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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우리딸

놀람 조회수 : 2,771
작성일 : 2006-07-13 10:08:08
우리딸 43개월인데요..
넘 대담해요..

처음 놀란건..두돌 전인데..자다가 보니까 딸이 옆에 없는거예요..
놀라서 불켜고 찾는데 방에는 없어서 거실로 나가보니까..
캄캄한데서 혼자 미끄럼틀 타고 있지 머예요..
놀래키지 않을라구 살짝 가서 머하냐구 했더니..
"미끄럼틀 타고 있는데요" 하네요..ㅠㅠ

두달전에는..
아침에 일어났는데요..
딸이 먼저 깼더라구요..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일어나서 노나 보다 하는데..
좀 있다가 "엄마 앞이 안보여요~" 하네요..
먼가 하고 보니까..글쎄..
눈꼽이 하얗게 속눈썹에 꼭 본드 발라놓은것처럼 달라붙어서 눈을 못뜨는거예요..
그런데도 혼자 누워서 노래부르고 제 팔 가지고 장난치면서 놀았더라구요.

어제는 9시 좀 넘어서 잠자리 준비를 해놓고 딸 목욕을 시켰어요.
욕조에 물 받아놓고 딸을 넣어놓고 저는 다시 나와서 제 속옷을 챙기러 나왔어요.
찾는 속옷이 안보여서 약간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속옷을 찾아서 일어서는데..
딸애가 "엄마~ 엄마~ 이리 오세요~" 하는거예요.
욕실문을 열었는데..
세상에..
제가 깜빡하고 버릇이 되서 욕실 전등을 꺼버린거예요..ㅠ.ㅠ
깜깜한데 딸애가 앉아서 물을 첨벙거리면서 "엄마~" 하더라구요..

얼마나 놀라고 또 미안하던지..눈물이 날라고 하는데..
울 딸은 태연하게 "엄마아~ 왜 불을 껐어~어?" (이 억양을 들으셔야 하는데..ㅋ) 하는거예요.
"엄마가 욕실 나올때 불끄는 습관이 되서 불을 껐네.. 미안해..미안해.."
"알았어"
"깜깜한데 무섭지 않았니?"
"좀 무서웠어"
그리고 목욕을 하고 나왔습니다.

우리 딸 너무 담대하지 않나요?
저는 다시한번 놀랐답니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고 좀 신경이 쓰여요.
나중에 커서 어디가서 대담하게 나서다가 다치거나 밉보이지 않을까 걱정되요.

말도 얼마나 잘하는지..말문이 딱딱 막히게 해요..
혼내도 겁먹지도 않구 빤히 쳐다보다가 되려 화를 내구..
그러다가 베개에 얼굴 묻고 막 울다가 분이 풀리면 일어나서..
"엄마 우유 주세용~~~" 이러구 애교를 부리고 해요..

우리딸 어찌 다루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혼도 내보고 발바닥도 여러번 때려봤는데 그때뿐이네요..
아직 어린데도 넘 대담하니 제가 가끔 두려운 마음이 들어요..

어떻게 키워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IP : 220.64.xxx.200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6.7.13 10:11 AM (220.86.xxx.191)

    이제 먹이 안 주고 굶어갖고
    여길 떠나게 맹글어야겠어요!!!!

  • 2. ㅋㅋㅋ
    '06.7.13 10:18 AM (59.13.xxx.172)

    울아들 욕실 불 한번 껐다가는 목이 쉬어라 소리 지르는데...
    너무너무 겁쟁이라 어린이집 선생님도 소심하다고 하시더라구요...ㅠ.ㅠ
    좋은 방향으로만 대범해지게 잡아주시면 너무너무 멋진 따님 되시겠어요...^.^

  • 3. ....
    '06.7.13 10:20 AM (218.49.xxx.34)

    ㅎㅎㅎ
    우째 제 큰놈을 많이 닮았네요 .너무 많이 달라서 걱정했는데
    크면서 변하더이다.
    미리 당겨 걱정일랑 마시고 그냥 이쁜점만 크게 누리셔요

  • 4. ```
    '06.7.13 10:21 AM (211.106.xxx.104)

    로긴 했습니다.. 돈 받을라궁..ㅋㅋㅋ 장차 훌륭한 따님이 될것 같으니 대접 잘 하소서..

