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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결혼 초기에 시부모님과 틀어졌다가 관계 회복하신 분 계신가요?

내가 못살아 조회수 : 1,716
작성일 : 2006-05-09 01:19:24

휴... 제가 그렇습니다. 아니, 제대로 틀어졌지 회복이 될지 안 될지 모르니 그런 게 아니네요.


저는 결혼한 지 일 년 반쯤 되는데요, 시어머니랑은 결혼 전에는 좋았고
결혼 초기에도 그럭저럭 견딜만 했는데 최근에 들어 사이가 완전히 안 좋아졌어요.

제 시어머니는 비교적 좋은 분이지만... 기본적으로 그냥 시어머니세요.
너를 딸처럼 생각한다고 말씀은 하지만 언제나 저는 당신 아들한테 밥 해주고 집안 일 하는 여자고,
다른 시어머니들처럼 혹독하게 시집살이 안 시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좋은 시어머니고,
평생 아들 하나 바라보면서 아들을 위해 살았다는 게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그러니까 당연히 저도 당신 아들을 위해 살기를 바라고...

저랑 성격적으로도 안 맞는 부분이 많구요.
저는 제가 봐도 그냥 공부만 잘했고 가방끈만 길었지 다른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건 못해요.
사근사근하거나 애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 없는 짓은 못하겠고요.


어휴, 구구절절 다 쓰려니 다시 속이 터질 것같고,
어쨌든 마음에는 없어도 나름대로 한 일년은 시어머니 비위를 맞춘다고 했는데도
시어머니의 기대치 (애교 넘치고 딸 같이 굴고, 아들 뒷바라지 잘 하고...)에는
절대 못 미치니까 시어머니도 불만이고 저도 못 살겠다 싶어서
아예 한 몇 달 전화 통화도 딱 끊고 지내봤어요.
근데 그래봐도 속이 별로 안 시원해지고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싶어서
다시 인사도 하고, 전화도 하려고 해보니
확실히 서먹하네요.

생각해보면 내가 뭐라고 그렇게 가까이 지내려고 애쓰신 게 고맙기도 한데
그래도 시어머니가 저한테 하셨던 말들이 아직까지 소화가 안 돼요.
가슴 속에 꼭 박혀 있다가 수시로 생각이 나면 화가 솟구치고요...

저 정말로, 결혼하기 전에는 어머니한테 잘 해야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고
선물 같은 걸 하나 골라도 정말로 마음을 담아서  정성껏 했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일년 좀 지나니까 그 맘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IP : 18.98.xxx.4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랑 비슷한
    '06.5.9 1:29 AM (59.24.xxx.132)

    성격을 가지신분인거 같군요.........
    시어머니도 항시 저에 대해서 기대치가 크셧거든요..
    싹싹하길 바라셨고,등 가려운곳 알아서 긁어 줄 줄 아는 며느리가 되길 바라셨구요..
    그러나 며느리인 전 천성이 무뚝뚝하거든요..ㅠㅠㅠ 남이 먼저 내게 말을 시켜야 간신히 대답만 네~~ 할정도로 말이 없어요..ㅠㅠ
    결혼 10년만에 어머닌 지병으로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셔도 살아생전 절 대해셨던 서운한 감정때문에.......제삿밥 올려드릴 때 원망아닌 원망이 왜그리 앞서던죠...
    그 서운한 감정이 돌아가신지 5년정도 되니 서운한 맘은 없어지데요.. ㅠㅠㅠ

  • 2. **
    '06.5.9 2:03 AM (220.121.xxx.216)

    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애교 넘치고 딸 같이 굴고, 아들 뒷바라지 잘 하고..
    요부분이 저희 시어머님 희망사항과 꼭 같습니다.
    제 시어머님이 딸이 없으시니 딸에대한 대단한 환상이 있으세요.
    결혼하고 저에게 '꼭 딸같이 여기겠다'고 하셨지만
    그 딸이 제가 저희 친정어머니께 해왔던 그 딸과는 다른 딸이었던 것이예요.
    무슨 일로 서먹해진 다음에 저에게 서운하다고 하시는 말씀이 드디어
    '너는 나와 피한방울 안섞인 사이기 때문에 많이 노력해야한다.'
    이러시더군요. 이제 시어머니도 아시게 되신 거죠.
    그러고 나니 저도 좀 편합니다.
    그 전엔요, '애교'에 대해서 제가 정말 '알레르기'를 일으킬 정도였어요.
    모든 딸들이 엄마에게 '애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애교'있는 딸/며느리만 꼭 어른에게 효도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제 친정어머니는 저에게 '애교'가 없어서 어쩌구 하시면서 제 단점을 말씀하시기 보다
    저의 다른 장점을 높이 사셨꼬, 저도 저의 장점에 대해서 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는데
    저희 시어머니는 저의 '애교 없음'을 커다른 단점으로 생각하시면서
    다른 장점을 다 가려버리시더군요.
    역시 저희 친정엄마가 아니라 그러시겠지요.
    이해는 하지만 저도 참 서운할 때 많았어요.
    전 정말 여자에게 '애교' 가 있어야 어떻고,
    '여우'같은 마눌하곤 살아도'곰'같은 마눌과는 못산다
    뭐 이런 류의 말을 매우 싫어합니다.

