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격이 좋은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제 전공은 음악인데, 사람들이 음악하는 사람들은 참 예민하다라는 얘기를 할 때에 나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나도 어쩔 수 없이 예민한 성격이라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존심 강한 엄마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점잖은 성격의 아버지를 닮아서 저는 어려서부터 자존심 강했고 그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 때엔 혼자 삭혀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학교에서 선생님의 편애로 속상했다던지, 인간 관계 속에서 현실적으로는 수긍이 가지만 도의적인 측면에서 내가 불이익을 당했다던지, 아니면 직장생활 속에서 이해타산적인 관계로 인해 심하게 자존심이 상했다던지(물론 제 입장에서이겠죠) 했을 때에, 저는 그때 그때 불합리함에 대해, 그리고 제 억울함에 대해 따지거나 싸우기 보다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했다는 말처럼 그 상황에서 조용히 물러서는 방법을 많이 택했습니다.
저와는 정말 반대의 성격을 가진 낙천적이고 스트레스 안 받고 무던한 남편을 만나 결혼도 했고, 이제는 당분간 전업주부이기에 그다지 예전처럼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날날이지만 종교도 있고 내가 상처받았던 상황도 당분간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가끔 꿈에서 과거의 상황이 다시 재현되어 악몽을 꾸게 됩니다. 가깝게는 몇년 전의 일부터, 혹은 15년 전의 일들까지 내가 자존심을 상했던 그 순간과 그 인물들이 다시 나타나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나는 그 일들을 잊었고 이미 과거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는 있는데, 내 마음은 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았나봅니다.
그런 꿈 속에서 나는 여전히 내 감정을 표출하거나 그 사람들에 맞서 싸우지 않고 혼자 울고만 있었습니다.
저처럼 예민하고 자존심 강한 분들 중에 가끔 이런 악몽을 꾸시는 분들은 없으신가요?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을 겪어 한차례 수술도 받고 완쾌되어 가는 지금, 내 과거의 기억이 꿈에서 다시 나타나 내 몸을 상하게 하지 않을지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무의식에 쌓여있는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다독여서 앞으로 남은 세월에 해가 되지 않게 해야할지 답답한 마음에 이른 아침에 글을 올려봅니다.
추상적이고 답답한 글을 아침부터 올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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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악몽을 꾼 후...
씁쓸 조회수 : 382
작성일 : 2006-07-12 07:24:11
IP : 219.251.xxx.19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 또한…
'06.7.12 7:38 AM (69.109.xxx.36)님의 글을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저도 한때는 북적거리고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이 좋았는데 언제부턴가는 그 속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않은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남의 속이 내 속과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찌기 알았지만 현실에서 부딪칠 때마다 상처받는 내가 싫어서 였습니다.
겉으로는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속은 너무 힘든때가 많습니다만 부모든 형제든 이 모든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것이 제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나이가 드니…스스로 포기도 많이하고 이해심도 조금 늘어가고 세월이 약인지라 성격이 마니 무디어 지니 이 증상도 나아지긴 하지만 제 자신이 즐겁게 제자신을 위해서 살려고 노력해야지만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님께서도 힘들어 하시기 보다는 님 자신을 위해서 무엇이든 바쁜 생활을 만들고 작은 기쁨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즉, 시간이 많고 할일이 없으면 쓸데없는 생각이 많이 침범하는 것 같아요. ….이상 제 경험입니다.2. 씁쓸
'06.7.12 1:53 PM (219.251.xxx.197)답글 감사합니다. 노력 많이 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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