  • 5. 82표
    '06.7.13 10:24 AM (220.117.xxx.25)

    품자 붙여 드릴게 사진도 올리소서.

  • 6. 곰곰
    '06.7.13 10:33 AM (59.30.xxx.201)

    너무 귀엽네요~~~영리하고 애교많고 담대하기까지 하니 엄마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 같아요.
    부럽기만 한데요 뭘..

  • 7. 애들은
    '06.7.13 10:33 AM (210.204.xxx.252)

    저희 딸아이 그무렵에 정말 넘어져도 울지 않고
    웬만큼 아파서는 울지도 않는 아이였어요.
    그냥 깽~ 한번 울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노는 아이.
    오죽하면 저희 엄마가 우리 애가 아프다고 울면
    진짜 많이 아픈거라고 꼭 병원가라고 신신 당부할 정도였지요.

    지금요? 지금 57개월 6살이거든요.
    자전거타다가 넘어지면 걷지도 못해요. 울면서 아프다고.
    밴드 붙여주면 그것도 아프다고 울고,
    밴드 떼면 뗄때도 아프다고 울고.
    엄살이 말도 못해요.

    애들은 크면 열두번도 더 변한다더니 맞나봐요.ㅎㅎㅎ

  • 8. 우리 딸..
    '06.7.13 10:42 AM (211.230.xxx.70)

    치과가서 신경치료하고 이 다 갈아내고 해도 눈꼭 감고 참지 절대 안울고요
    4-5살때 언니가 탄 자전거 뒤에 탔다가 뒷바퀴로 발이 들어가서..
    그냥 발이 안빠져서 지나가던 아저시가 뒷바퀴 분해해서 발을 빼줬다는데
    집에 들어와서 보여주는데 발등이 정말 너덜너덜 찢어졌어요..
    그래도 이악물고 안울더군요..하도 안스러워 아프면 울라고 그랬을 정도인데
    동생보고 학교다니는 요즘..
    아침에 통학버스까지 혼자 가랬다고 현관에서 울고서잇구..
    자기 넘어졌는데 제가 안일으켜주고 웃었다고 울고..
    베란다에 날벌레 잇다고 이사가자 그러구..
    아기때봐다 더 심해졌어요 ㅠㅠ
    아이들 12번도 더 변하는것 맞아요
    전 원글님 아기 말 잘하는게 넘 부럽네요..
    두돌전에 미끄럼 타요 이런말도하고..
    하긴 저희 딸도 그랬어요..
    둘째 아들놈이 말이 느려서 그런것만 귀에 들어오네요 ㅎㅎ
    암튼 귀엽고 똘똘한 아이 맞아요..
    저희 딸도 지금 아주 똘똘해요..가끔 아기짓을 해서 그렇지 ㅡ.ㅡ;;;

  • 9. ㅎㅎ
    '06.7.13 10:45 AM (59.187.xxx.93)

    6살 울 아들은요 오늘 아침에 유치원 갈 시간 다 되었는데 화장실 앞에서 팬티를 막 벗는거에요.
    뭐 하냐고 했더니 응가 마렵다고.....
    그러고는 한참을 다리를 꼬고 서있는 거에요.
    어서 가서 일 보라고 했더니 무섭다고......ㅠㅠ
    넓지도 않은 집 안에서 방에 혼자있는것도 무섭고 제가 낮잠이라도 자면
    무섭다고 못자게 하고..... 겁 많은 엄말 닮아서 걱정이예요.

