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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과 설거지 3;; 결판났습니다.

어이구 조회수 : 3,413
작성일 : 2006-10-09 00:48:52
저와 남친은 3년반을 연애하고 결혼을 합니다.
그동안 헤어질 위기도 있었구요.
서로 단점 너무너무 잘 알고 결혼합니다.

이 문제 나오자마자 남친이
역시 이런걸로 힘들걸 같았어 라고 하더군요.

결혼을 시댁근처에서 하다가 보니
준비하면서 한달에 한번은 내려갔던거 같아요.

가면 맛난거 많이 먹고
나름 편하게 지내다가 와서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내려간 처음날 남친이 밥먹구 들어가서 텔레비를 보더군요.
바로 그날 저녁에 따졌습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고.

그랬더니 어머니가 자기 설거지 하는거 보기 싫어할꺼랍니다.
그래서 당신 텔레비젼 보고 싶어서 그러는것 같다.
어머니 위하는거면, 어머니를 쉬게 하고 우리 둘이 일을 하자.
이렇게 협의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같이 설거지를 했는데
약 3번정도 내려간 동안 했던것 같습니다.
그동안 아무 말씀없으시다가 이번 연휴때 말씀하셨답니다.
연휴전에 예단때문에 인사드리고 저는 추석 전날 우리 시골로 떠났거든요.
그래서 어제 전화로 어머니가 하신 말씀을 남친에게 전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남친이 오히려 어이없어하는 제게 화내더군요.
아마도 제가 싫어할것을 우려했기때문에 역시나 하는 생각에 답답함이 밀려왔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세시간 후에 다시 통화를 했습니다.
내가 당신 사랑해서 그런 의무를 져야 하는거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설거지때문에 결혼 다시 생각할수 있다는 얘기도 했구요.
남친도 어느 정도  제 입장을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남친이 서울로 왔습니다.
둘다 자취하기 때문에 남친 집에서 제가 기다렸습니다.
남친 기분 좋게 하려고 제가 잠시나마 어질러 놓은 것도 다 치우고 기다렸지요.

(사실 저 집안 깨끗이 유지하는 것도 소질없습니다. 살림한다고 하면 말릴 사람 많지요.
그래서 일 안한다고 협박했을지도 몰라요.
돈 안벌어 오는 것보다도, 집에서 어지르고 있을게 더 두려울 남친입니다)

남친이 도착하고, 잘 왔냐고 인사하고,
어찌되었냐고 살며시 물었습니다.
남친은 머뭇머뭇 실실 웃기만 하더군요.

남친 어머니와는 딱히 말한 내용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런건 바라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내려가서 그냥 하면 되니깐요.

남친이 너무 큰일 만드는거 아니냐고 합니다.
이걸로 인해 더 피곤해질수도 있다구요.
저는 설거지 하나로 인해 제 인생이 더 곤란할수도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나 아플때 당신이 설거지 하는게 내맘이 편하지 어머니가 하는게 편하겠냐고 했습니다.
일하기 싫은게 아니라, 아들이 눈앞에서 설거지 하는게 싫다는게 문제라고 했습니다.

명절때 손님들 앞에서 아들 일하는거 보이고 싶겠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손님들 오면 내가 과일도 깍을꺼다 라고 말했습니다.
(과일 깍으면 손을 잘 베어서 과일을 잘 안깍습니다)
살랑거리는데 조금 소질이 있어서 손님 오면 안하던짓 할 사람입니다. 저는,

남친도 그런거 아니깐 그럼 알겠다고 합니다.
제가 말합니다.
"아침은 주로 손님도 없으니깐, 아침 설거지라도 해라."
점심때는 지역 맛집에서 사먹는게 반이고, 저녁은 주로 남친 약속때문에 함께 나갑니다.

낮에는 손님이라도 오면 제가 시중 들어야 하니깐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머니 앞에서도 아들이 설거지 할수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아침 설거지는 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설사 내가 내려가서 둘이 반반 일하더라도
나는 나 가고싶은 내 친척집 두고, 쉬고 싶은 집 두고 가는거라고 말해두었습니다.
그렇게 약속하고 이 일은 마무리 지었습니다.
신혼여행지에서 돌아와서 인사드리러 간 다음날
남친이 설거지를 한다면 시끄러울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친이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많은 분들이 의견주셨는데요
저도 사람인지라 제편 들어주시는 분들이 좋습니다.
용기를 가지게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인터넷 게시판이라는게
모든 내용을 다 쓸수가 없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그래서 오해가 생기겠지요.

저는 결혼은 같이 살아도 안 혼나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결혼에 동의했습니다.
남친은 결혼은 서로 희생하는거라고 말해왔습니다.
이제 결혼을 한달 앞두고 남친이 했던 말들이 무슨 뜻인지 공감합니다.

제가 설거지를 논하는 것도 서로 희생하자는 겁니다.
나도 내 부모 두고 여기 와 있으니깐,
여기와서 불편한데 시부모님한테 애교떨면서 있으니깐
당신도 나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그건 어떻게 플러스 마이너스 할 일이 아닙니다.
감사의 표현입니다.

관습을 지켜야 하는건지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나라도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건지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저는 부러질지언정 내가 믿는 것을 버리지 않겠다는 고집쟁이입니다.
시어머니께서 아들이 설거지 하기 싫다는 것도 하나의 취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더군다나 서울에서는 해도 좋다고 말씀하시면서요.

