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마트에 가려고 길을 걷는데 어느 아주머니께서 저랑 지나치면서 안좋은 표정으로 "너무 말랐네."하시며 가시더라고요.
저는 처음엔 제 얘긴 줄 모르고 가다가 이상해서 주변을 봤더니 저 밖에 없어요, 저한테 그러신거죠.
근데 그 아주머니 정말 얼굴 한번 본적 없는 타인인데 제가 말라보였다 한들 그렇게 큰 목소리로 억양 높여 대놓고 말랐다고 타박을 주시는지...저 순간 황당했답니다.
굳이 제 몸매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냥 마른 55정도라고 볼 수 있어요.
길가다 저런 말 들을 정도는 아니거든요.
암튼 황당해서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한국은 정말 타인의 몸매나 직업 눈에 보이는 외모 같은 것에 지나칠 정도로 반응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저 한때 88이나 99사이즈 입을 때도 길가다 돼지 같다는 둥 엘리베이터 타면 뒤에서 엘리베이터 떨어지겠다는 둥 하는 소리 종종 들었거든요.
제가 살이 찌기도 했다가 빠지기도 했다가 해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살이 좀 있거나 없거나 그냥 다 괜찮아요.
어렵겠지만 정말 살찐 자신의 모습이 싫다면 운동하고 소식해서 살을 빼면 되고 살이 너무 없어서 고민이라면 역시 운동하고 식이조절해서 살을 좀 찌우면 되는거죠.
하지만 그 전에 그건 온전히 자신의 마음 아닌지,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문제에 관해서만큼은 타인의 시선이 정말 따가워요.
어차피 몸매도 자기만족이라고 전 생각하거든요, 좀 통통하거나 말랐어도 자기가 그게 좋으면 타인이 뭐라 할 문제가 아니지요.
건강상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심각한 게 아니라면요.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뚱뚱했을 때도 자신의 몸에 참 무던했어요, 남들이 살 쪘다고 타박하고 놀려도 제가 맛있는 음식 마음껏 먹고 운동도 하기 싫어하니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살다가 디스크가 생기는 바람에 의사의 권유대로 살을 뺐죠.
물론 의사한테도 살이 많아 디스크가 생겼다는 둥 등에 협곡이 있다는 둥 어느 남자 고생시키려고 그렇게 살이 쪘냐는 둥 별 말 다 들었어요.
사실 디스크는 살보다는 자세의 문제거든요.
이래저래 살다보니 뚱뚱하기도 하고 마르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지만 왜 타인의 몸매에 대해 그렇게 관심들이 많은지 전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그냥 보기 좋으면 날씬하시네요, 칭찬 한마디 정도고 자신의 눈에 보기 안좋아도 직접적으로 대놓고 저리 말하는 건 정말 실례를 넘어 무례라고 전 생각해요.
안면이 좀 있는 사이라도 타인의 몸무게, 월급, 사생활 같은 건 조심스러운건데 그냥 또 저런 일 겪고 나니 좀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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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과한 관심정도 되려나요
길가다 조회수 : 443
작성일 : 2006-05-23 12:57:43
IP : 211.61.xxx.23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맞아요
'06.5.23 1:18 PM (218.239.xxx.85)정작 그런 사람은 자기가 남한테 듣기 싫은 소리 한마디라도 듣게되면 거품 물고 쓰러집니다.
유아적 대응이건 세련된 대응이건 그런 사람한테는 즉각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대해줘야 합니다.
너나 잘해라~하구요.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만큼 본인도 기분 나빠봐야 그게 얼마나 무례하고 실레인지 느끼고 반성이라도 하지요. 그런사람 인간만들 기회를 주세요.
저도 주위에 그런 사람 몇 있었느데 번번히 참다가 같은 식으로 대응해 줬더니 조심스럽게 대하기 시작하더군요. 인간성 문제지요...2. 맞아요2.
'06.5.23 8:19 PM (58.227.xxx.173)정말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너무 말이 많은 것 같아요.
남의 몸매든 뭐든..
전에 82에서 있었던 일들도 그렇고..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것에 대해 마구 씹어댈 권리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씹어대는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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