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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길치 인생 삼십여년. 머리가 나쁘니 몸이 괴롭다.
온양에서 천안까지 가깝냐는 물음에 말문이 콱~ 막혀버렸습니다.
네. 제가 충남사람이거든요.
비록 지금은 인천에 살고 있지만, 친정이 있어서 여전히 저쪽 동네를 드나들고 있습죠.
온양도 가봤고, 천안도 가봤는데.
근데, 온양에서 천안까지 가까운지 어쩐지 전혀 모르겠는 거에요.
뭐라고 대답하나 순간적으로 멈칫하다가.
내가 충남사람인거 알고 (기대하면서?) 질문한 것에 부응하려고 그만.
"네! 가까워요."하고 말았어요.
사실 멀지도 모르는데....
아니나 다를까, 옆자리에 계신 분이 (고향:전남) 멀다고 말씀해주시네요.
에공..
문득 예전의 악몽같았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결혼 전에 남편이랑 같이 저의 집으로 인사 가는 길이었지요.
2000년의 일이었지요.
그 당시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전이어서 국도를 이용해서 가는데.
남편은 서울 사람이고 그때 저의 친정인 보령을 처음 가보는 것이었어요.
저한테 길 아느냐?고 물어서 안다고 대답하고 길을 나섰죠.
헉. 근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도저히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더라굽쇼.
오로지 생각나는 건 기차 타고 갔을때 역 이름이랑.
보령 가기 전에 홍성이랑 광천이 있다는 것 밖에.
온양온천 부근에 왔는데.
솔직히 실토했습니다.
집에 가는 길 모르겠다고.
왜 표지판에 보령이 안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흐흐흐...
목적지는 보령인데 표지판을 아무리 봐도 보령 가는 방향은 안 써있고...
그래서 못 가겠다고 한거죠..
(부끄럽네요...)
이쯤에서 제가 모르는 것들을 실토하죠.
(모르는게 너무 많아져서 슬프다는 글 엊그제 올리기도 했는뎅.)
저는 운전은 하지만 고속도로 아직 한번도 안나가 봤구요.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운전하는게 무섭기도 하고,
톨게이트 같은 시스템을 이해 못하고 있기 때문에 톨비 못낼까 두렵기도 해요.
서울에서 어디까지 몇 키로다 하면, 그게 어느 정도의 거린지 감도 안오고요.
몇 키로의 거리면 얼마나 걸리는지도 잘 몰라요.
제가 아침에 회사까지 걸어서 오는데
사람들이 물어요.
거리가 얼마나 되냐고요? 몇키로나 되냐고 물으면,
절대 대답 못합니다.
차로 몇분 걸려요 그렇게밖에 말 못해요.
한마디로 단위와 숫자에 약한지도 모르겠어요..ㅠㅠ
게다가 길치이기도 해요.
버스를 타도 항상 목적지에서 바로 내리지 못하고 일찍 내리거나 늦게 내려요.
운전을 하고 가도 항상 미리 좌회전 하거나 유턴 하곤 해서 제 시간에 잘 못가요.
어떤 장소에 갈 때 가는 길이 항상 달라져요...흐흐흐
제가 오늘은 어느 길로 가게 될지 저도 모른답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요구가. 어디어디 건물 바로 앞에 있을 테니 오라는 거죠.
저는 분명히 그 앞을 예상하고 가는데.
도착하고 보면 그 건너편이라서요...ㅠㅠ
그래서 저는 운전이 무서워요.
집에 가는 길도 사실은 불안불안 하다니깐요...ㅋㅋ
그 밖에도,
저희가 집을 분양받아서 샀는데.
당시 분양가가 얼마였는지 항상 가물가물하고요.
대출 이자가 몇프로인지, 얼마를 내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저한테 부동산에 대해서 물을 때마다 어리버리 대답하느라 죽겠어요.
정말 똑부러지는 맛이 없는 사람이네요. 전.
제 머릿속의 모든 지식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사이에 섭렵된 것들이 다 같아요.
고등학교 이후 내지는 성인이 된 이후에는 도대체 머리에 쌓이는게 없네요.
책은 많이 읽는데 주로 소설이라 그런가?
게다가 어설픈 속독하는 버릇때문에 다 읽고 나서 주인공 이름도 몰라요.
관심분야는 이것저것 다양한데.
어느 한가지 제대로 알고 있는게 없고요.
다 두루뭉실하고 어정쩡하게 알고 있어서 어디서 썰 풀지도 못해요.
82쿡 와서도 놀란게. 뭐든지 제대로 알고, 제대로 설명하는 분이 많다는 거에요.
저는 말하자면, 답만 알고 과정은 모르는 격이랄까요?
화장품 리뷰도 관심 있어서 열심히 읽는데.
모르는 말도 많고 너무 복잡해서 대충대충 읽고 나서.
아, 파우더는 이게 좋구나 정도로 겨우 요약이나 하죠..
제 이야기에 공감이 가실런지는 모르겠어요.
암튼. 이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어요.
