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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요.

시금치가 싫다 조회수 : 2,021
작성일 : 2006-05-10 19:28:48
시댁만 생각하면 결혼한 게 후회가 됩니다.  결혼하면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아요.

저희는 맞벌이라서 주중에는 전혀 시간이 없어요.  그리고 야근도 무척 잦아서 집에 오면 거의 10시 11시 입니다.  그 때 가서 씻고 집안 일 좀 하고 뭐 하고 나면 벌써 졸음이 쏟아져요.  그럼 시댁에 전화 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자게 되요.  그래도 일 주일에 한 번은 꼭 전화 해요.  남편은 비록 한 달에 한 번도 친정에 전화 안 하지만요.  그치만 제가 전화하면 시어머니는 매번 며느리 목소리 듣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고 성화십니다.  매일 전화하기를 바라신다고 했었거든요 전에.  하지만 어떻게 매일매일 전화를 해요?  남편은 한 달은 커녕 두 달에 한 번 할까 말까하는데 우리 엄마 남편이 전화하면 그저 감사할 따름인 게 너무 속상합니다.

그리고 결혼한지 이제 7개월 되었는데 따져 보니 열 세 번을 시댁에 갔었거든요?  그런데도 어머님 아버님은 저를 보면 전화도 자주 안 하면서 집에도 자주 안 온다고 꼭 한다미씩 하십니다.  시어머니한테 혼좀 나야겠다구...  그 정도 시댁 갔으면 자주 간 거 아닌가요?  물론 어머님은 매주 오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매주 시댁에를 가나요?  저도 주말에 볼 일도 많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좀 쉬고도 싶어요.  일주일내내 직장일로 시달리다가 주말까지 시댁에서 보내야 한다면 전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 남자들 거의 그렇듯이 제 남편도 부모님앞에서 아내편 못 들어주는 사람이예요.  부모님이 서운하실까봐 그러시는 거죠.  결혼하더니 부인편만 든다구 섭섭해 하실까 봐.  시부모님이 아무리 힘들게 하셔도 남편이 제 편 들어주고 어머님 아버님 앞에서 이 사람 직장다니는 것만도 힘든데 그렇게 무리한 요구로 부담주지 말라고 큰소리 쳐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런 꿈은 괜히 마음만 더 심란하게 할 뿐이니 빨리 접는 게 낫겠죠?  ㅠ.ㅠ

시댁식구들은 딸아들 할 거 없이 모두 어찌나 자주 모여서 같이 식사하고 어울리는지 제 시부모님들은 정말 너무 행복하셔서 불만도 많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결혼한 딸이 출가외인이랍시고 친정에 잘 안 온다던지 아님 사위가 친정가는 걸 싫어해서 잘 안 온다던지 하는 집도 많잖아요.  하지만 시댁 땰과 사위는 그렇지 않아서 제 시부모님은 딸아들 다 당신집에 모여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요.  전 그 때마다 우리부모님 생각하면 속에서 치밀어 오릅니다.  왜 시어머니딸은 지금 자기 친정엄마랑 있는데 나는 내 친정엄마랑 안 있고 시어머니랑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너무 시댁에 소홀한 건가요?  어머님 아버님 뜻대로 따라야 하는 걸까요?  님들은 얼마나 자주 전화하시고 시댁에 가세요?
IP : 218.159.xxx.113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가보기엔
    '06.5.10 7:33 PM (58.140.xxx.15)

    일주일에 한번 전화하고 이주일에 한번꼴로 찾아뵙는다면... 충분하신거 같은데요...
    더 잘할려고 노력해봤자 시부모님이 100% 만족할 만큼...그 기대치만큼.... 하실 수 있겠어요?
    어차피 만족 못하시고 더..더.. 요구하실 거여요...
    그냥 지금 그정도면 된거같은데...
    서운하다 섭섭하다 말씀하시는거는 한귀로듣고 한귀로 흘리는 수 밖에...

