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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곤란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난감.... 조회수 : 2,327
작성일 : 2006-07-18 23:06:46
<긴 글이지만 부디 살펴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사를 가게 되어서 낡은 아파트를 상당부분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인테리어하시는 분과 함께 집에 들어서니

책상, 의자, 장농,스피커 등을 포함해서 많은 양의 물건들이 남아있더군요.

베란다에는 썩어가는 나무 문, 항아리, 칼라박스도 있었고

현관에는 묶어놓은 아이들 책도 꽤 있었고

헝겊 롤스크린은 반쯤 덜렁덜렁, 스카이라이프 접시 때문에 베란다문도 닫기지 않고

먼지 뽀얀 꽃장식은 여기저기 매달려있고...

같이 간 친구는 말문이 막혀하더군요.



제가 집을 보러 간 그 때 마침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는 중이었는데

이사나가신 분 말씀을 제 3자를 통해 전해들으니

엘리베이터가 수리되는 대로 물건들을 치워주겠다고 하셨답니다.

2, 3일 뒤 엘리베이터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해서 저희도 공사를 시작했는데요.

그게 7월 8일이었습니다.

그 날, 이사나가신 분께 엘리베이터가 작동된다는 말씀을 드렸고

오셔서 치워주겠다고 하시더라..... 까지 얘기를 전해 들었구요.

저는 그 뒤로 인테리어 하시는 분과 공사에 대한 전화 통화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인터리어를 맡으신 분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 날 그 댁 바깥분께서 중학생 아들과 함께 10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를 들고 오셨더랍니다.

해서... 저희 공사하시는 분들이 시간도 촉박하니 공사쓰레기와 함께 그냥 버려드리겠노라고 하셨대요.

그런데 그 와중에....

큰 사무용 책상을 버리는 도중 그 위에 깔려있던 두꺼운 유리가 깨지면서

한 아저씨 오른쪽 팔의 인대가 그만 끊어지고 말았었답니다.

큰 병원으로 급히 옮겨서 수술을 하고 어제까지도 입원중이라는 얘기였어요.

일의 과정은 제 의도와는 상관없었지만

어찌되었든 저희 집과 관련된 일을 하시다가 그리 되셨다니 죄송하고 마음이 몹시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인테리어를 맡으신 분께서 전화를 주시기를...

이사 나가신 집에서 조금이나마 병원비를 부담해주십사 얘기를 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해서...  그 댁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다쳐서... 라고 말씀을 드리는데도

"네,네." 하고 대답하시는 어투에 전혀 변화가 없으신거예요.

순간, 아... 이 이상 얘기해봐도 소용이 없겠구나... 싶어지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 쓰레기를 처리할 인부를 불렀었는데

저희 쪽 아저씨들이 책상과 의자가 필요하니 쓰고, 나머지는 버려드리겠다고 해서

오시던 분들을 취소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는 남편분과 상의해서 제게 전화를 주시겠다고 하시더니

조금 뒤 제 남편에게 그 댁 바깥분께서 전화를 하셨다네요.

그 댁에서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 줄 이유가 없다시면서요...

직접 인테리어 맡은 분께 그렇게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셨대요.



사실 저희 아파트는 사택입니다.

학교와 연구소가 일정부분 나누어 쓰고 있어요.

이사나가신 분과 제 남편은 같은 연구소에 다니시고

인테리어를 맡으신 분은 공대 교수 부인이시라 역시 같은 아파트에 살고 계십니다.

양쪽 큰 아이들도 같은 중학교에 다니고 있구요.

저희도 아이들끼리 함께 수업을 받는 것도 있고...

많이 얽혀있는 경우죠.



제가 인테리어를 맡으신 분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 댁에서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으시다...고

대신 제가 병원비 중 일부를 부담하겠습니다...하고요.

남편과 상의도 했거든요. 이런 경우라면 저희라도 부담을 하는 게 맞겠다고.

그렇지만

제게서 받진 않으시겠다고 하시는데, 제가 참 곤란해지네요.