시댁에서 혼자하는 설거지는 봉사가 아닙니다.
봉사는 스스러 우러나서 해야하는거구요.
봉사는 받는 사람이 저 사람은 안해도 되는 일을 우리를 위해 하는구나라고 고마워해야하구요
하는 사람은 하고나서 기분이 좋아져야 합니다.
저는 그건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문제가 생겼을때, 시댁에 가서 밥을 굶을까 생각했습니다.
내가 먹지 않은 밥상을 치우는 건 봉사에 가까워지니까요.

그리구요.
시댁은 제 가족이 아닙니다. 남편의 부모, 형제입니다.
가족은 제 남편과 제가 만드는게 가족입니다.
결혼을 하면 독립을 하고 하나의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거니깐요.

만일 시댁이 가족이라면 제 친정도 가족이구요.
친정에서 남친보고 혼자 설거지 하라고 저희 어머니가 말해도 아무도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으면
그때 저도 시댁에서 혼자 설거지 할수 있는 겁니다.
가족을 위해서요.


능력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요.
능력에 대해서 언급한것은
제가 일할수 없으면서 전업주부를 한다고 협박?하면 제 위치만 불리해질수도 있다는 걱정에 대해서
설명드리려고 했던겁니다.

저는 프리로 돈을 벌수도 있고, 원래 취업하려고 요즘 원서 넣고 있었습니다.
사실 돈만벌면 쓸 궁리를 합니다.
그렇다고 명품에 관심있는 것도 아니구요
책 사보고, 뭐 배우고, 장기여행가고 그럽니다.

(8월 졸업인데 아직 취업이 안되서 이상타 생각하실수도 있는데,
논문 제출하자마자 한달 넘게 여행다니다가 왔습니다.
결혼 4개월 앞두고 한달 여행가서 어이없다고 주위에 여럿 쓰러졌습니다;;)

제 남친은요.
착실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일년에 일한거 합치면 남친이 더 많을거에요.
저는 일년 내내 일 안하거든요.

제 남친과 저는 비슷한 집안, 비슷한 학벌, 비슷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자기가 얼마를 가지고 있던,
얼마를 벌고 있던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생의 그림은 일끝나고 둘이 쇼파에 누워 잠드기전까지 각종 드라마를 섭렵하는 삶입니다.
사실 별로 생각없는 게으른 두사람입니다.

남친은 이런 설거지 따위의 문제는 귀찮아서
문제가 안생겼으면 하는 사람이구요.
저는 게으른 우리가 사이좋게 살수 있도록 각종 청소용 기계를 사들이는 사람입니다.
어머니가 식기 세척기를 사용하신다면 사실 문제가 안되었을텐데요.
어머니 살림이니까 식기세척기를 쓰자고 말하는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둘이 합의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끼리 만나서 사는건 힘든일이에요.
저는 왜 결혼을 하냐면요( 아... 거국적인 얘기까지..;;)
몸 힘든건 그냥 쉬면 되는데요. 마음이 힘든건 사람이 필요하더라구요.
그냥 나 맘이 아파라고 말하면 토닥토닥해주는 내편같은 사람.

저희 시아버지가요.
시어머니를 핸드폰에 '내편'이라고 저장해 놓으셨어요.
시어머니한테 꼼짝 못하시고
벅스 3개월 유료 회원인거 시어머니한테 비밀로 해달라고 하시는 아버님인데요.
어머니가 내편으로 느껴지시나바요.
저도 그런 내편을 갖고 싶어서 결혼해요.

그런건 제가 혼자 살 능력이 된다고
해결되는게 아닌것 같아요.
내 곁에서 나를 봐와서 나를 아는 사람이 해줄수 있는 거니깐요.
왜 월급쟁이랑 결혼하냐고 물으면
제가 그러거든요.
"평생 우리의 20대를 함께 추억하고 싶어서라고"

어머니가 설거지 하지 말라고 해서 못할것 같다고 말하는 이 사람은
제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충격이 컸습니다.

그렇지만 대화를 하고보니
무난한 삶을 좋아하는 게으른 사람이라서 그런거라는 걸 이해하게되었죠.
(저희는 게으르다는 걸 나쁜 뜻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저희에게는 게으른건 사는 방식의 종류일 뿐입니다. 저희같은 취향을 사람을 설명하는 말이지요)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으실꺼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도 각오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일들이 쌓여서
시어머니 얼굴 안보는게 상책이라는 결론이 나기전에
하나하나 작은 문제부터 대화로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
IP : 211.187.xxx.42
3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직은 마이 어리신
    '06.10.9 1:04 AM (211.176.xxx.217)

    듯..ㅎㅎㅎ
    읽다보니 우리 딸하고 얘기 하는거 같아요.
    틀린 거 하나도 없는 말씀.
    하나하나 작은 문제 부터 대화로..
    원글님 남친분도 젊으셔서 그렇게 소통 되시나봐요.
    -절대 비웃는거 아니구요. 그냥..좀 부럽기도 하구요..ㅎ

    저도 젊어서 한때는 누구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그랬다고 자부+나ㅁ도 그렇게 인정
    이었는데요.
    애 놓느라 마취하고
    이거저거 큰 수술 몇번하고
    에에 또..
    산전수전공중전 스타워즈 서막꺼정 치르다 보니 지금 내가 하는 말도 까먹는 지경..--;

    그리고 또 살다 보니
    그냥 저냥 구찮아서 덮구 살구..이렇게 되어버렸어요.
    내가 좀 참구..글다보면 상대가 또 날 참아줄 때두 있구.
    이거 전혀 진취적이지 못한, 너무나 노인같은 얘기란거 잘 알죠.
    언제 일케 제가 변해버린건지.

