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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힘든 어미 조회수 : 1,160
작성일 : 2006-08-07 21:59:05

우리 딸은 고딩이니까 사춘기에다 공부하느라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다.
동생들이랑 싸워도 늘 있는 일이니까 주먹질만 안하면 그냥 둔다.
게임을 오래 해도 언젠가 공부하겠거니 하면서 "이제 고만 하는게 좋겠다."고만 한다.

그런데 얘가 아버지 야단 맞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

맛있는 거 사준다고 온 가족이 저녁 먹으러 가려는데

"나가기 싫어.
입을 옷 없어.
식당 가면 기다려야 하잖아.
귀찮아."

이러는 걸 잘 달래서 준비를 시켰다.
옷 꺼내다가 언제나 처럼 동생하고 옷때문에 싸운다.

그래서 아빠가 야단을 치다가 열 받으니까
다 집에 있으라고 하는걸
둘째딸은 구슬러서 데리고 나갔으나
첫째딸은 방문을 잠그고 안 간다고 하였다.

마음은 불편하지만 일단 집을 나섰다.
차 타고 1~2분 가다가
남편이 날더러 집에 전화해보라고 하는데 받지 않아서
돌아가 보니 이상해져 있다.

울고 있는데 우는 소리가 웃는 소리같은 게 섬뜩하였다.
말을 해도 듣는 것 같지 않았다.
반응도 없다.

의사소통이 않되는 걸 30여분 계속하였고
어찌어찌하다가 일상 대화가 되기 시작하였다.

그 뒤로 아이가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하였으나 남편과 나는 충격이 상당하다.

이제
애가 화 내는 얼굴을 해도 정상이니 안심이 된다.
거친 소리를 해도 정상이니 감사하다.
공부 안 하는 것은 걱정꺼리도 아닌 것이다.

세 아이가 사이 좋게 TV 앞에서 낄낄거리고 보고 있으면 무척 기쁘다.
카드 놀이를 하거나 뭔가 재미있게 놀고 있으면 매우 흐뭇하다.

이것이 무지한 행복임을 알았다.







IP : 61.83.xxx.19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옛생각
    '06.8.7 10:19 PM (211.217.xxx.210)

    초등학교 6학년 때 저희 반 여자얘들 몇이 담임 여선생님께 꾸중을 들을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그렇게 히스테리를 일으키더군요. 책상 밑으로 들어가 웅크리고 이상한 소리를 내더라니까요? 담임선생님도 교단에서 얼마간 지켜보다가 더 이상 야단치지 않으셨던 것 같은데 ....

    전 심리학도 잘 모르고 하지만 그건 일종의 도피 아닌가요?
    자기 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고자 하지 않고 그런 식으로 회피해 버리는 것이 반복되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사춘기 일시적인 것이면 다행이겠으나....

  • 2. 얼마전에...
    '06.8.7 10:30 PM (222.111.xxx.37)

    올라왔던 글이군요....

  • 3. ..
    '06.8.7 10:58 PM (222.234.xxx.122)

    저도 얼마전에 읽었던 기억이...
    따님이 정상화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살아가면서... '정상적인 것'이 주는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죠.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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