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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너무 재미없어요.

ㅠ.ㅠ 조회수 : 1,782
작성일 : 2006-06-26 10:52:53
결혼한지 1년도 안됐는데
어찌보면 아직도 즐겁고 행복할 신혼인데.
전 왜이리 재미없고 우울하기만 한지 모르겠어요.
결혼하고 남편있는 외지로 와서 주변엔 아는 사람 하나
없어서 그런건지..
정말 미치도록 답답하고 숨막힐때 누군가랑 얘기하고 싶은데
정말 주변에 아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 자연히 우울증
걸릴것만 같더라구요.
저도 일하고 있지만  회사에서도 직장 동료가 없어요.
그냥 사장님들 하고만 일하는 터라. ㅠ.ㅠ
남편은...나쁘지 않지만 갈수록 그냥 지쳐요. 제가.
맞벌이 하고 아이도 없으면서
일찍 퇴근하는 제가 늘 옷 갈아입고 자리에 않지도 못한 채
저녁을 준비해서 남편 퇴근하면 같이 먹고..(대략 8시 30분쯤요.)
먹고나서 잠깐 쉬었다가 설거지하고...
요샌 남편이 잠자기 전에 청소기 돌리는걸 맡아서 해주지만
스스로 그걸 무지 내세우는..(좀 웃겨요.)
어쩌다가 일주일에 설거지 많으면 두번 아니면 한번 해주면서
가끔 내가 설거지 부탁하면 일단 인상부터 찌그렸다가 자기가 저번에도
했다는둥 어쨌다는 둥 말이 길어지고 사람 맥 빠지게 해놓고서야
한다고 하고... 그럼 저는 기분 상해서 그냥 제가 하죠.
설거지 안해줘서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고 생각해주려는 배려.
남편은 갈수록 그게 없어지는 거 같아요.
82언니들 그러시겠죠.  남자들이 다 그런다고... 그런데 전 그렇다고 포기하며
사는게 왜이렇게 우울한지 모르겠어요.
설거지는 제가 할 수 있지만 말이라도 예쁘고 곱게...또는 표정이라도 긍정적이게.
그런데 표정부터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남편.
몇십년 산 것도 아니고 아직 1년도 채 안됐는데.
너무 너무 재미 없어요.  
부부관계... 일주일에 많으면 한번 아니면 없고.
한동안은 제가 남편에게 이런저런 제 생각을 말하기도 했어요.
여자의 마음은 이렇고 저렇고...또 그런 부부사랑을 가질때도 여자는 많이 배려를
해줘야 하고..어쩌고... 뭐 그때마다 알았다고 대답은 프로급인데 그 후엔 또
말짱 도루묵...
그 전엔 일주일을 넘어간다 싶으면 먼저 표현했어요. 우리 너무 길어진거 같다고 하면서..
그럼 꼭 무슨 일 계획하고 하는 것 마냥 내일 이나 모레..이런식으로 계획잡고 ..
막상 그때도 전 잘 모르겠어요. 별로 느끼지 못하거든요.  남편의 대충 대충의 행동도
기분을 확 날아가게  만드는 이유겠지요.
자존심도 상했어요.  정말 다시는 남편하고 하지 않겠다 ..라고 생각할 만큼..
물론 생각은 그렇지만 또 현실은 하루 이틀 지나면 화해모드로 자연히 돌아갔구요.
그런데 요즘은 저도 별로 생각이 없어요.  특히 남편이 그냥 싫어져요.
노력하는 모습은 안보이고 늘 대충이고.  어쩌다 말하면 무슨 계획 잡듯이 내일이나 모레.
그런 소리 들으면 그냥 기분 팍 상하고.. (저도 생각이 있어서 얘기하는 건 아니거든요.)
영화며 문화생활 한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나고.
주말에도 일을 많이 하는 남편이라 시간 내기도 힘들긴 하지만 쉬는 날이 와도
먼저 어디 놀러 가자고 계획 한번 잡질 않고.
늘 제가 계획하고 거의 이끌어 가는 편인데 이젠 정말 지쳐요.
정말 김빠지고 맥빠지고 짜증나고 재미없는...
집에 들어가기도 싫고 남편도 보기 싫은데 갈 곳도 없고.  방 한칸짜리에
들어가서 남편이랑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말 안하는 것도 너무 답답하지만 말하기는 싫고.
요즘은 길거리에 연인들이 어찌나 이뻐보이고 부러운지 모르겠어요.
여자도 남자도 상대방에게 하는 표현들이나 행동들이 너무 부러워요.
저는  늘 먼저 하기만 하는 제가 이젠 지치고 버겁거든요.
남편에게 이래서 저래서 우리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기분좋을때 차분히 얘기도 해봤어요.
늘 그때뿐이죠...
정말 재미없네요.  삶을 재미로 사는 건 아닐테지만...
적어도 행복은 아니어도 즐겁다는 기분은 들어야 할터인데.
그냥 왜 결혼을 했지...라는 생각만 들어요.  
저 우울증이 맞는 걸까요?
IP : 211.226.xxx.4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랑..
    '06.6.26 10:55 AM (59.8.xxx.92)

    우와~~~~ 그 판매자....양심이 6천원짜리인가 보네요.