  • 3. 동감
    '06.5.9 3:59 AM (222.109.xxx.121)

    저하고 매우 흡사하시네요.
    저역시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첨에 많이 혼나기도하고 불려가기도하고 난리였어요
    이유는 전화 잘 안걸고 전화해서 사근사근하게 못한다고.
    저는 전화땜에 많이 혼났거든요.
    첨에는 울기도하고 잘못했다고 하기도 했는데
    그게 어디 고쳐지나요.
    애써볼려고 해도 나중에 가식적이라는 말만 돌아오더라구요.
    진실로 안되서 애쓰면 가식이고
    진실로 하라는데 그게 맘대로 되나요.
    지금도 서먹해요. 그래도 전 이게 나아요.
    가끔씩 시부모님과 남편은 그냥 이대로 살꺼냐고 종지목을 대지만
    전 그냥 이대로 살랍니다.
    어쩌겠어요. 결국 나만 가지고 야단인것을.
    이래도 뭐라고 하고 저래도 뭐라고 하는것을.

  • 4. ..
    '06.5.9 6:55 AM (59.13.xxx.249)

    글세요.. 시어머님도 며느리 성격에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전화 자주 안하지만 원래 미주알고주알 다 말하는 성격아닌거 아시고
    전화 없으면 별일없으려니
    별일있으면 전화 하고..시어머님도 적응하시던데
    그리고 항상 말이 문제라고 시어머님이 누구 흉보시면 그냥 못들은척 남에말도 나쁘게 한마디 안하고
    말 많치 않고 그러니 좀 어려워 하시고 조심하시던데요..
    물론 결혼할때 누가봐도 큰 잘못을 저에게 하셔서 그럴지도..
    당신 시할머니랑 사이 나쁜것은 시할머니가 나빠서 그렇고
    저랑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지내는것은 당신이 워낙에 좋은 시어머니라 그렇다는
    허무 맹랑한 주장만 안하시면
    바랄것도 기대할것도 없으니 그닥 불편하진 않던데요?

  • 5. 비올
    '06.5.9 7:44 AM (220.70.xxx.248)

    "저 정말로, 결혼하기 전에는 어머니한테 잘 해야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고
    선물 같은 걸 하나 골라도 정말로 마음을 담아서 정성껏 했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일년 좀 지나니까 그 맘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라는 문장을 읽다보니..꼭 제 이야기 같네요.
    저도 결혼전에는 사골까지 끓여 갖다 드리고 ..잘해야지..했는데...
    결혼하고 몇년 지나니 결혼전과 너무 달라지 제 자신이...
    며느리님 마음도 충분히 이해되지만, 어떤면에서는 결혼 1년 만에 그렇게 마음이 달라진...원글님도 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반성해야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결혼하고 신랑 내것(이런 표현죄송)되니깐 결혼전과 달리 이기적이 되어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물론 저도 반성하고 잘해야지...하진 못하지만...제 마음속 양심이 그렇게 이야기 하네요...^^;
    도움 못되어서 죄송합니다.

  • 6. 애교요???
    '06.5.9 7:50 AM (218.144.xxx.73)

    결혼해서 약간의 애교와 싹싹함과 빠른 눈치로 잘했더니...
    남편보고 '걔가 보통 여우가 아니더라' 하셨답니다.
    그 여우끼로 당신 아들 홀렸다고 말씀고 싶으셨겠죠.

  • 7.
    '06.5.9 9:39 AM (211.192.xxx.145)

    굳이 관계를 회복하시고 싶으신지요? 결혼10년만에 관계가 틀어지니 세상 편해지던데요...^^(넘 나쁜 며늘인가?)

  • 8. fpemTjs
    '06.5.9 10:00 AM (211.190.xxx.223)

    정말 설명의 모든것이 저하고 똑같아요. 제경우엔 당신아들 밥해주고 집안일해주는 여자에서 더 나아가 돈까지 벌어오는 며느리이기를 희망하시는거...
    '니가 내 며느리냐, 난 딸이라고 생각한다' 하시면서 딸네 오면 '올케있으니깐 꼼짝하지말고 쉬라'는 분들이죠. 시어머니란... 제발 소망이 딸같이 생각한다, 그런류의 말씀만 안하셔도 속이 좀 편하겠네요.
    근데 저 지금 결혼 6년차에 돌이켜보니 시어머니가 하는 언행에 신경쓰는 것자체가 제 수명단축에 병내는 거에요. 저는 그냥 시어머니 돌아가실때가지 자원봉사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노인들한테도 잘해드리는데 남편어머니니깐 칭찬듣고 더 좋지않느냐...라고 자위합니다.
    그리고 저는 넘 어이없거나 짜증날땐 적습니다. 자그만 일기장크기 책하나 채우고 있습니다. 그러고나면 속이 훨씬 나아요. 그자리에서 잊기에 적당해요. 단 욕설은 쓰지마세요. 남편볼수도 있으니까요. 전 보라고 일부러 책장에 꽂아놨는데 한번도 안보더군요. 몇권이 될지 몰라도 돌아가실때까지 쓰고 관 묻거나 화장할때 같이 태우거나 묻을겁니다. 시누이들 보는앞에서 넣어드릴겁니다.