만일 저와 같은 경우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참으로 걱정스런 밤입니다....
IP : 211.169.xxx.17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만일
    '06.7.18 11:22 PM (125.133.xxx.219)

    제가 님의 상황이라면 여유있는 많큼 도와드리겠네요
    사실상 님의 책임은 없으나, 그냥 조금이라도 도와드리면 마음이 짐이 좀 줄어들잖아요
    근데, 이사간님들 참 매정하네요
    세상사 돌고 도는건데, 그렇게 알뜰하게 사셔서 얼마나 부자가 되실런지...
    일당 몇만원 받고 일하시는 분들 몸이 돈인데 아마 적어도 1년간은 정상생활 하기 힘드실 겁니다
    제가 다 안타깝네요

  • 2. 그래도
    '06.7.18 11:25 PM (219.255.xxx.241)

    신문 진짜인줄 알았어요 ㅋㅋㅋ
    다 자랑하실만 합니다~^^
    제니의 끈기가 멋져요!

  • 3. 만일
    '06.7.18 11:31 PM (125.133.xxx.219)

    저희집에서 가깝네요.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자세히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 4. 에고
    '06.7.18 11:36 PM (222.96.xxx.208)

    참 곤란한 경우네요. 저도 걱정이 됩니다.

    저도 생각해 봤는데, 돈이 좀 아깝지만 그래도 병원비 일부를 제가 부담을 하겠습니다. 이사 나가신 집에서 좀 부담 하시더라도 제 돈을 조금 드릴거고, 안 주시더라도 제가 병원비 조금 드려야 맘이 편하겠어요.

    저희도 요번에 부모님 집 인테리어 공사에 너무 힘이 들었어요. 업체에서 너무 힘들게 해서요. 저는 회사에서 하던 식으로 '싫으면 우리집 공사 하지 말라고 해, 왜 그리 맘대로야 계약이랑 다르게', 하고 툴툴대었는데 부모님은 그래도 사정 다 들어주시고 좋게좋게 하시더라구요. 제가 많이 배웠어요.

  • 5. 저라도
    '06.7.19 12:09 AM (128.230.xxx.232)

    마음이 복잡할것 같네요. 또 직장을 두고 이리 저리 연결되어 있다니, 더욱 더요.

    한가지 여쭈어 볼 것이, 혹 인테리어 업체가 고용하는 인부들에 대한 보험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미국에 있는데, 여기는 그런 일 하시는 분들이 개인적으로나 또는 contractor가 보험을 거의 가지고 있고, 제가 사람을 개인적으로 쓸때도 확인을 하거든요.
    다치신 분이 보험 혜택을 받으시면, 심정적으로나마 부담이 조금은 덜어지시지 않을까 싶어 여쭈어 보는 겁니다.

    보험이 없다면...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한도안에서 성의표시를 할 것 같네요. 더 큰 사고가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구요.

  • 6. 복잡히 얽혀서
    '06.7.19 8:27 AM (58.120.xxx.50)

    기왓장..ㅠㅠ

    적당한 묘사이십니다.. 용서해 드릴게용..

  • 7. 겉보기만
    '06.7.19 8:38 AM (219.248.xxx.75)

    멀쩡한 정말 경우없는 사람들이네요.
    화나네요.

  • 8. 울 동네
    '06.7.19 8:56 AM (210.223.xxx.244)

    새로 이사오시는 분이 집수리를 하는데 일하시는 분들의 산재보험까지
    들었다고 해서 특이하신 분이구나 했는데 이럴 때 필요하군요...

    잘 해결되길 빕니다...

  • 9. 에구
    '06.7.19 9:09 AM (218.235.xxx.32)

    그 방면에 노하우가 있는 인부도 다친 마당에
    아버지와 아들이 옮겼다면 더 큰사고가 났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인대가 끊어졌으면 앞으로 힘쓰는 일 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당장 병원비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가 더 큰일이네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불우이웃돕기도 하는데... 마음이 열렸으면좋겠네요.

  • 10. 그쪽분도
    '06.7.19 12:11 PM (211.217.xxx.214)

    그쪽분도 저는 이해가 되는데요.
    자기네가 사람 써서 치우려고 했는데 일하면서 치워주겠다고 하다가 사고가 났다.
    그러면 결국은 그 짐을 치우려다가 사고가 난 게 아니라 인터리어 공사의 일부로 사고가 난 것이므로 원글님께서 성의 표시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 하시는 분이 왜 님께는 치료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시는 지 이해가 잘 안 되네요?

