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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간에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시나요?

궁금.. 조회수 : 1,201
작성일 : 2006-10-13 12:53:14
추석날 아침에 `이미경 강사`가 나와서
시어머니, 며느리, 시누리 등등..서로 이런말 조심하자 는 내용의
강의를 하는 내용을 함께 봤어요.
어머님이랑 며느리들만 있는 자리였는데..
대뜸, 그러시더라구요..
저렇게 조심하면서 어떻게 사냐구..
가족간에 하고 싶은말도 못하고 사냐구..^^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같은 말이라도 좋게 하면 듣기도 좋다는거지 하지 말라는 얘긴 아닌것 같은데요?
그랬더니..그럼 그게 무슨 가족이냐고..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시어머님은 하고 싶은말씀 다 하고 사시지만,
며느리는 말대답도 한번 제대로 못하고 살잖아요.
그러니 그것도 별 소용 없는 얘기 같다고 생각하면서
방송을 봤어요.

하고 싶은말 다 하십니다.
누가 어쨌네...하는 말씀도 다 하시고..
누구네 며느리 어쨌네...도 다 하시고..
근데, 대놓고 하지 않으시고
싸악~돌려서 말씀하십니다..^^
생신상 차려드릴라고 하루전에 가서 이것저것 음식 장만하고 마주 앉으면
누구누구네 며느리 흉을 마구 보십니다..
시어머니 생신날 일한다고 늦게 왔다고..(일하면 늦을수도 있지..
어머님 의도는 월차 내라는 거지요..)ㅎㅎ
들을땐 그냥 들었는데 일찌감치 와서 이것저것 기쁜 맘으로 장만하는 며느리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는 의도는..너도 담부턴 그런 일 행여라도 하지마라..라는 의도가
숨어 있구요.

이번 연휴, 샌드위치로 쉬는 날에 저랑 제 신랑은 일 했어요.
연초가 어설퍼서 마감도 해야하고 복잡하더라구요.
퇴근하고 부랴부랴 갔는데 인상을 팍..쓰고 계시더라구요.
일찍 오랬더니 늦게 왔다고 ..말씀은 안하시는데 분위기 상..^^
그러시더니 한두시간 지난뒤에 불쑥..오늘도 출근했어?
이러십니다.
전주에 명절 장만하시라고 봉투 가져다 드리면서 저희는 못 쉰다고
미리 말씀 드렸었거든요.
근데 설마설마 하셨나봐요.
일한다 그러구 놀러갈 줄 아셨나..^^
그러시더니 이번엔 시아버님께서 또 물어보시데요.
엊그제랑 일했냐? 하시면서요..
전 뭘 당연한걸 저리 물어보시나 했어요.
그래서 신랑한테 우리가 얘기 안했나? 했더니
말씀 드렸다구..왜 자꾸 그걸 물어보지? 하는데
어머님께선 9월말부터 연휴라던데 너네만 일했냐고..ㅎㅎㅎ
참..
벌어 먹고 살겠자고 일하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본인이 젊어서 그리 사셨는지..

그렇게 의심 살만한(?) 행동을 한적 없거든요.
어딜 가도 고지곧대로, 뭔 해도 고지곧대로 얘기하는 신랑이랑 살면서
둘다 한입으로 두말 못하고 사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둘러 물어보시는 안에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게 넘 싫지만
어찌 할 방도가 없네요.
답답..
요즘들어 회워장터보다 자유게시판을 더 자주 들어와요..
다들 비슷하구나..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공통점도 없구나 싶은거..
같은 여자라는 입장, 어머니라는 입장에서 공유되는 부분이 있는줄 알았는데
그런 기대 자체가 제 욕심인것 같아요.

