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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서글프네요..
그후 상해진단서 끊고 가까운 사람들과 의논하고 인터넷으로 정보도 모으고 변호사도 알아보고...그러구 있습니다.
비난하실 분 계실지 모르지만...용하다는 점집도 가봤습니다.
저희 엄마...가족중에 본인의 능력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굴곡이 심했던 사람이 있는데, 점쟁이들이 그걸 미리 용하게도 맞추는 것을 보고 무속인들을 상당히 신뢰하십니다.
저는 어른이 된 후에야 그 얘길 들었는데 들으면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어요.
그래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셔서 보고 오셨다네요. 듣는데 한숨이 나오더군요.
편히 쉬셔야 할 연세에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딸 때문에 변호사 만나러 다니시고 멀리 점쟁이까지 만나러 다니시는걸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러실까봐 그동안 아무말씀도 안드리고 지냈었는데...
변호사만이라도 내가 알아보겠다고 했는데 그냥 못계시겠다고 하시네요.
엄마의 사랑을 느끼면서..한편으론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가슴에서 쓴물이 나오는것 같아요.
저는 정말 이제 끝내고 싶어요.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정말정말 끝내고 싶어요. 더 이상은 희망이 없어 보여요. 남편만 문제라면 어떻게 해 보겠지만 그 많은 시가 식구들과 남편이 한편이 되어 똘똘 뭉쳐있습니다. 남편이 절 조금만 더 이해해줬더라도, 조금만 더 제편을 들어줬더라도 이 지경까진 오지 않았을거게요. 사실 시가 식구들 설쳐대는건 별 문제 아닐수도 있어요. 남편만 제 편이면요.
그러면 그냥 남편만 보고 믿으면서 살면 되는데, 이건 한술 더 뜨는데, 그럴때마다 왜 나하고 결혼했냐고 하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자기 가족들이 좋으면 그냥 그 가족들하고 살것이지 왜 외부인인 나랑 결혼을 했냐고...
그리고 결혼을 했으면 이젠 나하고 애하고가 가족 아닌가요..
부모뿐 아니라 형제들한테까지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고...그러면서도 자기가 휘둘린다는 사실조차 못느끼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고 저한테까지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니 미칠 지경입니다.
왜 제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 하나요. 전 한 남자랑 결혼을 한거지 그 남자 집안에 팔려온게 아닙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지 웬 잔말이 많냔 소린, 돈주고 사온 사람한테나 할 수 있는 소리 아닌가요.
변호사사무실에선 의견이 반반이에요. 부정적인 쪽이 좀 우세하네요.
전 그래도 맞벌이를 했고 제가 살림과 육아도 허투루 하지 않았기에 저에게 돌아올 몫이 어느 정도는 되는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저흰 결혼당시 시가의 도움으로 집장만을 해서 시작을 했어요. 결혼전에 받은 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걸 유지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 경우엔 증가분에 대해선 인정이 된다고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매우 복잡해요..
그리고 상해진단서 등을 가지고 위자료 청구를 해도, 상대가 날조된 사실을 가지고 반소를 해 올 경우, 위자료를 받기는 커녕 물어줘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저..막되먹은 아내, 막되먹은 며느리 아닙니다.
결혼하고 3년 이상을 남편이 변변한 벌이가 없어서 제가 벌어서 먹고 살았구요. 그 사이에 아이 낳고도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시가에도 할만큼 했습니다. 주위 엄마들한테 수퍼우먼이란 소릴 듣고 살았는데...제가 살아온 나날들이 거의 보상을 못받는다는거에요.
소송해도 패소할 수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히더군요.
희망적으로 얘기해준건 점쟁이들이었는데..그 얘긴 안할게요.
과거는 기가 막히게 잘 맞추던데 미래는 어떨지 모르니까요.
요 며칠새 남편한테 맞았다는 글이 몇개 올라왔더군요.
그 글들 읽으면서 위안이랄까 동지감이랄까...그런게 느껴지더군요.
좀있으면 중년이에요. 전 사실 둘째를 낳고 싶습니다. 첫애가 너무 이뻐서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기도 하지만, 저 스스로가 아이가 너무 좋아요.
지금까지 참고 지냈던것도 어떻게든 남편하고의 관계를 개선해서 아이도 더 낳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때문에 이혼 못한다고들 하지요. 그걸 보고 어리석다는 분도 계시고, 핑계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전 정말 아이와 또 훗날 태어날 아이와 저와 남편과...그냥 평범한 가정 꾸리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 꿈을 버리지 못해 계속 결혼을 유지해 온거라 할 수 있어요.
이 남자랑 헤어져도 어떤 남잘 만나게 될지 모르겠고, 또 이 나이에 언제 남잘 만나 아이를 또 낳나...것두 아버지 다른 아이를...하고 생각하면 이혼생각을 접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질질 끌다 오늘까지 온 거죠. 상황은 계속 악화되기만 하는데두요.
제가 문제가 뭘까요.
저도 뭔가 문제가 있겠지요. 완벽한 사람은 없을테니...
