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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노릇

힘빠져. 조회수 : 887
작성일 : 2006-10-16 12:32:58
아이에게 엄마노릇 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네요.

초3인 남자애구요..

아이는 또래보다 순진하고 착한 편이에요..

말이 좋아 순진이지 또래들이 보면 바보에 가까울정도로 뭘 모르고 입바른 말대꾸도 할줄 몰라요.

어른에게 말장난도 할줄 모르고 학원은 피아노 학원 딱 한개 다니고 영어학습지 딱 하나 해요...그리고

매일 운동을 하고 있구요. 한시간 이상씩이요.

그런데 좀 굼뜨고 느리고.. 이 아이를 가르친 모든 선생님들이 이구동성..

계속 선생님이 바라보고 있지 않으면 바로 다른 세계에 빠져서 집중을 못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제가 가르쳐봐도 그래요.

문제집을 매일 저랑 같이 푸는데 20문제를 풀어라 하면 한문데 풀고 눈이 풀어지고..

제가 옆에서 다음 문제 풀렴. 하고 이야기 해줄때까지 멍..하게 있답니다..

참고로 말하면 저랑 늘 같이 공부하는건 아닌데 몇시까지 해놔라 하고 타이머를 가져다 놔도

집중시간이 느리답니다..

저 밑에 2학년 아이처럼 굼뜨고 8시에 깨워도 8시 15분까지 움직이구요..

어디 심부름을 보내면 바로 갔다오는 법이 없고 놀이터도 아니고 꼭 화단같은데서 놀고 있어요..

봉숭아씨 받고.. 떨어진 감 주으면서요..

담임선생님 말씀으로는 애가 심하게 느리다는데 (행동이 아니라 생활연령이요.)

애가 또래보다 지능이나 이런게 떨어지는게 아니라.. 심하게 정신연령이 어려서..

쉬이 피곤해 하고 만약 시험을 본다..하면 시험시간에도 첫째 둘째시간엔 집중을 하는데

세시간째부터는 성적이 거의 반으로 떨어지는 식으로 집중이 안된다는거에요..

3학년정도면 그럴 나이는 아닌데 말이죠.

공부시간에도 그렇고 어리고 무슨 재미있는 일 있으면 까르륵 뒤집어지는게 어린아이 같다는거에요.

쉽게 즐거워하고 즐거운 일엔 쉽게 잘 동화되는 편이구요..

담임선생님이나 기타 여러 선생님 말씀으론 ADHD나 기타 다른 장애를 의심할만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그냥 애가 좀 유치하고 어리다고 하는데...

그래서 집중을 못하는걸까요?   동네 동생들 잘 돌봐주고 제가 보기엔 인성은 참 괜찮은 아이인데..

모범생 코스를 밟아온 남편이 보기엔 특히 속이 터지나봐요..

도대체 어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맛있니? 물으면 맛있다는 표정만 짓고 냠냠 소리만 내고

네. 소리도 안하구요..  재미있니 물으면.. 하..하고 웃고 즐겁다는 표정만 짓고 네 소리도 안해요..

한문제 풀고 옆에 그림만 그려놓고 있고...  도무지 속이 터져서 살수가 없어요..

공부시간에도 첫째 둘쨰시간엔 그런데로 하는데 세째시간부터는 그런다시면서 선생님도

좀 속터져 하시더라구요..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저도 제가 강압적인 부모였다는것.. 그리고 아이가 착하지만 남자애라 행동반경이 큰걸..

남에게 폐가 될까봐 두려워서 미리미리 잡아둔것..  그리고 조금이라도 밖에서 잘못하면

정말로 엄청 죽도록 야단치고 때리기도 했다는것.. 인정하거든요.

지금까지는 그게 다 먹혔는데 3학년말이 되어가니 여름 방학 지나면서부터는 그게 전혀 먹히지

않을 뿐더러 제 말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리고 동생과 비교하는 말을 자꾸만 하고.. 동생과 물을 따라주면 그 흔한 물도..

자기가 더 적다고 불만을 가지고요..(바로 옆에 물병 있어서 더 따르면 되는것..)

동생이 더 귀여움을 받고 있긴 하구요..

제가 참고해야 할 책이나 글이 있을까요?

그리고 제가 어찌 행동해야 할까요?

그리고 아이가 느리고 굼뜨고 또 집중력이 떨어져서 문제 20개를 푸는데도 2시간 이상이 걸리는데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요?  타이머를 가져다 놓고 보상을 주기도 하고 별별 행동을 다 해봤거든요.

전 제 아이를 너무 사랑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것 같아요.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ㅠ.ㅠ

IP : 211.176.xxx.25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병상련
    '06.10.16 12:43 PM (218.237.xxx.130)

    저희 아들과 많이 비슷하군요.
    저도 때려도 보고 쫒아내보기도 하고 병원도 데려가봤어요.
    특히 오버해서 웃는 것은 지금도 고쳐지지 않았구요.
    매일 아들이 올시간되면 가슴이 답답할 정도였는데 어떤 계기로 인해 제가 반성을 하게되었어요.
    이젠 본인을 믿어주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매일 엄마가 했으면 하는 양의 반만 하게
    약속을 하고 그외에 시간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푹빠지게 해주는 거예요.
    아이는 믿는 만큼 자라더군요.조금부족해도 조금느려도 천천히 가면되요.
    믿으니까 바로 좀 이상하지만 공부는 잘하는 아이가 되더군요. (친구들평이) 기다리세요

  • 2. ...
    '06.10.16 12:49 PM (59.27.xxx.161)

    두번만 인간적이었다가는 -_-

  • 3. 동변상련2...
    '06.10.16 2:49 PM (218.235.xxx.195)

    제가 남한테 민폐주는건 싫은소리 듣는거 정말 싫어해서요...
    그 명랑하고...산만한 아이를 정말 뭐잡듯이 잡았어요...집에 와서요...ㅜ.ㅜ
    근데...저나 동네 아짐들이 욕했던(?) 동네애들 다 맞아도 안혼내는 그집 아들엄마...
    큰소리 안내고...안때리고...방에 문닫고 들어가서 한시간 넘게 대화한 남자아이는
    구김이 없어 보이는데...울아들은 쌓인게 많아보입니다...
    아들둘에 큰놈 3학년이에요...
    전 요새 큰놈...사춘기 빨리 올까봐 걱정됩니다...ㅜ.ㅜ
    하소연만 했네요...

  • 4. 저도...
    '06.10.16 5:02 PM (203.229.xxx.2)

    떳떳한 부모의 당당한 아이키우기 라는 책을 권합니다 꼭 읽으시길 바래요...
    원글님...고민하시는 만큼 또 자책하시는 만큼 좋은 엄마 되실수 있을거라 믿어요..
    아이를 때린거 저도 많이 후회해요... 우리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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