    그냥 읽다보니 원글님 젊은이 막 느껴져서요.
    원글님 홧팅이구요,
    그렇다구 진빠지고 몸 축나게까지는 따지지 마세요.
    그래봐야 나중에 나이들어서 보면 남는건 건강뿐이걸랑요~ㅎ

  • 2. 아...
    '06.10.9 1:13 AM (220.88.xxx.144)

    복잡하네요...

    전 그냥 시댁큰집에선 제가 나서고...친정에선 신랑이 나섭니다.
    각각 인정 받는 집서 열심히 합니다..전 시댁, 신랑은 친정...
    양쪽 부모님 다 흐뭇해하십니다.

    웬만하면 부모님과 안부딪히고 살려고 합니다...그러면서 우리 부부 서로서로 절충해나가는거죠.
    어른들...몇십년을 당신들 방식대로 살아오신 분들이십니다..하지만 요즘 세태도 아시는 분들이십니다.
    다만 인정하기 힘드시겠지요.
    그러므로 자식인 우리가 조금만 이해하면...작은 일에도 기뻐하시는 분들이십니다.
    크게 나쁘거나 크게 불합리해서 내게 손해오는 일 없다면
    늙으신 부모님 속상하게 안해드리는 것도 효도라 생각합니다.

  • 3. 저는...
    '06.10.9 1:14 AM (211.179.xxx.252)

    저도 신혼때 설겆이 때문에 님처럼 생각했었습니다.
    설겆이가 부부로서 가지는 평등함의 척도라고 생각해서 거기 목숨을 걸었죠.
    나중에 남편이 누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 기계(세척기)를 사자고 했을 때 오기가 생기더군요.
    설겆이가 힘들어서 내가 이러는 줄 아느냐면서 따졌지요.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깁니다.
    그때 정말 피말리는 신경전을 벌인 뒤 제가 .. 그래 내가 졌다하는 심정으로 세척기를 구입했거든요. 그래서 남편과 나의 동등함은 깨졌을까요. 아닙니다. 둘다 설겆이 안 해도 되고 설겆이 안해도 되는 시간에 남편은 더 많은 집안일에 신경을 쓰고 자발적으로 일을 합니다.


    님이 말씀하시는 가족의 개념도 충분히 이해되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어떻게든 결혼이라는 형식 때문에 엮이지않을 수 없더라구요. 그때마다 매번 자로 잰듯 생각하면 결국 상처만 남을 겁니다. 다른 많은 선배님들이 말씀하셨지만 살아가다보면 그때그때 대처애야하는 방법이 달라지게 마련인데 첨부터 선을 그어버리면 융통성이 생기질 않게 되고 서로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전 연애를 8년하고 결혼을 했는데도 설겆이 껀 땜에 정말 배신감 크게 느꼈거든요. 이런 남자였나.. 정말 혼자 고민하고 괴로웠는데 생각의 각도를 조금 바꿔버리니까 그담부터는 모든 게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남편을 그렇게 나쁘게 생각했던 것도 미안할 정도로. 연애할 때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 내 남편 같은 사람은 다시 못 만날 거라 생각하면서.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살아간다는 거.. 박수칠만합니다만.. 조금만 말랑말랑해지면.. 말랑말랑해져서도 충분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상처주다가 쌓여버리게 되니까 다들 그걸 걱정하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 4. ..
    '06.10.9 1:17 AM (221.157.xxx.207)

    홧팅입니다...!!!...결혼전 나도 신랑에게 똑부러지게 할걸...대충 슬쩍 넘어갔더니..이제는 더더욱 손가락 하나 꼼짝 안한다는...--;;;....거기다 명절날 난 시댁에 내려다 주고 지는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온? 친구들 만나러 나가버린다는...에잇!!

  • 5. ^^
    '06.10.9 1:22 AM (219.250.xxx.197)

    둘째 며느리가 얼마전 자궁에 뭐가 생겨선지 임신 불능 판단 받았다네요.
    이 아기가 생긴건 기적이라서 놓치면 다신 임신 못할거라서 저렇게 빌면서 결혼을.
    일년 후에 이혼해 준다고 하던데요 원하면.

  • 6.
    '06.10.9 1:24 AM (211.205.xxx.11)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네요.
    연애는 이론처럼 할 수가 있는 가능성이 많지만,
    결혼은 현실이기에 그 가능성이 이론처럼 이루어지기가 어렵지요.

    대한민국에서의 결혼은 남.녀가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의 각각의 가족이 결혼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가깝게 생각이 들거든요.

    님의 생각과 근접한 사회는 한국사회보다는 서양의 사회하고 더 근접하네요.

