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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땜에 우울합니다.

우울 조회수 : 1,202
작성일 : 2006-05-25 09:53:56
결혼 7개월차.
오랜 연애끝에 결혼해서 싸우기도 많이 하고
또 잘 풀리고 .
결혼하고서도 몇번 싸우기도 했고 또 풀렸고.
자주 싸우고 풀리는 일들은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듯해서  쉽게 풀리는 듯도 해요.
그런데 제가 가장 남편한테 서운할때는
제가 아파서 힘들때에요.
어제도.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몸이 계속 피곤하더군요.
요새 신경쓸일이 너무 많아서 아무래도 신경성인거 같아요.
회사일이 잘 풀리지 않아 신경쓰이고
이래저래 회사에서 피곤한 일이 많거든요.
아침부터 피곤한 몸이 하루가 다 되어가도 힘이 들더라구요.
하루내내 머리는 무겁고 기운빠지고.
퇴근길에도 그냥 몸을 끌다시피 하고 걸어왔어요.
집에 오자마자 저녁 준비고 뭐고 도통 할 힘이 없더라구요.
픽 쓰러져서 남편퇴근 할 시간까지 누워서 쉬려고 누웠는데
머리는 너무 무겁고 힘들고.
아침부터 몸이 안좋다는걸 남편도 알아요.
중간에 통화했을때도 몸이 너무 피곤하고 머리도 무겁다 라고 말했고.
퇴근할때도 저녁준비 못할거 같다고 오늘은 그냥 간단하게 먹자. 하고
몸상태가 너무 안좋다며 통화했거든요.
남편 집에와서는 괜찮냐고 묻기는 했습니다만.
그러고는 배고프다며 라면 끓일 생각만 하더군요.
여자인 제 입장에서는 몸이 아파도 남편 저녁 잘 못챙겨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데
남편은 퇴근해서 아프다는 와이프 머리라도 한번 짚어주고 그랬음 좋겠는데
배고프다고 먹을 생각만 하니까 왜케 기분이 안좋던지요.
생각해보니.
제가 생긴건 날카롭게 생겼거든요.  살이 없어서.  근데 속마음은 되게 여려요.ㅠ.ㅠ
남편이 조금이라도 아프다고 엄살부려도 머리 만져 주고 안마도 해주고.
때론 입맛 없을땐 죽도 끓여주고...
아프다는 사람옆에서 제가 더 걱정하고 그랬는데
남편은 제가 아프다고 하면 그냥 말로만 괜찮냐고 그러고는
먼저 어디가 아픈지 만져주거나 그러지 않았네요.
늘 제가 어디가 아프니까 좀 안마해주라.  이래야만 그때서나 손 움직일 생각하고. ㅠ.ㅠ
어제도 너무 피곤한데다 몸이 너무 안좋아서 힘이 들었거든요.
대충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다시 누웠는데도 머리가 너무 무겁고 아픈거에요.
그래서 TV보는 남편에게 그랬지요.
나 머리좀 눌러주라.  하구요.  그랬더니 남편이 대뜸.  머리가 왜~!  이러는 거에요.
귀찮다는 듯이.
순간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눈물이 핑 돌면서 화가 너무 나데요.
그래서 막 뭐라고 그랬어요.  아침부터 지금까지 내내 머리가 무겁고 몸이 힘들다고 말했는데
그냥 말하기 전에 좀 머리 눌러주면 어디가 덧나냐고.  너무 힘들어서 머리좀 눌러달라는데
머리가 왜?  꼭 그렇게 말해야겠느냐고.
남편은 뒤늦게 자기 변명 늘어놓데요.  자기 말투가 그래서 그런거지.. 그렇다구요.
말투랑 머리가 왜~! 하는 말이랑 무슨 상관인지.  
막 말씨름을 햇어요.  너무한거 아니냐.  적어도 사람이 아프다는데 먼저 아픈곳 만져주진 못할 망정
아픈사람이 부탁을 하는데도 그따위로 밖에 못하느냐고.  
너무 화가 났거든요.  그랬더니 잔소리 듣기 싫어하는 남편도 어쩌구 저쩌구...
순간 말하기도 싫고 몸이 더 힘들고 아파서 그런지 서러워서 눈물이 자꾸 나고.
설거지 거리도 쌓여있고.  손빨래 거리도 좀 있고.  씻어야 하고 . 그래서
화장실에서 이마 질끈 동여매고 빨래를 하는데 눈물이 자꾸 나오더라구요.
이마 동여맨건 그렇게 하니까 그래도 좀 머리가 괜찮아지는 거 같아서요. ㅠ.ㅠ
그렇게 힘들게 빨래하는데 남편이 화장실 문 열어보더니 아프다는 사람이 빨래는 왜 하냐며
뒤에서 쳐다보고만 있데요.  전 대답도 안했거든요. 하기도 싫고 쳐다보기도 싫구요.
빨래 다 하고 나왔더니  남편도 속이 답답했는지 바람쐬고 온다고 나가더라구요.
그래봐야 30분 바람쐬고 들어 오겠거니 했는데  2시간이 지나도 안들어오데요.
바람쐬러 나가면서 아마 pc방에서 게임하다가 늦었겠지요.  
남편은 싸우고 나가도 pc방에서 게임하면서 시간때우고 오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아프다는 사람 집에 놔두고 바람쐬러 나간다면서 2시간이 넘게 안들어오니
더욱 기분이 안좋더라구요.
그러다 먼저 잠이 들었고.  잠이 들면서도 너무 서러웠고. 화가 났어요.
아침에도 일어나서 깨우고 같이 출근준비 하는데 남편에 대한 아무것도 해주기가 싫었어요.
혼자 일어나서 출근준비하고 그냥 나와 버렸네요.
오늘도 몸이 피곤한데  저녁에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요.
우습게도 남편이랑 말하기 싫은데 같은 공간에서 둘이 말안하고 있음 또 제가 답답해서 안돼거든요.
퇴근해서 집에가기 싫은데 갈 곳도 없네요.
작년에 결혼하고 이곳으로 처음 온지라 주변에 아는 사람 아무도 없거든요.
혼자 갈 곳도 없고.  
요즘은 회사에서도 힘들고 집에서도 힘들고. 우울하네요.
이러다가 정말 우울증 걸릴것만 같아요.
IP : 211.226.xxx.1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남자들은
    '06.5.25 10:08 AM (219.240.xxx.233)