  • 11. 원글입니다.
    '06.7.19 1:32 PM (211.169.xxx.172)

    저희는 다치신 분께 일단 100만원 정도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에게도 적은 돈은 물론 아니지만
    그 분이 입으신 피해가 생각보다 심한 것 같아서 더 드리지 못하는 게 죄송스러울 뿐이예요.
    좀 전에 아이 학교에 갔다가 그 동에 사시는 분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하는 도중 이사얘기도 나오고...
    그런데 그 어머니께서 "사고났다는 집이 그 집이었어요?"하시더군요.
    직접 목격하신 분께 들으셨다는데 뼈가 다 보였답니다. 세상에! 눈물이 다 나더군요.
    일주일이 넘도록 저는 그 일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대구에 입원해 계신다는데 저희 사정상 지금 제가 찾아가 뵐 수는 없는 상황이고
    어떻게 조금이나마 성의표시를 해야할지 고민이 됩니다.

    지금 문제의 쟁점은 그 당시의 상황에 대한 양측의 해석입니다.
    공사하시는 분들은
    쓰레기 봉투들고 아이와 아버지가 뭘 얼마나 치울 수 있겠느냐... 공사에 방해만 되니 그냥 우리가 비용을 치루더라도 쓰레기를 버려주겠다. (인부를 부를 예정이라는 사실을 모르신 듯 합니다)
    이사나가신 분은
    인부를 불러 치우기로 했었는데 책상과 의자를 가져가는 대신 쓰레기를 버려주겠다고 해서
    인부도 취소하고 돌아온거다.
    제가 그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어느 쪽 말을 받아들여야할지도 모르겠어요.

    또 문제가 복잡해진 이유는
    다치신 분이 제가 공사 맡긴 분 밑에서 일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일손이 모자라서 다른 업체에 계신 분이 잠시 도와주러 오셨다가 그리 된거라 하시네요.

    정말이지....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사실 그 집에서 나온 쓰레기 양이 엄청났었다고 합니다.
    한 트럭에 얼마... 하는 식으로 비용을 계산한다고 하는데
    그 비용을 저희가 부담을 하는 것이죠.
    그 부분만이라도 생각을 해 달라는 게 인테리어 하시는 분의 생각이신거구요.

    그 동 주차장에서 이사나가신 안주인의 벤츠가 아직도 자주 눈에 띈답니다.
    그럼 분명히 그 때 일을 전해들으셨을 텐데...
    사람 마음이 한결같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저라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것 같은데요.
    이사나가신 댁을 뵌 적은 없지만 좀 야속하다는 생각이 드는 제가 속 좁은 건가요?

    새로 단장해서 이사들어가는 마음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너무 괴로워요...

  • 12. 만일
    '06.7.19 11:20 PM (125.133.xxx.219)

    어떻게 처리되었나 궁금해서 자꾸 이글을 들여다 보게 되네요
    인대가 끊어졌다면 당연히 뼈가 보일 정도로 다치신게 맞구요
    경험상 수술하셔도 완전 정상화는 불가능합니다
    아마 몸으로 돈 버는일은 못하시거나 재활에 성공해도 안하시는게 좋으실꺼랍니다

    저도 공관에 거주를 해봤는데, 분위기상 남자들의 관계가 안주인들에게도 이어지는 분위기 라서
    말한마디가 조심스러워 옳은말도 잘 못하겠더라구요

    제 생각은 이사시에 이사들어올 사람 배려없이 쓰레기를 방치했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이해불가 한 사항이구요
    문재의 쟁점은 공사장 인부들 말이 맞을꺼예요
    어짜피 공사하면 트럭으로 쓰레기 버리는데, 공사장에서 애들 들락거리며 걸리적 거리는니 인부5-6명이 달려들면 정말 후딱 끝나거든요
    그래서 그랬을꺼예요

    벤츠까지 끌고 다니면서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사는사람 무시하세요
    하지만 이웃들 그리고 회사사람들 금세 벤츠의 행태에 대해 알거예요
    그게 관사나 사택의 생리거든요

    새집 인테리어까지 해서 들어가시는데, 안 좋은일 있어 원글님 맘이 참 답답하시겠어요
    그래도 나름 최대한의 성의 표현을 하시니 앞으로 좋을일만 있을겁니다

    참고로 먼길 병문안까지 가실 필요는 없으시고, 다만 통화는 직접하시는게 좋을것 같구요
    돈은 텔레뱅킹 보내 주시는게 깔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원글님은 복 받으실 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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