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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둘이 지내는 거 무서워요

아기엄마 조회수 : 1,888
작성일 : 2006-10-11 20:11:38
아기를 낳은 지 한달이 넘었습니다

아기는 생후 6주가 다되어 가고 이제 제법 젖물리는 것도 쉬워졌네요

오늘은 아기 아빠가 출장이라서 컴컴한 집에 아가랑 둘이 있습니다

아기 잘 때 같이 자야되는데 잠도 안와서 82cook에 들어와봤네요

다음주까지만 산후도우미 분이 와주시고

이제 곧 아이랑 둘만 있게 됩니다.. 아기 아빠는 한참 바쁜 때라서 늦게 들어오고요..

(아기 낳은 후부터 바빠져서.. 일부러 늦게 들어오는게 아닌가 괜한 의심도 해봅니다 ^^;)

솔직히 말하면..

이제 아가랑 둘이 지낸다는게 참 무섭습니다

잠을 못잔다거나, 힘이 든다거나 이런게 무서운게 아니라..

아무도 없다는게 무섭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거는 괜찮은데..

아무것도 안도와줘도 괜찮으니 그저 집에 같이 있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이 발전하면 산후 우울증이 되는건가요?

다들 어떻게 아이랑 둘이 지내셨는지.. 이렇게 인터넷으로나마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IP : 219.252.xxx.20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기지만
    '06.10.11 8:14 PM (59.9.xxx.69)

    좋은 친구가 될거예요.
    누워있는 아기지만 얼마나 힘이 된다고요,,,
    신혼때 남편 출장가면 넘 무서웠는데,,,아기가 생기니까 넘 든든했어요.
    이해가 될지 모르겠는데,한번 경험해보세요

  • 2. 에고
    '06.10.11 8:17 PM (124.54.xxx.30)

    초보엄마의 두려움이 과거를 떠오르게 하네요.^^
    저도 도우미 아주머니 가시고 담날 남편이 수고해 하고 출근하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누구나 다 마찬가지에요..
    그게 부모가 되는 과정이랍니다.
    타인의 도움받고 살던 내가 이젠
    누군가를 보호하고 키우려면 강해져야 하는 거지요....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아가랑 놀고 아가 잘때 주무시고 틈틈이 집안 일하시고
    그러면 무섭다는 생각도 들 새가 없어요..

    잘 하실거에요..
    엄마들은 다 그렇게...하나씩 하나씩 세상과 대면하며 강해진답니다. 힘내세요.^^

  • 3. ..
    '06.10.11 9:11 PM (211.59.xxx.51)

    맨 윗분 말씀이 맞아요.
    아직 조막만한 이 핏덩이가 무슨 힘이 될까 의심스럽죠?
    그런데 그 아가도 사람 하나 몫이라고 아가랑 있으면 안무섭답니다. ^^

  • 4. 강해지세요
    '06.10.11 9:11 PM (219.241.xxx.78)

    어머니는 세상어느곳에 있다한들 그역할이 있지요
    우뚝솟은 소나무처럼 의연해지세요.

  • 5.
    '06.10.11 9:26 PM (218.236.xxx.160)

    원래 그무렵 산후우울증도 약간 있고, 아기랑 둘이 남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저도 그랬구요.남편이 출근한다고 현관문 닫는 그 순간부터 어찌나 두렵고 우울하고 눈물이 나던지. 그런데, 다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님만 그런것이 아니고 다른분들도 다 그런과정을 거쳐서 엄마가 되셨을 겁니다.금방 아가 이쁜짓 하고 방긋방긋 웃으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물고빨고 하실거에요.

  • 6. ~~
    '06.10.11 9:28 PM (219.248.xxx.41)

    저도 아기낳은지 얼마 안되었을때 님이랑 똑같은 심정이었어요.
    그때 행복이 가득한 집이라는 잡지를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그 잡지의 편집장이 권두에 글을 써놓은거에요. 무슨 내용이었냐하면요.

    글쓴이가 어느날 지하철을 타고 가게 되었는데 구걸하는 맹인부부가 있더래요. 그 길잡이를 하는 아이는 다름아닌 그들의 딸아이 였고요. 아기티를 갓 벗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철에서 내렸고 그 부부와 아이도 같이 내렸대요.
    괜히 관심이 가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승강장에서 조금 떨어진 후미진 곳으로 가서
    식사를 시작하더래요.
    그들의 식사내용은 다름아닌 찐감자였고 눈이 안 보이는 엄마였지만
    열심히 작은 조각으로 잘라내어 연신 아이의 입속으로 밀어넣어주더랍니다.
    아이는 행복한 표정으로 제비새끼처럼 입을 벌려가며 찐감자를 먹고요.

    글쓴이가 느낀건...저렇게 부부가 앞을 못보는데도 저토록 씩씩하게 아이를 키워냈구나..
    정말 사랑으로 키우면 못할게 없구나, 무서운게 없겠구나....였다네요.
    저도 그 글을 읽고나서 많은 힘이 되었어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무서운게 없지 뭐,
    마음을 다잡고 보니 벌써 세월이 이만큼 흘렀네요.
    윗분들 말씀대로 이 아이가 큰 의지가 된답니다. 지금은.

  • 7. 저도...
    '06.10.11 9:39 PM (211.207.xxx.236)

    예전에 그랬어요... 산후우울증이 너무 심해서요...
    도우미아주머니 가실 시간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괜시리 눈물나고 두렵구요...
    긴하루를 혼자 지내는게 힘들어서 오전에 최대한 늦게 일어나구요..

    친정엄마 일하시는 분이신데 제가 하도 울고불고 하니 월요일 저녁때 오셔서 화요일에 가셨거든요
    그래도 또 엄마 가실 시간이면 눈물나고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고...