    만약에 님께서 결혼후에 잔소리가 많은 시모님에게 이렇게 말 할 수가 있다면,
    "어머님이 손자. 손녀를 보고 싶으면,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취소하세요.
    아니면 어머님 돌아가시전에 절대 손자.손녀를 만나볼 수가 없게 하겠읍니다."
    물론 법적으로 손자.손녀를 만날 수 없게 대응하겠다는 이야기 입니다.

    미국의 여자들, 잔소리가 많거나, 자신의 생각/사고가 틀린 시모님을 만나면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며느리는 아마 대한민국에서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며느리손을 들어주지도 않겠지만....

    결혼전과 결혼후의 차이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 7. 너무
    '06.10.9 1:27 AM (220.75.xxx.181)

    힘빼지 마세요~~~
    자기주도적인 삶을 사시는분 같아 좋아보이긴 합니다만
    먼저 타협하고 배려해야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수 있다는거 명심하세요.
    남편이 내편이란 확신만 있다면 사소한일(?)로 본인이 힘들지 않을겁니다.
    남편되실분은 그 믿음을 부족하게 준거 같네요.
    화이팅 하시구요. 결혼준비 잘하세요~~~~

  • 8. ...
    '06.10.9 1:33 AM (59.20.xxx.142)

    어찌보면 많이 충고 하시는게 일종의 약자의 생존전략 이런 거 아닐까 싶어요.
    아직 여기서 약자는 여자니까 약게 굴어라 이런거.
    그래야 뒤로 내 실속을 챙기지 처음부터 대차게 나갔다간 국물도 없다...

    맞는 얘긴 건 저도 아는데 어쩐지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조금 슬퍼요.
    그래 아직은 우리가 시집이나 남자랑 일대일로 붙어서 똑같은 사람 대접 못 받는다는거
    그걸 돌려말한 것 같아서요. 알면서도 우울하지요.

    만약에요 법에 의해서든 어떻게든 완벽하게 물리적 평등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있다고 해요.
    그 뒤에 어떤 필요에 의해 성역할이 고정된다면 그건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그런데 뭐가 필요에 의한 건지 뭐가 구태의연한 폐습인지 분간이 안 가는 요즘같은 때
    여자만 일단 참고 눈치보고 자기 걸 뒤로 챙겨야 되는거...너무 우울해요.

  • 9. ..
    '06.10.9 1:47 AM (219.253.xxx.237)

    젊어서라기보다는... 원글님 성향이신 거 같이 느껴져요.

    하나하나 세세한 사실들을 나열하고
    그에 덧붙여 어떤 일반적 전제에서 시작해서 그로부터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을 상대방에게 주지시키려고 하고.
    뭐 사람은 누구나 다 그런 면이 있겠지만.
    문제는 그 일반적 전제란 게 원글님 자신의 것이다보니
    동감하는 이도 있고 안 그런 이도 있고...

    "살랑거리는데 조금 소질이 있어서 손님 오면 안하던짓 할 사람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선 좀 의외네요.
    왠지 어떤 씩씩함의 일관성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는 느낌.
    이것도 일종의 편견이겠죠? ^^

  • 10. 어이구
    '06.10.9 1:56 AM (211.187.xxx.42)

    양지국거리 1Kg, 우둔장조림용 1Kg 주문합니다.

  • 11. 그냥
    '06.10.9 1:59 AM (211.179.xxx.252)

    결국은 둘다 설겆이가 너무 하기 싫다는 건가요..
    그럼 식기세척기 사시구요..
    시집이랑 친정에도 식기세척기 다 사서 넣어두면 상황 끝나는 거 아닌가요.
    아, 세척기 사면 그땐 누가 세척기에 그릇 넣고 돌리고 꺼낼 것인가도 고민하셔야겠네요.

  • 12. 그냥
    '06.10.9 2:00 AM (61.85.xxx.112)

    그냥 연애를 좀더 오래 해보시고 결혼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 13. 어이구
    '06.10.9 2:03 AM (211.187.xxx.42)

    ^^* 식기세척기 둘 다 있는데도
    시어머니가 안쓰십니다.

    둘다 설거지를 싫어하는데, 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거죠.


    아~ 그리고 저 살랑거리는거 잘해요.의외인가요?
    건성으로 대답하고 나중에 대답한거 안해주는 것도 잘해요.'
    목숨거는거 빼놓구는 비굴하게 편하게 사는거 좋아해요.

    설거지는 제 인생의 동반자가
    제 가치관에 대해서 존중을 해주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애교 정말 많거든요.
    비유도 잘 맞추고, 눈치도 빨라요. ^^

    안그러면 저처럼 따지기 좋아하는 여자랑 왜 살라구 하겠어요

  • 14. 님께
    '06.10.9 2:10 AM (61.98.xxx.138)

    정말 배우고 싶네요.
    저는 바보같은 출발을 해서 그런지 오랜 기간동안 참으로 힘들었어요.

    결혼전 내편인것 같던 남편,
    결혼후 그렇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이건 남편이 바뀐게 아니고 자신의 착각으로...

    그리고 강산이 몇번 바뀌고 나서 내편이 되어 주더군요.
    그것이 세월만 지난뒤, 그냥 공짜로 이루어진게 아니고,
    톡톡히 그 대가를 치루고 난 결과였어요.

