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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전셋집 계약 잘못 된 것 같다며 하소연했던 안하무인이어요 결과를 알려드리려고요

나난 조회수 : 828
작성일 : 2006-09-12 10:28:57
결과는요
저의 승으로 끝났습니다
집주인이 처음 얘기한 대로 근저당 모두 해지해 주기로 했어요
그럼 자세한 사연을 알려드릴게요
혹시 저의 사연을 못 보신 분들은 '나난'으로 검색해 보세요
읽어보시면 나름 도움 되실 것 같아요 특히 저같은 어리버리한 전세세입자에게는요

먼저 시청에 전화를 했더니 그 공인중개사가 어디냐고 하길래
지금 처리중인 일이니 혹시라도 불이익 돌아가는 것이 싫다고 상담만 하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러면 지역의 공인중개사 협회 회장과 통화 해 놓을 테니 그 분과 통화를 해 보라고..
공인중개사 협회 회장과 전화로 상담을 받아보니
등기부등본을 공인중개사만 믿고 미리 체크하지 않은 저의 불찰도 있지만
공인중개사도 나름 잘못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공인중개사의 가장 큰 불찰은집주인 본인과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면 집주인 인감과 위임장이 있어야 하는데 것도 챙기지 않았고요 미리 세입자에게 이런 상황을 알리지도 않았고 실거주인이 집주인이 아니라는 사실 등등..
그리고 농지설정은 절대 안 된다고..
그 근저당권자 할아버지는 우리가 원하는 땅으로 설정해 준다고 했지만
나중에 정말 일이 나면 재판까지 가야 하고 또 가장 중요한건 그 땅의 시세가 보증금 오천을 보전할 정도가 될른지 여부고요
여하튼 농지는 물론 여타 토지는 설정하지 말래요 보통 머리 아픈 게 아니라고..
그리고 혹시 공인중개사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자기한테(협회 회장) 얘기하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도와 준다고도 했어요
이상으로 나름 다시한번 정신적 무장을 하고요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걸었죠 협회장이 가르쳐 준 각본대로요
어른들한테 혼났다고 처음 얘기한 대로 근저당 모두 해지 해 주지 않으면 계약 안 한다고요
좀 있으니 중개사 다시 전화와서는 실거주 아줌마 막 화낸다고 저더러 통화해 보래요
그래서 통화연결했더니 계약금 못 준다는 거에요
알았다고 중개사랑 얘기한다고 했죠
중개사왈 집주인이 계약금 포기하라고 했다고 어떻게 할 거냐고 하는 거에요 350이나 걸었는데..

올것이 왔구나 싶었죠 최대한 조용히 끝내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그랬어요 "그래요? 그럼 할 수 없죠 저도 법적으로 조치하겠어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세입자에게 불리한 계약은 무효라고 하지요? 잘 알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이건 협회장이 알려준게 아니고 제가 나름대로 조금 아는 상식 갔다 붙였거든요)
그러면 그 저당권자 할아버지랑 공인중개사가 통화해본다는 거에요

그러더니 10분도 안 되어 전화오기를
그 할아버지를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근저당 풀어주기로 했다고 계약은 다음 주에 진짜 집주인(서울 살음) 오면 다시 쓰자고 하는 거에요

나원참.. 전세난만 아니어도 이런 집 계약 안 할 텐데
사연이야 어찌 되었든 우리는 우리 권리 보전해 놓았으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계약하기로 했어요
집주인도 자기네 조건 안 받아들이면 계약 안 한다고 세입자 많다고 큰소리 뻥뻥치더니
우리가 아이가 없는 부부라 놓치기 싫었는지 계약은 하는 게 득이겠다 싶었나봐요
아님 더럽고 치사하다고 계약금 돌려주고 다른 세입자 찾으면 되잖아요

우여곡절 끝에 어제 진짜 집주인을 만나서 부동산에서 계약 체결하고 왔답니다
도배장판도 깨끗하다고 안 해 주면서(여긴 지방이어요) 보일러 고장나면 다 우리더러 수리해 쓰고
더 기가 막히는 것은 다음 세입자 나타날 때까지 전세보증금은 못 받는 줄 알라고 그러네요
어이없어서.. 모르면 영락없이 당하겠더라고요
공인중개사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공인중개사가 계약기간 차면 돌려주는 게 의무라고 다음 세입자가 나타나건 안 나타나건 그건 당연히 돌려주는 거라고 하데요
글고 보일러 수리는 공인중개사도 세입자가 하는 거라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고장원인이 세입자의 관리 소홀에 있으면 우리가 하겠지만 보일러 노후에 따라 생기는 원인이라면 집주인이 당연히 부담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렇게 따지고 드니 알았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특약사항에 넣더라고요

이번 일을 겪고 깨달았어요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가는 세상이라는 걸요
물론 착한 사람들도 많지만 자기 돈도 아니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작자들이 있다는 것도요
그리고  자기 권리는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것도요
수수료 준다고 공인중개사한테 믿고 맡겼다가 큰일날 뻔했네요
이번 일로 등기부등본 보는 것도 좀 알겠고(그전엔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보기도 싫었는데)
아는 것이 힘이다 절실히 느꼈답니다
우리 82님들은 제 글 보시고 절대로 억울한 일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오늘하루도 행복하세요~

IP : 219.249.xxx.1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9.12 10:32 AM (58.77.xxx.59)

    수고 많으셨어요. 잘되셨다니 다행이네요.
    행복하게 잘 사시길 빌께요

  • 2. 화이팅
    '06.9.12 10:44 AM (222.236.xxx.79)

    짝짝..

  • 3. ㅇㅇ
    '06.9.12 10:49 AM (211.197.xxx.243)

    다행입니다.

  • 4. 해결되었다니
    '06.9.12 11:02 AM (59.7.xxx.239)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네요^^
    그래요 원글님의 이런 사연들이 여러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하나씩 배워가면서 사는거예요^^

  • 5. 덕분에
    '06.9.12 1:50 PM (218.159.xxx.91)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좋은 일만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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