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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때문에 우울해요

우울한 조회수 : 2,090
작성일 : 2006-09-14 00:42:18
뾰족한 수 없어도 여기 떨어 놓으면 좀 나을 듯 해서 올립니다.
올케 언니한테 전화왔어요.
아버지가 생활비 좀 부쳐달랬다고

저희집 과거가
엄격하고 당신만 옳다는 아버지 밑에서
온 가족이 벌벌떨며 살았었죠
그래서 성격들이 다들 우울해요
아버지 성격이 거짓말 못하고 융통성도 없고
해서 좋은 학벌에 꽤나 좋은 직장을 다니셨어도 잘 사는 편이 못되었어요
돈에 대해서도 자식들 등록금(고등학교 다닐때도)  제 때 준 적도 없고
이상해요
돈이 무철 아까웠나봐요

그런데 그런거에 대해 조금도 서운한 점 없어요
제가 번 돈도 아니고
어차피 먹이고 재우고 입혀줬으니까
마치  데려다 키워준것 처럼 기본 적인 것도 부담스러웠어요
왜냐면
자식들에게 가한 정신적 학대가(저희가 일류대를 못 나와 불만이 많으셨죠. 아니 모든게 불만이었어요)
저희를 거둬 준 댓가라고 생각되서
차라리 제가 벌어 혼자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살았구요
실제로 나가서 오랫동안 고시원 전전하며 살았어요.

그러다 하녀처럼 부려먹더 엄마가 그 스트레스 못이겨내고 쓰러지자
이젠 저더러 엄마 병간호 하며 살림하며 자신을 받들라고 하더군요
물론 생활비 주고 전 24시간 자유를 빼앗겼죠
그땐 엄마가 불쌍해서
엄마 병원 데려가 주고 병원비 내 준게 고마워서
직장 포기하고 눌러 앉았어요.
그렇게
변변찮은 능력의 제가 변변찮은 경력을 끝으로 밥순이가 됬어요

그러다 어찌어찌 반항도 조금씩하면서
나이 30에 맞아가면서
연애를 하게 되서 운좋게 결혼했죠
정말 운이 좋았죠
전 모아논 돈도 없었고
예단비 포함 천 이백만원
그것도 결혼 10일 전에
"지금 가자"
이래서 하루만에 하이마트와 가구점 가서 카드로 혼수 마련하고
(그것도 현금으로 줬으면 더 알뜰하게 썼을 텐데...제 욕심이죠)
큰 소리만 치는 사업 하느라
돈이 없었던 거죠
결혼때 받은 축의금으로 그 카드값 냈을꺼예요
체면 치례한다고
검소한 시댁까지 부담스럽게 고급 예식장에서 예식하고
전 돈이 없어
싸구려 드레스 빌려 입고 그곳에 갔었죠.

그렇게 결혼하고
현금 서비스 받아 빌려준돈 못 받고
그돈 남편 몰래 갚느라
직장 나가면서도 옷 한벌 못 사 입고
구질구질 다녔고
남편한테 거짓말도 가끔씩하고
이가 망가지도록 칫과 한 번도 못가고
애도 늦게 갖게 되고..

3년 전에 아주 망해서
생활비 대줘야 하는데
전 전세살고 애키우느라 옷이며 머리며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울 아가 이집 저집에서 다 얻어 입히고....
그렇게 겨우 한 달에 10만원씩 나가다 이젠 20만원씩...

오빠는
역시나 받은거 없지만
계속 직장을 다녔음에도 왕자 기질이 다분해서
항상 적자 인생이죠
집이 망하고
엄마만 모신지 3년째
그동안 다달이 내게 10만원씩 받다가(엄마 생활비 조로)
올해부터
제가 아버지 용돈으로 돌렸죠.
그동안
아버지는
살림살이 팔아가며 생활해 왔죠
수천만워 짜리 오디오며... 뭐..
월 10~15만원
명절에 20만원씩
제가 드리고
오빠는 명절에만 10만원씩
드리고

그러니
아버지는
오빠네가 원망스러웠겠죠?
그래서
올케한테 전화해서
가끔 돈달라면
제게 바로 전화 옵니다.

