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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똑똑한 남자 한 바가지로 퍼 줘도 싫어요

ㅜ.ㅜ 조회수 : 3,301
작성일 : 2006-08-02 21:21:46
제 남편 인문대교수입니다.
아는거 전공분야 뿐 아니라, 온갖 방면에 무서울 정도로 많이 또 깊게 압니다.
저도 교육분야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구요.
둘 다 늦은 결혼해서 지금 10년차입니다.

남편은 한마디로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입니다.
어려운 가정환경 이기고 자기 머리 하나로 성공했다고 할수있지요.
반면 저는 헛똑똑이 범생이고 꽤 여유있는 가정 출신이구요.
어쩌면 그래서 남편한테 더 끌렸는지도 모릅니다.
자수성가에다가 박학다식까지 한 남편에게, 돈은 좀 잘 못 벌지 몰라도 내가 희생하면서 잘 살리라 다짐했죠. 여러가지 이유로 친정에서는 반대했지만 세상물정 몰랐던 저는 저만 노력하면 잘 될줄 알았어요.

근데 결혼한지 10년 뒤인 지금...

남편 가정일 손 하나 까딱 안 합니다. 물론 많은 한국남자들 그렇다지만, 도우미 아줌마 부를 여유 안되는 형편이다보니 이제 정말 지치네요.남편이 좀 병약합니다. 그래서 모든걸 제가 도맡아하는 버릇을 들인게 더 화근인것 같아요.그래도 자기 자취시절 얘기 맨날 떠올리면서 이걸했네 저걸했네 말은 청산유수로 잘하죠.

근데 무엇보다 제일 큰 문제는,
All Talk, No Action입니다.
그 많은 지식을 가진 그 이가 그렇게 멋지게 보였었는데, 아무거나 물어만 보면 일사천리로 여기저기 온갖 예 제시하면서 설명해주던 그 이랑 사는게 꼭 보물을 지니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역겹네요.
말만하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다.

뭘 잘못해서 제가 따지면 그냥 "미안하다"하는 법 한번 없이 이유를 100가지도 더 달면서 자기를 정당화시킵니다. 해 준다고 약속한 사소한 집안일 절대 안해줍니다. 약속은 또 왜 그리도 잘하는지 제가 다 뒷처리해야하구요, 말이 언제나 행동을 앞서서는, 안그래도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 좀 조신해야 할텐데 입은 왜그리도 가벼운건지... 제가 한마디하면 자기가 열마디하기때문에, 오히려 제가 과묵하게 변하고 있어요.
딱 집에 오면 말이 하기 싫은겁니다.남자가 이건 나이가 들수록 점잖은 맛이 있어야하는데, 자기가 맨날 20대인양 기가 막히지요. 요즘 같아선 정말 암 말 않고 집 나가서 한 한달이라도 혼자 여행하고 싶어요...
반대한 결혼이라서, 친정식구들한테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있어요 ㅜ.ㅜ
못 배웠지만 무식하게 자기일만 묵묵히하는 돌쇠 스타일 남자가 진정한 남자다하는 생각도 하네요.  

....제 맘 이해해 주시는 분 계신가요??? 너무 괴로워요...


.................................................................................

이렇게 빨리 답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솔직히 저 남편 흉 다 보려면 3박4일해도 모자를 지경인데, 한정된 공간이라 저것만...
저 같은 분들도 계셨군요...그것만 해도 정말 숨통이 트이네요.
솔직히 저 요즘 너무 힘들어서 큰일을 낼수도 있겠다하고 저 자신을 무서워하고 있었거든요...

제일 힘든 부분은, 내가 정말 잘못된 결정을 한건가?하는 겁니다.
쥐뿔도 없는 남편 그나마 내가 그사람 존경하는 그 맛으로 살아야하는데, 이런 마음으로 계속 살수 있을지...저도 완전히 돌쇠가 되어야하나 봅니다....    
IP : 71.118.xxx.151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6.8.2 9:34 PM (211.218.xxx.158)

    인문대 교수인 남편과 삽니다
    ㅜ.ㅜ님의 맘 100% 이해합니다
    저역시 돌쇠가 그립습니다 ㅠㅠ 그립다 못해 제가 돌쇠가 되었습니다
    돌쇠여야 할 그는 입만 살아서...
    저는 입을 꾹 다물고 삽니다

  • 2.
    '06.8.2 9:39 PM (58.227.xxx.82)

    어떤느낌인지 알거같아요..
    아줌마 드라마에서의 장진구 스타일?

