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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그리고...

꼬꼬 조회수 : 1,458
작성일 : 2006-07-11 13:49:53
아직 시댁 생활 환경에 적응이 안됀 새댁입니다.

갑자기 몇달전 일이 떠올라서요. ^^;

저희 부부는 맞벌이 입니다.  수입이 얼마 안돼요.ㅜ.ㅜ

둘이 열심히 벌어도 300이 안돼거든요.

집도 없고.  남편이 결혼전에 혼자 살던 작은 방하나에서

살고 있는데 건물도 경매에 넘어가있는 상태고

집주인도 행방불명이라 어디 구해서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에요.

시댁에서 일원한 푼 받은 적 없구요.

또 받아서도 안돼구요. ^^  저희가 알아서 살아야지요.

아...쓸데없는 소리가 길어졌네요.

남편이랑 저는 토요일도 근무를해요.  주5일제가 많아졌다고는 해도

아직 그렇지 못한 곳들이 더 많지요.

또 남편은 일요일에도 일해요. 평균 한달에 두번은 일요일에 일하고

나머지 두번 일요일은 쉰다고 보면 되죠.

근무시간에 비해 월급이 참 작지만  어쩔수가 없죠. ㅠ.ㅠ

결혼후  몇개월 지나서 시 할머니 생신이 있으셨어요.

문제는 제가 시할머니 할아버지 생신까지 적어놓는걸 깜빡했어요.

남편은 자기 집 식구들 생일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구요.

그러니 할머니 생신도 당연 몰랐지요.

생신 돌아오기 이틀전엔가... 시어머님이 남편이랑 통화하다가 시할머님 생신이란걸

말씀하셨나봐요.  시할머니와 시할아버지는 따로 살고 계셔요.

시댁 바로 건너 마을에 시할머니와 시 할아버지가 사시는데

시댁 친척들은 대부분 고향에 다들 사시구요.

시어머님이 그때 내려올수 있냐고 남편한테 물어봤었나봐요.

근데 남편은 그 주 일요일에 일하는 주라 시간을 뺄 수가 없었어요.

저는 토요일 일하고 일요일은 쉰다지만 솔직히 3시간이 걸리는 시댁

그것도 시할머니 생신에 저 혼자 간다는게 좀 어려웠죠.  

저희 친정쪽은 시할머니 시할아버지 생신때 시간이 되서 손자, 손녀들까지 오면야

즐거운 일이지만 다 큰 손자, 손녀들이라 직장일이나 꼬이게 되면 손자 손녀들까지

꼭 왔다가야 하는 그런거 없거든요.

그냥 자녀들,며느리들 같이 모였다 가는 분위기구요.

그런데 시어머님이 남편한테 " 너는 일하면 못 오고 ~~는 왔다 가라고 하면 안돼냐?'

하셨나봐요.  남편이 퇴근하고서 저에게 통화 내용을 얘기 해주면서 묻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저 조금 그랬어요.

좋은 날 다 같이 축하하면 좋겠지만

3시간이 되는 거리.  토요일에도 저 일하고 일 끝나고 버스타고 시댁을 간다고 하면

저녁 늦게나 떨어지고 또 거기서도 시댁까지 가는 버스를 또 타고 들어가야 하는.

그렇게까지 하면서 저 혼자 가야 하는가 싶었거든요.

정작 친 손자인 남편은 안가는데 저 혼자 거기가서 뭘 해야 하나 싶구요.

시할머니 시 할아버지 생신 자식들이 제일 챙겨야 하는게 아닌가요?  

시부모님이랑 근처에 다들 사시는 작은아버님들 작은 어머님들 그렇게

다 같이 챙기시면 되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물론..좋은 일에 저희도 가면 좋겠지요.  하지만 몇분 근처 거리도 아니고

게다가 저 혼자 토욜날 일 끝내고 밤 늦게 가야 할 만큼 그래야 싶나 싶더라구요.

그 다음날인가 어머님이 저에게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저  이런저런 말씀 드리면서 혼자 가는것도 그렇고해서 다음에 찾아뵙는다고 했어요.

결혼전이나 결혼후나 시댁과의 관계에서 생활방식이나 생각하는 관점이 서로

틀리다보니 안맞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게 나쁘다고 생각은 안해요.

