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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슬픈 밤

아기엄마 조회수 : 1,413
작성일 : 2006-08-08 23:47:39
우리 아기 81일 됐는데 요즘 너무 힘들게 해요.
오늘은 하루 종일 울어서 제가 완전 녹초가 됐어요.
안고 돌아다녀도 계속 우니 완전 미칠노릇이에요.
배불리 먹이고, 기저귀도 괜찮고, 에어컨 틀어놔서 덥지도 않은데 왜 우는지.

더구나 회사 복귀를 앞두고 젖 말리는 중이라 더 힘드네요.
예전에는 젖 먹이면 그대로 품에서 스르르 잠들어서
내려놓으면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도 잤는데
요즘은 낮잠도 거의 안자요. 품에서만 잠깐 30분 정도..

아까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좀 울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잠깐 제 눈치를 보며 울음을 멈추다가
더 큰소리로 울더라구요.
안고 달래봐도 울길래 내려놨더니 얼굴이 시뻘개지며 파르르르 떨며 넘어가고..
하루 종일 우느라 지쳤는지 목욕시키면 잠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데 오늘은 바로 잠드네요.

재우고나니 왜 이렇게 아기한테 미안한지..
출근하게 되면 사정상 아기를 맡기고 주말에만 데려오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젖 말리는 중인데 이제 모유를 주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왜 이렇게 슬픈지요.
지금도 괜히 눈물이 나요.
그렇다고 유축해서 먹일 수도 없고..
아기가 아침 저녁으로 빨지 않으니 어차피 마르게 될거 같아서 지금 말리는 중이거든요.
품에서 쪽쪽 빨다가 잠드는 모습 사랑스러웠는데..

오늘은 아침, 점심도 못먹고 4시 넘어서 아이 울려가며 라면 겨우겨우 먹었네요.
출산휴가 끝나면 하루종일 봐주지도 못할테니 지금 더 잘해줘야지 하다가도
울고 달래지지도 않는 아이를 안고있으면 차라리 출근하는게 덜 힘들지 하는 생각 굴뚝같아지고,
또 밤 되서 자는 아기모습 보고 있으면
엄마 아빠도 없는 낯선곳에 가서 적응해야할 아기를 생각하면 눈물만 나고 그래요. ㅠ_ㅠ

이제 하루종일 엄마랑 지낼 날도 며칠 안남았는데 오늘 못해준거 같아서 가슴이 아프네요.
IP : 58.236.xxx.10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8.9 12:06 AM (220.83.xxx.34)

    애기가 곧 헤어져 지내게 된다는걸 알게 되었나 보네요
    꼭 안고서 이야기 많이 해 주고 노래도 불러 주세요
    많이 사랑한다고, 꼭 만나러 간다고...
    애기들이 말은 못하지만 상황 파악도 잘하고 또 얘기를 도란도란하면 달라지더라구요
    꼭 알아듣는것처럼...

    힘내세요 엄마의 믿음과 사랑을 알게 되면 아기들도 훨씬 나은 모습을 보인답니다.

  • 2. 저두
    '06.8.9 12:10 AM (221.146.xxx.81)

    똑같은 상황이었어요ㅎㅎ
    과거의 제 일기장 한페이지와 너무 흡사하군요ㅎㅎㅎ
    산휴 끝날 즈음 젖 말리며 우는 아기에게 젖물리지 못하던 그 맘~~
    그땐 나오는 울음을 이를 악물고 참고 그랬는데
    지금 다 키워놓고 보니(작은애 7살) 그것도 추억이네요..
    갑자기 젖을 떼는건 엄마나 아기에게 모두 스트레스 같아요.
    그래서 더 우는지도 몰라요.
    저두 친정에 맡기고 주말에만 데려오고 했었는데
    그것두 참... 몸은 덜 힘들지만 마음은 참 힘들었지요..
    산휴가 열흘정도 남으셨나요? 그 기간동안 잘 해주세요..
    아기 깨면 사랑 듬뿍듬뿍 표현해 주시고..
    아기랑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하게 지내셔요...