그런데 큰 문제는 뭔지 모르겠어요. 전 결혼해서 그냥 노력하고 살았습니다. 저 자신이 행복해지고 싶어서요. 행복한 가정을 갖고 싶어서요.
쓰다보니 알것도 같네요.
전 제가 행복해지려고 결혼을 했는데, 제 남편은 자기 식구들한테 잘 할 여자를 찾았었대요.
결혼하고도 한참 후에 그런 얘길 하더군요. 내가 그럴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라고...
기가 차서 웃었습니다.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워요.
팔자라는게 있다던데 내 팔자가 그렇게 센건가 싶은 생각까지 드네요.
며칠전에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옆자리 애엄마가 애한테 핸드폰을 주면서 아빠한테 전화해보라고 하대요. 애는 지아빠한테 전화해서 재잘재잘하고...
저도 그랬던 때가 있었지요..
이제 이혼하면 우리애는 저런 즐거움은 누릴 수 없겠구나..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막 나오려 해서 참느라 혼났습니다.
인생이란게 뭐 별거 있겠어요..그런 사소한 즐거움이, 자잘한 행복이 모여서 큰 행복이 되고 그게 인생인거지요.
근데..전 그런 소소한 행복을 누릴 팔자가 아닌가싶네요.
크면서 가끔씩 속썩이는 짓은 했지만 큰 잘못은 저지른적 없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남보다 좋은 학교도 나오고, 결혼전엔 성격 좋다고 친구들도 많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서 이것저것 열심히 해봤고...
차라리 그동안 내가 나쁘게 살아왔으면 이제 벌받는구나 하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소소한 것 말고는 크게 잘못한건 생각나질 않아요.
나쁘게 살아오지 않았어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오늘도 변호사 만나고 왔는데 소송해도 패소할 수 있단 얘길 듣고 너무 기분이 가라앉아서 몇마디 넋두리나 하려고 들어왔는데..게시판을 어지럽힌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1. ..
'06.10.17 11:13 PM (211.200.xxx.67)힘내세요. 이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사랑하고 이뻐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엄마는 강해져야 하니까요.
열심히 살아오신 만큼, 앞으로 좋은 일, 행복한 일 많이 일어날거예요.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고 나면 환한 빛이 나올거라고 생각하고 굳건히 견뎌내시길 기도드립니다.2. 에휴
'06.10.17 11:25 PM (218.148.xxx.148)저희 시댁 얘기 잔뜩 썼다가 지웠네요....
기운내세요...
저희 신랑이 이혼하신 부모 밑에서 자라서 아픔이 많긴해요. 원글님하고 경우가 틀리긴하지만...
저도 답답해서 역술원으로 점도 보러갔었구요...
시부모님 이혼때문에.. 그것도 25~6년전 얘기인데요... 저희 둘이 많이 괴로워요.
그래도 제 주변엔 애 둘델꼬 이혼해서 나와서 초혼인 남편이랑 잘만 살던데요.
애들도 새아빠 잘 따르고...
사람마다 다르니까.... 안좋은 쪽으로 너무 생각 안하셨음 해요...
기운 내시구요... 꼭 좋은 날 오실꺼에요..
첨에 쓰신 글도 읽으면서 맘이 아팠는데...
아우 증말..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맘이 너무 아프네요.. 기운내세요!!3. ##
'06.10.17 11:31 PM (211.186.xxx.146)토닥토닥,,,,
무슨말로 이상황이 위로가 될지...
속상할때마다 여기다 쏟아놓으세요..
이렇게 속상한거 쏟아놓다보면 차라리 속이 점점 후련해 지실겁니다,,,
앞으로는 행복속에 사시길 기도해드릴께요~~4. ㅠ.ㅠ
'06.10.17 11:37 PM (59.27.xxx.247)기운내세요.
아직도 우리 사회가 여자에겐 너무 불리하고 강요하는 사회라는 걸 느끼네요.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여기에 털어놓고 맘이라도 가볍게 하시면 좋겠어요.5. bb
'06.10.17 11:40 PM (58.102.xxx.137)앞으로가 더 중요하죠.
미래만 생각하세요.
과거에 매이다보니, 현재도 괴롭고 미래도 불투명한거니깐요.
제 맘이 너무 아픕니다.
과연 이 남자가 남은 내 미래를 함께 할 사람인지 판단해보시고...
아이에게도 엄마의 그늘진 얼굴이 아니라
활짝핀 모습으로 다가가세요.6. 힘내세요
'06.10.17 11:57 PM (149.167.xxx.169)글을 읽는 제 맘도 너무 아프네요...
정말...힘내시라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윗글님 말씀대로 앞으로는 행복속에 사시길 바랄께요...7. 원글님
'06.10.18 10:07 AM (211.53.xxx.253)정말 깊이 생각해보시고 남편이 변할 수 없다고 판단되신거면
훌훌 털고 나오세요.
소송해서 이길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그것도 포기하고 새로 시작하세요.
이제까지 너무 아까운 시간들을 보냈는데 앞으로의 날들도 지금처럼과 같을거라면
참을 이유가 없잖아요.
힘내시고 스스로를 사랑해주세요.
원글님이 아닌 남편과 시댁이 나쁜겁니다.
원글님 잘못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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