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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아들만 잘난 줄 아는 시어머니만큼 힘든..

모자란며늘? 조회수 : 1,857
작성일 : 2006-09-21 19:36:33
그런 시어머니가 자기 아들을 너무 못났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인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님이 그러시거든요.
남편이 2남 1녀의 둘째인데.. 아주버님과 시누이가 너무 잘났다고 생각하셔서
상대적으로 우리 남편은 대놓고 무시하는 편이에요.

오죽하면 처음에 저 인사드리러 댁에 갔는데
절 보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래도 멀쩡한 애 데려와서 다행이다. 쟤가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서 이상한 애 데려올까봐 걱정했다~'
이러셨지요.

그때만 해도 저 칭찬하는 말을 저런 식으로 표현하신거겠지, 했는데
그게 아닙니다.

남편을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니 덩달아 저도 부족한 애로 낙인찍혔지요.

결혼 전에 형님 뵙기 전에 저한테 형님 칭찬을 얼마나 많이 하셨는지,
저는 형님이 미스코리아 뺨치는 미인이고 예의 바르고 착하고 집안일 다 잘하는
만능 슈퍼우먼인 줄로 알았어요.

하지만 결혼 5년차인 지금.. 5년 가까이 부딪힌 형님은
그냥 저와 같이 평범한 사람입니다.
못나지도 않았지만 크게 미인도 아니고 좋은 분이지만 자기 실속은 챙기려고 가끔 얌체짓도 하시구요,
음식도 몇 가지는 잘 하시지만 그렇다고 두루두루 다 잘하지는 않구요...

그런데도 형님은 아주버님이 선택한 사람이니 정말 괜찮은 사람이고,
저는 어머님 기준으로 한참 부족한 둘째 아들이 선택한 사람이니 못난 사람이 됩니다.

시누이도 마찬가지에요.
딱 어머님처럼.. 큰오빠는 이러는데 작은오빠는 뭘 못해,  이런 식으로...

남편은 그것 때문에 컴플렉스가 생겨버려서인지 (너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못난데 없는 사람인데...)

명절에 용돈도 형보다 많이 줘야 한다고 무리하고...
항상 건강도 형보다 좋아야 하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한다고 힘들게 일합니다.

제가 볼 땐 남편이 아주버님보다 훨씬 낫거든요...

학교야 같은 대학 나왔지만 아주버님은 남의 가게에서 같이 일하시고
성격도 다혈질이라서 명절에 저희 다 있어도 기분 나쁘면 버럭버럭 소리 지르시고
어머님한테도 오히려 함부로 합니다...

반면 남편은... 어머님께 안부 전화도 자주 드리고 (2~3일에 한 번은 드리는 듯..제가 전화할 때 빼고도)
대기업 다니면서 술/담배 거의 안하는 착실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거든요..

성장과정에서 어떤 부족한 면을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남편보고 자꾸 못났다고 하는 어머님.
그리고 그런 어머님보고 아무 말씀 안하시는 아버님.. (거의 존재감이 없으세요. 말씀도 없으시고)

저한텐 점점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시집살이 시키는 것도 아니고, 자주 오라고 하시지도 않지만
(그래도 효자 남편 때문에 2주에 한 번은 찾아뵙는 편입니다. 차로 2시간 거리..)
갈 때마다 늘상 아주버님 칭찬, 시누이 칭찬...
남편은 흠만 잡아내려고 애쓰시고.....

너무 스트레스네요.
IP : 203.233.xxx.24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9.21 7:54 PM (220.125.xxx.186)

    너무 잘해도 안되는데... 남편과 잘 상의해서 처음엔 힘들겠지만 좀 연락을 뜸하게 해보세요.. 그럼 존재감이 확 살아나지 않을까요.. 나쁜방법인가?? ㅡㅡ;;;;

  • 2. ㅠㅠ
    '06.9.21 8:00 PM (61.106.xxx.186)

    맞아요 부모님 기준에 부족한 자식이면 당연히 그 배우자도
    부족한 사람이 됩니다.
    저도 나름 잘났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사람인데
    시집가서 아주 바보로 살고 있습니다.

  • 3.
    '06.9.21 8:01 PM (221.146.xxx.150)

    그런 경우가 더 힘들겠네요 쩝,,,

  • 4. 저런
    '06.9.21 8:09 PM (211.176.xxx.93)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 자식은
    제3자가 보기에는 과동하게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남편과 많은 대화하시고, 남편을 진심으로 인정하시고...
    그러면서 부모님의 불합리한 점을 살며시 토론(?)하여
    남편이 부모님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야하는데...

    근데 어렵겠죠?

    님, 힘 내세요.

  • 5. 마음이
    '06.9.21 8:57 PM (61.85.xxx.210)

    많이 아프시지요.안타깝네요.장점 많은 남편분을 시댁 식구들이 몰라 주시니 얼마나 속상 하시겠어요.
    그와 더불어 함께 못난이 취급 받는것도 설명할 수 없이 약오르는 일이고요.어려움이많으시겠네요.
    그저 살다보면,시간이 지나면 귀중한 가치를 인정 받지 않으실까요?
    남편분 손 꼭잡고 위로하며 함께 가세요.힘내세요.

  • 6. 잘난 남편
    '06.9.21 9:09 PM (61.106.xxx.42)

    덕분에 저는 정말 부덕한 여편네가 되었네요.
    남편이 너무 잘나도(이건 완전 시엄니 기준입니다. 전혀 잘난거 없는데..!!)
    며느리는 그저 못난 여편네일뿐이더군요.
    아~ 추석 싫다~

  • 7. 칭구
    '06.9.21 10:04 PM (210.57.xxx.76)

    친한 친구 남편이 시댁에서 그리 대접 받더군요.
    아마 원글님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을걸요...
    가족뿐 아니라 완전 집안 마당쇠 내지는 천덕꾸러기 취급이였으니까요.
    그런 남편 증상이 원글님 쓰신 것 더하기 사소한것 뭐하나 받으면(다른 형제한테는 평범한것) 감지덕지 지나치게 감동하는것..
    몇년을 겪으면서 그걸 깨달은 친구가 택한 방법은...
    일단 평소에 거리를 두고 집안일로 모일때는 시댁 식구들 앞에서 신랑을 깎듯이 받든답니다.(집에선 아니죠..)
    찬물 한잔도 쟁반 받쳐서 공손히... 봐라 이거죠.. 우리집선 귀한 가장이다..
    집들이를 할때도 일부러 신랑 생일 맞춰서 정말 거하게 차려주고...
    옷 한가지를 사도 메이커 사준답니다...
    아이들에겐 뭐든 아빠 먼저 교육 철저히 시키고요...
    친구왈.. 누가 뭐라고 하던...그리 계속 하니 조금은 둘째 아들도 어려워하는듯 하다네요.

  • 8.
    '06.9.22 9:38 AM (211.192.xxx.58)

    정말 어렵군요..
    저도 저 밑에 잘난아들과 사는 복많은 며느리에
    답글 달았는데..
    못난 아들이 선택한 못난 여자가 될수도 있네요.

    전 오히려 그런 아들과 사는 고마운 며느리가 될줄 알았는데
    님 남편이 어린시절부터 상처가 많았겠네요..

    남편에게 큰 힘이 되어주시고 맘상하는데 조금만 덜 효도해보면
    고마운걸 알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잘하면 점점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심리가 참 문제인거 같아요..

  • 9. **
    '06.9.22 3:05 PM (220.126.xxx.251)

    남편분이 참 안됐네요.
    어른이 다 되어서도 부모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니
    제 맘이 너무 아파요.
    님이 남편분 잘 보듬어 주셔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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