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버지를 보내면서 두 딸에게

큰 딸 조회수 : 1,269
작성일 : 2006-07-19 05:32:03
시간이란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줄 몰랐구나.
한 사람을 보내고
마음속에 담고
또 서서히 비워내면서...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는가 보다.


길고도 무서운 장마철
딱! 맑은 3일을 우리 아버지께는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준비하셨나 보다.

정신없이 지내고 돌아서니
그렇게 복받은 어른과 자손들이 어디있나? 라는 말들만 등뒤에 남았구나.

어제 퇴근 길에는 잠시 엄마한테 가서
아직도 웃고 계시는 아버지께 인사드리고 왔다.

아/버/지/
그리운 이름이다. 이제 또 언제 반짝이는 두 눈을 가진 아버지께 불러 볼 수 있을까?

살아있을 때 잘 하라고?
돌아가신 후에는 잘 할 수 있는가? 라고 묻고 싶구나.

우리 그냥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이해하면서
가능한한...웃으면서 받아들이면서 살아야겠다.


여행 중의 일이라 여러 가지로 가슴이 아팠지?
오지 못해서 몸부림치는 외삼촌이랑 외숙모를 보면서
아픈 가슴속에서도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는 것이야...라는 생각을 진하게 해 보았다.(절대 나쁜 뜻이 아니란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본다면 나 역시 마찬가지겠지?

이상하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아버지가 보여야 할텐데...

파란 잔디밭이 제일 먼저 가슴에 들어온다.
아마도 아버지는 그 곳이 퍽이나 마음에 드시는가 보다.

너희들도 편하게 잘 다녀와라. 그리고 아파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도 덜/그리고 안/아프다.
가야 하는 사람은 가야 할 시간에 맞추어 가야하는거다.

아버지는 오후 4시경쯤 메마른 손으로 허공을 잡으시면서 "나를 데리고 가지 마세요." 하시던데....그래도 가버리셨다. 데리고 가셨는지...아니면 앞장서 걸으셨는지....
임종을 위한 가톨릭 병원 응급실에서는"나를 붙잡지 말라."는 말씀도 하셨구나.

아버지. 안녕~~

그리고 두 딸들....행복, 그리고 안전....그리고 환한 웃음만 가득하길....

다시 한번 이승에서 귀한 연으로  만났음에 큰 감사를 두 딸들에게....그리고 아버지께....
IP : 221.142.xxx.19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명복을 빕니다
    '06.7.19 9:13 AM (203.130.xxx.9)

    좋은곳 가셨을거에요

  • 2. 너무...
    '06.7.19 9:45 AM (218.147.xxx.142)

    슬프네요.

  • 3. 명복을..
    '06.7.19 10:05 AM (222.98.xxx.162)

    가신 아버님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큰 따님의 사랑을 진하게 느끼고 가셨을겁니다..

    마음 추스리고 평안하세요...

  • 4. 큰 딸
    '06.7.19 2:06 PM (211.115.xxx.36)

    고맙습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이 세상에 오실 때 그 곳....으로 다시 가셨으리라..믿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가야 할 그 곳....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2981 FTA 찬성자는 꼭 미국넘 같아여. 6 근심 2006/07/19 408
72980 이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18 이말에 2006/07/19 1,786
72979 도와주세요!! 8 어떻게 해야.. 2006/07/19 1,264
72978 mp3 player 3 추천 2006/07/19 271
72977 휘슬러, wmf?,쉐프윈,??? 4 스텐 2006/07/19 882
72976 티켓 1 필리핀 2006/07/19 192
72975 울산에 위내시경 잘하는 병원이 어딜까요 7 둘리 2006/07/19 1,101
72974 아버지를 보내면서 두 딸에게 4 큰 딸 2006/07/19 1,269
72973 실제로 용먹고 머리나빠진 아이 보셧는지요? 18 2006/07/19 1,396
72972 도움좀 4 답답해 2006/07/19 607
72971 나이제한...이젠 좀 해 주시면 안될까요? 8 건의 2006/07/19 1,463
72970 바이올린 선생님 찾으시는 분들..^^+ 1 로빈사랑 2006/07/19 753
72969 관광도시는 사기였다. 4 단양이고향 2006/07/19 1,409
72968 완모수유or혼합수유? 24 백일맘 2006/07/19 587
72967 방광염? 임신...? 유산...? 몸이 엉망인거 같아요..ㅠㅠ 2 몸이 엉망 2006/07/19 747
72966 남편 소변 냄새가... 3 2006/07/19 1,146
72965 여름방학생활계획표 3 여름방학 2006/07/19 618
72964 인터넷으로 옷을 구입하려는데 4 .. 2006/07/19 736
72963 우린 너무 세상 물정을 모르나봐요 8 집보러갔다가.. 2006/07/19 2,242
72962 The hens aren't laying의 뜻이 왜 '암탉이 알을 낳고 있다'일까요?.. 1 .. 2006/07/19 444
72961 이사 관련 남편과 의견 상충 17 이사가야 되.. 2006/07/19 1,409
72960 초등1학년 엄마입니다.. 4 가고싶당 2006/07/19 979
72959 씻어나온 쌀의 포장지.. 2 속상해요 2006/07/18 943
72958 비로소 이혼이 결심됩니다. 11 세상참 2006/07/18 2,751
72957 닥터숄을 살까말까 살까말까 6 급해요 2006/07/18 776
72956 알리안츠에 중간에 해지하면 원금을 하나도 받지 못하는게 있나요? 1 .. 2006/07/18 209
72955 지금하는 MBC의 PD수첩을 봅시다. 5 MBC 2006/07/18 1,082
72954 조금 곤란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2 난감...... 2006/07/18 2,330
72953 쪽찌가왔다는 소리만 나고 쪽찌는 안보여요 어떻게 하지요?(냉무) 1 .. 2006/07/18 190
72952 책 추천좀해주세요 4 후니맘 2006/07/18 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