대방도 열린맘으로 듣거든요.
    그래서 내가 필요했던것을 얘기합니다.
    내감정이 다 털리지 못했음을 얘기하죠.
    이렇게 얘기해도 남자들은 특별히 취하는 행동은 없습니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알아들을 뿐이죠.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를 몰라서 그래요.
    님... 일단 이혼은 물건너 갔구요.
    님 속상함을 털을 친구가 필요하구요.
    또 남편한테 감정이 다 풀리지 않았음을...
    남편의 행동이 본인에게 건성으로 보이는 걸 얘기하세요.
    그치만 남편은 건성이 아니에요. '당신태도 건성'이라 하면 남편 상처받아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세요.
    행복하시구요^^

  • 2. 원글님
    '06.10.20 10:03 AM (211.53.xxx.253)

    많이 마음 상하시고 힘드셨겠어요.
    그런데 원글님 글 읽어보니 원글님도 이혼하고 싶으신건 아닌거 같아요.
    감정상하고, 거기에 사과도 건성으로 느껴져서
    화가나는거지 진짜 남편분이 싫은거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남편분께 흥분하지 마시고
    원글님 서운했던 감정을 최대한 담담하게 설명해보세요.
    나 전달법이라고 하지요. 상대방의 행동을 비난하는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느낀다. 그래서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를 전달하는거라고 합니다.
    잘 해결되시길 바래요.

  • 3. 그런데..
    '06.10.20 10:42 AM (163.152.xxx.45)

    앞으로도 싸움만 하면 이혼하자 하실건가요? 그건 부부로서 최후의 통첩인데요.

  • 4. 원글
    '06.10.22 1:19 AM (149.167.xxx.169)

    답글 감사합니다. 도움 되었구요...
    남편이랑 얘기해서 잘 되었답니다. 앞으로 서로 조심해야지요...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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