  • 3. 저두
    '06.8.9 12:14 AM (221.146.xxx.81)

    달래고 달래도 안 그치는 아기를 보며..
    이유를 알고는 있었지만 (젖을 줄수 없었거든요. 말리는 중이라)
    참을수 있는 한도가 지나쳐
    이불 위에 패대기를 쳐 버린적도 있는데..
    물론 쎄게 던진건 아니었어요
    애기가 깜짝 놀라며 순간 울음을 그치더라구요.
    그러다 곧 더 우렁차게.. 자지러지게 더 울던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안 잊혀진답니다.
    너무너무 미안해서요.....................
    그러니.. 운다고 소리지르지 마셔요^^ 계속 기억나실지도 몰라요^^

  • 4. 토닥토닥
    '06.8.9 12:36 AM (24.4.xxx.60)

    힘든 과정에 있으시군요.
    저는 이제 한 30개월 키웠습니다.
    생각보다 힘든게 엄마 노릇이더군요.
    지금도 제가 피곤하거나하면 아이한테 신경질을 낼때가 있어요.
    그러고 나면 어찌나 맘이 안좋은지..

    아이한테 웃는 얼굴 많이 보여주시고 자꾸 말 거세요.
    사랑한다고 말해주시고 상황 설명을 자꾸 해주세요.
    저도 첨에 그러는게 생각했던것보다 힘들고 몸이 힘드니 말도 잘 안나오더라구요.
    그런데 그 말걸기가 엄마에게도 연습이 필요한것이더군요.
    어려서부터 저도 연습을 많이 했더니 아이가 길게 울지않고 데도 잘 안쓰고
    그런 상황이 되도 붙들고 낮트막하게 이야기 하면 눈빛이 달라져요.
    수긍을 한답니다. 그래서 천성이 아주 순한 아이는 아닌데 컨트롤 잘 하는 편이예요.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그게 좋은 것같아요.
    힘내세요.

  • 5. 그냥
    '06.8.9 2:23 AM (218.153.xxx.56)

    아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힘내세요.
    님이 결코 못된 엄마라서 그런 게 아니고, 모자란 엄마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아가를 키우는게 그렇게 힘들더군요...

    힘내세요. 화이팅!

  • 6. 저기요
    '06.8.9 2:43 AM (218.51.xxx.76)

    바운서 한번 써보세요,
    저도 너무 힘들었는데 희안하게 뚝 그치더군요,
    너무 크면 그것도 무용지물이니 빌리시거나 하면 좋으실텐데.
    너무 자책 마세요, 그러면서 엄마 된답니다. 엄마가 어떻게 하루종일 웃고 살겠어요,
    나중에 떼어 놓으실때도 미안함 마음 접어 놓으시고 아가 앞에선 내색 마세요, 아가들 금새 알아요.

  • 7. 다윤맘
    '06.8.9 9:29 AM (211.114.xxx.29)

    윗분 말씀이 맞아요..
    저도 출산휴가중에 안자고 보채길래 너무 힘들어서 "아이, 짜증나~!"한마디 했더니
    1초정도 뚝 그치고 다시 더 크게 자지러지더군요. (원글님 아이처럼..)
    남편이 그 상황을 보고 대판 했지요.. 저는 피곤하다고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말이죠...
    그치만, 아이는 엄마의 정서상태를 엄마보다 더 잘 아는것 같아요..
    절대 아이앞에서 내색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참으세요.. 백일지나고, 육개월 지나고하니 조금씩 수월해집디다. 화이팅!

  • 8. 아기엄마
    '06.8.9 10:03 AM (58.236.xxx.109)

    어제 글 쓰고 눈물이 자꾸 나서 혼났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부어있네요. ^^
    괜찮을줄 알았는데 오늘 들어와서 답글들 읽으니 또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고맙습니다. 많은 힘이 됐어요.
    오늘부터 힘 내서 아기랑 열심히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불러주고, 많이 안아줄려구요.
    사랑한다고 얘기도 많이 해주고, 설명도 해줘야겠어요.
    고맙습니다~

  • 9. 근데요
    '06.8.9 2:56 PM (219.241.xxx.94)

    힘들 때 참지 마세요.
    그렇다고 아기한테 화내라는 얘기가 아니구요...
    아기한테 들리면 안되니까
    다른 방에 잠깐 들어가서 방문 꼭 닫고 그 방 옷장에 들어가서 옷장문 꼭 닫고
    한바탕 소리 꽥 꽥 지르다 나오세요.
    후련해져요.
    저는 그렇게 해서 그 힘든 시기 넘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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