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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에게 받은 상처

한숨 조회수 : 1,299
작성일 : 2006-09-23 17:03:27
전 아빠에게 원망이 많아요...  그런데 어떻게 해결을 할수가 없네요....

저는 어릴때 2등급과 3등급 사이를 왔다갔다하던..  조용히 7등 8등 하다가..좀 오르면 4등 5등 하는 반에서 눈에도 안 들어오고.. 그냥 그런 아이였답니다..

부모님이 너무 요란하게 미대를 반대하셔서 저는 굉장히 위축된 사춘기를 보냈어요..

그런데 미대는 반대하셔놓고 나중에 체육특기자로 입학하라 하시더군요..

돈을 조금 기부하면 가능하다면서요..

예체능은 안된다고 그렇게 펄펄 뛰셔놓고.. 체육특기자로..입학만 하면 다라는 그 마인드..

그리고 웃긴건 그래도 서울시내에 이러이러한 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다 하니..

내 딸은 내가 더 잘아는데 쟨 공부를 못해서 서울시내에서 제일 후진대학에..제일 낮은 학과로 원서를 써

달래서 받으셨답니다..  

부모님 생각엔 그래도 학급에 저보다 공부못하는 아이가 60명도 넘구나..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지만..

공부잘하는아이가 못할때는 7명이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늘 저를 공부 못하는 아이 취급을 하셨었답니다..

공부를 못했긴 했어도 그건 너무 억울한 기억이었어요..

지금도 그거 생각하면 너무 기분이 나빠서 친정엔 근처에도 가기 싫어집니다.

제가 소질이 있다고 처음 인정받았던.. 미술쪽으로 나갔었다면 지금 어땠을까요?

저와 같이 비슷한 등수를 오르락 내리락 하던 친구는 그 아이를 있는 대로 보아주신 부모님 덕에..

저보다 참 좋은 대학을 갔고 즐겁게 살고 있어요..

저는 늘 제가 너무 남보다 못하다.. 공부못했다... 그리고 머리도 미련했다..

암기과목은 외울수도 없을만큼 단세포다..(아버지가 늘 하신 말씀이셨지요.)

이런 말을 듣고 산데다.. 얼굴도 못생겼다. 도대체 이렇게 생긴 얼굴이 어찌 나올수 있냐  이런말까지

같이 들어서 남편이 저를 처음 만났을땐 참 많이 놀랐다고 하더군요..

전 얼굴이 못나지는 않았거든요.  제가 봐도 못나지는 않았답니다.

그런건 알수 있잖아요.

하지만 언제나 저는 못난 얼굴에 무척 마른 편인데도 여기서 1킬로만 더 쪄도 살찐 거구 돼지 가 됩니다.

아빠가 그리 말씀하셨거든요.

저는 키가 커서 살이 조금만 쪄도 거구가 된다고 하시더군요.

전 한번도 살이 쪄 본일이 없는데 임신중 거구라는 소리를 얼마나 들었는지 몰라요.

임신중에도 다들 임신했는지 모를만큼 얌전하게 배가 나왔었거든요.

아이를 낳고 나서도 역시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 아이 낳고 나서 168의 키에 51키로였어요.

한달 되었을때거든요.

그래도 역시 거구 돼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 문제가 뭔지 알고 또 제가 가진 상처가 뭔지 아는데도 나이 40이 되도록 극복이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부모님이 이러셨다고 해도 두분다 모른척 할뿐입니다.

지금은 동생이 임신중인데 늘 전화로 살빼라고 하신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조금 통통한 보통 체격이고 살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계시지는 않아요.

하지만 늘 보기 좋은것 겉차림새를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책을 많이 읽는저는 이웃에 자랑은 하시되 책을 사주신적이 없답니다.

돈은 늘 없다고 하셨지만 해외여행은 일년에 다섯번도 가셨어요.

아이들만 집을 지키는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지요.

도대체 이렇게 한번씩 불뚝불뚝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이 기분을 어찌 다스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심리치료라도 받아볼까요.

아이들이 어려서 시간이 없다는 핑게가 있지만..

1.2년후엔 시간이 좀 날거 같습니다.

그때 심리치료를 받으면 이런 분노와 부모에 대한 원망이 지워질까요.

정말..죽겠습니다.

하나하나 계속 생각이 나는데 지워지지는 않고 계속 덧입혀지는것 같아요.

동생들이 뭘 잘못하거나 조금 잘못되기만 해도 우리는 집에 별로 없고 네가 가장 동생들과 많이

붙어있으니 네 재수 없음이 옮아간거라고 우기는 그것까지...

