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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 캠프를 다녀온 아들

청학 조회수 : 1,931
작성일 : 2006-08-13 01:22:39
아들녀석 청학동 캠프 다녀왔습니다.
아빠가 청학동으로 직접 데리러 갔어요. 게시판에 안좋은 글들이 올라이니깐~

도착한 시간이 아이들 점심 백식시간이라 줄 서있는데, 차가 들어오니깐
“와~차다”하며 아이들이 차로 몰렸다네요.
아빠 차임을 안 진호는 “너무 힘들어요. 빨리 가요”하며 밥도 먹지 않은 채 곧장
서울로 출발했답니다.

진호가 전화했는데, 2주만에 들어 본 아들 목소리가 생소하게 들리는거 있죠.
이런저런 얘기하다 “엄마 거긴 맨날 나물만 줘요. 고기 한번 안주고, 과일은 어제 처음으로 수박먹었어요” 하는데, 넘 속상하드라구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3일정도는 똑바로 자고, 4일부터 오는날까진 칼잠을 잤답니다.
어찌나 속상한지.....
거기 있는 아이들이 맨날 울었다네요. 어느 5학년 형은 버스탈 때부터 울기시작해서 5일내내 울었데요. “너도 많이 울었어” 했더니 “울었어요”하며 쑥쓰러워 하드라구요.
새벽에 자주 깨곤 했는데, 쉽게 잠들지 못했데요.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서~

그림일기 쓴 것을 읽어보고 대충 어떤 곳인지 알겠드라구요. 그리고 인물그림을 그리면 항상 반달눈썹에 항상 웃고 있는 그림을 그리던 녀석이 청학동에서 그린 그림은 죄다 올라간 눈을, 동그란 눈을 사납게 그렸네요. 물놀이 좋아하는 아들은 두 번째 계곡놀이에서 3분 놀다 그냥 바위에 앉아있었데요.
재미도 없고 엄마 아빠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서.

제가 무슨 극기체험이나 기아체험을 보낸 것도 아닌데....

제일 먼저 목욕을 하고 싶다고 아빠한테 말하드래요. 목욕다녀와서 진호 맛사지 해주는데,
무릎뒤쪽과 목앞쪽에 조그만한 딱지가 엉글어 있어요. 땀띠로 인해..긁었나봐요.
다리는 온갖 상처로...곪고 있는 것도 있네요.
면봉으로 귀만져주니...진호가 “이게 꿈은 아니죠”하며 미소짓습니다.

맞벌이로 방학때 보살펴주지 못하여, 아침마다 같이 나와 마을버스타고 할머니네로 가는 진호의 뒷모습이 안되보여 또래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라고 보낸 캠프였는데,
굳이 장점을 꼽자면, 엄마 아빠 가족들 귀한걸 알았다고나 할까....

괜힌 보냈다는 후회만 남습니다.  
IP : 211.207.xxx.14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6.8.13 1:39 AM (58.142.xxx.185)

    저까지 속상하네요...
    꼭 울아들이 다녀온거 같이... 울 아들 2살

  • 2. ...
    '06.8.13 1:56 AM (221.139.xxx.118)

    초1 울 아들도 보내려고 알아보고 있었는데....
    비싼 돈 들이구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초1은 너무 어리다고 하시길래 미루고 있었네요.
    좀 더 알아봐야 겠어요.

  • 3. ..
    '06.8.13 2:35 AM (221.153.xxx.65)

    교육적으로 좋은점도 있겠지만...저라면 안보내겠어요.
    제 아들 친구가 작년엔가 갔다왔는데 그 엄마, 어찌나 속상해하던지..
    자세한건 잘 기억 안나는데 대충 기억해보자면..복더위에 샤워도 며칠씩 못하고 하고 간식시간엔 과자 한봉지..등등 아이가 많이 서러워했나봐요.
    아이가 너무 꼬질하고 멍하더래요.
    엄마 보자마자 서러워 울고..
    그 얘기 들은 제가 다 맘이 아팠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원글님 심정이 이해가 가네요.