    정말 여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줄 모르는거 같아요.
    물론 여자도 남자들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구요.
    여자는 말 한마디에도 마음에 쌓인 것들이 풀어지는데...
    남자들은 그런걸 못하더라구요.
    너무 자주 아프거나 하시면 남자들 짜증내요.
    물론 아픈데...아프지 않은척 할 수는 없지만 자주 아파하면 그러더라구요.

    남자랑 여자는 생각자체가 너무나 다르기때문에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은거 같아요.

    힘내시구요~
    홧팅~입니다.

  • 2. ...
    '06.5.25 10:20 AM (218.239.xxx.42)

    에고...정말 남자 데리고 살기 힘듭니다.
    얼마나 눈치가 없는지... 결혼 10년차도 별 수 없습니다.
    아파서 누워 있어도 퇴근해서 문 빼꼼히 열어 보고는 서 있는 상태에서 내려다 보며
    " 괜찮나 !" 한마디만 하고는 문 닫고 나갑니다.
    그리고는 절대 제가 누워 있는 방에 얼씬도 안 합니다.
    그나마 12년쯤 되니까 머리도 짚어주고 나름 배려를 하는게 보이네요. ㅠㅠ (그래도 98% 부족...)
    정말 마음 비우지 않으면 우울증 오기 딱이예요.
    자상한 남편분과 사시는 분들은 정말 좋으시겠다는 생각이 더러 듭니다.

  • 3. 후후^^
    '06.5.25 10:37 AM (222.96.xxx.210)

    저도 지금 병중 입니다.
    병 끝에 회복중이라는 말이 정확한데, 조금 몸이 나으니까
    애들하는것도 마음에 안들고 남편 하는 것도 마음에 안들어서
    잔소리에 짜증이 자꾸 나네요.
    그래서 목소리가 좀 하이톤으로 올라가면 제 남편
    "자꾸 짜증내는 걸 보니 좀 살만 한가 보네?" 이럽니다.
    하기야 너무 아플때는 짜증낼 기운도 없어서 죽은 듯이 있어지지만
    여자들은 집안일에 신경이 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운만 생기면
    잔소리가 자꾸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참 말이 얄밉게 느껴 지더군요.
    그래서 아침부터 한 판 싸웠어요 ㅠ.ㅠ

  • 4. 마자요..
    '06.5.25 6:20 PM (58.143.xxx.159)

    아플때 모른 척 하는 것이 제일 서러워요..
    제 남푠보다 낫네요.저는 목이 너무 심하게 아팠는 데 모른척 하는 거예요....
    그래서 친정에 전화해서 목놓아 울었답니다.(저도 울지 않고 내색 안하는 편인데..)
    그 다음부터는 신랑이 몇마디는 해주지요.그래도 아픈 사람을 이해 못합니다..
    저는 그랬어요.당신 아플 때 보자 고요..그렇게 말하고 실행해요..
    가끔 술먹은 다음날 카레 만들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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