그럼 ~
1. 수원댁
'06.10.19 1:52 PM (211.212.xxx.71)딱 제 얘기네요.
저 같은 사람도 있군요.
정말 반갑습니다.2. 음..
'06.10.19 1:52 PM (222.107.xxx.117)네비게이션을 달아야겠습니다.
가능하면 걸어다닐때도 달고 다니세요 ㅎㅎ3. ....
'06.10.19 1:58 PM (218.49.xxx.34)ㅎㅎㅎ
치치치
여기도 있습니다.
운동치 길치 음치 박치 몸치
강남에서 모임갖고 후배가 집근처 태워다 주며 "언니 어디로 가야 빠르지?
ㅎㅎ제 대답
"몰러 ㅠ.ㅠ4. 여기도-.-
'06.10.19 2:01 PM (211.220.xxx.214)우쩜 이리도 저의 행동을 콕콕 쓰셨어요?^^*
전 순서 개요도 모르겠고
하루하루 묵고 영위는 하는데
흠...우디서 비웠는지 퉹 빈 머리속
그래서 그럽니다
남편,아이들에게
각시한테 엄마한테 많은것을 바라지마라구여...-.-
음..메모도 하고 뭘 읽기는 읽는데...
우디로 다 날아갔는지...다시 텅...하얀도화지...
메모장 안들고 장보러가는날은 빈가방만 털네털네들고옵니다.
저도 조언 구하려고 이페이지 열어놓고 죽순이되렵니다.5. 흠..
'06.10.19 2:03 PM (210.94.xxx.89)온양과 천안은 매우 가깝습니다. 온양의 요즘 이름이 "아산"이예요..
아산에 있는 고속전철역이 천안과 가깝다는 이유로 "천안아산역"이쟎아요.6. ㅎㅎ
'06.10.19 2:08 PM (124.54.xxx.30)귀여우세요.
음. 공부도 가르쳐본 사람이 잘 한다고 하잖아요..?
모르더라도 처음엔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고
글도 아는 척 써보시다 보면
어느 새 자리가 잡히고.. 틀이 잡히는 걸 경험하실 거에요.
어려운 단어나 말도 자꾸 사용해봐야지 입에 붙어요..
그리고 고속도로 톨비..
그거. 문 열고 내려서 뽑은 사람도 여기 있으니... 걱정마세요.(좀 기장이 짧아서 ㅠㅠ)
차를 너무 가깝게 혹은 멀게만 안붙이면 되구요.
요금은..얼마냐고 직원한테 물어보면 다 됩니다.
전 좀 무대뽀라 몰라도 벽에 박는 스타일로 모든 일을 하거든요.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아요. 너무 잘난 줄 알아서 --;;;
근데 시행착오하면서 배운 게 많아서
이젠 새로운 상황에도 아 이럴 변수가 있어 하고 미리 짐작해서
웬만한 일은 중간은 가요. ㅎㅎ
모자란 부분도 자꾸 써줘야 느는 거랍니다.7. 아..
'06.10.19 2:22 PM (211.116.xxx.136)저도 같은 과입니다
운전경력 10년입니다 ..고속도로는 혼자 한번도 안타봤습니다...표받고 돈내는건 하나도 안무서운데
어디서 빠져야 할지 도데체 모르겠습니다
물건 살때는 얼마구나 싸다 비싸다 생각하며 따져가면서 사지만...사고난후 며칠지나 누가 얼마에 샀냐 물으면...항상 가물가물...(그래도 집값은 기억합니다 워낙 제겐 충격적인 금액이라..^^;)
저도 중증이죠...?8. =_=
'06.10.19 2:33 PM (221.147.xxx.175)흐미 저랑 똑같으신데욧;;;; 넘 걱정마셔요.ㅎㅎ
9. ㅋㅋ
'06.10.19 2:52 PM (222.120.xxx.87)찌찌뽕 @,.@
10. 樂슈미
'06.10.19 4:18 PM (121.131.xxx.1)저..저도요..;;
장볼꺼 메모지에 실컷 적어놓구요..그 메모지를 안가져가요... 신랑이 이젠 놀래지도 않아요..=_=11. 樂슈미
'06.10.19 4:20 PM (121.131.xxx.1)그리고..저 네비게이션으로 운전하는데요...
원글님이나 저희 같은 사람은 네비게이션도 효과없어요.. 왜냐면 "30미터 앞 우회전 입니다." "300 미터 앞 고속도로 출구입니다." 이렇게 나오거든요..저도 네비가 하는 말이 이번 사거리인지, 다음 사거리인지, 이번 출구인지 다음출구인지 몰라서..아주 ..ㅜㅜ12. 어머
'06.10.19 4:45 PM (58.226.xxx.212)저 길치 방향치라서 네비살라고 하는데 정말 그래요..? ㅜㅡ 어째요..그럼..
전 누가 길을 가르쳐주거나 해도 그게 머리속으로 잘 안그려져요.. ㅡㅡ;13. 반가워요..