    원글님 참으로 부럽습니다.
    설겆이 문제를 이렇게 확실하게 매듭을 지으시다니...
    님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 15. 그냥
    '06.10.9 2:13 AM (211.179.xxx.252)

    앞서 올린 글이랑 이 글에 올려진 글이나 답글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뭔가.. 잔뜩 올려진 조언글이 무색해지는 느낌이랄까.
    뻣뻣해서 얼굴 붉힐 걱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님 방식대로 살아가시면 될듯.

  • 16. 음...
    '06.10.9 2:14 AM (219.250.xxx.197)

    그럼 거의 동거수준이겠군요..
    반부부생활하고 계신다니 사실 결혼해도 보통의 신혼생활이랑은 많이 다른건 확실하구요.
    연애할때는 사실 서로의 감춰진 부분들이 많았다가 결혼하면서 콩깍지가 벗겨지곤하죠.
    님 같은경우엔 뭐 서로한테 별 신비로움도 없거니와 거의 부부나 마찬가지니 지금의 사고방식이 결혼한다고 해서 그닥 변할거 같지도 않네요. 희생한다거나 양보한다거나...
    부탁입니다. 제발 아이는 계획해서 늦게 가지세요...-.-;;

  • 17. 결혼 20년
    '06.10.9 2:30 AM (75.2.xxx.159)

    된 사람입니다.
    원글님에 쓰시고자 하는 그속마음이 제가 결혼하기 전에 느꼈던 그감정과
    너무 비슷해 글남깁니다.
    지엽적인것 다 자르고 멀리 두사람에 대해서 관조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럴때일수록 과연 우리 두사람의 인생관은 결혼관은 어떻게 다르고 비슷하고 일치하는가
    그걸 자세하게 들여다 보셔야합니다.
    조금 아프더라도 눈감지 말고 객관적으로 남친의
    인생관은 무엇인지 보실줄 알아야 합니다.
    결혼하기전에는 모든게 웃음으로 그냥 넘어가고 사랑이라는 포장지로 두리뭉실 넘어가지만
    결혼해 살다보면 차라리 그런것 보다는
    나와 일치하는 동감하는 여자의 아픔이 무엇인지 알아주고 한국문화와 정서에 젊은사람이
    어떤 인생관으로 헤쳐나가야하고 때론 적절한 순응을 하는지......
    그런 확고한 가치관 과 결혼관이 있어야만 결국 원글님 같은 분에게는
    진정한 내편으로 남는 겁니다.
    저라면 그런것을 완벽하게 서로 공감하고 일치하지 않는한 결혼은 미루겠습니다.
    저는 제남편 6년을 가르치고 바꾸어서 결혼했습니다.

  • 18. 그리고
    '06.10.9 2:54 AM (61.98.xxx.138)

    아이낳아 기르면서,
    계속 계획대로 잘 진행이 되어가고 있다는 소식 꼭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 19. 웬지
    '06.10.9 6:44 AM (200.63.xxx.51)

    조금 피곤하다는 느낌이예요...선을 갈라 분명한것은 좋지만..살다보면...칼같이 잘라놓은 선도 뭉뚱그려질때가 많답니다...

    지금은 그렇게 결혼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정도로 대단하게 느껴지는 문제들이 살다 어느날 생각해보면...코웃음쳐지는날이 오지요...

    초반부터 그렇게 힘빼지 않으셔도....살아가며 힘빠지는 일들이 너무 많이 생겨요....
    진정한 여우는 요란하게 소리내지 않고도 요령껏 남편을 내맘대로 요리하지요.

    물론 저는 곰과라 할말은 없습니다만....^^;;

  • 20. ....
    '06.10.9 8:38 AM (218.49.xxx.34)

    ㅎㅎㅎ괜히 읽었네.

  • 21. ?
    '06.10.9 8:38 AM (222.234.xxx.105)

    "비유도 잘 맞추고, 눈치도 빨라요. ^^"
    원글님 비유가 아니라 비위입니다.
    그리고 지난 글에서는 '전을 붙이는'이라고 썼던데 전은 '부치는' 겁니다.
    첨에는 설거지도 설겆이로 썼던데 박사과정이니 학회지 제출 글이니 다 정말 맞습니까?

  • 22. ...
    '06.10.9 8:54 AM (61.40.xxx.19)

    아들들에게 이제 너희 세대는 똑같이 가사도 부담해야한다고
    가르치는 엄마지만, 왠지 제 아들의 여친이라면 뜯어말리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지송~
    인생의 여러 차이를 극복해가고 타협해가는 과정이 좀 팍팍하게 느껴져요.
    전쟁터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저도 한 계산적이긴 하지만 절대 며느리들은 나같은 여자 얻는 것 반대하고 싶어요.
    결혼생활은 그리 너와 내가 똑같이 계산해서 무자르듯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거든요.
    가장 중요한 건, 평화롭게 사는 것, 또 그 집안의, 그 남자의 가치와 기준을
    나와 비슷하게 교정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지혜롭게 하려는 자세가 필요해요.
    너무 몰아붙이는 듯 하는 건. 좀...
    저도 적지않은 세상 살다보니 저같은 성격보다는 따뜻하고 이해심많고
    지혜로운 여성이 가정을 평화롭게 이끌더군요.
    신세대의 딱 뿌러지는 면도 좋지만, 좀더 깊이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심이 ...