  • 9. fpemTjs
    '06.5.9 10:08 AM (211.190.xxx.223)

    아참 질문에 대한 답이 적절치 못했네요. 제가 결혼초에 이혼할뻔했다가 다시 지금은 회복되었는데요, 오히려 돈들어가는 자원봉사라고 딱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해드립니다. 어색한 관계, 불편해하지 마세요. 가족이라는 개념을 갖고있기때문에 맘이 불편한 겁니다. 직장, 봉사처라고 생각하세요. 미움도 관심이 있을때 생기는 거랍니다. 첨엔 저도 시어머니말 한마디에 울고 상처받고 그랬죠. 이젠 제앞에서 어이없는 (식구들 다 쳐다볼정도로) 말하셔도 마치 못들은 것처럼 똑같이 웃고 얼굴표정변화없이 행동하니 오히려 조금 두려워하시는 게 느껴지네요. 님도 연습하세요. 나는 당신하는말에 아무관심없소, 아무영향없소 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렇게되면 어색함, 불편함 없습니다. 그냥 주말에, 명절에 가서 봉사활동하는 장소 되는거죠.

  • 10. ...
    '06.5.9 11:20 AM (211.218.xxx.213)

    fpemTjs님..정말 진심으로 친구하고 싶으네요. 저는 결혼 4년차..제가 2년 더 이런 고통을 겪으면 님처럼 맘을 다스릴 수 있을까요? 오늘 저녁에도 전 또 전쟁을 치뤄야 합니다. 가서 어떤 맘으로 있어야 할까...지금 제 심정은 솔직히, 오늘은 또 어떤 쇼를 구경하게 될까나..그렇습니다...

  • 11. 결혼준비하면서
    '06.5.9 12:11 PM (210.205.xxx.140)

    시엄니와 틀어졌었어요..시엄니가 넘 섭섭하게 해서 제가 삐진척을 해쬬..
    시엄니...결혼도 하기전에 어른한테 섭섭한 티 낸다고 또 삐지고,,
    연기로 승부했습니다..
    울며불며 아픈척...어떻게 그렇게 오해를 하실수 있냐고..실감나게...
    시엄니..아차 했던모야이데요..수그러들고,,

    또 결혼하고 나서도 시아버지가 엉뚱한 짓을 했고,,
    남편한테 이미 들었지만,,전 몰랐던 척하면서 그러셨냐고..
    세상에 어떻게 부모로서 그럴수 있냐는 분위기를 살짝 비추고,,
    뭐 그래저래 시어른들을 제압했네요..

    시어른들이 정상적인 부모님들이라 이런 정도에도 수그러들었겠죠..
    비정상적이었담 아마도 지금도 전쟁중이지 싶네요..

    역시 남편감이나 시어른들감이나 부자는 아니라도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못 헤쳐나갈 일이 없지 싶네요..

    저도 늘 곰탱이 며느리이다가 몇달에 한번씩 잠깐 여우짓 합니다..
    남편을 위해서요..
    그럼 남편도 몇달 약발받아서 저한테 잘~ 합니다..
    나를 위해서 어른들한테 한번씩 여우짓 함 해보세요..
    파이팅~

  • 12. ..
    '06.5.9 6:42 PM (211.183.xxx.78)

    대충하고 사세요. 그런 시부모님들 절대 안변하고 나이들수록 더해집니다.

    전 신혼때 완전히 관계가 틀어진 케이스인데요. 아무래 잘하고 갈때마다 신경쓰고 친정에서 잘해도

    저 미워하는 마음 바뀌지 않더라구요. 이제 십년이 다되어 가니 이젠 그냥 대충 대충 하고 살자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감정이 좋아지지 않는데 스트레스 받으며 신경써드면 머합니까.

    저 미우니 우리집 애들도 별로 안좋아하고 애들아빠까지 힘든거 생각안하고 막 부리기만 하는데요 머.

    그냥 대충 대충 사세요..~ 마음 편하게 ^^

  • 13. ...
    '06.5.10 1:14 AM (202.136.xxx.90)

    관계개선하시면 관계유지하기도 만만치 않게 힘들어요
    왜 관계개선이 필요한가요?
    그냥 그대로 도리만 하고 사세요
    기대치가 낮으면 불만도 줄어듭니다
    높여놓으면 다시 힘들어지거든요

    나쁜 며느리라서가 아니라 힘들게 노력한 20년차며느리라서 거듭니다
    다 소용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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