  • 2. 그러려니
    '06.5.10 7:38 PM (211.169.xxx.138)

    해 버리세요.
    괜히 내 속 상하면 병나요.

    가는 것도 전화도 줄이세요.
    욕하라고 하시구요.
    직장일에 이제 곧 아기까지 생기면
    원글님 감당 못하십니다.

    지금부터 내 몸 간수하는 법을 익히세요.
    아무도 내 인생을 살아주지 않는답니다.
    남편도 물론 남의 편이랍니다.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 3. ...
    '06.5.10 7:40 PM (211.207.xxx.43)

    아무리 잘해도 더 잘하길 바라실겁니다.
    차라리 빨리 포기하게 만드시는게 나을걸요.

  • 4. 힘드시겠어요...
    '06.5.10 7:42 PM (222.118.xxx.56)

    정말 힘드시겠네요... 주위 사람 돌아보고 챙기고 하는 일들(부모님이라 하덜도) 내가 형편이 될 때 할 수 있느거라고 생각해요.. 나 자신 그리도 힘들게 사는데 그걸 배려해 주지 않고 챙겨달라는 시부모님들...아마 지금보다 더 신경 써도 더 더욱 잘하길 바라실걸요...더군다나 친정에 별로 전화도 자주 하지 않는다면서요, 남편분.....꼭 똑같이 하자 주의는 아니지만 .... 며느리 사정 몰라주는 그런 시부모님들이라면 저같아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도리만 할것 같아요.. 님. 윗님 말씀처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세요...

  • 5. ;;
    '06.5.10 7:43 PM (218.53.xxx.142)

    도대체 1주일에 한번씩 가면 뭐하다 오게 되나요?
    결혼했으면 각자의 집에서 쉬기도 하고 나름대로 시간을 갖는게 당연한거 같은데 왜 시집에 가서 같이 있어야 한다는건지 이해가 안되는 풍습이에요.
    며느리가 시집을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도 아니고 충분히 자신을 위해서 살 수 있는거 아닌지.
    저같으면 이일저일 만들어서라도 안가고 차라리 좋은 소리 안듣는 쪽을 택하겠어요.
    며느리 잘한다는 좋은 소리 기대하지 않으면 되는 일인데요.

  • 6. 처음에
    '06.5.10 7:50 PM (124.59.xxx.90)

    너무 잘하려고 하면 나중에 감당못하세요.
    안되는 것은 안된다 딱 잘라 말씀드리는게 섭섭하시더라도
    서로 편하고 좋습니다. 다 길들여지게 되어 있어요.

  • 7. 두루두루
    '06.5.10 7:58 PM (58.238.xxx.227)

    누군가에게 시부모가 되는 입장에 계신 분들의 인식이 좀 바꼈으면 좋겠어요.
    결혼과 동시에 부부만 잘 살도록 완전한 독립을 인정하고 양가에서 지켜봐주면 좋겠어요.
    저도 언젠간 시어머니가 되겠지만 그리 해주고 싶어요.
    지금도 진행이지만 너무나 질리게 고생해본 나머지 제 시대에서 끝내고 싶어요.
    자식 키워보니 품안의 자식이 분명 아닌데 뜬금없이 왜 풍으려고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 8. 가정
    '06.5.10 8:01 PM (124.111.xxx.224)

    결혼을 하셨으니 님도 구성원 2명의 가정입니다.
    자식으로서, 며느리로서 부모님께 도리도 하고 효도도 해야합니다.
    하지만, 두사람이 잘 사는 것 만한 효도가 있을까요?

    둘이서 맞벌이 하면서 생활하는 것도 쉽지 않고, 주말에는 밀린 집안일이며 휴식을 취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아무리 뭐라 말씀하셔도 흘려듣고 몸이 아프다 혹은 남편에게 핑계를 대서라도 회사 나가서 일해야 한다고 하고 님을 충전할 시간을 가지세요.
    남편을 어머니 모드에서 아내 모드로 바꾸기까지 쉬운일이 아닙니다. 말 몇마디로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약한 모습, 힘든 모습 안스럽게 보여서라도 남편을 바꿔나가세요.
    잘 해나가실 수 있을 거에요.