  • 23. 설거지
    '06.10.9 9:29 AM (61.98.xxx.138)

    원글님이 두가지로 쓰셔서 사전 찾아 봤더니,
    1968년도 사전엔 '설겆이'로 나와있군요.
    설거지로 바꼈나 보네요.

  • 24. 설거지
    '06.10.9 9:34 AM (211.177.xxx.35)

    1988년도 맞춤법 개정때 설거지로 바뀌었지요.
    '비위'와 '부치다'는 이미 그 전부터 '비위'와 '부치다'였습니다만.

  • 25. 무대뽀
    '06.10.9 9:54 AM (211.176.xxx.250)

    제가 아는..어떤 언니랑 님이 많이 닮으셨네요.
    그 언니의 말은 다 옳은거 같아요..
    하지만 다른 사람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지요..
    그리고 나서 내 이야기를 옳다고 이야기 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했던 내용을.. 다른 사람부분만 빼놓고 말한답니다..
    꼭 님의 결론을 읽어보니 그렇네요..
    자기 합리화 투성이구요..
    다 옳은 말일지라도.. 다른 사람들 말들이 다 좀 무안해지게...
    그렇게 자기안에서 결론 내릴일을
    무슨 투사나 되는양..이런 사이트에 올려야 되는건가 싶네요..
    보통은 이런식으로 결론내릴 일이라면... 일기장에 적는거 아닌가요?

  • 26. 팍팍하다..
    '06.10.9 9:56 AM (203.142.xxx.127)

    부부간에 서로 존중하고,, 위해주는 맘만 있다면 명절때 시집에 가서 혼자만 설겆이를 한다해도.. 뭐가 잘못된걸까요?
    저와 제 남편도.. 남들보기엔 그냥 여자가 설거지하고.. 남자는 TV 보고.. 그렇게 보이지만..
    울 남편은.. 그 설거지를 위해.. 그 전과.. 그 후에.. 맘으로,, 몸으로 애써주는 게 보이는걸요..
    시부모 앞에서.. 남편 위신 세워주고.. 칭찬 많이 해주고..
    남편도 고마워 하고.. 절 함부로 대하지 않고.. 꽤나 위해줍니다..
    울 시부모님도 다 아시는 것 같애요.. 무슨 말끝에.. **가 너라면 벌벌 떤다. 그렇게 말씀 하시더라구요.
    전.. 원글님의 이런 맘 씀씀이가 과연 평등한 가사 분담을 가져오는 걸까?.. 궁금해요..
    상대편을 배려하고.. 아끼고.. 너그럽게 대해야.. 내게도 같은 것이 되돌아오는 건 아닐까요...
    물론.. 사람의 성품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전 결혼 10년 살아보니.. 제가 너그럽게 남편을 대하니.. 남편도 절 아껴주는 게 보여요..
    물론 가사의 일은 평등하게 하진 않아요.. 하지만 제가 몸 조금 더 쓰고.. 남편의 맘을 온전히 갖을 수 있다면.. 전 이게 더 좋네요..
    쉽게 말해.. 너무 얌체처럼 행동하지 말란거죠.. 부부란 오래 함께 사는데.. 서로 봐주고.. 내 곁에 오래 즐겁게 살 수 있게 숨통을 트여 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지금 보이는 일에만 집착하지 마세요.. 한 수 져주는 척.. 앞서가는 게.. 현명한게 아닐까..
    전.. 원글님 사고방식에서 팍팍함이 느껴져요..
    아무리 사람이 괜찮아도.. 관용이 없으면.. 정이 가지 않는 법 아닐까요?

  • 27. ㅎㅎㅎ
    '06.10.9 9:57 AM (125.177.xxx.20)

    왜 시어머니들은 아들이 부엌일하는건 싫고 사위가 하면 기특해 하는지..
    우리 엄마 아들이 워낙 며느리에게 잘해서 그런지 이젠 그러려니 합니다
    동생집에서 식사하면 준비부터 쓰레기 버리는것까지 다합니다

    물론 올케도 돕지만 남동생이 더 잘해요

    그러니 빨리 끝나고요

    우리남편 세탁기 식기 세척기 어떻게 돌리는지도 모릅니다 시골출신이 아무래도 더 안하는거 같고 시어머니들도 더 그런거 같아요 본이 허리 부러져도 아들 안시킵니다

    그분들은 그러려니 해도 님 꿋꿋하게 시키시다 보면 그냥 하게 됩니다
    그래도 안한다고 안하니 그게어딥니까

  • 28. 제가
    '06.10.9 10:13 AM (210.123.xxx.179)

    보기에도 '무대뽀' 님 말이 맞네요.
    어차피 자기 마음대로 결론 내릴 일을 글 몇 개씩 올려가면서 투사인 양 하실 필요는 없지요.
    자신이 똑똑하고 합리적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더 위험합니다. 머리 속으로는 사람마다 다양한 사고가 가능하고 다른 사람의 사고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안해요. 자신의 생각이 그 '다양한 사고'를 다 거쳐서 나온, 가장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처음부터 올리신 글을 다 보았는데, 아직 많이 어리신 것 같습니다. 자기 합리화도 잘하고, 부족한 논리도 많이 쓰시구요.
    아마 살다 보면 알게 되실 거예요. 많이도 아니고 한 5년 정도 지나면요.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쟁취하는데, 현명한 방법이 있고 그렇지 않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 상처 주고 결과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수도 있다는 것을. 남자친구(남편)의 사랑도 나의 지나친 투쟁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프리로 일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직장 생활 한 번 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조직 생활 하다보면 내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모든 조직은 나 없이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이 사람 없으면 죽을 것 같아 결혼하지만, 이 사람이 언제든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서로 노력하는 것이 결혼생활입니다.
    다른 것은 많이 가지셨으니, 현명함과 겸손함도 좀 갖추시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자기 편 들어주는 사람만 좋아하시지 말구요.

