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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해줘야하는건지 제가 예민해서 과민반응한건지 모르겠네요.

미운남편 조회수 : 605
작성일 : 2006-07-24 11:21:59
신랑이 토요일에 약속이 있다고 그 전날 얘기하더군요.
4년전 어학연수 시절때 만나던 사람들 모임이 있다고 하면서요.
전 그러냐고 갔다오라고 했더니 같이 가자네요.

연애 오래 하고 결혼해서 웬만한 사람들 서로 다 잘 알고 같이 만나고 그러는 편이지만
이 사람들하곤 결혼식때 얼굴만 봤지 말 한마디 안나눠봤고
이상하게 그냥 가기 싫은 그런 분위기라 제가 안간다고 했구요.
(왜 그런게 있잖아요, 그냥 내가 소외감 느낄것 같은 그런 느낌)

사실 신랑은 동창 모임이라던가 대학 모임이라던가 그런게 별로 없어요.
군대 모임은 그 모임이 사치스러워 싫다며 자기가 언제부턴가 안나갔고
저희가 동호회에서 만나서 동호회 사람들 서로다 아는지라 그런건 늘 같이 나가고
회사 동기 모임 어쩌다 1년에 한번인가 있는건 시간되면 나가는 편이고
그래서인지 이 어학연수때 사람들 모임 있으면 무조건 꼭 가더라구요.
사람들이 좋은건지 그 시절이 그리운건지 뭔지..

암튼 토요일에 퇴근하며 전화하는데 어쩌면 집에 안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술마시고 그 사람들 중 결혼한 커플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대리 불러 가면 대리운전비도 아깝고 어쩌고 ..

평일 경우, 회사 근처서 회식하고 나면 시간 늦고 다음날 출근 힘들고 해서
두어번 회사 동료 집에서 잔적 있었지만..
무슨 소리냐고 그 집도 신혼집이고 주말인데 대리비 줄테니까 집으로 오라고 하다 끊었구요.

역시나 전화 한통없이 집에 안오더라구요.
술먹고 잤나보다 하고 아침에 일어났는데도 전화 한번 안하더니 11시 넘어 지금 간다고 전화하대요.
주말에도 버릇되어서 6시반이나 7시면 눈 뜨는 사람인거 아는데
정말 집에 안들어가고 전화도 안했으면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오는게 맞는거 아닐까요?

어쩌나 보려고 일부러 전화안했구요 전..
기가 막혀서 11시 넘어서 전화왔을때 신나게 퍼부었더니
자기가 뭘 잘못했냐고 같이 가자고 하지 않았냐고 그러네요.

거기 모인 사람들도 다 같이 잤다면서..
새벽 3시까지 술마시고, 일어나긴 8시인지 몇시에 일어났다는데
그럼 그동안 전화 한통 할 시간은 없고 그 사람들이랑 놀고 술마실 시간은 있었던건지
그 사람들이랑 같이 어울려 노는건 좋고 집에서 주말에 혼자 자는 마누라 생각은 안해본건지..

전 혼자 뭐하는거 좋아하고 심지어 잠버릇 예민해서 잘때도 혼자 자는게 편한 사람이거든요.
수시로 전화해서 어디야? 뭐해? 이러지도 않고 저희가 하는 통화는 대부분 신랑이 하는 편이구요.
의존하고 주말에 같이 못있고 그런게 아니라 너무나 제가 무시당했다는 기분이 들어서 불쾌했습니다.

집에 오는 모습 보니 이발도 단정하게 하고 와이셔츠도 새걸로 챙겨갖고 가서 갈아입고 다녀왔나보네요.
그래서 온갖 *멋은 다 부리고 갔다왔네, 그렇게 좋으면 가서 걔네들이랑 살으라고..

리모콘 들고 쇼파에 눕는거보니 실컷 잘 자세라서 그거 보기 싫어 혼자 나가 돌아다니다 왔더니
밤 9시까지 계속 자더니 일어나서 밥 달라네요.
밥을 차려줘도 다 먹어도 얄미울 판에,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만 쏙 먹고 콩나물은 왜 안먹냐고 그러니까
자기는 원래 콩나물을 안좋아한대나 뭐라나 (아,짜증나~~)

평소 퇴근 늦게 해도 집에서 밥먹겠다고 해서 매일 밤 11시 다 되어 밥차려주고 설거지하고 정리하고..
다음날 출근하면 전 비몽사몽, 특히 지난주는 매일 집에서 밥 먹어서 너무 피곤하고 허리까지 아팠구요.
토요일은 하루종일 집안 청소에 장봐놓고 .. 무슨 파출부도 아니고..

