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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들...

비오는 날` 조회수 : 671
작성일 : 2006-07-15 11:26:10
빌라 사는데, 옥상에서 옥상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옥상 텃밭 치고는 제법 많이 하는 편이구요

고추가 18 그루

토마토가 6그루

가지가 3 그루

오이 3 그루

상추가 커다란 다라이 하나 작은 다라이 두 개(모종 수로는 한 스무개 정도?)

호박 한 그후

참회 한 두 그루..

또...뭐가 빠졌더라...암튼..이것 말고도 한 두그루씩 몇가지가 더 있어요.

요 며칠 계속 비가 오고, 아직 어린 아이가 있어서 비오는 이틀 정도 신경 못쓰고

어제는 모처럼 비가 안 오길래 밀린 빨래 하느라 또 신경 못쓰고

좀 전에 올라가봤떠니 고추가 절반 쯤..쓰러졌더군요..ㅡㅜ

진작에 지지대 세워서 잘 묶어뒀는데....절반정도가 그리되었어요.

일으켜 세워서 좀 더 튼튼한 지지대 세워서 노끈으로 잘 묶어주는데

바람이 씽씽 부니 따라올라온 아이는 무섭다고 울고불고 매달리고..

고추모 일으켜서 지지대 꽂고 묶는데...땀은 삐질삐질 나고...

아직 쓰러지지 않은 것들도 확인 해주고..

스무개도 안되는 애들 보살피는데도 힘들더군요..ㅡㅡ

사실, 올 봄에 이사오면서 그 전에 사시던 분이 하시던 거 물려받았는데

전주인이 거름도 잘 해놓고 관리를 잘 해서

사실 저는 심고 물주고...정도 밖에는 한 개 없이, 수확은 아주 잘 되고 있었거든요..^^;;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우는 애 달래가며 한 삼십분 그거 하고 내려오자마자

비가 쏟아지네요... 안도의 한숨 한번 내쉬면서

농사 지으시는 분들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고.생.하.시.겠.구.나...

부끄럽게도 대학 따닐 때 농활을 한번도 못가봤다죠..

안 간 건지, 못 간 건지...여대라서 공학에 비해 그런 기회가 적었다고 하면 핑계일겁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갈 수 있었을테죠...

바람 불어 고추 두어 개 떨어진 거 보고도 아깝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태풍이나 호우로 농장물 피해 입으신 분들은 마음이 어떨까...

그 손 많이 가는 농사를...얼마나 힘드실까 들....

옥상 텃밭 잘 가꾸었다고 부러워하는 친구한테

"나 이게 체질인가봐...나중에 농사나 지을까봐..." 했던게 챙피합니다..,ㅡ,ㅡ


여름 내내 집앞에 공원 조성하는데서 일하시던 아저씨들 모습이

참 안타깝고 안스러웠어요..

그 더운에..땀을 정말 주륵주륵 흘려가며 너무도 힘들고 지친 표정이지만

그래도 참 열심히 일들 하시는 모습 보면서

가끔 찡..하기도 했었구요..

특히나..인부 아저씨들 중 나이 많으신 분들 땀으로 흠뻑 젖은 옷 볼 때면..

괜히 마음이 더 짠..해지더라구요.

아이랑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다가 혼잣말로 "아저씨들 더우시겠다..." 했더니

이제 두돌 막 된 아이아 "아지씨(아저씨) 물 죠 물...아이 시원해..." 합니다.

그 소리가 들렸던 건지 한 아저씨가 위를 올려다보시면서 눈이 마주쳤더랬죠.

혹시 필요하시면 얼음이나 시원한 물좀 드릴까요...했더니..

괜찮다 하시면서도 얼음 있으면 조금만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냉동실에 있는 얼음 죄다 빼내서 가져다드렸더니

별거 아닌 얾음 한봉지에..너무 고마워하시더군요...아저씨들 모두....

얼음 드리고 올라오면서 괜히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후다닥 뛰어들어왔는데...

아이가 까만 눈동자로 저를 쳐다보면서 그럽니다.

"엄마~ 아지씨 션하지? 이제 션하지? 엄마 잘 했어요~~~"

아이한테 "아이 잘했어요~~ " 하는 걸 따라하는 건지..

자그만 아이한테도 그게 잘 한 일이라고 여겨지기는 했나봅니다.



고추모 세우다가..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IP : 58.238.xxx.6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오는 날`
    '06.7.15 11:33 AM (58.238.xxx.65)

    쓰고 보니 웬 오타는 저리도 많은지...ㅡㅡ
    이해해주세요....^^;;

  • 2. ^^
    '06.7.15 12:02 PM (218.235.xxx.32)

    마음까지 션~해져 오네요
    아이가 보고 자라 더욱 따뜻한 사람이 되겠네요

  • 3. 딴지는 아니고요
    '06.7.15 3:51 PM (211.177.xxx.126)

    고추 토마토 가지 이런 걸 그루로 세니 이상해요.. 일년생은 포기나 그냥 고추 한나무 그러는게 나은 거 아닌가요^^ 좋은 글이네요..

  • 4. 아이고...
    '06.7.15 11:23 PM (58.238.xxx.65)

    포기...그게 생각이 안 났었네요..
    그루..라고 쓰면서 뭔가 이상한데;..했더랬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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