    월,화 이렇게 보내면 수목금은 혼자 주말 기다리며 버티고...정말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죠
    맘을 굳게 먹으라고 하는데... 맘 먹고 어쩌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던거 같아요
    내 의지로 어쩔수 없는.....

    근데요....한 6,7개월쯤 후에 놀이터에서 아기 친구들을 만나 엄마들 사귀게 되면
    서로 의지하면서 살게 되더라구요
    전 그렇게해서 지금 5살 아이를 키웠어요

    둘째 낳으라고 주위에서 성화시지만 저는 이 기억이 끔찍해서 엄두도 못내요
    남들은 이해 못하죠....

    이건 순전히 제 경우지만...원글님은 금방 극복하시고 잘 지내시리라 믿어요
    그리고 힘드시면 부모님이든, 형제 자매든, 도우미아주머니든 , 친구든...도움을 청하세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누군가 옆에 있어주면 잘 견디실 수 있을거에요

  • 8. 음..
    '06.10.11 9:46 PM (222.101.xxx.78)

    저도 그기분 이해해요...임신출산 육아 까페같은곳 가입해서 정보도 나누고 친목 나누다보면 좀 나아요,,나만 그런게 아니라는걸 느끼고...근데 전 무서울 시간두 없던데..아기 자는동안 젖병삶으랴 집안 청소하랴 빨래개키랴 나 밥먹으랴..하다보면 애기깨서 돌보고 또 잠들면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하고 화장실 볼일도 보고 그러다보면 또 깨고 젖물리고 기저귀갈아 닦이고 목욕시키고 잠들면 나 밥먹고.....................거의 광녀 산발수준으로 살았던듯...

  • 9. 저는요..
    '06.10.11 10:33 PM (220.124.xxx.115)

    첫째때도 그랬지만...둘째낳고....산후조리원에 있을때에도 밤만되면 울었어요...
    남편은 집에서 혼자 출퇴근...큰애는 친정에...저는 조리원에 있었는데..
    온가족이 이산가족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생각이 그당시에는 왜 그리 슬퍼던지...
    낮에는 재밌게 지내다가 밤만되면 그러더라구요...ㅎㅎ
    애낳고나면 다 그런거 같아요...
    원래 출산후에 산모혼자 두는게 아니라고 하긴 하더라구요...

    애기 잘때 같이 주무셔도 되고...윗분 말마따라...애기가 원글님이 무서워할 틈이나 줄지 모르겠네요 ㅎㅎ
    그리고 저희때에는 상상도 못했던..82cook 같이 좋은사이트도 있잖아요...
    힘내세요...

  • 10. 환타
    '06.10.12 1:05 AM (58.149.xxx.166)

    밤호박1나주문합니다

  • 11. ..
    '06.10.12 1:25 AM (211.117.xxx.178)

    ^^ 저도 한달 산후조리 마치고 친정에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얼마나 난감하던지요. 근데 아기돌보며 살림하려니까 몸이 너무 힘들어서 맘 힘든 거 대강 잘 넘겼더랬어요. 저녁되면 찐이 빠져서 뭔 고민할 새도 없더라구요. 틈나면 자야지...^^ 힘내세요!

  • 12. 그 이상한기분
    '06.10.12 2:29 AM (24.80.xxx.152)

    잘 알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야 하고
    극복 해야만 하고...
    그런 문제인 것이지요^^
    친정에서 산후조리하다 우리집으로 아기 데리고 돌아왔을때
    한동안 그 울음 터질것 같던 기분... 또렷이 기억해요.
    하지만 곧 이겨낼 수 있을거예요.
    첫아이 소중하게 잘 기르세요 화이팅

  • 13. 원글이
    '06.10.12 8:58 AM (219.252.xxx.203)

    모두 감사드려요

    이렇게 얘기해주시는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다들 해내신것처럼 저도 꿋꿋하게 사랑으로 이 시기를 겪어내겠습니다 ^^

  • 14. 아가하고
    '06.10.12 9:43 AM (211.177.xxx.137)

    친구처럼 얘기하면서 놀아보세요~ 저도 6주 지나고 혼자있게되어서 겁났는데 아가 젖먹일때, 기저귀갈아줄때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하니까 덜 지루하더라구요. 그리고, 되도록 집안 일은 아가가 깨어있을때 하구 아기가 잘때 책도 읽고 놀기도 하세요~ 그래야 안 지쳐요.

  • 15. SilverFoot
    '06.10.12 10:42 AM (211.42.xxx.1)

    정말 이렇게 얘기 나누다보면 나만 그랬던게 아니구나 싶네요.
    저도 남편은 12시나 돼야 겨우 들어오고 조리사분이 6시에 저 저녁 먹는거 보고 가실때면 아무렇지 않은척 인사하고서는 문 닫히는 소리에 밥그릇에 눈물 뚝뚝 떨어뜨리곤 했었거든요.
    정말 24시간 내려 놓으면 바로 깨지는 계란을 안고 있어야 하는 것 같은 부담감에 더 힘들었지요.
    사실은 17개월이 된 지금까지도 혼자 아기와 있는건 좀 부담입니다.
    하지만 내가 보호해야 하는 내 아기이고 또 점점 이런 것들에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정말 강한 엄마가 되는 것 같더군요.
    애기 갓난쟁이일때 저희 막내시이모님이 남편에게 많은 여자들이 애기 키우면서 살림 하면서 직장에 다니지만 누구나 한다는 그걸 해내는게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많이 도와줘야 한다면서 당부하셨다더군요.
    힘 내시구요, 저도 지나고보니 정말 세월 빠르다 싶더군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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