암튼 평소 피곤하다면서 집안일 거의 안하고 그랬으면 최소 미안한 마음이 가져야하는거아닌지..
정말 미안한 맘 있고 마누라 생각하는 맘 있었다면..
술마시다 시간 늦어 잠들었으면 아침 일찍 바로 오던가, 전화 한통은 했어야지..
무슨 엠티 다녀온 마냥 신나게 놀고와서 일요일 하루종일 자는거 보니..

자꾸 생각해도 기가 막히네요.
지금까지 기막힌걸로 싸우기도 많이 싸워봤지만 이런걸로 마음 상해보긴 또 처음이네요.

나 혼자 버려두고 뭐 놀러갔다 이런게 아니라 그 노는 동안 내 생각 한번 안했는지
그게 더 의아스러워요.

그 사람들도 웃기지, 저같으면 신혼인 남자가 주말에 집에 안가고 자고 가겠다하면
얼른 대리 불러서 보낼텐데 말이죠.
그 사람들 앞에서 내가 무시당했단 생각마저 드네요.

같이 가자고 한거 내가 괜히 안가고 난리치는것 같아 이상한것 같기도 하고
내가 그거 이해 못해주나 싶기도 하고..
휴..
IP : 211.33.xxx.4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
    '06.7.24 11:29 AM (221.140.xxx.104)

    기분 상하셨겠어요,,-_-; 저랑 남편도 동호회에서 만나서 그 사람들하고 가끔 만나는데,
    밤새 놀고 하는거 당연하게 생각하더라구요, (아직 결혼 안한 싱글들이 많아서 그런지..)
    글서 전 절대 혼자 안내보내요,ㅋ 제가 노는 걸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만,,괜히 혼자 밤새고
    오게 하면 의심도 하게 될 거 같구,,
    근데 갔다오면 님처럼 늘 찝찝해요,, 말 안통하는 사람도 많고, 아무래도 제 친구가 아니라서
    그런건지..

    그래도 그 모임에 못나가게 할 순 없으시잖아요, 남자들은 그런 거 워낙 좋아하니..
    담부턴 꼭 같이 나가세요~ 잼없고 말 안통해도, 혼자 집에서 화나는 거 보단 낫더라구요^^

  • 2. 모라
    '06.7.24 12:37 PM (218.236.xxx.34)

    그 사람들도 웃기지, 저같으면 신혼인 남자가 주말에 집에 안가고 자고 가겠다하면
    얼른 대리 불러서 보낼텐데 말이죠 <--- 이건 좀 아닌걸요

    다른 건 몰라도 그 사람들이 억지로 잡았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그 집에서도 싫은데 분위기 상 어쩔 수없이 집을 제공하고 님에게 욕 먹는걸 수도 있어요.
    설령 그 사람들이 가는걸 말렸다고 해도 집에 가려면 얼마든지 갈 수 있지않았겠어요?
    남편에게 화가 난 건 알겠지만 사람들 모여서 놀고 간 그 집 남은자리는 어덯겠어요?
    공연히 멕이고 재우고 욕 먹고..
    저희집이 늘 그런식으로 제가 원하지않는데 자기들 멋대로 들이닥쳐서 자고가는 사람들 때문에 시달리는 집이랍니다-.-

  • 3. 울집도
    '06.7.24 3:24 PM (125.181.xxx.221)

    남편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선
    있는 술 ..없는 술 ..사오라구 시키고..
    자기들이 올때 짝으로 사오기도 하지만...
    자는것도 이불은 장농에서 다 꺼내서..씻지 않은 발..얼굴로 술먹다가 덮고 자고..뒹굴고..
    그거 또 아침에 일어나면 청소하고..이불은 전부 세탁해야죠.. 밥해먹여야죠...
    등떠밀어서 쫒아내고 싶은맘은 굴뚝이지만..
    안가고 버티는데 어쩌겠습니까??
    이젠 제가 몸이 부실해서 안오지만요...

    신혼인 남자가 주말에 집에 안가는거야...당연히 본인 사정이겠죠..
    원글님도 적었듯이..본인이 예민한 성격이라 혼자 자는게 편하고..자주 깬다면서요
    남편분이 그러니 전화 안했을수도 있고..
    친구들과 있는게 좋았으니까...안갔겠죠..
    게다가 모임도 별로 없는 분이라면서요?
    맘 맞는 모임에서..간만에 프리해지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 4. 글쓴이
    '06.7.24 3:52 PM (211.33.xxx.43)

    조언들 감사드립니다.
    저도 신혼초에 사람들 저희집에 자주 오고 와서 안가고 그런거 겪어봤고 피곤한 그 맘도 알죠.
    그걸로도 많이 싸우고 힘들어하고 그래서인지 신랑더러 어지간하면 남의집 가면 폐 끼치지 말고
    일찍 오라고 그러거든요.
    그 부부들한테 원망하는 맘은 아닌데 신랑이 미워보이니 괜히 그렇게까지 생각이 잠시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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