십원 한장도 남편이랑 상의해서 돈이 들고 난 자리가 저희는 투명해요.
언젠가 전화 하셔서 `눈 먼 돈 없니?` 하시는데 화도 나고..
오죽 답답하시면 며느리한테 체면 불구하고 저런 전화를 하셨을까?
싶었는데..
그렇게 둘러 물어보시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며느리가 딴 주머니 차고 있진 않은가 하는게 어머님 의도..ㅎㅎㅎ
(전 없지만 어머님은 딴 주머니 있습니다^^)
에효..
전 어머님 머리 따라갈라믄 한참 먼건 같습니다.
따라갈 생각도 없고 생각만 해도 괴롭구요..
그냥 어느 분 말씀대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랍니다.
돈 달라는 소리도 그냥 하지 않으시고
'니 신랑이 집에 있을땐 돈이 들어오더니 장가가고 나니 돈이 안 들어오네..
니 신랑 좀 빌려줘라..'라고 하셔서 아들 장가보내고 서운하신가보다 했는데
의도는 따로 있는거 맞죠?
근데 그 아들이 뭔 억대 연봉도 아니고..말단 샐러리맨인데 뭘 믿고 저러시나 싶었어요.
생각만 많은 제 결론은..또 며느리가 문제에요..
뭔가 한다고 여기저기 다니는걸 보믄, 돈을 벌긴 하는것 같은데
한푼도 안 내놓는것이 괘씸하셨나봐요^^ㅎㅎㅎㅎ
그래도 생신, 명절, 어버이날, 뭔날뭔날..한번도 잊거나 빼먹은적 없어요.
꼬박꼬박 미리가서 준비하고 함께 하고..그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그거 안해도 되니까 여행도 막 보내주고 이것저것 좀 크게 사다 드리고 해야
양에 차실것 같아요.
흠...
그냥 저도 주저 앉아서 일 안하고 싶습니다.
한푼이라도 보태서 빨리 자리잡고 싶은 맘에 그러는건데
절더러 돈 쓸줄 몰라서 답답하다고나 하시고..

본인은 절대 하고 싶은말 못 참고 하시는거 맞죠?
대놓고 말씀을 하시는건 아니지만 늘 하시는 말씀엔 숨은 의도가 있어요.
그런데 그 의도가 배려해주시는 고마운 말씀이 아니라
늘 가슴 철렁하게 하는 거라면..
좀 흘려 들어도 되죠?
답답하고..
명절 끝엔 한 두어달 가기 싫어집니다^^
IP : 59.15.xxx.15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10.13 12:55 PM (58.140.xxx.128)

    제발 어른들 남일 궁금해하지 않고 간섭안했으면 좋겠습니다..어찌들 오지랍이 넓으신지...

  • 2. 아무리..
    '06.10.13 12:57 PM (222.97.xxx.174)

    가족간이라도 하고 싶은 말 다 못해요..

    친정엄마, 신랑.. 도 마찬가지구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도
    걍~ 한번 더 참자..싶어 꿀꺽 삼키는 경우도 많은 걸요..

    그러니까 관계들이 유지가 되겠죠..아마..
    그대신 속병은 쌓여가겠지만..ㅠ

  • 3. 맞아요..
    '06.10.13 1:34 PM (68.147.xxx.10)

    가족간에 할말 다 못하고 살죠..
    하다 못해 내 아이들에게도 할말 다 하면 안되는 것이고,
    남편에게는 더더욱이고...
    친정 부모님이나 형제들에게도 그렇고..
    시부모님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쟎아요...
    인간 관계라는 것이 너무 친하면 탈이 나게 되어 있는 법인지라,
    항상 수위 조절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 4. 와..
    '06.10.13 3:07 PM (125.178.xxx.36)

    정말 저희 시댁 같군요.. -_- 저도 그 김미경 강사 강의를 차례상 치우고 밥먹다 듣는데
    무안하더라구요. 근데 저희 시댁은 극심한 시집살이 시키는데 맞는데..
    우리같은 시댁이 어딨냐고.. 며느리 욕만 귀담아 들으시고 시댁얘기는 한큐에 무시해버리던데요.

  • 5. 눈치없는 척 하세요
    '06.10.13 7:27 PM (210.205.xxx.195)

    남흉보는 척 하면서 말씀하시는 스타일인가봐요. 그런 스타일에 대한 대처법은 전혀 못알아들은 척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만일 직선적으로 말하시면, 직선적으로 받아치시구요. (저는 비자금 없어요. 어머님은 있으세요 ??) 식으로요. 그리고 가능한 그런 점 때문에 마음상하시지 않도록 한 귀로 흘려버리세요. 알뜰한 며느리 고마운 줄 모르고 왜 그러실까요.. "돈 쓸줄 몰라서 답답하다"고 하시면 '빚지는 아들며느리보다 낫지 않냐'고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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