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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욕먹을 봐엔 안하고 만다.

편히살자 조회수 : 2,354
작성일 : 2006-10-04 14:02:23
시어머님 꼼꼼하신 편이고 제사 물려 받으시고 십년 넘는 세월동안 혼자서 명절이나 제사 음식 준비하셨다

그래서 항상 일찍 준비
그리고 혼자 하시는거에 익숙하다.

나 이제 결혼 사년차
친정에서 혼자 명절 차례상 준비하시는 엄마 보면서 정말 뺀질이 인간들 넘 싫었다.
시집와보니 시어머님 역시 엄마와 같은 상황

가까운 거리에 사는 시댁,
이번 명절엔 한번도 만드시지 않으셨던 송편을  만드시겠단다.
그것도 어제 나 오늘.
조금더 있다 만드시자고 해도 우리 어머님 습관이어서 안바뀌는걸 알기에 그럼 어제 만들자고 하고
그전날 저녁늦게 아이들 데리고 옷챙겨서 시댁으로 갔다.
남편 퇴근은 그쪽으로 하라고 하고
아파트 밑으로 내려온 남편 야~ 엄마 기분 안 좋으시다 뭘 자냐고 그냥 우리 집으로 가자고 한다.
(아무래도 어머님이 왜 자냐고 말씀하신듯.)
그래도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려면 여기서 자는게 편해  하면서 시댁으로 들어감.
들어가서 웃는 얼굴로 시어머님 비유 맞추며 다음날 송편 만들 준비 돌입

다음날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서 밥해서 먹고 설거지하고 송편만들 준비해서
오전 10시경 시작
밤송편 만들때까지는 분위기 좋음
녹두 송편 만들고 나서 송편이 터지니 분위기 안좋아짐.
그러시더니 갑자기 큰소리로 소리치시면서 얼른 얘들 어지럽힌거 닦아라.
누가 집에와서 거실 보면 지저분해서 송편 먹을 생각 나겠니?
우리 둥이들 이게 세살 쌀가루 반죽한걸 가지고 놀다가 거실 바닥에 떨어뜨리고 그런 상황.
그래도 아무소리 안하고 청소기로 거실 밀고 걸레로 닦고 있는데 어머님 하시는 말씀
누가 와서 이렇게 도와달랬냐고 그냥 당신 혼자 천천히 하게 내버려 뒀음 이틀이고 삼일이고 혼자 하시는데 괜히 얘들데리고 와서 난리 친다는 말씀이시다.

그런말 들으면서 청소다하니 이제 아이들 데리고 방에서 아이 보란다.

그렇게 아이 보고 낮잠 재우다 조금있다 큰둥이한테 엄마한테 가서 나와 송편 만들라고 하신다.
나보고 직접 말씀은 못하시고 큰둥이 시키신다.

남편혼자 하는게 안돼서 다시 부엌으로 나가서 송편 만듬.
만들면서도 속은 부글부글...

시어머님이 화내신 이유
친척 어른들께 내보일 송편이 터진게 이유다.
우리 어머님 다른사람들한테 어떻게 보이는게 중요하신 분이시다.

결국 그래서 작은 어머님들도 하시고 욕먹을 바엔 안하고 만다라는 식이 되신거 같다.

나 시집오기 이삼년전 작은 어머님 부치기 부치셨는데 두껍게 부쳤다고 아버님과 어머님께 한소리 들으셨단다. 그래서 그 후로 부치기 부치시기 겁이 난다고 하신다.
웃으면서 말씀하셨지만... 어떤 상황인지 이해간다.
모양이 이쁘면 좋겠지만... 그래도 정성으로 부쳤는데 조금 두껍다고 그래야 할 필요는 없을듯한대.

암튼 어제 나름 한다고 한거였는데.
아니 결혼 하고 매번 돌아오는 명절이나 제사때에 새벽 여섯시에 시댁으로 건너가서 일 도와드렸는데
나딴에 한다고 하는데 그게 성에 안차시는건지...
(처음엔 시댁 분위기랑 달라서 그런거니 했는데 지내보니 아니다,)
칭찬에 인색한 시부모님들...
뭘 해다드려도 반응 시큰둥...
이젠 해다 드리지도 않는다.
같은 걸 해다 드려도 친정부모님들은 맛나다 라고 말씀이라도 하시면서 다음에 또 만들어 달라고 하시는데  시부모님들은 맛이 별로라고 너무 솔직하게 말씀하신다.
뭘 해드리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했다.

이젠 안하련다.
해도 욕 얻어먹을 바엔 안하고 욕얻어 먹는게 낫지.


그리고 어머님!
그러시는거 아니예요

병원검진때문에 시골서 올라오신 친정엄마 어제 저녁때  집에 오신다고 말씀드리니
당신네 집에서 저녁 먹고 너희 어머님 국 가져다 드리면 되지 않겠니?