  • 10. 히죽
    '06.7.13 10:47 AM (203.255.xxx.34)

    귀여운 따님이라 로그인했어요. 정말정말 귀여엽네요.
    그런데 아이마다 어둠을 좀 덜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는가봐요.
    저희 아이는 아직 21개월인데, 며칠 전에는 깜깜한 밤에 자기 싫다고 도망나가서
    불도 없이 깜깜한 거실에서 혼자 놀고 있더라구요. -_-;

    며칠 전에는 새벽에 제가 일어나서 아침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안방 침대에서 내려와서
    문을 열다가 그 앞에 옷가지가 놓여있어서 잘 안열렸나봐요.
    안방 문 안쪽에서 바시락거리는 소리가 몇 번 나더니.. '엄마, 안열려용' 하더라구요.
    어찌나 귀엽던지, 정말 아이 얼굴에 침 바를 뻔 했어요. ^^

  • 11. 돈주세요2
    '06.7.13 10:55 AM (61.74.xxx.37)

    부럽네요..저도 돈주셔용~

  • 12. ^^
    '06.7.13 11:05 AM (221.164.xxx.187)

    너무 염려마세요.애들이 자라면서 수십번도 더 바뀔거예요.^^

  • 13. 크~
    '06.7.13 11:17 AM (218.235.xxx.32)

    어머니가 절보고 맨날 그런 말씀하셨어요.
    다쳐도 절대 아프다거나 울지도 않고 혼자 잘 처리한다고.
    어린 것이 속이 깊다고.ㅋㅋ
    매사에 믿음이 많이 있으셨죠.
    다 좋은데요.
    결혼해서 시동생 데리고 있어라 시누 데리고 있어라 할 때라든지
    어처구니 없이 억울할 때라든지 너무 싫고 힘들어도
    말을 않고 혼자 삭이고 감당했던 것들이 지금은 막 화가 나요.
    부당하다고 생각이 들때는 혼자 감수하려 들지 말고
    표현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면 금상첨화겠네요.

  • 14. 귀엽..
    '06.7.13 11:43 AM (58.234.xxx.239)

    걱정이라뇨??
    너무 예쁜 딸입니다^^

    아이들 마다 다~ 다르다...
    특히 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나는 건 쉽게 알 수 있어 조숙하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떤 사람은 청량고추를 맛있다 하고, 누구는 떡이 입에 붙어 싫다듯이...

    헌데 한가지.... 아가발을 때리신다는 건...좀.... 다른 방법을 찾으셨으면 ...
    매에도 익숙해진답니다..

  • 15. ..
    '06.7.13 11:50 AM (210.121.xxx.47)

    아이고...너무 귀엽습니다. 많이 예뻐해주세요.

  • 16. 놀람
    '06.7.13 12:02 PM (220.64.xxx.200)

    저는 좀 잘 놀라는 편이라서 우리딸의 이런 모습이 당황스러웠는데..
    여러분들이 좋게 봐주시니 제 기분도 좋아지네요^^

    제가 소심하거든요..
    작년 여름에 미장원 갔는데요..
    제가 우리딸 앞머리만 자르고 뒤에 이상하게 몇가닥이 길게 자란거만 잘라달라했어요..
    근데 잠깐 잡지 보는 사이에..
    글쎄 미장원 할머니가(흑..할머니예요..대를 이어 하는 동네 미장원이요..)
    짧은 단발머리..그러니까 간난이 머리를 만든거예요..
    여름이니까 더워서 잘라야 한다구요..ㅠ.ㅠ

    그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구..집에 와서 얼마나 울었나 몰라요..
    자꾸 눈물이 나더라구요..얼마나 힘들게 기른건데..
    얼굴이 별로 안예뻐서 머리를 꼭 길러야 하거든요..ㅠ.ㅠ

    제가 울면서
    "어떡하지..할머니가 왜 머리를 맘대로 잘랐지? 아빠 오면 머라구 하겠다.." 했더니..

    우리딸 누워서 쳐다보지도 않구 과자 먹으면서..
    "괜찮아~ 아빠 화안내..나 예뻐~ 머리 금방 또 자라~" 이러는거예요.

    미장원 할머니가 머리 금방 자란다고 한 말을 들었거든요..
    근데 희한하게 우리딸 말 들으니까 마음이 싸악 풀어지는거 있죠^^

    울 남편도 딸 머리 보고 "어억.."하는데..
    딸애가 "아빠 예쁘지? 머리 금방 또 자라~" 하니까 그냥 막 웃더라구요..ㅋ
    그때 생각하니까 또 웃기네요..