'06.10.19 5:31 PM (210.95.xxx.43)저 보령사람입니다..지금도 보령에서 살고 있고요..반가워요..ㅎㅎ
혹시 몇년생이시냐고 물어보면 실례인가요??14. ㅎㅎ
'06.10.19 5:31 PM (210.95.xxx.43)참 전 75년생입니다..
15. 저도
'06.10.19 5:56 PM (58.79.xxx.74)같은과네요.
친구 만나 반갑습니다 ㅜ.ㅜ16. 반대도 있어요
'06.10.19 7:26 PM (58.227.xxx.49)저랑은 완전 반대시네요. ^^
저는 네비게이션이 있으면 길이 더 헷갈리고 우왕좌왕해요. ^^;;;; 진짜 짜증....ㅎㅎㅎ
모르는 길을 가더라도 지도 한번 보고 떠나거나...
그냥 방향감각으로 찾는 편이 훨씬 쉽고 빠르죠.
걸으나 운전하나 길은 겁나게 잘 찾는 편입니다. ㅎㅎ17. 원글님의 도플갱어
'06.10.19 9:25 PM (86.101.xxx.157)앗싸~~~ 이 세상에 나랑 똑같은 사람이 있다니 너무너무 반가워요.
하나부터 열까지...
수치에 약한거, 책 빨리 읽고 머리에 남기지 못하기, 가격 제대로 기억 못하기, 버스정류장 지나치거나 미리 내리기, 심지어 긴 댓글 대충 읽고 혼자서 한 줄로 요약하기.!!!
근데 나이 먹으니까 이제 각종 명칭까지도 가물거리면서 입에서 뱅뱅 돌기.
제대로 똑 부러진 의견도 개진 못하는 어리버리...
저 근데, 님 공부는 잘하셨죠? 글 요약 정리 솜씨가 장난이 아니시네요.
저도 공부는 괜찮게 했던거 같은데 현재의 삶에는 실질적인 도움되는게 없으니 뭘 하고 살았던고 스스로 회의 들 때가 엄청 많습니다. 살림도 어줍잖아서..ㅠㅠ
반가워요. 나이만 비슷하면 친구 먹을텐데...18. 원글
'06.10.19 9:40 PM (203.128.xxx.210)으하하하.. 기분이 유쾌해지고 말았어요. 내심 치부를 드러낸거 같아 부끄러웠는데요.
도플갱어들이 의외로 많으시구만요. 우리 계 할까요? 길치 계?
ㅋㅋ 글고 저 73 소띠에요. 친구 할까요?
저, 공부만 (쪼끔요) 잘했어요. 그래서 공부 잘하고 실생활 머리 없는 거에 대해 몹시 회의적이랍니다.
차라리 공부는 좀 덜 잘하더라도, 실생활에서 쓸모있게 똑똑했음 좋겠어요...19. 어머나
'06.10.19 10:46 PM (220.95.xxx.218)전 제가 글쓴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저두 늘 다니던 길도 새로운 기분으로 운전하고다니고, 제가 쓰고있는 모든 지식은 중학교때까지 공부했던것들입니다.(그마저도 요즘은 까먹고있는중ㅜ_ㅠ)
20. ㅋㅋㅋ
'06.10.20 1:09 AM (59.187.xxx.243)저랑 똑같은 분들이 넘 많아서 기뿝니다. ㅎㅎㅎ
울딸래미 7살이 그럽니다. 네비하고 운전할때 '다음안내시까지 직진입니다'.
이안내어가나오면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거 나왔어요 ㅎㅎㅎ
그러니 네비있어도 헤맨다는 소리지요,, 91년에 운전면허땃는데 아직도 그러니 ~~
(근데 더 한심한건 남편도 못지않다는 것이지요 ..아~~ 진짜 문제입니다.-.-;;)
오늘도 월요일 인출한 생활비가 모잘라 이상하다 이상하다 아무리 계산해도 거의
10만원가까이 차이가 나길래에이..어디썻나부다 그러고 있었는데
책상서랍에 7만원 있더라구요 ~~~~~~~~~~~~~~~```
그게 왜 거기 있었을까요? @@21. 원글
'06.10.20 1:38 PM (203.243.xxx.3)제가 남편 고를때 제일 염두에 두었던게 무엇인지 아세요?
흐흐흐, 길눈 밝고, 운전 잘하는 것!!!이었답니다.
남편을 고른 건지, 기사를 고른 건지 모르겠어요..흐흐22. 원글
'06.10.20 1:39 PM (203.243.xxx.3)이기사~ 운전해...
23. 음
'06.10.22 12:08 PM (220.93.xxx.177)남편하고 저하고 둘다 길치인데요.
저흰 네비 효과봤어요. 덜헤매니 너무 행복해졌죠.
따른 맵은 안써봐서 모르겠고
만도맵 맵피는 "300미터 후에 좌회전입니다.."
이런식이면 300, 100, 50, 0..머 이런식으로 표시해줘요. 0일때 좌회전 하면 되지요.
걸을때도 뚜벅이모드로 하고 들고 다녀도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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