올케도 불쌍해요
울 오빠가
생활비 안주거든요
아버지 그대로 닮았죠
자기 품위 유지가 중요하죠
먹고 싶은거 먹어야 하고
돈 없어도 사고싶은거 사야하고
그러니 돈이 남아나질 않아요
올케언니는
직장 다니지만
집 장만 해야지
애 교육비 써야지
정말 돈이 모자라는데
아버지가 가끔 돈달라면
자기는 너무 힘들다고

그래서
제가
전화 했어요
전 결혼예물 다 팔고
이번에 은수저까지 팔았다고
그리고 오빠한테 기대하지 말라고
누굴 닮아서 그런건데
모르겠냐고
돈이 필요하면
오빠한테 직접하라고
올케 괴롭히지 말라고

그랬더니
죽어야 겠다네요

조언 한 마디 해줬어요
은수저 10벌에
17만원 이니까
뒤져서 나오면 팔으라고

그돈 떨어지면
이젠 뭘 하죠?

남들은
부모님 생활비 몇 십만원씩 드리는데
하다 못해 외식 한 번 해도
20만원은 훌쩍 하는데
외식 했다 치고
드립니다.
근데
남편 몰래 주는거예요
내가 생각해도 답답해서요
말하기가 싫어요
그 돈 마련하느라
울 아가
빈티나게 키웁니다.
내가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요



IP : 61.102.xxx.14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9.14 12:49 AM (125.184.xxx.14)

    친정일인지라 표도 못내고 힘드시겠네요.
    사실 저도 요즘 ...
    가슴이 쓰리고 힘들지만 예전에 부모님께 받았던 것 감사해하며 위로하고 있습니다.
    뭐 답 없습니다.
    혼자 자신을 위로 해야줘.
    이쁜 자식들 잘 키우면서...
    우리의 노후를 대비하는 수밖에...

  • 2. 읽으면서
    '06.9.14 12:51 AM (222.239.xxx.173)

    답답한 원글님의 심정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어머니는 오빠네가 모시고 아버지는 따로 계신가봐요?
    에휴...어른들... 애기들도 아니고 잘 안 변하십니다.
    그간 님이나 어머님이나 무지 고생하셨을 거라 짐작되구요..

    그래도 님..
    기운내세요.
    그래도 같은 집에서 스트레스 받는게 아니라 이제 님도 가정을 꾸려서 독립하셨으니,
    아버지 불쌍해서 드린다 하더라도 님 가정도 생각하세요.
    님이 잘 지내고 행복해야 어머니도 아버지도 돌볼 수 있을테니까요.

    힘내세요, 꼭이요.

  • 3. 힘내세요
    '06.9.14 1:20 AM (211.212.xxx.97)

    힘내세요,,,정말,,

  • 4. 화이팅
    '06.9.14 2:16 AM (81.49.xxx.68)

    정말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드시는게 느껴지네요..그건 당해본 사람만 알아요.친정때문에 속 끓이는거.
    저도 그랬거든요..괴로워서 힘들고 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꺼 같지만요..
    님..끝은 꼭 있어요.
    야무지고 알뜰하게 사시면요 아이들도 알아요.엄마마음을요..
    아이들도 더 야무지고 튼실하게 자란답니다.힘내세요..
    나쁜게 다 나쁜게 아니라는거..많은 세월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더군요.
    좋은 일,착한 마음 씀씀이를 쓰시면 꼭 좋은 일이 생깁니다.

  • 5. 저런!
    '06.9.14 3:15 AM (24.42.xxx.195)

    얼마나 힘드세요. 자식이라 그리 허리띠 졸라가며 친정에 용돈 드리는 그 마음,
    사람들은 다 몰라도, 하늘은 알겁니다.
    그런 마음은 나중에 자식들에게도 덕으로 돌아갈거예요.
    그동안 참 잘하셨어요.