(저와 동생들은 연년생으로 나이차가 나지도 않습니다.)

부모님 없으면 제가 밥을 다 차려줘야했구요. 어린시절부터...

그건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동생이 동네에서 말썽을 부리면 제가 동생을 데리고 인사를 다녀야 했어요.

엄마는 그건 누나의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게 다 떠올라요.

미치겠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제가 아무리 말을 해도 소리소리 지르면서 부모에게 그게 할 노릇이냐고만 하시니

제 상처는 누가 닦아주나요..

남편은 나잇쌀 먹어서 어릴때 일로 괴롭다는건 제가 덜 큰 증거라고만 하고

전 정말 가끔은 죽고 싶답니다.
IP : 211.176.xxx.25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6.9.23 5:19 PM (222.101.xxx.55)

    저도 부모님에 대한 상처가 크답니다...말로 다할수없을정도로 사연도 많고....왜 뉴스에 나오는 일가족 동반자살을 시도하려하셨던 기억도 있구요..너무너무 분노가 치미는 어린시절및 사춘기 지금도 역시..주체할수없을정도로 얼굴도 보기가 싫었어요..

    어느날 문득 그런생각이 들더군요...지금 당장 엄마,아버지가 돌아가실수도있다..교통사고가 되었든 암진단이든 내일당장 그리될수도 있겠구나...생각이 들면서 부모님 영정사진앞에 앉아있다 생각하니...그리 미웠던 부모님인데 생각이 달리되더라구요....살아계실때 잘하자...지금 악하게 대하면 나중에 돌아가시고 후회가 될거같아서요...

    특별나게 잘하는것도 없어요...하지만 그 기분..말도섞고싶지않고 얼굴만 봐도 짜증이 치솟는 그런걸 참는편이에요..말이라도 한번 건네보고...휴..

  • 2. ..
    '06.9.23 5:23 PM (61.98.xxx.67)

    저보다 4살 많은 오빠랑 늘 비교대상이였습니다.
    오빠는 아낌없는 칭찬과 배려로 키우셨고,
    전 항상 오빠보다 모자란 그것도 한참 모자란 아이였어요.
    오빠보다 항상 인물없는 아이.

    전 정말 제가 엉첨 못생겼다고 생각했어요.
    학교다닐때도 자신감 부족하고, 누가 말걸면 부끄럽고
    소심하기 까지 해서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요.

    대학 입학할때도 (지방) 오빠는 무조건 서울로...
    전 지방. 자취를 해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절대 안된다고 하셨죠.
    결국 오빠가 부모님께 얘기해서 서울로 가게 되었죠.
    오빠 밥, 빨래, 청소 해주면서 햑교 다니는 조건이였죠.

    명절 친척분들이 오셔서 많이 예뻐졌다고 말 끝내기 무섭게
    바로 반박하셨죠. 글 올리기도 싫은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항상 만나면 그러는 거예요.
    피부관리 어떻게 하니?
    화장품 뭐쓰니?
    기타 등등.
    대단한 미모를 가진건 아니지만 부모님이 말씀하신
    그런 못난이는 아니라는 사실을 스무살이 넘어서 알았죠.

    지금 신랑 친정 부모님이 인물 없다 말씀하시먼
    이해 안된다고, 친딸 맞냐고 까지 합니다.
    얼핏 들으면 귀여운 아기 있으면
    "아휴 이 못난이" 이런 말씀들 하시죠?
    그런건 아니예요.
    항상 못마땅 하신겁니다.

    지금도 164. 53 정도 나갑니다.
    볼때 마다 살빼라 살빼라
    아주 끔찍 합니다.
    뺄자신도 없지만 빼기도 싫어요.

    정말 한번씩은 비참해서 엉엉 울고 싶어요.
    어떤일에서라도 자신감이 없습니다.
    누가 한번 슬쩍 지나가 얼굴을 보면
    내 얼굴이 정말 못생긴게 맞는 가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분면 안아픈 손가락이 있나봅니다.
    울시아버님 약주 하시면 전화하셔서
    "요렇게 이쁜게 어떻게 우리집에 왔냐"
    말씀 하세요.
    울시아버님 딸이 였음 좋겠어요.

  • 3. 김지우
    '06.9.23 5:31 PM (221.142.xxx.233)

    7살이 지나면 부모에게서 받은 세포가 하나도 없데요.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새로 생긴 세포들이라고 하네요. 가각의 자리마다 먼저 돋고 나중에 돋고 이런건 다르겠지만... ^^ 미운 일곱살이 이렇게 해서 생기는 거라고 해요. 부모를 떠나는 것이죠.