    영구 강퇴.....시켜야겠네요.

  • 2. 저두..
    '06.6.26 11:06 AM (220.73.xxx.35)

    저두 결혼 3년차이지만 님이랑 비슷해요.. 아기도 없고..
    문제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결혼 생활..

  • 3. 저도
    '06.6.26 11:23 AM (222.118.xxx.179)

    요즘 삶이 무척 무료해요...
    애하나있는데 이제 세돌지나니 손도 덜가고 편해지긴했는데
    심심하고 사는낙이 없네요...맨날 반복되는 생활...
    저녁에 잠들면서 낼은 또 똑같은 일과로 보낼꺼 생각하믄 지겨워요..

    예전에 애없고 직장다닐땐 남편과 데이트도 하고 나름 즐거웠는데
    매일매일 애랑 보내는시간이 지루해요...동네아짐이랑 수다떠는것도 하루이틀이지....
    별생산성도 없고....

    그냥 가끔 예전친한친구들만나면 삶의 활력소가 되더라구여..

    그리고 연인들 부러워해봤자 다 결혼하면 걔네들도 마찬가지예요..부러워마셔요..
    저도 신혼땐 기대치가 많아 그만큼 싸웠는데...이제 오년차되고보니
    싸우는것도 피차 피곤하고 웬만하면 서로 참으려고해요..
    남편이 아무리 잘한다해도 여자들마음에 100프로 만족할순없는것같아요..
    에구..그냥 저정도만해도 다행이려니 살아야지....

  • 4. .
    '06.6.26 11:35 AM (203.229.xxx.225)

    저는 결혼 몇 달 전부터 길러온 동물때문에 그나마 사는 거 같아요. 아직 애 만들 생각은 없는데.. 퇴근하고가면 종일 기다리다가 옆에 졸졸따라다니며 왜 이제 왔냐고 하는 동물이 있으니 신랑이 늦게 들어와도 위로가 되구.... 근데 문제는 동물기르면 애한테 안 좋다느니 그런 염려를 하시는 시댁어른들의 압력이...

  • 5. 저두
    '06.6.26 12:01 PM (210.178.xxx.18)

    신혼인데 '깨볶느라 바뿌지?' 라는 말이 젤 속상해요.
    직장다니고 돌아와서 밥해먹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쓰레기는 분리해서 넣어줘. 양말 세탁기에 넣어줘
    화장실 슬리퍼 물에 젖었으면 세워줘..
    정말 치사하고 촌스런 대화가 일상입니다.
    누구 말씀처럼 신데렐라가 왕자님이랑 오래오래 행복할수 있었던건
    밥해주는 요리사도 있고 빨래해주고 이뿐옷 입혀주는 도우미도 있고
    돈 마저 넉넉한...모든게 셋팅된곳에서 결혼생활을 했기 때문이라고도 말씀하시던데....
    아이가 생기면 좋아진다고 조언 해주시지만
    아이는 임신하는것두 육아를 생각하는것두 오히려 상상만으로도 스트레스의 근원인데요 뭘.
    역시 치사한 방법이지만 사람은 억울하다는 심정만 덜해도 기분이 훨 나아진답니다.
    전....이렇게 힘들게 돈벌어서 시댁에 반을 뚝 떼어 드려야하는 가난한 남편이랑 삽니다.
    이런신혼도 있으니.......저같은 사람 위로 삼는것두 방법이 아닐런지..

  • 6. 저도
    '06.6.26 1:18 PM (211.114.xxx.130)

    저도 그래요
    전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답답하답니다.
    좁은 공간에 둘이 있으면 가끔씩 짜증도 나고 어떨땐 왠지 모르게
    긴장감도 돌구요.
    짜증 안낼려고 조심하다 보니...
    사는게 원래 재미없는거구나 싶어요
    이럼 안되는데

  • 7. 재미를
    '06.6.26 4:57 PM (125.129.xxx.51)

    남편과 연관해서 찾지 마세요
    신혼이라...라는 말 저는 개인적으로 참 싫어하는데

    신혼이라
    눈에 콩깍지가 쒸워서 머든 달콤하다
    점점 식어가는 거 말고,
    서로 점점 내 몸처럼 알아가고 신뢰하는게
    정작 좋은 결혼이 아닐까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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