    장점을 잘 키워주고 싶은데 제가 소심하다 보니까 걱정되서 글을 썼는데..
    귀엽게 봐주셔서 모두 감사해요~

  • 17. 놀람
    '06.7.13 12:06 PM (220.64.xxx.200)

    참, 귀엽..님~

    지금은 제가 때리지 않지만요..
    울 엄마랑 시어머님 모두 때리려면 발바닥을 때려라! 해서 그런건데요..
    그러면 안되나요??
    전 이유도 안 물어보구 하라는대로 한건데..
    그냥 손바닥은 때리면 안된다구 두분 모두 따로 말씀하시더라구요..

    저희 집안은 양가 모두 발바닥만 때리거든요..
    혹시 발바닥 때리면 안되는거면 꼭 좀 알려주세요~

  • 18. 지나다 참견..
    '06.7.13 12:11 PM (61.66.xxx.98)

    때리는 부위가 문제가 아니라
    때리는거 자체가 문제라는 이야기 같은데요.

    귀여운 따님이네요.
    좋으시겠어요.
    잘 키우세요.

  • 19. 저희집
    '06.7.13 12:18 PM (211.215.xxx.87)

    딸내미랑 똑같네요.
    어려서부터 그러더라구요.
    왠만큼 아파선 아프단 말조차 안하니..
    지금 10살인데 지금도 그래요.
    어찌나 씩씩한지...
    전 그런 성격이 참 좋아요.
    징징거리거나 하지 않고 항상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아이거든요.
    대범하구요.

  • 20.
    '06.7.13 1:16 PM (125.57.xxx.183)

    귀엽네요^^..

    근데 저는 아직 아기를 안키워봐서 모르지만..

    글쓰신분이 올리신사례가 너무 어둠하고 연관이 있는건가해서 약간 걱정이되서요.
    보통애들도 어두워도 잘 노나요?

    무서워할것같은데....하긴 그러니까 원글님이 대담하다고 올리셨겠지만
    그냥 왠지 궁금해져서 올려봐요
    어두운거랑 눈쪽하고....뭐
    그런건 상관없는건지....

  • 21. 놀람
    '06.7.13 1:27 PM (220.64.xxx.200)

    아, 때리지 말라는 말씀..ㅎㅎ
    제가 잘못 이해했네요..
    네..어른들이 때려서 버릇 잡아야 한다구 하셔서 몇번 맴매해 봤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후로는 안때려요..감사해요..

    우리딸이 시력이 좋기는 해요..밤눈도 밝은거 같구요..
    김에 붙어있는 얇은 머리카락도 골라내고는 또 그게 누구 머리카락인지 비교해 보더라구요.

  • 22. 앙~
    '06.7.13 2:37 PM (61.97.xxx.79)

    원글님 정말 부러워요..
    귀연 딸 때문에..
    행복하실꺼 같아요..앙~ 부러부러..

  • 23. 염려
    '06.7.13 2:38 PM (59.4.xxx.184)

    지켜보기만 하시고 "얘는 대담하고 겁도 없고.."
    그런 이야기는 듣는 데서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혹시 그런 이야기가 아이에게 구속이 될 수도 있다는 염려가 들어서요..
    예전에 개그맨 이홍렬씨가 그랬어요.
    어려서부터 "얘는 추운 걸 잘 참아." 그런 말씀을 어머니가 늘 하셔서
    정말 추운데도 추운 내색 못 하고 억지로 참느라 괴로웠다구요.
    웃으라 한 얘기였지만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 24. 귀여워라!!!
    '06.7.13 7:59 PM (222.234.xxx.103)

    아고~~ 구여워라!!!
    똘똘하고 이쁜 꼬마 아가씨네요.

    근데 따님 앞에선 우는 모습 자주 보여주시지 마세요.
    엄마가 자주 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녀가 내가 엄마를 지켜줘야 하나보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다네요.
    의젓해지고 그래서 좋은 점도 있지만 그게 따님한테는 일종의 부담이 될 수도 있어요.
    즉 엄마한테 어리광 부리고 엄마로부터 보호받고 위로받고 이런 기회가
    줄어든다는 거죠.
    이쁜 공주님 잘 키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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