  • 29. 화이팅
    '06.10.9 10:27 AM (211.217.xxx.85)

    앞글에 원글님 화이팅을 격려하는 글을 쓴 사람인데요. ^^
    곱지 않은 댓글 다신님들..
    원글님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땅치 않으신지요.
    고작 설거지따위로 니 일, 내 일을 구분하고 분배하려는 것이 거슬리시는 건지.
    아님 며느리가 시댁에서 시어머니가 싫다면 그냥 설거지정도 혼자 하면 되지
    그걸 꼭 어른 뜻 거스리려고 하는 게 곱게 안 보이시는 건지..

    많은 여자들이 명절 끝내고 그 스트레스를 이 게시판에 풀어 내면서
    부당한 시집, 명절 관련 관습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원글님의 글에는
    왜 응원은 커녕 공감조차 못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지금 며느리로서 억울한 건 억울한 거고,
    장차 앞으로 며느리를 볼 경우에 그 며느리도 나와 똑같은 억울함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님들은 평상시나 명절에 시집에서 온 식구들 방에서 딩굴거리며 놀 때
    혼자 부엌에서 일하고 설거지 하면서 어떤 부당함이나 억울함도 못 느끼시나요.
    그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들 하시는 건 아니시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가정의 화목을 위해 참고 사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많은 분들이 참고 산다고 그게 꼭 맞는 건 아니죠.
    원글님처럼 이건 아니라고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바꾸려고 노력해야 현실이 바뀌는 거죠.
    꾹꾹 참으며 부당한 처우 다 겪고 돌아서서 불평불만만 쏟아 놓으면 뭐가 바뀝니까.

    원글님은 시어른을 바꾸겠다는 게 아니라
    시어른 뜻에 편승하여 혼자 쉬겠다는 남편을 바꾸겠다는 겁니다.
    저도 남자들 상 물려받는 굴욕적인 명절 아침상을 거부하는
    '명절아침 단식투쟁' 9년째인데 어느 때부터인가 남편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나도 시아버지, 시작은아버지들 먹는 상에서 같이 먹겠다고는 못합니다.
    시어머니, 시작은어머니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시고 부엌에서 대기중이신데
    제가 어찌 혼자 먹겠습니까.
    그냥 조용히 안먹습니다. 거기에 처음에는 남자들 틈에서 밥먹고 나오던 남편이
    어느 때부터인가 동참해 주니 그것으로 만족하고 큰 성과라고 여깁니다.
    남편이 아침 굶는 게 그리 좋냐라고 말씀들 하시진 마세요.
    아침 한 끼 안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마누라 부엌에서 일하며 대기 중인데
    혼자 꾸역꾸역 먹는 게 윗분 중 어느 분이 말씀하신 진짜 '얌체'같은 짓입니다.

    '고작 설거지'가 아니라 설거지에서부터 부부 평등의 기틀을 닦을 수도 있습니다.
    시어머니도 마찬가지구요.
    며느리가 설거지에서 양보해 버리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많은 부당함이 요구될 겁니다.
    원글님의 글을 보니 앞으로 벌어진 많은 일들을 충분히 현명하게 이겨내실 거라 보여집니다.

    추석 전후 게시판에 쏟아진 억울함을 토로하는 많은 글들과 거기에 동조하는 댓글들.
    그리고 설거지 투쟁을 하는 원글님에 대한 댓글들.
    어이없는 이중성을 발견했다고 하면 제가 지나친 건가요?

    온갖 말도 안되는 요구를 강요당하면서 찍 소리 안하고 시키는대로 다 하고는
    돌아서서 우리한테 불평불만 쏟아내고 시집식구들 험담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저한테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니가 싫고 못견디겠으면 그 자리에서 니 생각을 얘기하고 남편을 설득하든지 싸우든지 해서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라구요.
    그 앞에선 암소리 안하고 하라는대로 다 해놓고 돌아서서 다른 사람들한테 쏟아내고 욕하는 거..
    그게 대체 뭔 소용이랍니까.

    아무튼 결론은 다시 한번 원글님 화이팅입니다. ^^

  • 30. 직장
    '06.10.9 10:30 AM (218.156.xxx.117)

    생활 해보라는 윗님 말씀에 백만표 추천합니다!!
    원글 읽고 처음 든 생각이 '참, 인생 피곤하게 사시네..' 였습니다.
    본인만 피곤한 게 아니라 주변 사람, 그것도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 친지까지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이신 듯... 직장생활 하시면서 이런저런 경우 많이 겪어보셔야 할 듯합니다.