    제 주위엔 고급스럽게 살면서도, 부모들 거들떠도 안보는 사람 참 많거든요.

    사람이 한 번 사는데, 좀 인간처럼 살아야겠죠. 원글님, 그동안 애쓰셨어요.

    제가 보기엔 아버지도 한다고 하셨네요. 저, 결혼할때 이불도 못해갔던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돈이 많으셨다면 왜 그렇게 해주셨겠어요. 자식들 교육도 시킬만큼 시키셨군요.
    아버지가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지 잘 모르는 분이신가봐요.
    하기사 우리나라 남자들이 그런 표현, 어디서 배울 수 있었겠습니까마는....

    원글님이 혼자 속터져 하지 마시구요,
    저는 이번 기회에 '본격적으로;^^ 남편분에게 친정의 일을 조금이라도 말씀하시고 도움을 부탁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물론 자존심 상하고 속상하시고...그러실꺼예요.
    그러나, 원글님의 우울한 마음, 가족에게 다 전달된다는 거 모르시죠?
    남편을 친구처럼 만드세요.
    이 속상한 마음, 남편에게 말씀하시고 도움도 청하세요,공식적으로요.

    저는 이 점을 권유하고 싶어요.
    경험자로서요....

  • 6. ^^
    '06.9.14 3:31 AM (221.164.xxx.147)

    제 생각은...
    친정의 안 좋은 일, 우울모드적인 사연은 남편한테 안하고 견디는 게 더 나은 거 라고 ...
    왜냐 훗날 잘못하면 본인에게 화살로 돌아올수도 있기 때문에요.

    부부가 늘 좋은 관계만은 아니잖아요.
    시집건도 아니고 친정일...좋은 일 아니면 남편한테 일일이,이제껏 안하고 살았던 것까지 다
    ...눈치로 알아버리면 배신김 느낄수도 있거든요.

    남편한테 공식적으로 밝혀서 뭔....
    요즘 본인 살기도 힘든 데..어렵다고 장인 거둘 사위가? 아마 드물것 같네요.
    님 마음아프시겠어요.

  • 7. 울시아버지랑
    '06.9.14 8:32 AM (219.248.xxx.195)

    똑 같으시네요.
    자칭 인텔리라고 생각하시고 퇴직하시고 집에만 계세요. 나가지도 않고..
    그시대에는 안정된 직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한채밖에 없으세요.
    부동산투기가 넘 싫으셨다나?? 근데 생활은 저희보다 늘 고급이세요.
    늘 손안벌린다 큰소리 탕탕...
    그리고 뒤로는 아들한테 결혼할때 해준돈 다 내놓으라고 독촉...(결혼할때 5천해줬어요. 제가 한것도 그정도는 되요)
    제가 한번 시아버지랑 붙었더니 좀 조용하긴 하지만 늘 본인돈만 생각하시며 사시죠.
    저희 친정아버지도 그래요.
    자기재산 다 탕진하고 엄마한테 돈달라고 괴롭히고 돈 사고쳐서 괴롭히고
    저희엄마 오빠애봐주며 겨우 살고 있어요.
    그런데도 늘 사고치고 뒷마무리못해 가족들한테 화살이 오게하고 요즘 들은 얘긴데 오빠 쫓아다니며 돈달라고 독촉이라네요. 쩝...시간지나서 더 늙고 돈없으면 저나 사위한테도 그렇게 하겠죠.
    양가 제정신아닌 아버지때문에 저나 저희가정 무지하게 흔들렸습니다.
    근데 이제 그려려니 남일이거니 해요.
    제가 아무리 난리쳐봤자 본인들 바꿀생각을 한하는데...
    엄마 가여워 조금씩 보내긴하지만 내 가정 어렵게 만들 생각은 없어요.
    전 시아버지가 좀더 바라는게 심해 남편한테 아직까지는 당당하지만 친정쪽에서만 그런다면 주눅들것 같아요.
    님 아버지때문에 자식한테 못해주는거 바보예요.
    저도 아껴 애 싼거입히고 먹이고 못 가르쳤더니만 시아버지는 그게 안보이는지 늘 여유있다며 돈독촉이랍니다.