  • 3. 제가
    '06.8.2 9:42 PM (211.217.xxx.210)

    늘 하는 말, '난 4년제 대학 나온 한국남자가 싫어' ㅋㅋㅋㅋㅋ

    제가 자신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걸 본 유일한 경우는 고졸 남자였습니다.

    물론 제 경험 무지 한계가 있죠......... 암튼. 휴~

  • 4. 동감
    '06.8.2 9:45 PM (221.161.xxx.228)

    남편이 의사입니다.

    잘하는건 영어하나뿐 집에 와선 손끝하나 까딱 안합니다.

    할줄아는것 도 없고 세상물정은 모르고 가볍기는 한없이 가볍고 기품도 없고 거기다가 어렵게

    커서 그런지 돈을 쓸줄을 모릅니다. 한번 손에 들어온건 내놓을줄 몰라요.

    요즈음 같아선 패죽이고 싶어요.

    본가에 가선 청소에 집안일까지 얼마나 설치는지...

    마누라는 말라서 비실거리는데 남편은 해주는밥 먹고 살만 디룩디룩.

    남자가 어리숙한구석이 있어야 이쁘지 정말 입만 살아서 쟁쟁거리고 간섭하면 정말 매력 없어요.

    저도 님말처럼 조금 여자보다 떨어지더라도 여자말 잘듣고 아껴주는 남자가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왕 결혼하신거 살살 구슬려 칭찬도 해가며 데리고 사세요.

    가끔 화가 치밀때는 남편이 벌어온돈 님앞으로 팍팍 쓰세요.

    그래야 화가 쌓이지 않고 심지어 남편에게 미안한 맘을 가질수 있어요.

    아시겠지요?

  • 5. 돌쇠부인
    '06.8.2 9:48 PM (58.226.xxx.37)

    윗글 읽어보니 제가 행복한 것 같습니다. 울 신랑, 밤에도 가게 심부름도 잘하고 오늘도 뒷베란다에 선반 달아주고 목욕탕 청소도 하더군요. 지금은 애 목욕 씻기고 있습니다. 밥하는 것 빼고는 온 집안일을 다 합니다. 돈도 벌어오는데... 결혼할 때 집에서 엄청 반대했는데 제가 밀고 나갔습니다. 암튼 현재까지는 속썩이는 일 별로 없으니 속으로 고마워하면서 살아야 겠습니다.

  • 6. 어구,,,,
    '06.8.2 10:08 PM (213.54.xxx.32)

    그 반대로 마당쇠처럼 머리는 모자라고,돈도 많이 못 벌고
    기품 또한 없고, 밥만 많이 먹으면서
    잔소리만 하고 뻑하면 신경질만 내고,,,거기다가 가스만 배출하는
    그런 남편,,,,,,도 심지어,,,,,, 집에서 꼼짝도 안하면서 왕대접 받으려고 한다는 사실~~그런 남편과 사는 사람도 있어요~ㅠㅠㅠㅠㅠ

    님들은 편한 팔자, 복많은 팔자라고 생각 하세요~~~

  • 7. 윗님
    '06.8.2 10:12 PM (211.221.xxx.237)

    제가 하고싶은 얘기 그대로 썼네요.ㅋㅋ
    더 보태면 아무리 먹여도 살도 안 쪄요.
    쓸 돈이라도 많으면 팍팍 써 줄텐데ㅠㅠ

  • 8. 정말
    '06.8.2 10:14 PM (210.223.xxx.250)

    장진구가 생각나네요....재미있는 드라마였는데...

  • 9. 돌쇠부인 부럽
    '06.8.2 10:21 PM (58.225.xxx.60)

    요즈음 같아선 패죽이고 싶어요 ???????
    ㅎㅎㅎㅎ 동감님 ~~~~~
    심각하신데 ......웃어서 미안해요.
    내 눈 내 찌른 죄로.....그냥 한세상 사셔요 ^0^

  • 10. 무식한 남자는
    '06.8.2 10:48 PM (221.146.xxx.106)

    더욱 더..
    걍 패죽이고 싶슴돠.