  • 9. 입장
    '06.5.10 8:13 PM (210.92.xxx.46)

    그댁 시누도 자주 친정에 온다면서요.
    님도 친정 간다고 배 째 버리세요.
    참 웃긴 시어머니네요.

    자기 딸이 맨날 시댁 가야 되서 친정이랑 연 끊고 살아야 된다고는 생각 안 하나 봅니다.

  • 10. 여러분
    '06.5.10 8:22 PM (222.118.xxx.56)

    우리 세대는 정말 그런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정말 그러지 맙시다! 하긴 우리 자식들 그때가서 시집 눈치보며 사는 며느리 있을까요...딸들 모두 상전으로 자라고 있는데...

  • 11. 저도..
    '06.5.10 9:21 PM (61.98.xxx.31)

    저도 맞벌이하면서 거의 8년을 그러고 지냈습니다...
    지금은 13년차, 전업주부인데도 그렇게 안합니다...
    첨에는 섭해하셔도 이제는 뭐라 안하십니다...한 십년지나니 약간의 배짱도 생기네요...^^;;;

  • 12. ..
    '06.5.10 9:25 PM (218.55.xxx.94)

    전화 할수록 자주 갈수록 더 오길 바라는게 시댁 마음이던데요..
    전 전화 안하고, 왠만한 핑계대고 덜 갑니다.
    그게 나쁜게 아니라 서로 스트레스 안받고.....
    아직도 그래서 제가 전화하면 왠일로 전화했냐고 비꼬십니다. 아니 비꼽니다.
    참다가 저번엔 왜 비꼬시냐고 웃으며 얘기했더니 담부턴 안그러더라구요...
    암튼 결론 적절히 무시하셔야 맘편합니다. 병납니다.

  • 13. 저도 그랬어요
    '06.5.10 9:51 PM (220.75.xxx.176)

    나머지 다 똑같고 7개월동안 한 20번 갔나? 직장 다니면서 그 정도면 정말 자주 간거 아닌가요? 울 남편도 얼마나 치사하게 나왔는지 뻔히 갔는데 '지난달에 2번 밖에 안갔다느니 언제 언제 갔다느니' 이러면서 박박 우기더군요.(고집은 넘 세서 자기가 틀린것도 제가 지쳐서 알았다. 그만하자. 할때까지 절대 수긍안하고 저도 화가나서 끝까지 따지면 큰 싸움으로 번진것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더한 집도 있다 이러면서. 흥. ) 오죽했으면 시가에 간날, 시가에서 머물렀던 시간, 전화한 날 일일이 다 체크해서 남편과 싸우고 그랬죠. 유치찬란 아닙니까? 시간에 머물렀던 시간까지 기록해서 들이대니. 근데 애 낳고 본인도 정신없어 지니 좀 덜하더군요. 글구 다행인지 불행인지 몇년간 하도 남편이랑 싸웠고 그게 몇차례 시모 귀에 들어가니 당신 아들이 와이프 등쌀에 고생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좀 덜하십니다. 그 전에는 전화안한다. 안온다. 찾아 가면 얼굴 잊어버린줄 알았다며 한 싸늘 분위기 내시구..

    원글님 맘 100프로 이해갑니다. 우리 시가랑 똑같아요. 우리 시누도 남편이 형제가 없어서 결혼하고 매일 시댁에서 살거든요. 지금은 그냥 일케 생각합니다. 딸이 저렇게 와서 어머니 맞춰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안그랬으면 내가 더 시달렸을거다. 제발 마음 맞는 시누랑 어머니랑 둘이 재밌게 지내시라. 아, 물론 어머니와 시누를 안 좋게 생각하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 14. 그냥
    '06.5.11 12:10 AM (221.154.xxx.194)

    워낙 그동안 가요프로그램 안봐서 노래하는거 첨 보거든요.."미워할거야~" 에피소드만 들어왔고.