  • 31.
    '06.10.9 10:36 AM (210.123.xxx.179)

    위에 직장생활 해보시라는 답글 단 사람입니다. 윗윗분 글에 말씀드리자면,
    여자 혼자 설거지하는 것 옳지 않고 문제이지요. 고치려고 하시는 것도 옳구요.
    그런데 그런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는 이래서 옳다는 식으로 과시하는 느낌, 현명하게 풀어도 될 것을 부딪치려고만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위에도 썼지만 글마다 자기합리화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논리도 부족한 부분이 많구요.
    여자들만 일하는 것 문제이지요. 시댁부터 가는 것도 문제이구요. 그것을 말하는 게 아니랍니다. 같은 여자끼리 나도 고생했으니 너도 참고 해봐라, 하는 것도 아니구요. 이중성을 들먹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 32. ㅎㅎㅎ
    '06.10.9 10:40 AM (58.148.xxx.67)

    혼자 사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많이 배우시고 앞으로 하고 싶은일도 많으신 분같은데 쓸데없는곳에 힘 빼지 마시고
    혼자서 편하게 사세요. 그럼 이런일로 마음 고생 안해도 됩니다.

  • 33. 어쨌든 결혼적령기
    '06.10.9 10:58 AM (220.118.xxx.166)

    원글님이 문제제기한 부분은 심히 공감이 가요. 저도 일을 하는 것 자체는 상관이 없지만, 불공평한 대우는 정말 견디기 힘들거든요.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요.

    저도 '영원한 내 편' 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전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원글님처럼 노력할 에너지가 없어요.(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요.) 아마 그 전에 제가 먼저 지쳐서 떨어지겠죠...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40대에 암에 걸릴지도 모른단 생각도 들고요.

    요즘 생각은 결혼은 정말 제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는 거에요. 일반적으로 말하는 결혼 적령기가 되다보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드네요. 화병이 암으로 발병해 40대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요.

  • 34. 다른
    '06.10.9 1:46 PM (59.17.xxx.198)

    문제는 잘 모르겠지만...
    시어머니 앞에서 당신 아들도 설거지를 할 수 있다는 거!
    싫든 좋든 결혼한 이상 당신 아들이기 전에 한여자의 남편으로
    남들 다 놀고 즐거운 명절날 아내를 위해 설거지를 도울수 있다는 거
    요생각은 괜찮네요
    저 10년차 울시모가 아들이 주방에 들어서면 뭐 떨어지는 것 마냥 가르쳐놔서 시댁에서는 손가락 가딱 안하는데... 결론은 점점 내가 시댁에 가기 싫어지고 그래서 시모와 아들이 얼굴 마추질 기회가 준다는 것
    혹시나 전업주부로 지내실꺼면 둘이살때는 설거지 안시키는게 현명하고
    전업주부라도 시댁가서는 가끔 남편손에 물묻히세요

  • 35. 같은 여자
    '06.10.9 3:34 PM (218.48.xxx.215)

    전 좀 원글님 생각이 이해 가구요...생각이 그랬음에도
    그냥 관습따라 시댁에서는 내가 물러서자 하여...첫 설거지시 눈물 흘렸지요..
    내가 왜 남의 집서 이러고 있나 싶어서...
    지금은 10년차 다 되어 가니 딱히 명절이라고 스츠레스 받는게 없는데
    아마 체념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가족간의 유대관계도 좀 더 깊어져 있을테고 하지요...

    근데,처음에는 모든 문제가 예민하지요.
    그런데 여기 분들조차 상황 이해없이..피곤하겠다 까칠하다 하시는 분 많은데
    우리가..여자들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사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셔서 그러나요?

    전 시댁에서뿐 아니라 맞벌이 하는 상황에서 모든 가사일이
    거의 다 완벽하게 내차지 되는 현실이 너무 억울하고 버겁게 느껴진 사람으로서
    원글님의 당참이 마냥 부럽기만 한걸요.
    저도 전에는 그런면에서 한까칠 했는데....이제는 억울함에도 지쳐
    체념하고 있는 현실이 참 슬프네요...
    우리도 이렇게 살아 왔으니 너도 별수 없을거라는 의미가 깔려 있는게 아닌지...
    우리가 체념했다고 그ㅔ 옳은건 아니잖아요...

    거작 설겆이가 아니라 동등하게 존중받는 느낌이 있으면
    몇날며칠 설거지인들 못할까요....

  • 36. 시모 앞에서
    '06.10.9 4:22 PM (61.98.xxx.138)

    남편도 설거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만은 박수 받을만 하지요.
    그런데,
    이 설거지를 설명하면서 들어나는 원글님의 결혼,남편, 시댁등에 대한 생각이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렵다는 거지요.
    이점을 좀 구별해서 보시면 좋을듯.

  • 37. 가족...?
    '06.10.9 9:42 PM (59.9.xxx.6)

    나이 오십.
    다른 말은 다 이해하고 공감함.
    그러나 남편은 가족이고 시부모는 가족이 아니라면 남편과 그의 부모의 관계는 어쩌라는 겐지..

  • 38. 세대가
    '06.10.9 10:41 PM (210.2.xxx.33)

    바뀌어가긴 가나봐요. 어쨋든 며느리의 순종만 강요되는 세상 신물나요.
    며느리의 주장도 자연스러워지는 그런 세상이 빨리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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