  • 11. 아 놔..
    '06.8.2 11:58 PM (222.98.xxx.203)

    댓글 왜케 웃긴거야..
    윗님..지대로 웃기삼...ㅋㅋ

  • 12. 친구
    '06.8.3 1:11 AM (125.178.xxx.222)

    다들 저랑 친구네요
    저 오늘 너무 열받아 지금 와인 한잔 푸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없는 틈을 타 거제도로 여행갔다가 싸워서 스캐줄 몽땅 빵꾸나고 왔답니다
    우리남편은 내가 불만을 이야기 하면 자기얘기하느라 바쁘지요
    자기불만 더 많다네요
    정말 지긋지긋해요
    대화 안통해요 그런데 자기는 나보구 대화 안통한대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답니다
    정말 저도 위에님처럼 패 죽.... 싶어요
    잔소리 참견 등등 지겨워요
    자긴 내가 지겹대요 그러면서 자기 할 말 다하는 그 사람 정말 미워요
    며칠있다가 아이들데리러 미국가는데 오고싶지 않아요
    님들
    오지말고 코큰사람 하나 꼬셔서 살까요?
    남은 휴가를 저 남자랑 같이 있을 생각하니 정말 한숨이 저절로 나네요.

  • 13. 에구
    '06.8.3 1:20 AM (68.100.xxx.205)

    미국와서 시험준비만 몇년째..
    부모님 돈 타서 쓰고, 이젠 돈 버는 마누라 믿고
    세월좋은 선비 생활 즐기고 있습니다.
    나중에 몇배로 갚아준다는 말만 늘어놓고
    오늘도 제 등만 휩니다....
    집안일 손 하나 까딱 안해도 좋으니 지 몫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 14. ...
    '06.8.3 3:14 AM (221.139.xxx.119)

    에구 에구
    가슴이 갑갑해집니다.
    사는게 뭔지.....

  • 15. 우리 친구해요!!!
    '06.8.3 7:35 AM (80.135.xxx.152)

    인생..거기서 거기네요..저만 그런줄 알구 요즘 맥주만 푸고있었지요.
    가진거 하나없어...마눌이 모은 재산으로 호의호식하고..
    낼모레 마흔인데 지금껏 공부하느라 마눌 등꼴 빼먹고있지요.
    쌓이고쌓여 한마디하믄 열마디해 팍 패주고싶을때가 한두번아니고...
    지한테 좋은 성격이라 뒤돌아선 아무 생각없구...뭘 말해두 말짱 도루묵이라요!!!
    오로지 마눌만 믿고 사는 놈팽이같아서 억장 무너지고 확 돌아버리겠네요.
    이거 분명 간땡이 부은거죠?

  • 16. 무식하면서...
    '06.8.3 9:30 AM (218.156.xxx.133)

    All Talk, No Action인 남편을 상상해 보셨나요?
    똑똑한 남편은 그나마 말의 논리라도 맞아들어갈 것 같은데요.
    무식한 사람이 쏟아내는 말은, 기가막혀서 아무 말도 안나와요...
    기왕에 그럴거면, 똑똑한게 남보기도 그렇고 애들한테 그렇고 훨 낫지 싶은데요...
    원글님이 차라리 부럽습니다...

  • 17. 제대로 된
    '06.8.3 1:18 PM (125.181.xxx.221)

    남이 기억해서 굳이 달라고 할때까지 자기는 이자 불려가며 가만히 있는 사람 있어요.
    왜 기억 못하는 척 하나요? 회사사람들 아니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세요. 누가 잘못인지. 당연히 그 언니인지 뭔지죠!
    남의 돈은 돈이 아니고 자기 돈만 돈인가요? 당연히 이자 받으셔야해요!! 정말 별 희한한 사람 다 있네요.

  • 18. ㅎㅎ
    '06.8.3 3:55 PM (221.164.xxx.230)

    윗 리플에 공감 만번~
    어디서 읽은 책 내용이나 좔좔 읊어대면서
    뺀질거리는 남정네 치고
    영양가 있는 경우 못 봤어요.
    아휴...
    주변에 그런 인간들 차고 흘러 넘칩니다.
    제가 데리고 살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지...

    똑똑한 게 아니라 입만 산 거지요.
    머리는 좀 모자란.

  • 19. ㅎㅎ
    '06.8.3 4:05 PM (68.146.xxx.158)

    제대로 된 님.. 의견에 올인 합니다.
    어쩜 그리 제 맘이랑 똑같이 글을 쓰셨는지...
    원글님.. 남편 똑똑한거 아니에요..
    진짜 똑똑한 사람들은 그렇게 나불대지 않거든요,
    사이비 똑똑이 인갑네요...^^

  • 20. 그렇게나!
    '06.8.3 8:38 PM (124.46.xxx.229)

    패죽이고 싶다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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