  • 4. 어릴적
    '06.8.13 9:05 AM (24.4.xxx.60)

    제가 어릴때니 참 옛날이죠.
    그때 저도 학교 대표로 도 단위 학생 캠프가 있어서 4박5일을 참여했어요.
    강원도 바닷가 학교에서 합숙하고 생각해보니 대학생들이 인솔교사였는데
    진짜 끔찍했어요.
    가자마자 집에서 가져온 간식 다 압수하고 용돈도 다뺏었어요(돌아갈때 돌려줬지만 시골 할머니들이 옥수수 쪄서 가져오시면 사먹고 싶었는데)
    그리고 극기 훈련이라고 밤에 재우다가 나가서 기합도 세우고 밥도 형편없고
    입짧은 저는 진짜 돈 있으면 집에 혼자 가고싶었고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가 초등 6학년이였고 지금 제가 낼모레 40입니다.ㅎㅎㅎ
    그런데 요즘도 아이들을 교육이라는 이름아래 그런 캠프를 운영한답니까
    진짜 기가 막히네요.
    그런데 저도 어찌나 엄마가 보고싶던지
    집에 오니 정말 좋더라구요.
    그런데 다녀오면 의젓해지쟈나요.
    ㅎㅎ 그래도 너무 하네요.

  • 5. 청학
    '06.8.13 5:08 PM (211.207.xxx.76)

    우리 흔히 많이 먹는 사람을 가리켜 "못먹고 죽은 귀신있나" 이런말 하잖아요.
    청학동 다녀온 우리아들 너무먹네요. 후유증인가봐요.(군대입대후 휴가나온 아이같네요.ㅋㅋㅋ)

    절대 '고목당' 캠프 보내지 마세요. 그 사이트에 싫은 글 올렸더니, 전화해대서 따지고
    절대 지우지 말라 했건만, 후다닥 지우고...좋은 평은 그대로 두고....누가 또 나처럼
    속을지 걱정입니다.

  • 6. ..
    '06.8.13 5:09 PM (221.153.xxx.65)

    그리고 기억나는거 한가지 더..
    집으로 전화하는 전화기 옆에 지키고 서서 아이가 울거나 하면 혼냈대요.
    저도 들으면서 화가 많이 나더라구요.

  • 7. ..
    '06.8.13 6:29 PM (58.103.xxx.151)

    저는 아는 분께 소개받아 허가받은 명*서당으로 두번 보내봤어요.
    큰아이 5학년때, 6학년때 작은아이 1학년때 함께.
    우후죽순 많이 생겨나서 꼭 허가받은 곳인지 확인하시고,
    믿을수 있는곳으로 보내야해요.
    우리아이도 처음 갔을땐 나물반찬만 주더니
    그다음해엔 고기도 한 번씩 나왔다네요.
    다음해 보다 반찬도 좋아졌다더군요.
    벌써 3년전 일이네요.
    간식도 인절미, 감자 이런것...
    아이들은 고생 많이되지요.
    부족함 없이 자라나는 아이들이라 사실 고생하라고 보내는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공동체 생활이란 불편하고....
    작은 아이은 지금도 (5학년) 그때 이야기 가끔해요.
    다녀와서는 방에 누워있지 못하는게 힘들었다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정좌하고 앉아야하니)

  • 8. 경험맘
    '06.8.14 11:17 AM (192.193.xxx.41)

    아이들 캠프 보낼 때는 고생하려니 생각하고 보냅니다.
    요즘 아이들 집에서 거의 하나, 둘이라 왕자님, 공주님으로 자라는데
    그런 단체 생활하면서 고생 좀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들을 편하게 키워주기보다는 경쟁력있게 키워주는 것이 자녀들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끔 요즘의 심란한 뉴스들을 보면서 아이들을 너무 약하게,편하게만 키워서
    책임감이나 참을성이 많지 않는 것 같아, 제 아이들 심부름도 많이 시키고 제 할 일 알아서 하게
    채찍질합니다.

  • 9. **
    '06.8.14 3:14 PM (61.102.xxx.134)

    안전사고만 나지않으면 고생좀 하는것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또 걔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껴 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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