시어머님도 좋은 날 다 같이 모였다가면 좋을 거 같아서 그러셨을꺼란 생각을 하구요.

그렇지만 제가 생활해왔던 한 부분으로 보면 조금 안타까운게

굳이 멀리  떨어져 있는 며느리를 혼자 왔다 가라고 말씀을 왜 하셨나 싶었어요.

같이 사는 시집 안간 딸은 친할머니 생신때 잠깐 얼굴만 비추고 바로 사라져도

상관을 안하시는데  

저 혼자 거기 가서 뭘 했어야 할까 싶은게.

물론 안갔으니 할 말은 없지만요. ^^;

그냥 그런게 안타깝더라구요.  며느리의 입장도 조금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저희 어머님도 좋으신 분인데

상대방 입장 생각 안하고 그냥 바로 툭툭 내뱉는 성격이시거든요.

가끔 안부전화 드릴때도 아들 아침은 잘 먹는지 일단은 그것부터 챙기시구요.

둘 다 맞벌이인데 그 바쁜 아침에 혹시라도 제가 아침을 안챙기나 싶으신지  ...

일 많이 하는 아들 걱정은 하시면서 회사일 하고 집안일 하는 며느리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시고. ^^;

아무래도 아들먼저 끌리시겠지요. ^^

그냥 가끔 말씀이라도 며느리 입장 도 좀 생각 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그런게 좀 안타깝다는 얘기 하려고 글 썼는데

너무 길어져 버렸어요.



죄송해요. ㅜ.ㅜ
IP : 211.226.xxx.4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른들은..-_-
    '06.7.11 2:05 PM (163.152.xxx.46)

    얼굴 잠깐 비춘다는데에 큰 의의를 두시는 것 같아요.
    명분이죠 뭐..
    하실 수 있으면 얼굴 비추고 돌아오세요.
    친손자도 못가는데 어찌보면 생판 남인 내가 가는게 억울하지만...
    어쩌겄어요. 한국 땅에서 살아야 하는데..

  • 2. 다 그래요..
    '06.7.11 2:05 PM (58.145.xxx.194)

    전 시댁에 사는데.. 아무래도 자기 자식이 더 걱정되고 더 신경쓰이고 더 관심가게 되겠지요..
    전 아이를 낳으니 그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가네요
    다른 아이가 아플 때와 (물론 며느리가 남의 아이는 아니지만^^;;)
    제 자식이 아플땐 천지차이입니다.
    저도 가끔 그런 생각들때 많죠..
    '저도 좀 챙겨주세요...ㅠㅠ' 이렇게 속으로만 말해요 ㅎㅎㅎ
    물론 저희 시부모님은 정말 좋으신 분들이고 저도 잘 챙겨주세요^^
    그런데도 남편부터 챙기면 왠지 모를 서운함?
    예를 들면,,
    남편이 밖에서 일하고 왔을때 지쳐하면 "일하느라 힘들지? 얘, 아가 쟤좀 비타민 좀 챙겨줘라"
    이러시는데..
    제가 집안일에 지쳐있을땐.. 뭐.. 그런거 없죠 ^^
    전 지금 휴직중이라 집안일하고 아가 보고 있거든요
    그럴때마다 전 남자로 태어날껄... 하는 생각 많이 합니다.

    아침 먹었는지 물어보시는건 저희 집도 마찬가지에요
    시부모님이 좀 늦게 일어나시니 출근하는거 못보시거든요
    그럼 꼭 아침 먹고 나갔느냐.. 고 물어보시죠
    그리고 제가 밥 잘 안먹으면 "너 모유먹이는데 OO생각해서 많이 좀 먹어야 되지 않겠니.."
    이러시죠..
    결국 손자 생각하시는거죠 뭐^^
    그냥 그런거 넘기셔야 해요~~
    근데 친정가면 친정부모님도 사위보담 저 부터 생각하시던데요..^^ ㅋㅋㅋ

  • 3. 결혼
    '06.7.11 2:08 PM (58.143.xxx.127)

    생활 조금의 선배 차원의 위로 말씀이라 생각 하시고 들으세요
    어머님의 눈 높이를 얼마만큼 빨리 파악 하느냐가 어쩌면
    내가 행복 할수 있는 비결 인것 같아요
    그런말 들어 보셧죠? 똑똑 한거 보다 지혜로운 자가 되라고

  • 4. 첨이라
    '06.7.11 2:13 PM (124.54.xxx.30)

    불쌍한 사람.