  • 8. ....
    '06.9.14 8:54 AM (218.49.xxx.34)

    집있으시면 역모기지론으로 빼 쓰다 가시라 하셔요 .
    깨진독에 물붓기인건데 ....그냥 위로만 토닥 토닥 ㅡ.ㅡ;;

  • 9.
    '06.9.14 9:21 AM (211.192.xxx.58)

    집집마다...
    들여다보면 다 똑같다고 하더니..
    그래도 님 친정보단 우리 친정엄만
    나은 편이구나..싶네요..
    죄송해요..
    님은 무척 심란한데..
    저도 황당친정으로 인해..
    속좀 끓이고 살거든요..

  • 10. 조금
    '06.9.14 9:24 AM (210.223.xxx.170)

    비슷한 경우라서 그런지 그냥 안 넘어가게 되네요..
    저는 밖에서 그런 일이 있는 경우 내 가정은 등한시 되더군요...
    아들도 보기 싫고 아무 의욕도 안 나고...
    그래서 마음을 딱 끊었어요...올케도 불쌍하고 그렇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제가 나서서 돈 얼마 준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항상 맘 걱정 한다고
    변할 것도 없더군요...주위 사람들 붙잡고 이런 내 답답한 얘기하는 것도
    하루이틀이고...(차라리 이런 익명방이 낫죠..)
    돈도 끊을 수 있으면 끊고 마음도 끊을 수 있으면 끊어요....사람답지 못하다고
    누가 욕하더라도 그냥 잊고 사세요...아버지가 변할 것도 아니고 오빠가
    변할 것도 아니고 그냥 님 가정 잘 건사하고 아가랑 지금 현재를 즐기며
    사세요...괜히 맘걱정에 공원 한번 놀러가지 않고 항상 맘 한구석에 무거운
    돌 갖다 놓고 우울해하지 마세요...애도 다 안답니다...아니 애한테로 그 파장이
    느껴진다면 결국 님 가정이 우울해집니다..조금 이기적으로 사세요..
    지금 애기가 얼마나 이쁜 나이입니까...이 시절 다시 안 돌아옵니다..

  • 11. ...
    '06.9.14 9:28 AM (221.151.xxx.54)

    좀 안된 말씀이지만요.. 원글님이 젤 답답하세요.
    친정 아버님 말씀으로만 볼라치면 아주 이기적인 어른 같구요. 어른 대접해 드릴 필요
    없는 분 같은데요.
    자식만 효도 책임이 있는게 아닙니다. 부모는 자식에게 부모책임이란 게 무한대인 거에요.
    학창시절 학비를 대주지 않았다는게 독립심을 키우고 자식생각에 배려차원이 아니라
    순전히 자기돈이 아까와서...이런 부모한테 무슨 생활비를 줍니까? 게다가 결혼한 오빠가
    있다면서요.
    결혼했다시니 자기 가정이 최우선인데.. 십만원이든 이십만원이든 누구에겐 적다면 적지만
    지금 부담이 되는 금액이라면 전 끊어야 된다고 생각하구요. 어머니가 안쓰러우시면
    따로 도움드릴 방안을 찾으세요. 하지만 달달이 꼬박꼬박하시겠다는 건 책임을 거의
    지겠다는 말이구요. 아버님이 오디오 샀다는 말씀을 듣다보니 좀 어처구니 없네요
    평생을 산 아내가 와병중인데 ㅇ그게 무슨 짓입니까? 외람되지만 나이만 먹는 사람들
    너무 많아요

  • 12. 저도..
    '06.9.14 9:49 AM (163.152.xxx.46)

    친정때문에 미칩니다. 남편한테 절대 말 못해요. 아마 눈치는 채고있겠지만...

  • 13. 쩝..
    '06.9.14 3:22 PM (203.226.xxx.37)

    넘 안타깝네요...자식이 뭔지....라고 말하지만...어쩔때는 부모님이 뭔지..라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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