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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내쫒았어요.

나쁜엄마 조회수 : 1,937
작성일 : 2006-10-17 22:52:09
초등학교 6학년 울 아들!
죽으라고 말 안듣습니다.
뺀질뺀질 거리면서 살살 약올려가며 내 속 뒤집는데는 레슬링선수 뒤집기는 저리가랍니다.
타이르고 꼬시고 윽박지르고 별의별짓 다 해보다가 오늘 책가방들고 들어오는데 못들어온다고 막았습니다.
그렇게 놀기 좋아하는데 나가서 니 맘대로 실컷 놀다오라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마음 생각안하냐고...
시간약속 잘 지키겠다고 엄마랑 약속한지 몇일이나 지났냐고...
한바탕 잔소리하고 나가라고 했더니 정말 나갑디다.

울며불며 빌줄 알았는데 씩씩하게 나갑디다.

지까짓게 가면 어딜가겠냐고 놀이터 어디에서 뻘쭘허니 서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저녁 설거지 끝내고 나갔봤더니 이녀석이 없는거예요.

아들녀석이 눈이 보이지 않는 그 순간부터 감정이 심하게 변하더군요.

흥, 그래 옆동네로 원정가서 놀아보겠다고...

옆동네도 없었습니다.

아니, 돈도 없는 놈이 배짱으로 피시방 갔나?

온 동네 피시방 뒤져도 없었습니다.

어두워진 동네를 겨드랑이 땀나도록 돌아다니니 무섭대요.

구석진 곳에서 끼리끼리 모여 담배피우는 녀석들도 있고,  피시방에는 웬 학생들이 그렇게 많은지요?

나쁜 응아들한테 붙들려 간건 아닐까?
귀한 아들인데 왜 쫒아 냈을까?
노는것도 공분데 못난 엄마가 그런 이해도 못해주고...
아들아 ! 돌아만 와 줘! 어디있니?

눈물만 안 흘렸다뿐이지 가슴이 미어 집디다.

찾기를 포기하고 등이 땀에 젖은채로 집에 와서 쇼파에 털썩 앉아 있는데...

현관키 누르는 소리가 나데요.

울 아들! 씩씩하게 들어옵디다.

그 순간 , 애 타게 찾던 아들이 또 웬수처럼 보이는건 왜 일까요?

나 : "뭐하러 들어오냐?"

아들 : "죄송해요"

나 : "어디서 뭐하면서 놀았니"

아들 : "안 놀았어요"

나 : "그럼"

아들 : "검도갔다왔어요"

열심히 제 할일 하고 온 아들놈이 예뻐서 잔소리 쬐끔 더 하고 신발벗게 해 줬답니다.

아들둔 어머님들!

제가 유별나서 이런 경험하나요?
IP : 59.25.xxx.17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6.10.17 10:56 PM (221.149.xxx.19)

    저는 아직 아이가 다섯살이라 그 정도는 아니지만 대~강 이해는 가네요..
    아들가진 엄마는 교양차릴 수 없다는거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가끔은 좀 세게 나가야 무시 안 당하고 기선제압이 된다는거. 요즘 조금씩 느끼네요..
    정말 아이키우는게 제일 어려운 것 같네요..

  • 2. 간 큰 엄마
    '06.10.17 11:00 PM (59.6.xxx.90)

    시군요.^^ 애 혼낼때 나가라 소리는 하면 안된다는 ~
    6학년이면 아직 매빨이 먹힐것 같은데요.

  • 3. 아들엄마
    '06.10.17 11:07 PM (125.143.xxx.158)

    조금있으면 차라리 내가 나가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내가 나가도 아이는 별 반응이 없지만 내맘이 편합니다.
    아이찾으러 다니는것보다는 ㅋㅋ
    중학생만 되도 저희 아이인 경우는 나가라면 안나갑니다.
    내가 나가면 얼마나 고생인데 그러면서 뺀들거립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까지 몰고갈 필요없습니다.
    지나고 보면 그것도 커가는 과정인데..
    돌아서 보면 내가 왜 애를 그렇게 몰아부쳤나 싶게 후회만 됩니다.
    남자아이들은 그래도 커가면서 조금씩 나아집니다.

  • 4. 공감
    '06.10.17 11:43 PM (222.111.xxx.210)

    저의집 작은딸 보는듯합니다.....ㅎㅎ
    요즘 사춘기라 말 엄청 안듣습니다.
    아이키우면서 심리적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 여러번 합니다.

  • 5. 에궁
    '06.10.17 11:46 PM (61.85.xxx.48)

    아들이 귀여워요~

  • 6. ..
    '06.10.18 1:38 AM (211.48.xxx.242)

    사춘기의 시작이 자아가 싹터서
    반황할려고 할때 랍니다.
    생리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야지
    지금까지 해왔던 식으로 하면 안돼죠.
    인정할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부모들한테도 필요합니다.
    제조카 (남자,중1)의 재작년 모습입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니 얼마나 어른스럽고
    의젓한데요.
    그아이 엄마가(올케언니)
    이런날이 올줄 몰랐다 할정도로
    싹 달라졌습니다. 사랑을 머금고 기다려 보세요.
    그럴 시기입니다.

  • 7. 부러워요
    '06.10.18 2:12 AM (24.87.xxx.195)

    전 울 아들 학교 파하고 어디 좀 놀다 왔음 싶어요.
    학교 땡 하면 옵니다.
    여척 없이 시간 딱 맞쳐 오는 아들도 많이 고민스러워요.
    아이들이란 친구랑 좀 놀고 싶은 거 아닐까요?
    전 님의 아들이 부럽기만 하네요.
    요즘 심히 심각하게 울아들 성격에 심란해하는 중이라...

  • 8. 글 읽고
    '06.10.18 5:57 AM (24.42.xxx.195)

    어찌나 웃었던지...배 아픕니다.

    뺀질하다는 말, 이해가 갑니다.^^
    이런 코드를 가진 아이들, 쉽지 않죠. 제 아들과입니다.

    15세 되니까, 조금 나아지네요.
    물론 요즘엔
    한 쪽 눈으로만 쳐다보니까 그럴겁니다.ㅎㅎ

    사춘기 시작에다가, 절대 강압적인 것, 안됩니다.
    빨리 아들을 파악하세요.
    엄마보다 훨씬 독립적이고 강한 아이일겁니다.
    어려우시겠지만,
    큰 테두리만 간섭하시고, 자잘한 것은, 일체 몰라라 하세요.
    큰 테두리도 아빠에게 넘기세요.

    자식과 친구가 되셔야지, 원수가 되시면 안됩니다.
    저는 이 말을 '명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ㅎㅎ
    화이팅!

  • 9. 동병상련..
    '06.10.18 9:34 AM (61.41.xxx.12)

    ㅎㅎㅎ 이론 제 얘긴 줄 알았네요. 아들 둘 키우면서 그 동안 쫓아낸 횟수만..... 에효.
    근데 나가라 하믄 두 넘의 반응이 너무 달라요. 한 넘은 변명도 못하고 슬슬 나가서 아파트 입구에 쪼그리고 있고, 또 한 넘은 죽어라 신발장을 붙들고 싹싹 빌어요. 그 모습에 속으로 웃음이 슬슬 나오지만..

    앞으로는 내쫓고 그런거 다신 안하겠다고 다짐했어요. 모르긴 해도 마음에 상처로 남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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