    스스로를 이런 헛된 일에 바치다니...

  • 5. 델피니아
    '06.7.11 2:20 PM (220.75.xxx.75)

    님 속상한 마음이...
    구구절절이 와 닿네요.
    시집이라는게... 다 그렇진 않겠지만..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고...
    시엄마는 아들만 생각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그나마..좀 인텔리한 할머니들은 며느리 마음도 헤아려 준다지만..
    그런 어른이 얼마나 될까요?
    많이 배웠다고 그런것도 아니고..
    ...
    어찌보면 여자들이 독하긴 해요^^

  • 6. 시댁일이라면..
    '06.7.11 2:30 PM (58.75.xxx.88)

    까칠하게 댓글 다시는 분 유독 많으십니다..
    같은 일이라도 며느리 댓글과 딸 댓글 다르구요..
    그래서 댓글 달기 겁납니다..

    개인적 사정은 다 다를테고
    글만 놓고 본다면..
    아마 첫 생신이라 그랬을 겁니다..
    사람 위하고 살면 다 내게 돌아옵니다..
    마음 너그럽게 가지시면 다 부메랑되어 돌아올거구요..

    처음이라 겪을 어려움이 여럿 있을테지만
    지혜롭게 넘기세요..
    우리 딸이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을까 생각할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새댁 ..행복하게 슬기롭게 극복하며 알콩달콩 살아가세요^^

  • 7. 원글녀
    '06.7.11 2:51 PM (211.226.xxx.48)

    네~ 행복하고 슬기롭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께요. 감사해요~^^
    결혼전에도 시댁은 물론 시할머니 시할아버지 몇번 뵈었어요. 인사차 한 두번.
    시댁 바로 근처거든요. 결혼식때..시할머니 시할아버지 나이드신 분들이 예식장 오기 그렇다고
    안오셨어요. 결혼식 끝나고 저희 신혼여행 가야 하는데 또 시할머니 시할아버지한테 인사드리러
    또 다시 그리로 가고..
    결혼후에도 시댁가면 시할머니 할아버지 댁도 꼭 가요. ^^ 가까운 편이라.
    저희가 사실 아기 가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모아야 할 형편이라 왠만하면 특별한 일 없이
    시골은 자주 못가요. 왔다갔다 비용이.. 시할머님 생신때도 남편은 일하고 저 결혼한지
    얼마 안돼서 정말 시댁 어려웠던터라 혼자 가기도 그렇고 또 그 다음달이 어버이 날이 있는 달이어서
    어차피 어버이 날에 시골 내려올 일에 그때 찾아뵈어야 겠다 하고 좀 양해를 구했지요.^^;
    시할머니 생신이 4월 이었거든요. 4월말쯤...5월초에 어버이날이 있으니 그때 내려가서
    뵙고 와야겠다 했구요.
    참 희안하게도 모든 일은 겪기 전엔 무척 예민하게 다가오는거 같아요. 그때도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또 그다지 예민한 일이 아니었던 것 처럼 느껴지구요.^^
    경험을 하게 되면 그 다음엔 많이 유~해지는거 같아요. 마음이. ^^
    저도 아마 많은 경험을 하면서 터득하게 되겠지요? ^^
    지혜로운 여자..아내..며느리가 되고 싶어요. ^^

  • 8. 요즘
    '06.7.11 4:01 PM (210.0.xxx.38)

    핑팬돌님.^^
    긴 댓글 감사드려요. 흐흐
    저도 아이허브에서 자주 구매하는 건 아닌데
    꼭 필요한 것만 하거든요.
    스킨은 아직 안 써봤는데...참고할게요.

    치약은 벨레다 소금치약이 좋더라구요.
    짠맛이 강하고 소금이 씹히긴한데...
    하고나면 무지 개운해요.
    근데 소금치약으로 양치질할 땐 좀 거북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쓰고나면 개운개운...한 번 써 보세요.

    링크하신 제품들 제가 눈여겨 보고 있다가 구매에 참고할게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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