    뜬 구름 같은 얘기지만 그저 부모 몸을 빌려서 태어난 것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사람은 싫어하는 사람을 닮아간다고 해요.
    부모님께서 표출하시는 건 표출하시는 거고 한숨님 상처 받지 마세요.

    상처라는 거 받고 안 받고는 님의 선택이라고 봐요.

    힘내세요~!!!

  • 4. ...
    '06.9.23 5:37 PM (221.148.xxx.97)

    상담받으세요. 상담 효과 큽니다.
    어릴 적 조금씩의 상처는 누구나 있지만 원글님은 정말 심하셨네요.
    어쩜 갈수룩 부모님에 대한 증오가 커질 수 있어요. 그럴수록 님의
    상처는 더 커질지 몰라요. 상담만이 약이에요.

  • 5.
    '06.9.23 5:46 PM (58.102.xxx.30)

    당신의 아이는
    많이 사랑해주고,
    현명하게 옳고그름을 가르쳐주시고,
    아이를 인격체로서 존중해서 키워주세요.

    이런 상처가 때론 대물림되는 경우가 있더군요.

    아마도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
    부모가 깨닫지 못하는 한,
    약자인 자식으로서는 어쩔 수 없을 때가 많아요.

    대신...
    자식은 사랑하면서,
    최선을 다해 키우세요.

    우리 엄마도,
    친정부모님으로부터 갖은 상처를 받으셨지만,
    이젠 자식들에게 그 아픔을 토로하면서 위로받고 사신답니다.

    엄마는
    자식에게만큼은 부모와는 반대로 하고 사셨고,
    우리를 훌륭하게 키워주셨습니다.

  • 6. 말해야해요.
    '06.9.24 1:11 AM (61.104.xxx.46)

    지금까지 그렇게 사셨으니 절대 부모님 못고치실거 같죠?
    우리 엄마 상상도 못하는 불같은 성격에
    당신이 듣기싫은 말 한마디만 하면 난리가 나는데..
    언니나 동생들 다 듣고 사는데..
    저 올해부터 투쟁하고 잇어요.
    이젠 할 말 다 해요.
    난리 수십번 났지만
    이제는 제게 함부로 안하세요..
    다른 형제들한테는 그대로지만 제게는 눈치보고 함부로 안하시네요.

    부모님에게도 나의 권리는 내가 찾아야해요..

  • 7. 음.........
    '06.9.24 12:31 PM (61.66.xxx.98)

    님 성격은 어떻신지요?
    좀 대찬 성격이시면 부모와 인연을 끊어도 상관없다란 각오로
    한바탕 하세요.

    당신들이 이러이러한 말을 한게 나에게 얼마나 상처가되고
    내 인생을 망쳤는지 아느냐?하고요.
    그러면 부모님은
    대개는 기억이 없다느니..애키우다보면 그럴수도 있다느니...
    님보고 독한 년이라느니....
    얼마 남지도 않은 인생인데 좀 그려려니 봐주면 안되냐느니...

    암튼 자신들의 잘못이나 님의 상처는 눈꼽만치도 인정을 안할 겁니다.
    자신에 대한 보호본능 때문이겠지요.
    하지만,그후로 좀 조심은 하세요.

    근데 그런 말씀을 드릴 자신이 없으면 당분간 부모님과 연락을 끊으세요.
    안보면 시간이 약이라고 지난날들의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지면서
    상처도 서서해 희미해집니다.
    반대로 계속 얼굴을 보고 가시돋힌 말들을 듣다보면
    예전에 상처까지 자꾸 기억이 나면서 더 심해져요.
    도저히 해결방법이 없어요.

    전화오면 건성건성 네네 하다 급하다고 끊으시고요.
    먼저 절대 만날기회 만들지 마시고.
    만나자고 하면 바쁘다고 거절하세요.

    당분간 님의 분노가 풀릴때까지 안보고 사는게 상책이죠.
    그것에 대해서 죄책감 갖지 마세요.
    부모라고 해서 자식에게 상처를 줄 특권은 없으니까요.
    계속 당하고 살면서 자신을 피폐시키는것이 더 잘 못이죠.
    님이 연락안하고 살아도 부모님 금방 어떻게 되지도 않고
    대개는 잘 산답니다.이기적이고 철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그리고 윗분들이 권하신것 처럼 상담도 좋고,
    자게에 님의 이야기를 풀어놓아도 좋아요.

    끝으로 님의 부모님을 반면교사 삼아서 님의 아이들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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