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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좀 혼내 주세요.

반성 조회수 : 2,036
작성일 : 2006-07-22 00:09:35
대학을 졸업한지 2년 반이 되어갑니다.
그 동안 고시 준비한답시고 시간을 보냈지만, 딱히 성과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반드시 취직을 해야겠다 마음 먹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주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주식 계좌는 작년에 만들었었는데, 요즘 부자들에 관한 책을 읽다가
작은 돈을 불리는 데는 주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기에 나름 연구를 해서
조금씩 조금씩 샀답니다. 한 달에 10퍼센트 정도씩은 벌었어요.
기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그랬어요. 엄마도 좋아하셨구요.
그러다가 엄마가 돈을 쥐어주셨답니다.
전 그 돈이 그저 여윳돈인 줄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단지 몇 번의 성공으로 자만해서 정말 큰 돈을 들였어요.
그런데, 이틀 하한가를 쳐서 정말 반토막이 나버렸답니다.
(미수까지 썼었거든요. 기름 붓고 불에 뛰어들어가버렸어요)
어찌나 자신이 한심하고 엄마한테 죄송한지 지금도 가슴이 많이 답답합니다.
아무리 울어도 미칠 것만 같고 엄마 얼굴 보기 죄송해 죽겠고,
죽어야되는건가 생각도 하고 내인생은 왜 이런가 싶기도 하고.
모두다 제 잘못이지만 엄마가 조금만 덜 다그쳤으면 바라기도 합니다.
알고보니 그 돈은 전셋집을 옮길 돈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엄마는 지금 사는 집을 무척 싫어하세요. 그래서 그 돈으로 옮기려고 하셨데요.
그런데, 제가 반토막을 내버렸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회사라도 다니면 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을텐데. 그것도 아니고,
직장을 잡으려고 해도 취업시즌이 아니라 거의 경력직 모집 공고만 나오구요.
몇몇의 채용원서를 쓰다가 '인생 최대의 시련을 겪고 이겨낸 경험'을 쓰는 란이 있었는데,
지금이 최대의 시련인 걸요. 자꾸만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게 되고,
희망은 사라지고 답답하고 자꾸 숨고만 싶고. 엄마 얼굴도 못 보겠어요.
그냥 이대로 끝이었으면 하는 생각만 자꾸 들어요.
이러다가 갑자기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허황된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그럴리 없잖아요. 그렇게 인생이 만만하지 않잖아요.
자꾸 눈물만 납니다. 빨리 취직이 되면 좋을텐데. 오늘도 두군데 서류 떨어졌거든요.
정규직도 아니고 3개월 계약직이었는데.
다 큰 딸 많이 믿어주시고 감싸주셨던 엄마께 어떻게 해야 다시 믿음을 드릴 수 있을까요.
제가 뭘 해야 할까요. 뭘 할 수 있을까요. 창피해서 친구들에게도 상담을 못 하겠어요.
딱 한 명에게 사실을 털어놓긴 했는데, 별 수 없었어요.
(사실 그 친구가 제 얘기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요)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요. 밤이 되면 더 심해져요.
친구와 점집이라도 다녀올까 생각했는데, 그게 해답이 될 수 있을까요?
역시 지금에서 최선의 방법은 취직을 빨리 하는 거겠죠?
그런데 이렇게 급하게 취직을 했다가 또 후회하게 되면 어떡하나 싶어서 두려워요.
82cook 회원님들. 저 좀 혼내 주세요. 왜 그렇게 사느냐고 많이 혼내주세요.
가능하시다면 조언도 해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엔 그래도 살아야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해주세요.
어떻게 해야 빨리 취직을 할 수 있을까요. 그보다도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IP : 58.233.xxx.24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7.22 12:17 AM (211.213.xxx.109)

    잘못은 했지만 그럴수 있어요
    한꺼번에 주식으로 잃은것 어떻게 해 보겠다는 생각은 더위험 할 수있어요
    지금 이시점에서 할수 있는걸 찾아 보세요
    그리고 지금어려운 시기에 많은걸 깨달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인생 길게보면 수업했다 생각하시고 나중에 엣말하면 지낼수 있었으면,,,
    지금 잘 견뎌내야 나중에 옛말 하며 좋은경험 했다 할 수있어요
    님께는 지금 중요한 시기네요 잘 견뎌내세요

  • 2. ..
    '06.7.22 12:22 AM (221.157.xxx.220)

    주식해본 사람은 대부분 격는일인것 같아요...근데...어머니도 같이욕심내시다가 그리된것데 님탓만 할수도 없는것 아닌가...싶어요..나중에 살면서 천천히 갚는다고 하세요..넘 자책하지 마시구요..앞으로는 좋은일만 생기길 바래요..힘내세요.

  • 3. 미수는 투자가
    '06.7.22 12:39 AM (219.240.xxx.41)

    아닙니다.
    투기나 도박입니다. 투자는 기간이 경과되면 어느정도 원가를 환수하지만
    미수는 바로 벼랑낙하입니다.

  • 4. ㅡㅡ
    '06.7.22 12:51 AM (218.153.xxx.137)

    윗분 말처럼 미수는 투자가 아니라 도박입니다.
    작은 이익에 취하면 소탐대실하게 되는게 인생 같습니다.
    이제라도 털고 일어나 중소기업이라도 직장을 구해보세요.