    노래도 잘하지만, 말투랑 매너..이런게 너무 좋네요. 오래봤으면 좋겠어요

  • 15. 저랑 똑같네요
    '06.5.11 8:37 AM (210.94.xxx.89)

    울시어머니랑 어찌나 똑같으신지..
    매주 시댁가면 친정은 언제가나요?

  • 16. 저도
    '06.5.11 10:11 AM (221.150.xxx.189)

    결혼하고 2년차때이던가요
    전화하는중에 시엄마가 제게 무척 서운한 말씀을 하셧어요 그걸 계기로 일주일에 한번씩 하던 전화를 한달이상 안해버렸어요
    도저히 맘이 안가서 전화 못하겠더라구요

    시엄마도 왜 전화안하는지 아니깐 머라 말씀못하시고... 한달 반만인가 전화했더니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는게 느껴졌어요 그전엔 좀 편하게 막 말을 하시는편이었거든요

    그담부터는 걍 신경안쓰고 한달만에도 하고 생각나면 일주일에 두세번도 하고 그랫더니 이젠 그러려니 하세요
    대신 정말 시엄마가 실언하시거나 속상하게 하면 좀 길게 안하는편이었더니 확실히 막말하시는건 줄었어요
    전화하는 회수를 좀 줄여도 될듯싶네요

  • 17. 스트레스받지마세요
    '06.5.11 11:06 AM (220.75.xxx.17)

    정말 애쓴다... 쯧쯧쯧


    그래도 나모 아줌마 보단 낫거든.

    박이 쓰레기차라고 치자고.

    그래도 똥차보단 낫다.

    넌 그냥 똥차 타고 다녀.

    남이사 쓰레기차 타던 말던 신경 끄셔.

  • 18. ...
    '06.5.11 11:59 AM (211.247.xxx.159)

    시모...스스로 길들여지게끔 냅두세요
    시댁서 바라는데로 다 따라가다간
    며느리들...제풀에 지쳐 쓰러집니다.

    그 시모 말마따나 주말마다 시댁가면...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도 아니고, 일주일내내 밤늦게 들어오는 사람
    청소며 집안정리는 언제하고, 친정은 언제가며 쉬는건 언제 쉽니까?
    어찌 그리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요구하는지~
    더군다나 자기 딸이랑 사위는 그리 자주와서 친정에 삐대는데
    며느리도 친정가야한다는 생각은 왜 도무지 머리속에 안드는건지 참
    심하게 짜증시럽네요.

    거기에 맞추다 보면, 나중엔 당연한듯 더더욱 요구하십니다.
    지금 하는것만 해도 맞벌이 로써 충분해 보이니까
    머라 하시든 말든...어느집 개가 짖냐 ~걍 무시하고
    거기에 시모가 적응되서 포기하게 만드세요

  • 19. 헉.......
    '06.5.11 5:45 PM (168.154.xxx.60)

    제가 쓴 글인줄 알고 깜딱 놀랐어요.
    님, 누구신지 제 옆에 계시면
    밤 새고 얘기해도 죽이 척척 맞겠네요......
    ㅠㅠ 저도 시금치는 물론 뽀빠이도 싫어요!

  • 20. 시금치가 싫다
    '06.5.11 7:09 PM (218.159.xxx.113)

    이렇게 여러분이 제 얘기에 공감을 해 주시니 정말 힘이 나요. 고맙습니다. 한국에서 여자로 태어 난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불평등을 짋어지고 태어나는 일인 것 같아요. 우리들이 시어머니가 되는 세대에는 좀 달라져 있겠지요. 시집살이 했던 사람이 더 맵게 시집살이 시킨다는 말이 거짓이 될 수 있도록 우리세대들은 나중에 정말 멋진, 아름다운 시어머니가 되도록 노력했음 좋겠어요. 우리세대까지는 아무래도 이렇게 살아야지 싶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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