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성격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절대 호들갑이나 오버 없습니다. 시집가기전엔 친정엄마랑 하루종일 있어도 별 말 안했고요.
그런데 결혼하고나니 좀 변하데요. 몇번 안본 사람들과 가족이라 한 자리에 앉았는데 그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서 일부러 더 말을 하게 되구요. 그래도 기본 성품은 별로 안변하니 그냥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세상사 힘에 부쳐도 별 내색안하고
그러다
맞벌이에 야간대학 다니면서 임신했던 저에게 울 시어머니의 말씀 한 마디
" 니 시누 학교 다니느라 책이 무거워 아주 낑낑거리며 힘들어 한다"
(참고로 울 시머어니, 시누 다 좋습니다. 갈등 없습니다)
그 때 깨닳았죠.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고 소리지르는 아이 한 번 더 쳐다보게 된다고..
저는 힘든 제 생활을 다 알고 계실텐데 '힘들다 등등등' 말하는 거 자체가 금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아니구나. 말 안하니 모르는구나 그 뒤로 가끔씩은 오버하고 호들갑도 떨어봤어요.
이번 아버님 생신이 다가와 어쩔까 고민하다 가족 여행을 계획했어요. (스스로 참 기특하다 생각하고)
콘도에서 묵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밑반찬과 음식을 다 준비했어요. 근데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 두 시부모님들 '좋은 구경했다'이 한소리가 다더군요.
하늘로 올라가기를 기다리며 한껃 부풀어 올랐던 풍선이 순간 피식 터져버린 기분이었어요.
또 새삼 깨닳았습니다. 좀 체면은 구겨지시지만 오버나 호들갑 좀 떨어주시면 이 며느리 기분 좋아 다음엔 더 오버할 수 있는데...
저 스스로도 반성했습니다. 남편 사랑하는 마음, 자식 사랑하는 마음, 부모 효도하는 마음, 그 마음을 더 돋보이게 하는 건 말과 행동의 오버액션이구나.
예전에 여우짓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나이가 먹을수록 훌륭한 처세법임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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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호들갑이나 오버가 필요하다.
오버액션 조회수 : 825
작성일 : 2006-05-01 15:05:51
IP : 125.246.xxx.6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6.5.1 3:39 PM (203.130.xxx.188)전 오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성격이 순간 순간 그대로 표현하는 편인데 제 남편이 제게 오버한다고 하네요
남편은 제가 일부러 오버한다고 생각하지만 전 아니거든요
그냥 좋을땐 너무 좋고 나쁠땐 때로는 징징거리고...
고마운건 너무 고맙고 얄미운 건 얼굴에 티날정도로 얄미워요
성격의 차의이지 여우짓은 아니에요
일부러 하는 처세술도 아니구요2. 웃는게웃는게아냐
'06.5.1 4:39 PM (210.102.xxx.9)재활용 해봤는데 쏘쏘이던데요.
괜찮았어요. 우리끼리 먹기는요.3. 맞아요.
'06.5.2 2:38 AM (211.186.xxx.40)저두 엄살도 좀 떨고 해야할텐데.. 괜찮다 괜찮다 하니 다들 괜찮은 줄 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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