    투자란, 여웃돈으로 하는 것.
    삶의 기본을 해결하고 남은 돈으로 투자를 해야합니다.
    내가 지금 살고있는 집 한 채,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돈은 재산이 아닙니다.
    그거 없으면 가족이 생계를 온전히 못하는 가치물은 생계필수요건이지 부가재산이 아니란거 살면서 꼭 명심하세요.

  • 5. 좋은글
    '06.7.22 12:56 AM (211.212.xxx.14)

    희망을 가질수 있는 글이었으면 합니다.

    희망만 있다.

    내 삶에도 막장이 있었다.
    앞도 뒤도 막혀있고 주위는 어두웠다.
    어디에도 피할곳은 없었고
    누구도 진정으로 도움이 되어주지 못했다.
    불길하고 음침한 소리만이 울려올뿐 희망의 소리는 없었다.
    이 어둠의 끝은 어디고 빛은 언제 올것인가.
    고통으로 울부집었고 절망으로 신음했다.

    막장에 있다는것은 더이상 나빠질게 없다는 뜻이다.
    앞으로 희망만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이상 내려갈수 없는 막장임을 깨달을때 남은것은 희망입니다
    절망의 끝자락에 붙어있는것이 희망입니다.
    더이상 내려갈것도 없는 지금이 막장이라면 희망으로 도전해 보세요..)

  • 6. 착착
    '06.7.22 1:02 AM (59.9.xxx.147)

    조금 안다고 절대 주식하지 마세요.사람 잡는 일입니다.
    돈도 지름길로 가서 쉽게 벌려고 마시고
    돌아서 가며 이것저것 경험해가며 어렵게 모으세요.
    왕창 번 돈은 왕창 잃게 됩니다.
    이번일은 비싼수업료내고 인생공부햇다치시고 힘내세요.
    긴인생으로 보면 이런일은 암것도 아니지요.
    오늘 깊이 반성하고 내일은 탁 털고 일어나 새롭게 시작해요.
    너무 수준맞는일만 찾지말고 눈을 조금 낮추면 일자리는 많습니다.
    요즘 대졸은 예전 고졸만큼 많습니다.
    고생스러워도 자존심조금 버리고 일자리를 얼른 찾으시길 바래요.
    화이팅 입니다요!!!

  • 7. 잘하셨어요
    '06.7.22 1:04 AM (125.191.xxx.77)

    어짜피 한번은 겪을 홍역이라면 한살이라도 젊을때 겪는게 좋답니다.
    그러고 나서 손 털고 나왔다면 그것은 훨씬더 훌륭하구요.
    실패는 할 수 있어요.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느냐가 중요한거니까요.
    무엇이라도 배웠다면 원글님은 성공한 인생을 살고 계신겁니다. 화이팅 하세요..

  • 8. 주식은
    '06.7.22 1:05 AM (222.239.xxx.173)

    원하시는 대로 혼내드리죠 -.-;;
    전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봐서 좀 무섭게 말씀드릴께요.

    주식은 여윳돈이 있어서 한동안 잃거나 손해봐도 기다릴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벌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면 하는게 아닙니다. 거기다 미수라뇨 아공..
    뭐....알면서도 저지르는게 사람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지금 졸업 후 바로 취업하려는 것도 아니고 고시 준비땜에 쉬었다면..
    헛꿈 버리시고 땀흘려 벌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취업하세요.
    세상 녹록치 않은 것 맞구요, 경력자도 아니고 요즘 취업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한꺼번에 뭐가 잘되서 다 갚을 거랑 생각은 버리시고,(그건 일종의 현실 도피죠)
    조금씩이라도 열심히 벌어서 행복느끼는 생활을 하시길 바래요.
    그나마 늦은 나이가 아닌 지금 인생 공부 일찍 하셨다고 생각하시구요...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상황 판단하시고 열심히 사신다면
    나중에 옛날 생각하며 웃으실 수가 있을겁니다.

  • 9. 일단
    '06.7.22 10:32 AM (61.73.xxx.94)

    어디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취직해서 차곡차곡
    돈을 모으세요
    그리고 정식으로 취업도 하시고요
    그래서 어머님에게도 성실한 모습도 보여주시고
    믿음직한 딸이란걸 보여주세요
    호사다마.. 전화위복.... 머 그런거 말예요.. 화이팅

  • 10.
    '06.7.22 11:36 AM (59.11.xxx.79)

    혼이 나도 크게 나야겠네요.
    그보다 어머님이 더 큰 잘못을 하셨네요.
    이 정도 연배이시면 사리분별 있으실텐데 애들한테 그리 큰 돈을 주시다니.
    원글님보다 어머님이 더 잘못 하신 거 같아요.
    그리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이력서만 내지 마시고 몸으로 하는 일이라도 하셔요.
    그러다가 일이 오면 하고요.
    제 조카도 임용고시 준비한다고 몇 년을 집에 돈만 쓰다가 이번 여름 동네 학원에서 일해서 돈 받더니 애 얼굴이 다 피더이다.
    인생은 길지만 지금 님의 행보가 긴 인생의 바탕이 된다는 걸 잊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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