어머님 ~
나중에 혹시 친정 엄마와 입장 바뀌셔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머님 말씀대로 친정에서 밥먹고
어머님 께는 국 한그릇 떠서 가져다 드릴께요
그때 어머님 혼자 드세요.
IP : 211.35.xxx.15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넘치거나 부족하거나
    '06.10.4 2:51 PM (211.63.xxx.251)

    모두 문제군요...
    저흰 시어머님께 명절 시장보시라고 형님네랑 해서 20만원 봉투 드렸더니
    쳐다보지도 않으시고 왜 나한테 주냐? 너희들이 알아서해... 그러십니다. 손부끄럽게..
    저흰 제사 안모시고 식구들 먹을것만 합니다. 식구래봐야 어머님,형님내외,조카2. 저희 내외 뿐입니다.
    형님네 결혼5년차, 저흰 3년차입니다.
    그런데두 너희가 다 알아서 준비하라 그럽니다. 억지로 식탁에다 놓고 왔지만 며느리 둘다 노는 것두 아니고 힘들게 직장생활하는데 정말 오만 정이 다 떨어질라 그럽니다.

  • 2. 뽀로뤼
    '06.10.4 2:53 PM (211.189.xxx.210)

    - -;; 이해가 쫌 가는듯.
    나뿌신 분은 아닌데. 입장바꿔 생각하길 전혀 모르시네요.. 그거 아주 불편한..나뿐거던데..
    매번 그렇게 착하게만 사신다고 알아주는거두 아닌거 같던데요.. 뭐 알아달라고 하는건 아니겠지만.
    어른들은 꾀를 부려도 여우짓..좋게말해 애교떨구 살살살거리는걸 더 좋아한다지요..
    착한곰마냥 네~ 이러구 묵묵히 일하는 스탈은 몸고생 마음고생 돈 고생.. 인거 같아요/ 정말 서운..

  • 3. 적당한게
    '06.10.4 5:04 PM (125.143.xxx.216)

    제가 남편에게 늘 하는 얘기
    자식 여럿이면 부모가 잘 해야 가족 화목하다
    또 자식이 대접해 줄때 고마워 해야 한다

    저 맏며느리인데. 시어머님 칭찬 한번 한적 없고( 칭찬 받을짓 못했다면 할말 없지만)
    시아버님 자기 입맛에 안 맞으면
    밥상에서 이거 맛 없다, 등

    외식한번 할라치면 이것도 맛없다 저것도 뭐 먹을게 있나? 등
    결국 늦은 시간에 집으로 와 식사 준비 해야 한다는 것.
    에구. 많은 사연 털어 놓으려면 열불 나서
    그만 할래요.

  • 4. 그럴까요?
    '06.10.4 8:42 PM (61.104.xxx.241)

    내가 그 나이 되었을때 지금 윤여정씨만큼만 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직업에서 인정받고 아이들 잘 키웠고 경제적으로 여유있고 스스로 당당하고.

  • 5. 그러게요
    '06.10.5 12:44 AM (24.42.xxx.195)

    넘쳐도 탈, 모자라도 탈....

    제가 이 글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요,

    고부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시는게 아닌가 싶어요.

    며느리도 한다고 하는데 늘 그렇게 안한 만 못하게 되는 것은요,

    시어머니의 정확한 의사를 읽지 못하시고 또 시어머니도 자기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 못해서 그러신

    것같아요. 두 분다 개개인으로 보면 훌륭한 분이세요.

    그런데, 소통으로 가면, 문제가 생기는거죠.

    먼저, 꼭 시어머니에게 여쭈시구요, 어떻게 하라고 하면, 그대로 하세요.

    그 다음에 한소리 하시면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시어머니라도 얘기하세요.

    어떤 분들은 혼자 일하는게 좋지, 누가 와서 신경쓰이면 일 못하는 분이 계세요.

    그런 분들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거든요.

    시어머니는 그런 분이예요. 며느리가 미워서 그런거 아니구요.

  • 6.
    '06.10.5 9:37 PM (218.149.xxx.6)

    전 시어머님 제사때 소고기무국 끓였는데
    무모양이 다 다르다고-안이쁘다고..시누가 구박해서
    제사상에는 소고기무국 못올리게했어요....
    시집가자마자 첫제사이고,제가 외며느리거든요. 딴에는 정성을 다한건데...
    그때부텅 정말 무썰을때,국끓일때..무섭더라구요. 뭐라 트집을 잡을지...
    시누는 살림 잘하는 사람이냐구요?
    그날 제사음식 거의 태반을 시이모님이 하셨고..
    시누는 살림정말 못하기로 정평 난 사람인데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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